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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6. 전야제(6)
작성일 : 19-09-10 23:22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7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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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날이 새로 밝아왔다. 이곳은 전쟁터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모두가 축제 분위기로 흠뻑 젖어있었다. 물론 외곽에서는 언제든지 대응 할 수 있게 대비는 해두고 있다. 그리고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괴수들이 더 북쪽으로 올라갔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덕분에,

 

 “여기다! 여기!”

 

 “모두들 힘내!”

 

 모두들 체육대회를 즐기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아보였다. 마치 하나의 학원 운동회와 같아 보이는 풍경에 아델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정말 잘 노네.”

 

 그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심판을 봐주고 있었다. 정확히는 일부 몇몇의 일방적인(?) 학살을 어느 정도 제재 해주는 역할이었지만 말이다.

 

 “좋았어! 아멜! 너 차례다!”

 

 아멜과 스피넬을 중심으로 팀을 짜서 대회를 꾸린 모양이다. 방금 전 까지 스피넬의 학살시간이었다면,

 

 “으.. 으아아! 아멜이 공을 잡았다!”

 

 “도망쳐! 도망치라고!”

 

 이번에는 아멜의 학살 시간이다. 아멜과 스피넬은 각각 10번씩 던질 수 있게 정해놓은 규칙대로 하고 있지만........ 저 모습을 보니 피구는 조금 아니었던 것 같았다. 아무리 민첩하게 움직이는 레프레아들이라고 해도, 저건 피하긴 힘들 테니까.

 

 “꾸엑!”

 

 “흐익!”

 

 바람을 가르다 못해 찢는 공이 레프레아에게 닿았다. 중간 중간 아델이 공의 속도를 늦춰주고 있지만, 그래도 공에 맞으면 꽤나 아파보였다.

 

 “조금만 버텨! 아멜 찬스는 곧 끝난다고!”

 

 “곧 끝난다고요? 그럼 그전에 없애드릴게요!”

 

 다른 쪽에서는 열심히 이어달리기를 한다던 지, 줄다리기 경기도 진행되고 있었다. 한편에서는 일부 인원들이 먹을 것을 잔뜩 만들고 있기도 했고.

 

 “근데...... 왜 체육대회 인거야?”

 

 “원래는 고향에서 있던 놀이들을 해보자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규모가 커져버렸더라고요. 아이들도 해보고 싶다고 했으니까 상관은 없었지만요.”

 

 리엔이 어느새 그의 옆에 와서 말을 했다. 그녀의 입 안에는 꼬치구이들이 한가득 들어가 있었다. 정말이지, 작은 입에 용케도 저것들이 다 들어가 있는 게 신기했다.

 

 “무엇보다 다들 즐겁게 하고 있잖아요. 그걸로 된 거죠, 뭐.”

 

 “아하하하..... 그런가?”

 

 나름 사람들 사이에서 어울려 놀고 있는 아멜과 스피넬을 바라보며 그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아멜에게서 특유의 승부욕이 보여서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상관이 없었다. 그럴 때를 대비하려고 심판을 보고 있는 게 그였으니까.

 

 “이야, 우리는 운동횐가? 조금은 색다른 데?”

 

 “빈둥빈둥 놀다가 이제 온 거냐?”

 

 리엔처럼 꼬치구이를 입에 물고 걸어오는 리즌의 모습에 아델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그도 그럴게, 체육대회와 음식 준비로 다들 열심히 일할 때 혼자서 어딘가 구석에 처박혀 있다 왔으니까 말이다. 농땡이를 피우는 것은.......

 

 “관리관님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잖아요? 같이 농땡이를 피웠으면서?”

 

 “헤헷! 역시 내 친구는....... 으아악!”

 

 “넌 오늘 내가 기필코 승천시켜주마!”

 

 아델과 리즌이 한바탕 뛰어다니는 모습에 리엔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앞의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나름 레프레아들도 민첩하게 움직이며 아멜과 스피넬의 공을 피하고, 오히려 가끔은 그들을 몰아세우는 것이 보였다. 그저 일반적인 힘 만이라면 그들도 나름 아이들 못지않게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앗! 이런!”

 

 아멜이 공을 던지다 미끄러지는 바람에, 그대로 공이 앞으로 떨어져버렸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스피넬 팀은 그대로 그녀가 흘린 공을 빼앗아 냅다 그녀를 제압해버렸다.

 

 “우.. 우와와!”

 

 “지금이다! 맹공격!”

 

 스피넬의 지시 아래에 아멜팀을 공격하기 시작한 대원들은 그대로 흐름을 타고 하나둘 다른 대원들도 제압해 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왕을 잃은 아멜팀은 그대로 와르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끝! 스피넬 팀이 아멜팀을 이겼습니다! 곧, 이어 다음 경기를........”

 

 “히잉.......”

 

 승부욕에 불타있던 아멜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궜다. 그런 그녀를 보며 스피넬이 다가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에 격렬하게 뛰어다녔네. 그래도 네 팀이 점수는 앞서가고 있잖아. 안 그래?”

 

 “그렇긴 하지만........”

 

 아멜과 스피넬이 직접 참가하는 경기는 이것이다. 다른 경기는 뒤에 있을 것을 준비하기 위해 참가를 못하니, 적어도 열심히 해보려고 했던 모양인 것 같았다. 그런 그녀를 보며 스피넬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려 한쪽에 대고 소리를 쳤다.

 

 “정말이지. 관리관님! 아멜, 머리 좀 쓰다듬어줘요!”

 

 “자... 잠깐만! 무슨 짓이야!”

 

 화들짝 놀란 아멜이 그녀를 보며 손사래를 쳤다. 완전히 달아오른 얼굴은 마치 뜨거운 용광로와도 같아보였다. 그 모습에 모두들 웃으며 아델쪽을 쳐다보며, 마치 아델의 반응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뭐.. 뭐라고? 스피넬?”

 

 “과.. 관리관님!” / “아저씨!”

 

 스피넬의 말은 아델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지금 리즌을 응징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으니까. 대신, 리즌과 뒤엉켜 입가에 피를 묻혀가면서도, 그의 팔과 목에 조르기를 하는 그의 모습에 모두가 화들짝 놀라 급히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관리관님도 참! 아프다는 사람이 좀 격하게 움직이지 말라니까요!”

 

 결국 리엔이 상황을 정리하면서, 둘은 다시 얌전하게 의자에 앉아 있게 되었다. 정확히는 그들이 무슨 짓을 못하게 묶어둔 것이지만.

 

 “하핫! 난 괜찮다니.. 쿨럭! 괘... 괜찮다고!”

 

 “괜찮긴 무슨. 피를 토할 정도로 날 졸라놓고선?”

 

 “넌 좀 더 맞.. 꾸엑!?” / “끄악!”

 

 “두 분 다 좀 그만해요! 애들이 걱정하다 못해 오늘 대회 초칠 일 있나요? 증말. 얌전하게 구경 못하면 그 다음에는 그 망할 약에다가 제일 쓴 파라피리 약초를 넣어서 먹일 줄 알아요!”

 

 리엔의 경고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하게 가만히 의자에 앉았다. 이 바보들을 다루는 데에는 아주 도가 튼 모양이다. 덕분에 리엔의 말에 꼼짝 못하고 앉아있는 두 사람은 그 상태로 다음 경기를 지켜보게 되었다.

 

 “화톳인가? 꽤나 재미있겠네?”

 

 다음 경기는 일반 창보다 짧지만 화살보다 화톳으로 허수아비를 맞추는 경기였다. 총 3번의 기회에, 허수아비의 몸통이나 머리를 맞추면 점수를 얻으면서 계속 던지는 것이고, 실패하면 그대로 기회가 날아가는 놀이였다.

 

 “저거 하니까 떠오르네. 예전에 레브리엘이랑 데미아가 저거 가지고 엄청 싸웠었지.”

 

 리즌의 말에 아델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뜩 저 모습을 보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맞아, 둘이 싸우는 거 뜯어말리느라 정신없었는데. 그와 중에 아냐랑 오가르는 요리하다가 뭘 태워 먹질 않나.......”

 

 이제는 없는 그들..... 아, 물론 데미아랑 아냐는 있지만,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이들이 떠올랐다. 막, 특별한 기사단을 조직했을 당시에 서로가 툭하면 부딪히고 싸우고........ 난장판도 아니었었지.

 

 “그때는 진짜 가관이었지. 나중에 우리 모두 뒤엉켜서 어쩔 줄 몰라 하던 걸, 트리엘이 단번에 정리해준 게 더 신기했지만.”

 

 그리운 이름. 듣고 싶은 이름이다. 아델은 리즌의 말에, 말없이 앞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경기를 구경했다. 리즌은 그런 그에게 조용히 말을 이었다.

 

 「넌, 우리가 언제까지 같이 있을 것 같아?」

 

 갑자기 그런 말을 하다니. 물론 잊혀 진 언어로 말을 해서 아무도 못 알아들었겠지만 말이다.

 

 「갑자기? 그런 기분 나쁜 얘기 하지 마.」

 

 똑같은 언어로 아델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안 그래도 꾸지 않던 꿈들도 자주 꾸고 있어서 뒤숭숭한데, 그런 재수 없는 소리를 하다니......

 

 「끝이 보이니까. 내 일이.」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며 한쪽으로 걸어갔다. 아델은 그런 그를 보며 잠시 입을 다물고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마, 아직 오지 않은 미래지만, 만약 괴수들과의 싸움이 이 일로 진짜로 끝난다면 그의 존재 의미는 없어질 것이다. ‘녀석’의 완전한 모습이 아닌, 그저 하나의 파편인 ‘그’로서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정말로 잘 알고 있을 테다.

 

 “이봐.”

 

 아델은 자리에서 곧장 일어나 그에게로 다가갔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아델의 움직임에 그들의 거리는 거의 한 걸음 밖에 차이가 안 났다.

 

 “이.. 이 양반들이 어떻게 줄을 풀고 일어난 거지?! 또, 또 싸우는 거 아니..... 어라?”

 

 리엔은 또 다시 일어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놀라며 급히 달려왔다. 하지만 곧 그녀는 다른 모습에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그도 그럴게 아델이 그를 포근하게 안아주며 무어라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으니까. 그리고는 뒤이어 리즌의 눈가가 축축해지는 것도 같이.

 

 “무.. 무슨 일인 거지?”

 

 리엔은 그저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하면서도, 한동안 그들을 바라만 보았다. 지금 두 사람을 건드리기에는 조금 복잡할 것 같으니까. 아니, 많이 복잡할 것 같으니까 말이다.

 

 

 

 한편

 

 “어라? 아멜, 여기서 뭐하니?”

 

 아이엘과 데미아가 아바르를 만나기 위해 지나가던 도중, 무엇인가를 옮기고 있는 아멜의 모습에 천천히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아멜은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 급히 그것을 내려두고 고개를 돌렸다.

 

 “흐아아악! 아! 휴.... 안녕하세요, 아이엘 참모장님. 데미아 군단장님.”

 

 “응? 무슨 일 있니?”

 

 “아.... 아.. 그게.....”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아기자기한 과일로 장식된 케이크였다. 그것도 달달한 크림이 많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걸로.

 

 “응? 무슨 케이크랑 뭘 많이 준비했네? 누구 생일이니?”

 

 아이엘의 말에 아멜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데미아의 머릿속에 무엇인가가 스쳐지나갔다. 너무 바쁜 것도 있고, 그와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으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녀는 아이엘의 말에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아멜 대신 입을 열었다.

 

 “그러네. 생각해보니 그 녀석 생일이 새해 전날이었지.”

 

 “네? 그 녀석이라고 하면..... 아델씨?”

 

 아델의 생일이 전야제라니. 정말 뜻밖인데? 아이엘은 신기하다는 듯이 데미아와 아멜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전야제에 태어난 이들은 마치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여겨지곤 하니까 말이다.

 

 “아멜, 왜 이리 안... 어랏! 안녕하세요!”

 

 케이크가 배달이 왔다고 가지러 간다고 해놓고서는, 시간이 지나도 안 오는 아멜을 찾던 스피넬이 마침 이곳으로 오다가, 그녀와 같이 있는 데미아와 아이엘의 모습에 급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데미아는 그런 그녀에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네도 참 재미있는 걸 하고 있구나? 녀석이 단걸 좋아하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어쩌면 그래서 그가 싫지는 않은 것 같았다. 음식 취향도 비슷하고. 덕분에 매번 그녀에게 혼나곤 했는데.........

 

 “흠... 깜짝 파티라는 건가? 나도 끼어도 되니?”

 

 재미난 생각이 든 데미아가 스피넬과 아멜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을 했다. 뭐, 어차피 그렇게 말해봤자 거절할 수도 없긴 하지만 말이다.

 

 “괜찮아요. 오히려 사람이 많을수록 좋죠!”

 

 “흐으! 역시 아멜이야!”

 

 아멜의 해맑은 웃음에 데미아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볼을 잡아당겼다. 참, 아멜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그녀였다. 싫은 소리를 잘 하지 않는 아멜이라서 그런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어떨까 싶었다.

 

 “군단장님. 아멜은 그만 괴롭히세요. 일단, 빨리 6군단장님 만나러 가셔야 하잖아요.”

 

 “아! 맞다. 그럼 아바르도 데리고 와야겠다. 아멜. 깜짝 파티는 언제 할 거니?”

 

 “아마..... 대회가 끝날 때쯤이 저녁 식사 시간 때니까 그때 하려고요. 마침 장기자랑 같은 것도 하려고 했거든요.”

 

 “그래? 그럼 나도 재밌는 걸 가져와야겠네!”

 

 원래는 소소하게 할 계획이었는데, 갑작스러운 그녀의 참여로 판이 커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게 좋든 나쁘든 간에.

 

 「그리고 너에게도 전해줄게 있고.」

 

 데미아의 말에 순간 아멜은 깜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말은 아델과 리즌이 가끔씩 쓰던 말이었으니까. 아델과 아는 사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그녀가 그 말을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네? 전해줄게 있다고......”

 

 아멜은 그녀가 어떻게 그 말에 대해 아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저 만치 멀리 걸어가 버렸다. 슬슬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으니, 저녁식사 전에 아바르와 얘기를 마치려면 빨리 움직여야 하니 말이다.

 

 “이.. 이런.”

 

 “아멜. 무슨 일 있어?”

 

 “아.. 아니, 아무것도.”

 

 스피넬은 아멜의 태도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곧 있으면 다음 경기가 진행될 텐데, 자꾸 눈에 안보이면 눈치 빠른 그가 움직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방 들킬 수 있으니, 두 사람은 빨리 케이크를 식품 보관 상자에 옮겨두기로 했다.

 

 “그나저나 다들 잘 지내고 있을까?”

 

 스피넬의 말에 아멜은 부대에 있는 이들을 떠올렸다. 이맘때 쯤 되면 항상 술에 취해 완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돌아다니는 리엔을 붙잡으며 돌아다니는 아냐와 언제 또 밖으로 나가서 괴수들을 잡아 장식품을 만들어서 돌리는 쌍둥이들.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예네프와 다른 대원들의 모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아마..... 잘 지내고 있겠지?

 

 “스피넬, 그래서 언제 말할 거야?”

 

 “응? 뭘?”

 

 아멜의 말에 스피넬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멜은 고개를 천천히 돌려 스피넬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왜, 출발하기 전에 너에게 스티네아가 했던 거 있잖아.”

 

 “응? 스티네아가 말했던...... 자... 잠깐! 너 어떻게 아는 거야?!”

 

 깜짝 놀라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그녀의 눈만큼이나 빨갛게 달아오른 붉은 뺨이 손가락 사이로 보였다. 아멜은 그런 그녀에게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녀와 스티네아와 함께 지낸지도 거의 10년이 넘는다. 이 정도로 오래 있었는데, 그들 사이를 모를 리가 전혀 없다. 오히려 두 사람이 잘 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일 뿐이었다.

 

 “우연히 지나가다 봤었어.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떠나기 직전에 했던 스티네아의 질문. 항상 의욕 넘치고 앞서가려는 그의 모습과 달리, 스피넬에게만큼은 어쩔 줄 몰라 하던 그가 처음으로 용기 내어 그녀에게 말했던 말.

 

 ‘돌아오면..... 나랑 사귀자고!’

 

 스피넬은 아멜의 말에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녀석도 그때 그 말을 뱉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달아오르다 못해 이제는 터질 것 같은 얼굴에 그녀는 그저 웃기만 했지만, 갑작스러운 고백에 답을 해주지 못했었다. 아니, 말은 하고 싶었지만 바로 그 순간에 모두들 출발한다고 움직여서 못 말했었다.

 

 “모.. 몰라! 아직.... 생각 중이라고......”

 

 “생각만 하다가 누가 그 바보 데리고 가면 어쩌려고.”

 

 “그.. 그 바보를 데리고 갈 사람이 누가 있겠어?! 나빼고는 없을 걸?”

 

 “응? 그럼 받아드리는 거지?”

 

 “아.. 아니야! 그.. 그런 소리 하지 말고 하던 일이나 집중하자고! 얼른 그것도 숨기고, 준비할 것도 준비해야지 안 그래?!”

 

 그때의 스티네아처럼 그녀는 한껏 달아오른 얼굴로 툴툴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아멜보다 앞서 나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멜은 쿡쿡 웃으며 그녀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

 

 ............

 

 별일 없겠지. 나도 별일이 없으니까.

 

 ‘그래 돌아가면..... 제일 먼저.......’

 

 제일 먼저 얘기를 하자. 내 옆에 있어 줘서 고맙다고. 날 그 지옥에서 꺼내줘서 고마웠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곁에 있어달라고.

 

 “그래 가서 얘기해야지.”

 

 “응? 무슨 말 했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고 빨리!”

 

 두 사람은 얼른 케이크를 숨기고 곧장 대회를 구경하러 갔다. 물론 중간에,

 

 “아멜! 스피넬!”

 

 취한 리엔을 만나서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말이다. 아.. 아니 고생 정도가 아니라.... 음... 이런.

 
작가의 말
 

 곧 추석이 다가오네요!!! 후.... 밀린 영화나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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