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수호천사 미카엘
작성일 : 19-09-06 12:10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444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처음 만난 3년 전에 느꼈던 감정처럼 그는 내게 해가 되는 존재가 아니다. 그라면 날 지켜주고, 나와 관련된 이들도 보살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있는 듯 보였다. 그에 대한 막연한 믿음은 괜한 곳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그 대답이라면 충분해.”

 “넘어가줘서 고맙다.”

 

  내가 선심 쓰듯 어깨를 으쓱이자 그가 작은 실소를 터트렸다.

 

 “그간 궁금한 게 많았어. 물어봐도 돼?”

 “어느 정도 노코멘트는 넘어가 줄 거니?”

 “응.”

 “그럼 좋아. 해봐.”

 

  막상 그의 허락을 받으니 뭐부터 물어봐도 좋을지 감이 서지 않았다. 그가 허락해줄 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은 탓이었을까. 사고 회로가 정지됐지만, 계속 또렷해지는 풍경들에 초조해졌다.

 

 “넌 어떤 존재니?”

 “노코멘트.”

 “아... ”

 

  아쉬워할 겨를도 없었다. 난 다음 질문을 생각하는데 그가 픽 웃으며 말했다.

 

 “장난이야. 우린 뉴지너라고 해.”

 “뉴지너. 어떤 사람들인데?”

 

  그가 내 눈을 지그시 보았다. 그윽한 눈길이 부담스러워 질 때 그가 말했다.

 

 “질문이 좋다.”

 “그래?”

 

  내 말 중 어떤 단어가 그를 만족스럽게 했는지 알고 싶었지만, 자잘한 궁금증은 지금 순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린 너와 같은 사람들이야. 다만 인간에서 조금 향상된 정신을 가지게 돼서 이른바 초능력들을 조금 구사할 수 있는 마법사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인간들 중에 조금 남다른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들 중, 뉴진이라는 새로운 유전자 형태가 발견되었어. 뉴지너는 뉴진이라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뜻이지. 이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을 뉴드라고 해.”

 

  그의 말을 종합했을 때 나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가 나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생김새를 가질 수 있었던 점.

 

 “너도 인간이었다는 거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 다만 지금은 뉴지너라는 새로운 종족으로 인식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있는데 얘기가 길어질 것 같다.”

 “맞아.”

 “그럼 그 부분은 나중에 하도록 해.”

 “좋은 생각이야.”

 

  그의 웃음에 안도가 되었다. 그가 또 다시 자신과의 만남에 은연중에 긍정적인 답을 했다는 것, 그리고 일방적인 나의 질의응답 시간에 응할 생각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답을 하겠다는 의지는 지금 그도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이 시간이 나만 즐거운 시간이 아니라는 것도 내게 꽤 큰 안도가 되었다.

 

 “넌 몇 살이니?”

 

  답이 없이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그에 나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생각했지만 내가 한 거라고는 다음 질문을 한 것 밖에는 없었기에 그의 황당함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왜 그래?”

 “우린 3년 만에 얘기를 하고, 난 너와 같은 인간이 아닌데. 고작 네가 궁금한 그 많은 것들 중에 내 나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게 신기해서.”

 “그게 뭐... 어때서?”

 “확실히 율. 너는 신기한 아이야. 네 생각을 짐작할 수가 없어.”

 “몇 살이냐니까?”

 

  내말에 그는 어버무리려던 것이 잘 안 풀렸는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을 망설였다. 나보다 듬직한 체구를 가지고선 어깨를 마는 모습을 보니 커다란 개가 주인 몰래 사고를 쳐 기죽은 모습 같았다.

 

 “글세... 한... 백 살 되었을까?”

 “네 나이를 몰라?”

 “우리 세계에선 나이가 중요하지 않아.”

 

  내 입 꼬리가 올라갔다.

 

 “동생이구나?”

 

  내 말에 그의 얼굴이 기막히단 듯이 살짝 찡그려졌다.

 

 “나는 너보다 훨씬 오래 살았어.”

 “그래. 그렇다고 쳐.”

 “우리 세계에선 시간이 중요하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개념 중 하나야. 사람들은 나이라는 걸 정해서 자신 스스로의 수명을 깎아먹고, 늙게 만드는 거라고. 시간이나 나이에 얽매이지 않으면 훨씬 오래 살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거든.”

 “그래. 어쨌든 나보다 어린 것 같긴 하다.”

 “율!”

 “네가 지금 있는 곳은 대한민국이야. 너희 세상과는 달리 나이로 서열을 정하려는 꽉 막힌 사회거든? 네 앞에 앉아 있는 나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이 나라 밖을 나간 적 없는 한국 토박이고.”

 

  그가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다음 질문.”

 

  그가 어서 빨리 대화의 주제를 바꾸고 싶어 했다. 상기된 듯 보이는 그의 모습에 내가 헤실헤실 웃으니 그가 재촉하듯 얼굴을 찡그렸다. 결국 내가 느릿하게 입을 열어야 했다.

 

 “넌 어떤 능력들이 있어?”

 “빨라.”

 “끝이야?”

 “응. 청각, 시각, 후각이 일반 사람들과 달리 발달했고, 아까처럼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정도는 대부분의 뉴지너에겐 기본적인 능력이야.”

 

  내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다른 뉴지너들은 어떤 능력들이 있는데?”

 “셀 수 없이 많아. 크게 자연계, 공격형, 방어형 등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자연계는 물을 다루는 수형이냐, 불을 다루는 화형이냐, 나무와 풀을 다루는 목형이냐, 바람을 다루는 풍형이냐 등으로 나누고, 공격형 능력들은 자신 이외의 상대를 얼마나 헤하는지 등급으로 나뉘어, 방어형도 비슷하게 자신 이외의 존재들을 얼마나, 어떻게 방어할 수 있는 지로 등급이 나뉘고, 그 밖에 자잘하게는 생활유형이나, 미래형, 예술형, 조절형 등이 있어. 일상생활에 필요한 작은 염력이나, 큰 능력에 해당하지만 그 능력을 쓸 수 있는 범위가 작으면 자잘한 일의 생활형으로 가고, 미래를 보거나, 과거를 보거나 하면 미래형 능력이지. 이튼버드 학교에서는 학생들끼리 운동형 능력이냐, 공부형 능력이냐로 나누기도 해. 몸을 많이 움직이냐, 아님 가만히 앉아 미래를 논하냐의 문제지.”

 

  그의 말을 들어보니 뉴드는 초능력자들의 집합소인 것 같다.

 

 “넌 그에 비해 평범한 능력이네?”

 

  그가 인상을 쓴다. 아무래도 자존심이 조금 상했나 보다.

 

 “빠른 건 꽤 좋은 능력이야.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일을 더 빨리 할 수 있고, 더 먼 곳을 갈 수 있다는 거니까. 대부분 속도와 관련된 능력이 있으면 뉴드에서 감찰원이 될 수 있는데 감찰대는 뉴지너들의 선망의 대상이야. 내가 빠르기 때문에 남들 눈을 피해 널 볼 수 있었던 거고, 지금도 함께 할 수 있는 거니까. 난 이 능력이 마음에 들어.”

 “네 능력이 평범하다고 말한 건 장난이었어. 미안해.”

 “괜찮아.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

 

  나는 머쓱해진 마음에 목을 가다듬었다. 비록 그가 부드럽고, 다정하게 웃어주었지만 그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3년 전, 내가 널 어떻게 볼 수 있었니?”

 “그건... ”

 

  그가 이 질문을 회피하지 않길 바랐지만, 침묵한다고 해도 당장 그에 대해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는 지금도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으니까.

 

 “우연이었어. 정말 네가 갑자기 눈을 떠버린 바람에 나도 엄청 놀랐어. 오히려 내가 물어야겠는 걸?”

 “뭘?”

 “그 날 갑자기 눈을 떴잖아. 깨려는 낌새도 없이.”

 

  나도 그 날이 선명했다. 당시에도 내가 왜 그 시간에 눈을 떴는지, 왜 너무나도 또렷하게 눈을 떠서 그를 보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도 시간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써 체감하고 뒤늦게 눈이 피로했으니까.

 

 “그날은... 나도 몰라. 그냥 갑자기 눈이 떠졌어.”

 “갑자기?”

 “응.”

 

  그는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보였다. 나 또한 아직 그날 그를 마주한 내 눈을 기억하고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으니 당연한 거다.

 

 “넌 절대 갑자기 눈을 뜰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 분명 깊게 잠들어 있었고, 네가 잠든 시간에서 어림잡았을 때 그 시간은 완전한 수면상태라 그렇게 빨리 정신을 차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사실이야. 나도 내 눈이 왜 떠졌는지 몰라.”

 “난 네가 일찍이 눈치를 챈 줄 알았어.”

 “그건 아니야. 그 날 널 처음 본 게 맞아.”

 

  우리 둘 다 그 날의 만남이 미스테리하게 느껴졌다. 더구나 그는 인간인 나보다는 월등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도 생각에 잠긴 것을 보니 단순한 신체 반응이었나 싶다.

 

 “어쨌든 내가 더 궁금한 건 따로 있어.”

 “뭔데?”

 

  그도 생각을 멈추고, 나를 보았다. 나는 조금 섭섭한 마음을 토로하듯 말을 했다.

 

 “그 날 이후 왜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난 너를 기다렸는데. 내가 미친 게 아니라고, 잘 못 본 게 아니라고, 꿈이 아니라고 너만이 이해하고, 믿을 수 있었는데 네가 사라져 버렸잖아.”

 

  그날 이후 나는 별에 별 짓을 다했다. 추운 겨울날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문을 열어놓고 자서 감기에 걸리거나, 몇날 며칠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분명 그를 보았다는 것은 꿈이 아니라는 믿음에 그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저 내가 미친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인지할까 무섭기도 했고, 단 한번이라도 그를 본다면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위로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대화를 나눌 것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단 한 번만 더 그림자라도 보여준다면 난 그걸로 만족했을 텐데, 지난 3년간 그는 지독히도 내 눈을 피했다. 미카엘이 미안한지 내 곁으로 다가왔다.

 

 “용기가 없었어. 당시엔 들켰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당황스러웠어. 시간이 지나고 나선 네 기억 속에 난 그냥 수호천사로 남아야 너에게 훨씬 좋으니까. 쉽게 네 앞에 설 수 없었고.”

 “왜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가 망설였다. 어떤 말인지 답하기 무척이나 힘든 듯 보였다.

 

 “난 너와 다르니까.”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 하프 2019 / 10 / 24 229 0 4198   
31 - 하프 2019 / 10 / 21 231 0 7086   
30 - 하프 2019 / 10 / 14 252 0 7286   
29 - 하프 2019 / 10 / 11 224 0 5076   
28 - 하프 2019 / 10 / 10 217 0 4769   
27 4. 하프 2019 / 10 / 9 238 0 5408   
26 - 뉴드 2019 / 10 / 7 212 0 4436   
25 - 뉴드 2019 / 10 / 4 239 0 4055   
24 - 뉴드 2019 / 10 / 3 230 0 3593   
23 - 뉴드 2019 / 10 / 2 257 0 5297   
22 - 뉴드 2019 / 9 / 30 244 0 5562   
21 - 뉴드 2019 / 9 / 28 244 0 5801   
20 - 뉴드 2019 / 9 / 27 261 0 5503   
19 - 뉴드 2019 / 9 / 26 249 0 5643   
18 3. 뉴드 2019 / 9 / 25 248 0 6337   
17 - 연리지 홀 2019 / 9 / 24 249 0 6004   
16 - 연리지 홀 2019 / 9 / 23 239 0 5329   
15 - 연리지 홀 2019 / 9 / 20 256 0 5192   
14 - 연리지 홀 2019 / 9 / 19 236 0 3878   
13 2. 연리지 홀 2019 / 9 / 18 266 0 3524   
12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7 241 0 4416   
11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6 238 0 3150   
10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5 240 0 3286   
9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3 239 0 6452   
8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3 240 0 3042   
7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0 226 0 4613   
6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7 263 0 4929   
5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6 245 0 4447   
4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5 250 0 3370   
3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4 249 0 418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불완전한 모든
예다올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