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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야수
작가 : 유호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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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대중문학의 선두 주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유호 작가의 장편소설. 불법 무기 거래, 위조지폐 반입 등 국가 안보를 뿌리째 흔드는 검은 세력과 한국 정계 고위층의 은밀한 커넥션을 파헤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주인공 차승호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각국 정보기관과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폭력 조직들 간의 대립을 사실적이고도 치밀하게 그려냄으로써 돈과 권력, 정의를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두뇌싸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역사와 국제정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교한 플롯과 박진감 넘치는 빠른 전개, 군더더기 없는 묘사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작품 역시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묘사, 상상을 초월하는 액션, 개성으로 똘똘 뭉쳐 살아 숨 쉬는 캐릭터,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스피디한 전개와 흡인력으로 찾아왔다.

공군 특수부대 출신의 전직 해양경찰, 차가운 이성과 날렵한 몸을 가진 미모의 필드요원, 스마트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천재 해커, 장기밀매 조직에 납치되었다가 극적으로 구출된 여고생. 이들이 펼치는 보이지 않은 거대 권력과의 싸움. 그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불법 무기 거래, 위조지폐 반입, 다국적 로비스트의 존재, 그들과 손잡은 정계 고위층의 비리 등 한국 사회 이면의 충격적인 치부가 드러난다.

 
제 5 화
작성일 : 16-07-11 15:47     조회 : 621     추천 : 0     분량 : 6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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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잠깐만!”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듯, 어조가 사뭇 달라져 있었다. 마법사가 나직하게 말했다.

 “우린 경찰이 아니야. 따라서 법을 지킬 이유 같은 건 없다. 거기다 저기 자빠진 네 똘마니들은 한국 국적도 아니더군. 쓰레기 살려둘 생각 없어.”

 “사…… 살려줘. 아……는 건 전부 털어놓겠다.”“들어보고 결정하지. 양성민이 누가 죽였어?”

 “나…… 나는 모르는 사람이야. 정말이다.”

 마법사는 잠시 놈을 내려다보다가 질문을 바꿨다. 테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접선 장소가 왜 바다지? 이 정도 물량이면 복잡한 육지가 훨씬 더 안전할 텐데?”

 “러시아 놈들이 원했다. 처음 만났을 때도 무인도였어. 느낌상 해경 몇 놈이 낀 거 같았다.”

 “해경을 매수했다는 거냐?”

 “그랬을 거다. 그놈들 해경 순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차승호는 오만상을 찌푸렸다. 곧 사표를 던지겠지만 소속은 여전히 해경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해경이었다.

 이런 쓰레기들 때문에 목숨 걸고 바다를 지키는 동료들이 매도되는 건 정말 열불 나는 일이었다.

 그의 심중을 알기라도 한 듯, 마법사가 그를 돌아보면서 다시 질문을 던졌다.

 “총은 뭐야? 전쟁이라도 할 생각이냐?”

 “거들먹거리기만 하는 병신들 쓸어버릴 생각이었다. 내친김에 대림동도 정리하고.”

 “대림동? 동강파?”

 “그래.”

 “동강파하고 한바탕하시겠다? 겁대가리 상실했군.”

 대림동과 영등포 일대를 지배하는 동강파는 과거 서방파의 서울 진출을 홀로 막아낸 적이 있을 정도로 탄탄한 조직이었다.

 보스는 20년 전, 맨주먹으로 일대를 평정한 양동강이라는 작자로 직접 지휘하는 행동대만 40명이 넘고 조직원의 숫자도 300명을 훌쩍 넘길 정도로 규모가 컸다.

 당연히 전면전을 생각하기는 어렵고 설사 싸움에서 이긴다고 해도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할 전투였다.

 그러나 자동화기가 동원된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병신들은 누구야? 흑룡강파?”

 “니미, 이거 왜 이래. 서울서 흑룡강파 없어진 지 오래됐어.”

 “그럼 뭐야? 니네 보스들 이야기냐?”

 “그래, 그 겁만 많은 쪼다들.”

 마법사는 무표정하게 입술을 비틀었다.

 저희끼리 총질하는데 괜스레 끼어든 꼴, 그러나 서울 한복판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건 절대 달가운 상황이 아니었다.

 “러시아 마피아는 왜 얼쩡대는 거지?”

 “필요에 의해서 주고받는 거다. 그 새끼들 부산항을 장악하고 싶은데 야쿠자와 손잡은 토종 부산 조직을 혼자 부수는 건 역부족이라더군. 우리가 조직 장악하고 대림동 정리하면 특공대를 부산에 원정 보내는 조건이다.”

 팔짱을 낀 채 놈을 내려다보던 차승호는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봉으로 내려가는 놈들은 보나마나 대부분 밀입국으로 들어왔을 테고 죽으면 중국에 있는 가족에게 거금이 지급되는 전형적인 징집병일 터, 자살 특공대나 다름없는 공격에 견딜 만한 조직은 거의 없을 것이었다.

 그나마 총기 반입이라도 막았으니 대규모 유혈극은 피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와 생각이 같았는지 오지연이 놈의 발을 툭 차면서 끼어들었다.

 “저거 없으면 중지되는 거냐?”

 “장난쳐? 이건 호의로 보내준 샘플 정도야. 며칠 후에 진짜가 들어온다.”

 “이것들 정말 미쳤네, 시간, 장소?”

 “난 몰라, 그건 대형만 안다.”

 오지연이 다시 입을 열려 하자 마법사가 손을 들어 그녀를 제지했다.

 빠지라는 뜻, 오지연은 두말없이 물러섰다. 마법사가 다시 물었다.

 “대형이 누구야? 홍인철?”

 “홍인철? 농담 마, 그 병신도 제거 대상이야, 흐흐. 내게 대형은 한 사람뿐이다.”

 “이름.”

 “흐흐, 대형이 하는 일은 아무도 못 막아. 증거 따지는 한국 경찰 나부랭이들은 더더구나 손 못 대, 크흐.”

 “다시 묻겠다. 이름.”

 리명철은 질문이 가소롭다는 듯, 입가의 피를 핥았다.

 “꿈 깨, 내가 대형을 배신할 거 같으냐? 홍인철이 아지트라면 알려주지. 문래동 차이나타운에서 제일 큰 식료품 마트다. 흑룡상회.”

 “그건 한국 경찰들도 다 알아. 새로 올라온 나머지 6개 파 보스들 이름하고 아지트나 불어.”

 예상외로 리명철은 흑사회 보스들의 이름과 수도권 각지의 아지트를 순순히 털어놨다.

 하다못해 열흘쯤 후인 11월 18일에 7개 파 보스들의 연례 회합이 있다는 사실까지 서슴없이 입에 담았다.

 그러나 놈이 대형이라고 부르는 자에 대한 정보만은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더 심하게 채근해도 횡설수설 말이 헛돌자 마법사는 더 묻지 않고 놈의 경동맥을 눌러 기절시켜버렸다.

 “멍청한 놈, 지금 대답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 거다. 뜨자.”

 “청소차 부를까?”

 오지연의 질문에 마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불러. 모자란 대답은 큰집에서 받아내겠지. 박스는 챙긴다. 팩맨, 친구 접안하라고 해라.”

 

 ***

 

 마법사와 오지연이 집이라고 표현하는 안가는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야산의 허름한 2층짜리 창고였다.

 겉보기엔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부실한 창고지만 내부는 일반 주택의 거실처럼 깔끔했고 벽은 웬만한 대구경 총탄도 막을 수 있는 두툼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덧대져 있었다.

 아지트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튼튼한 창고로 초입 절반은 웬만한 트럭도 들여놓을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을 비워두었고 나머지 반은 사무실처럼 회의 탁자와 의자, 철책상, 캐비닛 몇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차량을 들여놓고 박스를 내린 시점이 새벽 1시, 첫날부터 정신없이 돌아쳐서인지 팔다리가 지독하게 무거워졌다.

 그가 회의 탁자에 대충 걸터앉자 오지연이 두꺼운 파일 홀더 세 권과 태블릿PC 하나를 탁자 위에 던졌다.

 “파일이 편하면 파일로 하고 PC가 편하면 PC로 봐. 마법사는 내용 없다고 타박하지만 몇 가지는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너 지금 쓰는 방, 전세야 월세야?”

 “월세, 어차피 보증금 다 까먹어서 이달 안에 짐 빼야 돼.”

 “그럼 됐네. 당분간 여기서 지내도록 해. 불편하겠지만 위에서 지정하는 안가가 확보될 때까지는 어쩔 수 없어.”

 “안가?”

 “며칠 더 걸린다더라.”

 “어딘데?”

 “위치는 몰라, 앞으로도 알면 안 되고. 같은 팀이라도 각자의 숙소는 서로 몰라야 돼.”

 “재미없는 규정이군.”

 “규정은 필요하니까 있는 거야. 2층에 있는 방 아무거나 써.”

 “고마워.”

 차승호는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아무거나 한 권을 집어 훑어보았다.

 파일은 뺑뺑이 기간 동안 거의 매일 접했던 ‘현장 상황에 따른 대응 수칙과 정보 수집 기본 지침서’였다.

 장장 1,200페이지에 달하는 보안 수칙, 장비 사용법, 비상시 연락처, 상황에 따른 행동 수칙들로 머릿속에 넣어두면 가끔 쓸데가 있는 물건이었다.

 되는대로 몇 장을 넘겨본 그가 커버를 덮을 무렵 마법사가 2층에서 내려오며 어깨 위에서 손가락을 돌렸다.

 “캠프파이어.”

 고개를 끄덕인 오지연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따라와.”

 그는 말없이 두 사람을 따라 뒤쪽의 감춰진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부 공간이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이었는데 역시나 안쪽으로 다시 30평 남짓한 직사각형 공간이 나타났다.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된 방으로 가운데는 널찍한 테이블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고 벽면은 50인치가 넘는 대형 모니터 두 개와 10여 개의 소형 모니터로 채워져 있었다.

 모니터 반대편에는 총기가 세워진 벽장, 그 아래는 낡은 4인용 소파였다.

 외국 스파이 영화에서 보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장비는 확실히 첨단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들어서자 테이블 위에서 터치 키보드를 두드리던 20대 중반의 젊은 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잘해야 복학한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평범한 얼굴에 무스로 힘을 준 짧은 머리, 쉽게 범생이 티가 폴폴 풍겼다.

 그가 손을 마주 잡자 오지연이 재빨리 말했다.

 “이쪽은 조커, 내 파트너야. 이쪽은 팩맨.”

 “파트너는 무슨, 따까리죠. 안살림 배우는 중입니다. 이민웁니다.”

 “차승호요.”

 두 사람이 악수를 마치기가 무섭게 마법사가 소파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인사는 됐고 엉덩이들 걸쳐. 조직도 올려봐.”

 “넵.”

 이민우가 재빨리 테이블의 자판을 두들겨 메인 모니터에 7개 파의 조직원 숫자와 보스 이름을 올려놓았다.

 사진 몇 장이 같이 올라왔지만 빈자리가 대부분이고 이름에도 빈자리가 많았다.

 “어이, 사진기. 오늘 나온 거 주워섬겨봐.”

 “어…… 예.”

 “부르세요. 제가 때리죠.”

 빈자리 하나를 확대한 이민우가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이름들로 신속하게 빈자리들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빈자리들이 전부 채워지자 잠시 화면을 쳐다본 마법사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집중 단속으로 비었던 자리가 전부 채워진 것 같네.”

 “응, 경찰은 조직 고위층 상당수가 구속되고 추방되면서 조직력이 많이 약화될 거로 예상했는데 더 지독한 놈들이 차지한 셈이야. 경찰이 신문지상을 통해 거창하게 홍보는 했지만 그거 실패한 단속이었어. 자금줄 말리지 않으면 소용없어.”

 오지연의 첨언, 차승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현실은 확실히 영화와 달랐다.

 영화에선 폭력배들을 마구잡이로 때려잡지만 실제 폭력 조직은 보스나 조직원을 쳐낸다고 박멸되는 것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예나 지금이나 돈이었다. 조직의 자금줄을 잘라내지 못하면 구성원은 거짓말처럼 다시 모여들고 조직은 순식간에 재생에 성공했다.

 흑사회의 재건에서 보듯 조직 자금에 대한 몰수 보전 작업에 실패하면 단속은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조직은 얼굴만 바뀐 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차승호가 말을 받았다.

 “조직도에 보면 리명철 그 자식은 따로 떨어져 있는데 그놈 수입원은 뭐야? 별동대라고 쳐도 자기가 관리하는 업장이 있을 건데?”

 “그 자식 주업은 인신매매하고 장기 밀매야. 대림동 차이나타운 근처에서 사창가를 운영하는데 본인은 주로 영등포 시장통에 있는 룸살롱에 죽치고 있었어. 자금성이라고 강남 뺨치는 최고급 룸인데 조선족과 중국인들을 상대하는 불법 도박장과의 연결 통로도 거기 있는 것으로 보여. 도박장 규모도 제법 크다고 알려져 있고.”

 “자금성? 에라 이…… 상상력 수준 알 만하다. 그런데 도박장이라면 거액의 현금이 오가는 곳이라 누가 됐든 당장 챙겨야 할 거야. 리명철이가 사라졌으니 대형이란 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겠네.”

 “모르지. 지금까지 리명철이 머리를 숙인 사람은 홍인철 빼곤 없었어.”

 세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상황을 정리하는 동안, 줄곧 침묵을 지키던 마법사가 갑자기 들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팽개치더니 나직하게 신음을 토해냈다.

 “끄응, 동네 깡패를 상대하라고 시키질 않나 그걸 상대하다 깨지질 않나, 돌겠네.”

 방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워낙 표정이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라 감을 잡지 못했는데 분노 게이지가 끝까지 올라간 모양이었다.

 몇 초 불편한 침묵이 흐른 뒤, 오지연이 조심스럽게 말을 받았다.

 “그냥 깡패들이 아니잖아. 누구 잘못도 아니야. 테란은 너무 조심스러운 것이 단점인 베테랑인데 그런 사람이 당했어. 상대가 아마추어일 확률은 제로야.”

 “상대가 누구라도 마찬가지다. 빌어먹을, 이쯤 되면 누굴 화나게 했는지 가르쳐줘야겠지. 정식으로 타격 팀 동원 허가한다. 작전은 마담이 지휘해. 철저히 밟아버리도록.”

 “카피.”

 “팩맨은 당분간 마담과 함께 움직인다. 어차피 이번 건 마무리되고 나서 내 쪽으로 합류시킬 생각이었으니까 일정에 문제없다. 정직 기간 거의 끝났지?”

 “그럴 겁니다.”

 “그럼 내일 출근해서 사표 제출해라. 대신 사직일을 며칠 늦추고 그 기간 동안 재주껏 박춘배를 감시해. 방법은 마담하고 상의하도록. 같이 움직이는 게 좋을 거다.”

 “정말 박춘배 그 인간이 관련됐다고 보는 겁니까?”

 그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오지연이 대신 대답했다.

 “다른 해석이 불가능해. 최근 6개월 사이에 모친 명의로 개설된 통장에 3억이 넘는 거금이 입금됐는데 입금자는 전부 여덟 명, 명의 도용으로 보이고 또 박춘배의 통화 내역 중에 대포폰 번호가 확인됐어. 전부 13번이고 지난 주말에는 서울 라마다 호텔에서 세르게이의 수석 참모로 알려진 디미트리라는 놈을 만났어. 확인된 가명만 여섯 개가 넘는 놈인데 라마다 호텔 CCTV에 딱 한 번 잡힌 뒤에는 도무지 나타나질 않아. 깨끗이 사라졌어.”

 “네미럴, 박춘배 그 자식 미친 거 아냐?”

 “그놈 말고도 몇 명 더 개입된 것으로 보여. 조심해야 될 거야.”

 “환장하겠네.”

 어제까지 동료였던 사람들을 전부 의심해야 된다는 의미, 미꾸라지 몇 마리 때문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렵게 바다를 지키는 동료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넘어간 셈이었다.

 목구멍까지 치솟아 오르는 욕설을 필사적으로 삼키는 사이, 오지연이 테이블 아래 서랍에서 심카드와 USB를 꺼내 올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동료들 뒷조사한다는 가책 같은 건 접어둬. 부패한 경찰은 시민은 물론이고 대다수의 좋은 경찰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니까. 이건 박춘배 휴대전화 심카드와 바꿔치기할 거야. 그 놈이 전화를 쓰면 우리가 들을 수 있어. 전화를 두 개 쓰니까 둘 다 바꿔야지. 그리고 이건 그놈 노트북에 꽂고 전화해. 원격으로 암호 풀고 곧바로 다운 받을게. 리명철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일단 큰 건이라니까 흑사회의 손에 넘어가는 건 막아야 돼.”

 “해보지.”

 “더 할 이야기 있어?”

 시선이 돌아가자 마법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늦었다. 밤에 생각 좀 해보고 내일 이야기하자. 수고들 했어. 퇴근해.”

 “마법사도 고생했어요, 내일 봐.”

 오지연은 곧장 자리를 털고 일어서더니 차승호에게 자동차 키 하나를 던졌다.

 “바이크 가지러 가야지? 니 바이크 계속 타려면 번호판 바꿔야 돼.”

 “내가 운전하라고?”

 “그거 니 차야.”

 “어허, 그거 반가운 이야기네.”

 “모하비, 장비 탑재된 차니까 함부로 굴리지 마. 손발 맞추는 문제는 가면서 이야기하자. 밥은 네가 사.”

 “술이라도 사지.”

 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에 누워버린 마법사에게 목례를 했다.

 언제 폭풍우가 몰아칠지 모르는 위험한 장소에 홀로 남겨지는 건 무조건 사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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