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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영안(靈眼) - 숨겨진 역사
작가 : 리진
작품등록일 : 2019.9.4

세조를 암살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무리에 맞서 그들의 계획을 파헤치는 영안(귀신을 보는 눈)의 주인공과 남이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대체역사
집안의 저주로 영안을 갖게 된 박윤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집을 나서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운명의 상대인 귀신 명선을 만난다. 하지만 명선이 가진 극음의 기운을 탐내는 자들이 나타나 그들을 위협하고, 위험에 빠진 그들 앞에 궐에서 파견나온 남이가 나타난다.

 
하산
작성일 : 19-09-07 00:15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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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수련의 성과라니요?”

 스님의 말에 박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가 무의식중에도 호흡법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놈이 너에게 쉽게 침투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네 몸이 아주 굳세어졌기에 내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이고.”

 “아…”

 박윤은 그놈이 자신의 몸을 뒤덮으려다 말고 갑자기 흠칫했던 것을 떠올렸다.

 “정말 호흡법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요?”

 “물론이다. 그놈은 귀신 중에서도 그 혼백의 힘이 매우 강력한 녀석이던데 용케 잘 막아내었다. 수련을 열심히 잘했구나.”

 스님은 박윤을 칭찬하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 덕분인지 박윤의 마음도 어느새 많이 진정되어 있었다.

 “다 스님의 덕분입니다. 스님은 제 목숨을 살려주셨을 뿐만 아니라 인생 자체를 구원해주고 계십니다.”

 박윤은 진심으로 스님에게 감사했다.

 스님 덕분에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일은 이번이 끝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젠 저도 그놈들을 막아낼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열심히 수련하다 보면 언젠가는 병을 이겨낼 날이 올 것입니다.”

 박윤의 말에 스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미타불, 그 말을 들으니 나도 보람을 느끼는구나. 이제 네 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단련이 된듯하다. 마침 이런 일이 생긴 것도 다 부처님의 뜻인 모양이구나.”

 “일이 생기다니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어제 평소보다 늦게 돌아온 것은 마을에 기묘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기묘한 사건이요?”

 “어느 양반댁에 귀신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고 있더구나.”

 예상치 못한 스님의 말에 박윤은 매우 놀랐다.

 “귀신이라니, 정말일까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문종 대왕 치세 당시 호조판서를 지냈던 이중산 대감에게 병약한 여식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이가 얼마 전에 세상을 떴다고 하더구나. 그런데 그 이후로 그 집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게야.”

 

 이중산 대감의 여식은 태어날 때부터 비정상적일 정도로 음기가 강했다.

 체내의 음기가 밖으로 새어 나와 다른 사람이 그것을 느끼고 몸을 부르르 떨 정도였다.

 “이 정도로 극음의 기운을 타고난 아이는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를 진맥한 의원들은 하나같이 아이가 열 살을 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음양의 조화가 깨진 신체로는 오래 살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내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살릴 것이다.”

 하지만 이중산 내외는 포기하지 않고 음기를 가라앉히고 양기를 북돋는다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구해와 딸에게 먹였다.

 덕분에 딸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열 살을 넘어서까지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바깥바람을 쐬면 안 된다 하여 평생을 방 안에서만 살았고, 그나마도 자리보전하며 누워만 있어야 했다.

 그렇게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그녀는 결국 17세가 되던 해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런데 그녀가 죽고 난 뒤로 이중산의 집에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에구머니나!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바람 한 점 없는 방안에서 촛불이 휙 하고 꺼지는가 하면, 난데없이 창문에 걸어놓은 발이 요란스럽게 펄럭이기도 했다.

 처음에 식구들은 설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기이한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마당에 갑자기 개미나 쥐 떼가 출몰하기도 하고, 정성 들여 키우던 난이며 화초가 이유 없이 말라죽기도 했다.

 급기야 기르던 개가 밤새도록 시끄럽게 짖어대다가 결국 피를 토하며 죽자, 그제야 집안 식구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렸다.

 “아무래도 명선 아씨의 혼이 억울해서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가 봐.”

 “춘심이가 어젯밤에 아씨 방에서 거무스름한 뭔가가 움직이는 걸 봤데요.”

 “어머 어머, 이게 무슨 일이래. 정말 아씨가 귀신이 돼서 해코지하고 있는 거 아냐?”

 집안에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이중산은 불호령을 내려 아랫사람들의 입을 막았다.

 하지만 그 또한 이상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대감, 정말 명선이가 원통한 마음에 구천을 떠돌고 있는 것이면 어찌합니까. 그 불쌍한 아이가 죽어서도 그렇게 외롭고 힘들면…”

 “어허, 부인. 어찌 그런 해괴한 말씀을 하시는 게요. 죽은 사람이 어찌 세상에 남아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이오.”

 “하지만 대감, 대감께서도 집안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어허, 그래도…”

 이중산은 부인을 타이르긴 했지만, 솔직히 자신 또한 딸의 혼백이 정말 없다고 확신하지 못했다.

 비록 사대부 체면에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으나 그가 생각하기에도 이러한 일들은 귀신의 짓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는 부인이 집안에 스님을 들일 때도 모른 척했다.

 “마님, 근처에 고명하신 스님이 한 분 계시는데 그분이 가끔 집안에 우환이 있는 자들을 도와주셨다고 합니다. 사람들 말로는 귀신을 보고 악귀를 퇴치하신다고 합니다.”

 “그런 분이 계셨단 말이냐.”

 부인은 양반집 체면이고 뭐고 굿이라도 벌여 억울한 딸의 넋을 위로해주고 싶던 차에 스님이라는 말을 듣자 귀가 번쩍했다.

 불교가 탄압받던 시절이라 스님들도 천대를 받긴 했으나 그나마 무당보다는 모양새가 나았다.

 “어서 그분을 모셔오너라.”

 “하지만 그분이 어디서 기거하시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음식을 구하러 마을에 내려오신다고 하니 스님이 나타나면 곧바로 모셔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된 일이었군요.”

 스님의 이야기에 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자신이 직접 이런 일을 겪기 이전이었다면 믿지 못했겠지만, 지금은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자세한 상황이야 직접 가서 살펴봐야 알겠지만, 무언가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 스님께서는 그 집에 도움을 주러 가실 생각이시군요?”

 “고통받는 중생을 어찌 모른 척할 수 있겠느냐.”

 “알겠습니다. 하지만 스님이 안 계신 동안 저 혼자 어찌 지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 일은 하루 이틀 만에 해결하기는 어려운 듯한데요.”

 곤란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박윤을 보며 스님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너도 함께 데려갈 생각이다.”

 “네? 저도 함께요?”

 생각지도 못한 스님의 말에 박윤은 매우 놀랐다.

 마을로 내려간다는 말에 처음에는 설레고 흥분되었으나 곧 걱정이 치솟았다.

 “하지만 이 몸으로 산을 내려가도 되겠습니까? 게다가 귀신이 나올지도 모르는 집으로 가신다니,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넌 충분히 귀신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어젯밤 확인하지 않았더냐. 어제는 그런 일이 처음이라 네가 많이 놀랐겠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있으면 이젠 그처럼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왠지 이번 일은 너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구나. 네 병을 고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말 그럴까요?”

 박윤은 불안했지만, 마을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벌써 흥분으로 가슴이 두근거릴 지경이었다.

 “어서 채비하거라. 내친김에 바로 출발하자꾸나.”

 

 ***

 

 ‘마을이다!’

 스님과 함께 마을 어귀에 들어선 박윤은 감개무량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질 지경이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하며 주변 건물들의 모습까지 반갑지 않은 것이 없었다.

 박윤은 스쳐 가는 사람 중 누구라도 붙잡고 말을 걸어보고 싶었으나 억지로 눌러 참았다.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기 딱 좋겠군.’

 박윤은 마음을 가다듬고는 스님의 뒤를 따라 이중산 대감의 집으로 향했다.

 그들이 도착하자 계집종 하나가 서둘러 나와 그들을 맞이했다.

 “이, 이분은…”

 스님만 오는 것으로 알고 있던 계집종은 박윤을 보고 흠칫 놀랐다.

 이중산 대감이 자신의 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절대 외부에 발설하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려놓았기 때문이었다.

 “이쪽은 내가 데리고 있는 아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혹여라도 외부에 이 집안의 일을 떠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스님.”

 계집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들을 데리고 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마님, 스님이 오셨습니다.”

 “아, 스님.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마님이 급히 방문을 열고 스님을 맞이했다.

 마님 또한 처음에는 박윤을 경계했으나, 스님이 데려왔다 하니 그 후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아미타불, 제가 집안을 잠시 둘러봐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우리 아이의 방을 먼저 보시겠습니까?”

 “그보다 기르던 개가 급사했다고 들었는데, 개의 사체를 먼저 살폈으면 합니다.”

 “그러시지요. 본래 같으면 죽은 후에 바로 매장해줬겠지만, 하도 이상한 일이 연이어서 발생하니 혹시나 하여 아직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보게, 스님을 안내해 드리게.”

 “예, 마님.”

 스님과 박윤은 하인의 안내를 받아 개의 사체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하인은 껄끄러운 표정으로 거적을 들치고 개의 사체를 꺼내왔다.

 시체는 이미 부패하기 시작하여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이보게, 개가 사망한 지는 며칠이나 지났나?”

 스님의 물음에 하인은 열심히 기억을 더듬었다.

 “글쎄요, 닷샌가 엿샌가… 아직 일주일은 안 되었을 겁니다요.”

 “흐음…”

 스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개의 사체를 만지고 심지어 코를 가까이 가져다 대며 냄새를 맡기도 했다.

 반면 박윤은 사체를 보는 것도 껄끄러운데 고약한 냄새마저 풍겨오자 가까이 다가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스님은 시체를 잘도 살피시는구나.’

 떨떠름한 표정으로 스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박윤은 문득 어떤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이끌림이었다.

 그렇다고 산에서 귀신을 만났을 때처럼 섬뜩한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늑하고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박윤은 저도 모르게 마음속의 이끌림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문득 정신을 차린 박윤은 자신이 어떤 방 앞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방은 작지만 깨끗하고 아담한 느낌이었다.

 창문을 통해 따스한 햇볕이 방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박윤은 그곳에서 한 소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박윤은 자신이 양갓댁 규수의 방 앞에 무단으로 들어왔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실례했습니다, 낭자. 모르고 들어온 것이니 용서하시오.”

 “…”

 하지만 소녀는 대답 없이 그를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박윤은 무안한 마음에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다.

 “어딜 갔다 오는 것이냐?”

 박윤을 찾고 있던 스님이 그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박윤은 뭐라 대답할지 몰라 대충 얼버무렸다.

 “사체를 보고 있기 힘들어 잠시 집안을 둘러봤습니다.”

 박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스님이 하인에게 물었다.

 “귀신의 짓이라고 의심되는 일들은 주로 아씨의 방에서 일어났는가?”

 “대부분이 그렇습죠. 그쪽으로 모실까요?”

 “가세나.”

 스님과 박윤은 하인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하인의 발걸음은 지금까지 박윤이 있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설마, 이곳이 죽은 아씨의 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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