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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희일비
작가 : 하늘새25
작품등록일 : 2019.8.17

우리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말을 비웃듯, 소수의 인간에게는 초능력이, 모든 인간에게는 마력이란 것이 생겨났다.

그리고 전쟁이 벌어졌었다.

“바깥으로 나와서 뭐 하냐, 총 맞고 뒈지기나 하지.”

무슨 일이 없는 한 절대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과,

“Y 님,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자신의 판단 기준에, 가치란 말을 달고 사는 사람 간에 일희일비하는 이야기.

 
2화
작성일 : 19-09-13 12:47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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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환 작전을 재개합니다.

 

 아니, 잠시 중단합니다. 마지막에 있었던 곳과 매우 다릅니다.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여기는, 어디입니까?

 

 주변을 둘러봅니다. 흙으로 만들어진 벽에, 상자들이 여럿 쌓여 있습니다. 냄새를 맡습니다. 공기가 습합니다. 지하일 것입니다.

 

 그 가운데, 피 냄새가 흘러나옵니다.

 일어납니다. 그곳으로 가면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무언가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옆에 주전자가 놓여 있습니다. 사람이 살던 곳일 겁니다. 물을 들이켭니다. 주전자의 물을 전부 비웁니다. 이 정도면, 동면 상태에서도 며칠 더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소리.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걷습니다. 그 방향으로, 총을 들고, 천천히 나아갑니다.

 그 너머에 있을 것이 적대적인지 아닌지 잘 모르니, 빈틈이 없어야 합니다.

 

 터지는 소리가 끊기나 싶더니, 잠시 후 다시 이어집니다. 그사이에 절규 같은 것이 섞여 있습니다. 누군가가 어려움에 부닥친 것입니까? 그렇지만 도와줄 의무는 저에게 없습니다. 주어진 임무가 우선입니다.

 

 여전히 속도를 유지하면서, 점점 피 냄새가 짙게 나는 곳으로 갑니다.

 

 “왜 안 돼, 왜 안 돼, 왜 안 되는데! 분명히 EMP를 전신에 쐤는데 멀쩡하다고?”

 

 갑작스럽게, 이런 소리가 들려옵니다. 남성,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다시 듣습니다. 나이는 20대로 추측합니다. 체격은 작을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다른 것이 없다는 가정에 따라 상대한다면, 무리 없이 이길 수 있습니다.

 결론을 내리고, 그에 따라 빠르게 다가갑니다. 문틈 사이로, 그 남성이 보입니다. 그의 앞에 놓인 기계와 눈을 감고 있는 저를 닮은 무언가를 보며, 흩어진 살점들이 피와 섞인 바다에 주저앉아,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이번이 47번째야. 건드리면 터져, 마법이 닿으면 터져, 겨우겨우 살려서 용도를 알아내려 했더니, 뭐? 불명?”

 

 그 사내가 자신 앞에 있는 것을 발로 찹니다.

 

 “용도도 없는 물건이 세상에 어디 있어!”

 

 꼬르륵.

 

 이런, 제 몸에서 난 소리입니다. 위장이 빈 지 오래 지났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그 남자가 고개를 돌립니다. 제 실책입니다.

 

 “진짜 깨어나네.”

 

 혹시 몰라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정보가 노출되면 안 됩니다. 유사시에는 사살해야 합니다. 쓸데없는 탄약 낭비는 피해야 합니다.

 

 “뭐라 말해봐. 혹시 말도 못 해?”

 “아니요, 말할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대답하는 것은 모순에 가깝지만, 대답하지 않으면 끊임없이 물어볼 것입니다. 그러면 자칫했다가 정보를 말하는 등,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혼잣말로 1구역, 1구역이라……. 하고 중얼거립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제가 1구역에서 온 것을 알았습니까? 의문을 뒤로하고, 가만히 그 사내를 봅니다.

 

 예상했던 대로, 평균 남성보다는 조금 작은 체구에 깡마른 팔. 이렇게만 보면 약해 보이지만, 완벽하게 빛이 바랜 검은 머리카락 사이에 드문드문 난 새치가, 저 사람이 겪었던 고생을 말해줍니다.

 

 조심해야겠습니다. 겉으로만 판단했다가, 큰일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갑자기 제 갑주로도 막을 수 없는 총알을 쏜다거나, 신의 산물이라 불리는 마법을 사용한다거나 등등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있어?”

 

 사실, 있습니다. 아무런 명령 없이 다른 곳에 떨어졌을 때, 사람을 만났을 때부터, 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답합니다. “있습니다.”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더 크게 납니다. 막 깨어나서 그런지 실책이 많습니다.

 

 “밥 먼저 먹자.”

 “한 달 동안 먹지 않았지만, 아직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필요 없는 식사는 자제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경험에 따르면, 일주일 정도는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쓰러져 있었는데?”

 

 사내의 반박이 들어옵니다. 가볍게 받아치고, 해야만 하는 일을 빠르게 합시다.

 

 “동면을 위해, 나흘 전 구멍을 팠습니다.”

 

 진짜 겨울잠이었어? 사내가 경악하는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여기를 질린 눈으로 봅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명령권자였다면 물어봤겠지만, 아직은 상관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말을 자제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입을 열려고 했는데, 그때 말이 들어옵니다.

 

 “‘먹어야 산다.’ 얼마나 귀중한 말이냐? 배를 채워야 더 잘 움직일 수 있고, 생각도 빨리하고, 힘도 더 나.”

 

 일리 있는 말입니다. 굶은 채 수액에 간간이 의존하는 현재, 머리가 조금 어지럽고, 생각이란 것이 제대로 나지 않습니다. 힘도, 어쩌면 평상시보다는 덜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이것들이 전부 수행능력 저하로 이어집니다.

 

 “권유를 따르겠습니다.”

 “참 고마워라.”

 

 

 동면에서 깨어났다는 – 무슨 곰도 아니고 – 여자아이와 마주 앉아서 식사한다. 뭐 있겠는가. 창고 한구석에 잔뜩 쌓여 있는 통조림이나 까서 먹을 뿐이다.

 

 “방사능이 나는 땅에 뭐가 자라겠냐.”

 

 그러니까 말이다. 정말 심각하다. 혼자 말해놓고는, 혼자서 한탄한다. 1구역 출신께서 무언가 대답하기를 바랐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이 먹고 있는 것에만 시선이 가 있다. 실패다.

 그러면 이쪽에서 말을 먼저 꺼내야 한다.

 

 “1구역은 부럽네. 땅에서 도저히 키우지를 못하니까, 허공에서 풀을 자라게 한다며?”

 

 이 말을 하자마자, 시야가 총구로 가려진다. 밥 먹는 데 뭐 하는 짓이야,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1구역 놈들은 극히 폐쇄적이어서, 자기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아는 사람이 생기면 죄다 죽이려 든다. 이 여자아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 수십 수백만이 사는 동네인데, 그 정도 마법이야 못 부릴까.”

 

 거기가 가장 기술이 발전한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필시 5구역에서 흘러들어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통조림의 내용물을 깔끔히 먹어치운 뒤, 저 멀리 던진다. 주변의 것들을 맞추다가 쓰레기통으로 정확히 들어간다. 스트라이크.

 

 내 머리를 계속 겨누는 총. 이것도 해결해야지. 손을 올려서 총구에 대자, 돌격소총이 그 자리에서 분해되어 떨어진다. 아이고 아까워라, 1구역에서 났다는 것만으로 신뢰성이 굉장하다고 판단되어서, 굉장히 비싼 값에 팔릴 텐데. 부품들이 빈 깡통에 부딪히면서 갖가지 소리를 낸다. 나중에 몰래 주워서, 조립하면 되겠지?

 

 그 불협화음들 사이에서, 질문을 툭 던졌다.

 

 “네가 보기엔, 어땠어?”

 

 여자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디선가 꺼낸 권총으로 내 미간을 겨누었다. 발사.

 

 그대로 그것을 맞은 내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이내 몸이 바닥으로 무너진다.

 가만히 있자, 여자아이는 여기를 흘낏 보더니 “제거 완료.”라고 말한다.

 

 눈을 깜빡여주자. 여자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하는 행위도 하지 않는다. 단지 총알을 더 박아넣을 뿐. 저 많은 것들을 맨몸으로 맞을 수는 없어서, 방어막을 친다. 그것에 막혀서 전부 바닥으로 쓸려나간다.

 

 “아, 맞다. 이걸 아는 사람은 척살 대상이던가?”

 

 뒤늦지만 능청스럽게 말해보자. 그래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싱겁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를 대하는 것 같다.

 

 “9mm 관통 실패. 7.62mm로 시도합니다.”

 

 등 뒤로 손을 가져가더니, 기관총을 꺼내서 갈기기 시작한다. 갑자기 화력이 확 올라갔다.

 그렇지만 대 마법용 탄환이 아닌 이상, 그런 거로 뚫기는 어렵다. 안심하고 다가간다.

 

 여자아이가 뒤로 홱 물러난다. 굴러다니는 통조림을 밟고 넘어질락 말락 하더니, 금세 중심을 잡고 일어난다. 물론 기관총은 던져놨다.

 

 내 집구석이 총알로 구멍 나려고 한다. 그것만은 막아야 해서, 섣불리 총을 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다른 방법은 있다.

 

 우선, 말로 어떻게든 막아 보자.

 

 “저기,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 그만 싸우고, 그것부터 하는 게 낫지 않아?”

 “7.62mm 실패. 20mm로 시도합니다.”

 

 귓등으로도 흘려듣지조차 않은 여자아이는, 커다란 포를 꺼낸다. 이미 장전되어 있었던 건지, 방아쇠를 당기자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그것이 나아갔고, 방어막을 뚫었다.

 마지막 방어막에서 막혔다.

 

 “하나뿐일 거란 생각, 하면 안 되는데.”

 

 금이 간 막과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려는 듯이 박혀있는 총알을 본다. 아무래도, 머리부터 식히게 한 다음에 대화해야 할 거 같다.

 탁자에서 뒹굴고 있던 못을 띄워서 이쪽으로 가져온다.

 

 “대 마법용 탄환 준비.”

 

 그러면 곤란하다. 무언가를 꺼내려는 시간에 맞춰서, 벽으로 날려 보낸다. 공중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한다. 마법식을 여럿 겹쳐서, 벽에 딱 붙게 만든다.

 식을 이어서 진을 만들고, 그것은 여자아이가 벽에 매미같이 달라붙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다행히 이쪽에 대한 방호는 거의 없나 보다. 자칫하면 못으로 박으려고 했는데, 다행이다.

 그 못을 손에 까부르면서, 다시 말한다.

 

 “하고 싶은 말?”

 “…….”

 

 계속 저항하다가 안 되겠나 싶었는지,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침묵이 이어진다. 할 말 있다면서, 무엇 하는 거야? 무어라 중얼거린다.

 저는 물러터졌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지, 살짝 고민하려 할 때 말이 들려온다.

 

 “도움을 요청합니다.”

 “태도가 영 아닌데.”

 

 방금까지 총을 갈겨 놓고는, 뭐라는 거야. 헛웃음이 나온다. 이걸 믿어야 하나?

 

 “저는 명령을 따르는, 무기일 뿐입니다.”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 그냥 짓눌러서 죽일까 생각도 해 본다.

 그렇지만 1구역 사람들 취미는 독특해서, 정말 사람을 훈련해서 반쯤 무기로 만드는 사례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 여자아이가 가진 다양한 무기나 물건들, 그러니까 최신형으로 취급되는 슈트나 가방, 등을 보면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한다.

 

 그만. 여기서 계속 이랬다간 뭣도 되지 않는다.

 마법진을 지운다. 여자아이가 바닥에 착지하더니, 무릎을 꿇는다. 누가 봐도 완벽한, 복종을 뜻하는 자세.

 

 “무엇으로 부르면 되겠습니까?”

 “Y라고 불러, 귀찮다.”]

 “알겠습니다. Y님께서는 지금부터 제가 1구역으로 돌아갈 때까지 저의 임시 명령권자입니다. 명령을.”

 “밥이나 계속 먹자.”

 “명령, 이행합니다.”

 

 여자아이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수저를 찾아서 자리에 앉더니, 흩어진 통조림들을 들어서 먹기 시작한다.

 이거 정말, 밥 먹다 말고 이게 무슨 일이야.

 

 신나잖아!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다. 인간을 무기로 만든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실제로 그것의 명령권자가 된 것은 처음이다.

 

 “맞다, 너를 뭐라고 부르면 되지?”

 “교관님들에겐, 154번으로 불렸습니다.”

 “에이, 딱딱해라. 그냥 B라고 하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무슨 일을 시킬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침이 줄줄 흐르려고 한다.

 

 “먼저, 제안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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