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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수호천사 미카엘
작성일 : 19-09-15 12:31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3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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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방금 전까지의 시간이 그에게 무척이나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이었지만 사실이길 바랐다. 그것은 그가 나와의 만남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거니까. 나만큼이나 그도 나와의 시간에 욕심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나는 익숙하게 두 팔을 벌리는 그에게 안겼으며, 그는 늦은 시간만큼이나 나를 빠르게 집으로 데려갔다. 그 순간 롤러코스터를 타듯 강한 공기의 저항을 느꼈다. 그의 능력을 아주 미묘하게라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말이다.

 

 “넌 연기를 아주 잘 하니까. 뒷일을 부탁해.”

 “응?”

 

  그는 가뿐하게 나를 들어 창문 너머 방으로 들여보냈다. 그의 말에 아리송한 물음을 했지만, 달칵 열리는 문과 함께 살짝 틀어졌던 내 고개를 틈으로 삼아 그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일어났어?”

 

  아빠의 음성에 눈앞이 횅해져 어색함을 느낄 새도 없었다.

 

 “어.”

 “산책가려고?”

 “어?”

 

  난 그제야 내 몸에 둘러진 도톰한 후드집업을 부자연스럽게 더듬었다. 마땅한 변명거리를 생각해내야 하는데 잘 될까 싶었다. 그러나 미카엘의 말대로 나는 꽤 능숙한 연기자일 수도 있었다. 그 생각에 자신감이 쿵쾅거리는 심장을 조금 진정시키면서 입이 열렸다.

 

 “더워서 창문을 열었는데 추워서.”

 “그러게 네 방이 썰렁하다.”

 

 그건 밤새 열려있었기 때문이야. 아빠. 속으로 되 뇌이며 나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내게 있어서는 조금 어색하다고 느낀 웃음이지만, 아빠에겐 아주 자연스럽게 보이길 바랐다. 항상 웃통을 벗고 지내는 아빠이기에 맨살에 닿는 서늘한 공기를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내가 창문을 느릿하게 닫고 침대에 누울 때쯤엔 아빠는 자기 팔뚝을 문지르며 문을 닫고 나갔다. 아빠의 발소리가 다시 거실을 향했을 때 난 안도의 숨을 내쉬고 겉옷을 벗었다.

 

 “연기 잘하는데?”

 “헉!”

 “쉿.”

 

  갑자기 등장한 미카엘 덕에 입으로 나오는 소리를 미처 막을 새가 없었다. 다행히 가족들이 하나, 둘 일어날 시간이어서인지 거실에서 들리는 TV소리가 조금 커졌다. 아빠는 무엇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듣지 못하는 사람이라 아마 지금은 TV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나타나면 어떻게 해. 놀랐잖아.”

 “아쉬워서.”

 

  그의 말에 입 꼬리가 쓱 올라가려는 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티 내지 않고 태연함을 유지했다.

 

 “간 줄 알았어.”

 “네가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지 보고 싶었어.”

 “그래서 어땠는데?”

 “여우주연상 감이었어.”

 

  그의 농담에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벽에 기대있던 그가 내게 조금씩 나가와 앉았다. 내 옆에 자리하곤 몸을 앞으로 숙여 무릎에 팔을 괸 채 내 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어렴풋이 방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그의 매끄러운 피부 결을 볼 수 있었다.

 

 “그거 알아?”

 “뭘?”

 “네가 물어보면 감출 수가 없어. 너한테 홀린 것처럼 난 네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 위해 묻지 않은 것까지 말한다니까.”

 

  나는 그의 말에 순간 그것이 내 잠재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큼 매력적인 능력은 아닌 것 같아 아쉬웠다. 난 너무 정적인 성향보단 동적인 성향의 능력을 가지고 싶었다.

 

 “불장난을 멈출 수가 없어.”

 

  우리의 만남이 그에게 있어서 꽤 심각한 문제임에도 나도, 그도 우린 멈출 수가 없다. 그 사실이 참 애석하게 느껴졌다. 우리를 강하게 엮어놓은 유대감은 우정이나 사랑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아슬아슬한 이 만남이 앞으로 몇 번은 더 이어질 거라는 사실이 반갑기도 했지만, 그리 길지 못할 거란 것도 알았기에 마냥 기뻐할 수도 없었다.

 

 “갈게.”

 

  그가 일어났다. 내 눈이 따라가지 못할 속도를 가졌기에 그가 순식간에 사라질까봐 난 재빨리 그의 팔을 잡았다.

 

 “또 올 거니?”

 

  나는 그가 나보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그 위험성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당장 오늘밤부터 그가 날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내 이해심이 아쉬움을 덮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리고 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며 차라리 몇 마디라도 나눌걸, 기약 없는 기다림이라도 끝낼 수 있게 그를 잡을 걸 하는 후회로 꽤 오랫동안 힘들어 할 걸 알고 있었다. 난 나를 위해 조금 관대해졌다. 욕심을 관대함이라는 말로 포장했지만, 때론 이런 생각이 스스로 부풀어낸 자책감이나 걱정을 덜어줄 수 있으니 모른 척 지나갔다.

 

 “그럼. 오지 않을 수가 없잖아.”

 

  그는 자신의 팔을 잡고 있던 내 손을 마주 잡아 두어 번 쓰다듬고 이불 속으로 넣어줬다. 금세 내 온기로 데워진 이불 속에 차가운 손이 나올 기미가 없었다.

 

 “오늘밤 자정에 약속해.”

 

  내가 잠깐 눈을 깜빡였을 때 그는 사라졌다. 우린 또 위험한 불장난의 다음을 기약했고, 그가 그 약속을 지킬 거란 것도 알 고 있었다. 난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상하리만큼 졸음이 쏟아지지 않았고, 뒤늦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만약 그에게 위험한 일이 생긴다는 걸 가장하자 난 차라리 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다칠까 무서웠다. 우리 세상의 벌보다 그의 세상의 벌이 훨씬 무서워 그가 그 공포를 경험하지 않았으면 했다. 난 그가 검은 대지에 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바트로.”

 

  내 입에 한 단어가 남아있었다. 입에 착 감기며 떠나지 않는 그 단어는 나를 위협하고 있었다. 나와 그를 위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지레 겁을 먹고, 망상에 빠져있을 지도 모르지만 난 우리의 만남이 얼마나 위험한 경계에 있는지 아니 그 경계를 한참이나 넘어왔다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었다. 미카엘과 나 둘 중 한 사람이 그 위험성을 자각하고,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불장난은 끝이 난다. 그걸 알면서도 난 우리 만남의 위험성을 자각하려고 했다. 그를 만나기 싫은 마음보다 훗날 그의 모습이 어렴풋이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그를 만나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그가 안전하길 바라는 욕구가 반절을 차지했다. 이젠 이 끝없는 저울질 속에서 수없이 많은 갈등을 할 것이다. 어쩌면 미카엘도 똑같겠지. 아니 그는 나보다 오래 이 저울질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작은 바람 한 점의 무게를 가져간 것은 만나고 싶은 욕심이었겠지만, 언제 바람이 자리를 옮길지는 모른다.

 

 “바트로.”

 

  여전히 내 입에 남아있는 그 이름은 떠나질 않았다. 입 밖으로 내뱉으면 좀 사라지려나 싶었지만, 금방 목을 타고 넘어온다.

 

 “바트로.”

 

  복잡한 머리에는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 그 단어가 나를 완전히 지배했다. 나의 세상 저편에 있는 또 다른 미지의 세계에 있는 한번 도 본 적 없는 가문의 위엄과 장엄함이 내가 두려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내게 점점 가까워져 오는 기분은 최대한 떨쳐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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