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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Plume
작가 : 별하랑
작품등록일 : 2019.9.10

(오후 11시~00시)"신이 되어야만 해." "싫습니다." 단호히 거절한 소녀를 보며 높은 신은 비웃는다. 어차피 소녀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네가 나고. 내가 너야.] 들려오는 기이한 소리.

"평생 함께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연인.

"살려주세요." 울부짖는 아이.

"너에게 기억을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줄게." 매혹적인 신은 소녀에게 속닥거렸다.

"자, 어때? 결정은......

네 몫이야."

 
[서장] 4회
작성일 : 19-09-14 00:11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6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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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파문 일 듯 마나가 온 곳에 퍼지고 그 잔해를 남겼다. 힘없이 뜯겨지고 갈라진 나무들은 아예 사라져 보이지도 않았고,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던 고철 덩어리들 역시 보이지도 않았다. 주변에 튀어 있던 핏자국조차 증발해버린 것인지 보이지 않았고, 누군가의 시체들도 흔적 없이 사라져 있었다.

 

  이 세계의 가장 밑부분까지 파인 땅 위로는 필르야티엘 학생들 뿐이었다. 기본적으로 땅의 전체가 마나의 보호를 받고 있었어서 전부 날리는 것은 아쉽게도 하지 못 했다.

 

  기둥을 끌어안고 단말마의 비명을 내뱉으며 진희의 발치에 엎드려 있던 놈의 흔적도 이미 날아간 지 오래였다.

 

  이제 다 끝인가.

 

  이렇게 쉬운 걸 왜 그동안 못 했던 걸까. 이상하라만큼 쉽고 단순했던 전쟁에 의문을 남길 무렵.

 

  삐...... 삐빅......

 

  모래 속에 파묻혀 어찌어찌 살아 남았는 지, 한 미즈르가 우스꽝스럽게 갸우뚱 거리며 진희에게 걸어갔다. 머리가 떨어져서 선에 간신히 매달린 채 빙글빙글 돌고 있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 정체를 확인한 녹빛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치칙...... 칙......

 

  "사망 확인...... 데려간다... 치익... 나의 주인......"

 

  그답지 않은 딱딱한 말투에 실소를 머금었다. 그래, 이젠 정말 끝내자고.

 

  손바닥 안에 머금은 마나가 불투명하게 빛나며 쏜살같이 날아갔다. 기체였던 마나가 공처럼 뭉쳐져 고체가 되었을 때, 빠르게 비행한 마나가 몸을 관통하며 그와 함께 터졌다.

 

  푸쉬이익......

 

  잔해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연기가 녹빛 눈동자를 더럽혔다. 눈에 무언가가 들어간 것처럼 눈을 잔뜩 비빈 진희가 푹 떨군 고개를 들었다.

 

  "... ... ."

 

  이젠 푹 쉬어. 그동안 고생 많았어.

 

  두두두두......

 

  허공에서 요란스러운 헬리곱터 소리가 들린다. 굳이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음에 입술이 잔뜩 비틀렸다. 언제나, 늘, 한결같이 전쟁이 날 때마다 미리 알아차리고 자기들끼리 떠나는 자들이니까.

 

  어찌보면 미즈르보다 역겨운 놈들이다.

 

  콰앙!

 

  헬리곱터가 푸른빛의 마나와 함께 굉음을 내며 터진다.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위로 올려다보니 저 마나는 제 것이었다.

 

  "무슨 짓이야!"

 

  그 사이에 언제 탈출한 건 지 허공에서 둥둥 떠다니는 교사들이 진희를 내려다보며 질책을 가했다.

 

  "아, 죄송합니다. 미즈르인 줄 알았네요."

  "뭐야?!"

  "제가 눈이 안 좋아서."

 

  심드렁하게 내뱉은 말에 씩씩 분을 토해내면서도 그 이상의 말은 하지 못 했다. 그렇겠지. 괜히 건들였다 무슨 화를 부를 지는 저들이 더 잘 알 것이었다.

 

  "하아...... 이게 얼만데. 됐고. 정리나 해."

  "저 개새끼가."

  "뭐? 방금 뭐라..."

  "예? 뭐가요?"

 

  우웅.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마, 이게 9년 연기의 실력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최대한 순진무구한 눈으로 똘망똘망하게 바라보자, 교사가 그대로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 아니라는데 너가 잘 못 들은 걸 수도 있지.

 

  "삼십 분 뒤에 와서 확인할 거니까 알아서 다 복구 시켜놔."

  "다 부서진 김에 학교 인테리어 좀 바꾸고."

 

  음...... 구석기시대 테마라면 만들어 줄 수 있는데.

 

  자신들이 원하는 사항을 하나씩 툭툭 던진 교사들 중 한 명이 주위를 눈으로 흘겨보더니 피식 웃음을 지었다.

 

  "뭐야, 거의 다 살아있네. 잘 됐다. 우리 남는 공간에 화단 좀 만들자. 진희야, 부탁해. 고마워."

  "아, 예."

 

  종이로 장미꽃 접어다 주면 되겠네.

 

  학교가 사라져도, 땅이 붕괴되어도, 학생들이 다치고 죽어도 저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학교를 새로 짓는 것에 들떠있기만 했다.

 

  그게 네 유언이 될 것이다. 유유히 떠나는 교사들을 보며 나오려는 말을 잘근잘근 씹어 먹었다. 이렇게 된 김에 아예 여시 땅 자체를 없애버릴까, 홀로 텅 빈 땅 위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공기의 흐름이 훅 바뀌었다.

 

  "저, 진희야."

  "누구...... 에?"

 

  제 어깨 위에 얹어진 손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자마자 오밀조밀한 입이 떡 벌어졌다.

 

  왜, 왜 여기까지 오신 거지.

 

  "진화 선배님......"

  "뒷정리는 내가 할게. 넌 포털 좀 뚫어서 애들 집에 보내줄래?"

  "네, 네!"

 

  저 말을 거부하는 순간 오늘이 마지막 날인 거다.

 

  왠지 모르게 형형하게 빛나는 에메랄드빛 눈동자엔 굶주림 비슷한 것이 느껴졌다. 먹이감을 향해 반짝이는 눈빛 같아 주춤한 진희가 곧바로 뒷걸음질 했다. 눈꼬리를 부드럽게 휘어올리는 것도 살인 예고 같고......

 

  허둥지둥 포털 쪽으로 달려가서 카를이 꼼수 부려놓은 곳을 뚫었다. 머리가 안 되면 몸이 고생한다고, 푸는 방법 따윈 고민하지 않고 무작정 터트려 버려서 그런지 포털이 아주 넓어졌다.

 

  "이야. 장관이구려."

 

  좋네. 넓어서 나쁠 건 없지.

 

  자신의 행동이 만든 결과물에 만족하며 뿌듯해 하는 미소는 그닥 오래가지 못 했다.

 

  쿠구구구......

 

  땅이 움직이는 둔탁한 소리가 귓가를 사납게 파고 들었다. 뭘 어떻게 지을 지 궁금하긴 하다만, 진희의 뇌가 고개 돌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저어...... 진희야."

  "응?"

  "우, 우리 이제 나가면 되는 거지?"

  "어. 다 가면 돼."

 

  두 손을 꼭 마주잡은 채 우물쭈물 거리던 학생 한 명이 후다닥 포털로 달려가는데, 그 모습이 꼭 도망치는 토끼같았다.

 

  한 명이 나가자 서서히 인원이 우글우글 몰려오는데, 여기 있으면 실수로 나가게 될 것을 직감하고 은근슬쩍 자리를 비킨 진희가 화단 쪽으로 오도도 달려나갔다.

 

  분명 예술 쪽에 관심 있는 애가 꾸미고 있겠지. 더럽고 치사한 부탁이지만 내심 기대하며 다가가자마자 진희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붉은 머리통이었다.

 

  "야......"

  "어어? 아, 진희네. 왜?"

  "아니. 멋있다고."

 

  내가 살다살다 이런 꽃은 처음본다, 야.

 

  해괴망측한 것이 꼭 4차원 세계에서 온 것 같다. 꽃잎이 어째서 7장인 것이고, 어째서 무지개 빛깔인 건지. 심지어 긴 줄에 꽃잎이 듬성듬성 달려 있어 꽃잎보다는 그냥 잎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와닿았다. 계속 보다보면 꼭 대나무 같기도 하고.

 

  "키야. 내가 생각해도 멋있긴 하지."

  "으응. 그래."

 

  종이꽃보단 낫지, 뭐. 선생들아, 고마워해라.

 

  피식피식 웃음을 흘리며 걸어가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눈을 질끈 감았다 뜨자마자 얼굴에 붙은 미소가 전부 날아갔다.

 

  "와우."

 

  세련되어 보이는 하얀빛 건물에, 지붕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고 시계는 찬란한 금빛이었다. 입구는 극장에서나 볼 법한 직사각형을 띰과 동시에, 문의 중앙은 네이비빛 벨벳소제가 덮고 있었다. 문으로 향하는 계단 사이드에 사파이어 큐빅 같은 것들이 센스있게 쿡쿡 박혀 있었고, 정문 앞으로 쭉 뻗은 천장을 지탱하는 석고로 된 기둥엔 짗푸른 덩쿨이 휘휘 감고 있었다.

 

  얼핏 보이는 각반 창문틀은 검은색으로 되어 살랑 거리는 실크 커튼과 제법 잘 어울렸다.

 

  이 선배...... 퇴학 당해도 인테리어 쪽에서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저, 진희야?"

  "에...... 예! 죄송합니다!"

 

  너무 대놓고 빤히 쳐다봤나, 진화의 부름에 황급히 허리 숙여 사과를 건네긴 했지만, 역시 대뜸 사과해 당황한 진화가 눈을 휘둥그레 뜬 채로 소리없이 꿈뻑였다.

 

  "잘못했다니... 너 잘못한 거 없어."

  "아, 죄송합니다."

  "이거 봐. 또 이러네."

 

  진화가 힘이 풀어져 있는 왼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피식 웃었다. 이번 건 무조건 죽음이다. 그리 생각하며 벌벌 떨고 있던 진희가 토끼처럼 눈을 크게 떴다. 알 수 없는 따뜻한 손이 제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혹시 지금 꿈을 꾸는 건 아닐까. 혹시 경고의 의미일까, 전전긍긍하는 진희를 본 진화가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진희야."

  "네. 네!"

 

  바로 숙인 고개를 들어올리며 말을 더듬는 진희를 보자마자 금새 푸근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 아니야. 나중에 보자."

 

  뭐야, 무서워.

 

  진화가 싱긋 웃어주긴 했지만, 진희는 여전히 어색하게 하하 소리내어 웃음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이 얽혀 꽤나 복잡해 보이는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머릿속에서 떠날 생각을 안 했다. 노이로제라도 걸릴 것처럼 계속해서 반복되는 웃음은, 이미 발을 뗀 진화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평소 표정이 없기로 소문이 자자한 그 연진화가 제 앞에서만 저렇게 태양처럼 따스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정말 사랑스럽다는 듯한 감정을 보석 같은 눈동자에 가득 담은 채 성큼 다가오는 진화가 너무 부담스러울 수밖에.

 

  선선한 바람에 휘날리는 에메랄드빛 머리카락을 볼 때마다 저도 알 수 없는 울렁임을 느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은 것 같은 느낌. 벅찬 그리움에 사무칠 것만 같은 느낌이 온몸을 휘감는 것이 너무 이상했다. 딱히 접전도 없고 대화 하나 나눠본 적이 없건만.

 

  신경쓰지 말자.

 

  늘 이 문장만 마음에 되새기며 아무런 말 없이 스쳐지나갈 뿐.

 

  "뭘까...... ."

 

  눈동자에 마나를 불어넣어 시력을 높인 채로 봐도, 멀리 있는 진화는 차갑게 내려앉은 표정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딱딱한 표정. 자신을 도와주는 랭커들에겐 말 없이 고개만 꾸벅 숙이고 지나갔다. 그 마저도 놀라운 광경이었다.

 

  "야."

 

  한참 빤히 쳐다보고 있을 무렵 진희의 어깨엔 불청객의 손이 닿았다. 가볍게 한숨을 푹 내쉬며 돌아본 시야엔 깝죽거리는 몸짓과, 물결처럼 웨이브 진 붉은 머리카락이 흔들거리는 게 담겼다. 장난칠 생각에 잔뜩 들썩거리는 어깨를 볼 때마다 늘 마음속으로 써내려가는 문장은 오직 하나였다.

 

  아, 꺼져줬으면.

 

  "나 이 꽃 좀 잘 만든 것 같아서 그런데, 이거 시중에 팔면 어느정도 받을까."

  "그냥 줘도 안 가져."

  "아니, 말이 너무 심하잖아요."

 

  삐죽 내민 입술은 관심거리가 되지 못 했다. 시무룩해져 추욱 쳐진 어깨도 녹빛 눈동자에선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가 된 지 오래였다.

 

  "진짜 별론가...... ."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진희를 올려다 봤지만, 진희의 눈은 오로지 에메랄드빛을 뿜어대는 소녀에게로 향했다.

 

  가장 강한 수재. 압도적인 황금빛 마나를 지닌 자. 어디서 돈을 받는 지는 모르겠지만, 가방과 가끔 걸치고 오는 겉옷이 모두 명품인 것으로 보아 금수저인 삶까지 살고 있는 것 같은 진화는 늘 어두운 표정을 유지해 왔다. 뭐, 다 가진 것 같은 사람들도 어두울 수는 있지만 진희에게만 밝다는 것에 모두가 의문점을 두었다.

 

  다만 입을 잘 못 놀렸다가 들켰을 때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으니 다들 쉬쉬하는 것뿐.

 

  ***

 

  "때가 됐구나."

 

  챙-

 

  은은한듯 날렵히 내는 유리잔이 서로 부딪힌다. 징, 하며 작은 진동을 일으키며 물이 출렁였지만 그것은 상관 쓸 부분이 아니었다.

 

  탁한 자줏빛 와인을 쭉 들이킨 여인이 제 눈 앞에 놓인 도톰한 치즈가 올라간 카나페를 한 입에 넣었다.

 

  "그럼 제가 다녀올까요?"

 

  빈 잔에 와인을 따른 하인이 고개를 조아리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에 여인은 손을 내저으며 풋 웃음을 지어보였다.

 

  "차기 신이 될 존재다. 네까짓 게 어떻게 데리고 오겠다는 거지?"

  "...... 죄송합니다."

  "흥. 죄송한 거 알면 셔벗이나 갖고 와."

 

  조만간 소멸당하겠군.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혀를 찬 남자가 입가에 와인잔을 가져갔다.

 

  "야, 너."

 

  문 앞을 지키던 하인을 응시하며 한 말에, 신비한 빛을 뿜는 지팡이를 내려놓은 하인이 허리를 숙였다.

 

  "쟤 가둬."

  "명 받들겠습니다."

 

  여인의 말에 하인 다섯 명이 입을 함부로 놀린 자를 잡아들이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여전히 카나페를 입에 와앙 넣고 있는 여인은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부드러운 소파에 발라당 누운 채로 물결처럼 흐트려놓은 머리카락을 그러모으며 키득키득 웃음만 지었다. 하인의 생사여부 따윈 중요치 않았다.

 

  "리니아, 리니아."

 

  고개만 휙 들어 와인을 입에 머금은 남자를 보며 생글생글 웃어 보였다. 저를 부르는 여인의 부름에 바로 와인을 목으로 넘기고 고개를 숙여 예의를 차린 남자가 뒤로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너를 보내고 싶긴 한데...... 역시 넌 안 하겠지?"

  "르레이스비님의 말이라면 따르겠지만, 힘들 수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긴장하며 대답한 리니아를 보며 여인이 실소를 터트렸다. 어차피 널 보낼 생각은 없었다는듯 무심히 와인을 꼴깍꼴깍 마실 뿐이었다.

 

  "아. 와인 다 떨어졌네. 누가 샴페인 좀 가져와봐라."

  "이제 그만 드시는 게 좋으실 듯 합니다."

  "됐어. 어차피 취하지도 않는데, 뭐. 인간들은 술을 참 맛있게 잘 만든단 말이야."

 

  끄응, 옅은 소리를 내뱉으며 몸을 일으킨 여인이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빗어내리며 때마침 도착한 셔벗을 입에 넣었다.

 

  달콤하고 시원한 셔벗에 행복한 미소를 짓는 것도 잠깐.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는 영상이 틀어진 수정구슬을 보며 웃음을 거두었다.

 

  "오...... 나의 딸아."

 

  걱정이 담긴 눈망울이 메마른 채로 꿈뻑였다. 한 쪽 입꼬리만 들어올려 살기를 담은 미소를 씨익 지은 여인이 잘 먹던 셔벗을 냅두고 몸을 일으켰다.

 

  "누가 데려갈지는 정해진 것 같고...... 자, 리니아."

 

  백옥같이 하얗고 투명한 손이 리니아에게 내밀어졌다. 머뭇거리는 것도 잠시, 가는 손 위에 제 손을 살폿 얹은 남자가 여인을 따라 밖으로 향했다.

 

  "우린 더 좋은 데에서 맛있는 거나 먹자."

 

  부드럽게 휘어진 눈꼬리에 여인을 따르던 하인들이 알아서 그들을 따라가지 않았다.

 

  나비의 날개처럼 팔랑이는 속눈썹 아래로 형형하게 빛나는 불투명한 눈동자가 분홍빛으로 물들어갔다.

 

  "분명 재미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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