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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非어천가 - 하늘에 오르지 않는 노래 -
작가 : Namwoo
작품등록일 : 2019.9.3

먼 옛날 사람과 어울려 살았던 이무기, ‘치우’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감정을 봉인하고 깊은 물로 들어가 여의주가 생길 천 번째 해만 기다리게 된다.
인연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어두운 물속에서만 지냈건만, 여의주를 얻은 날 마지막으로 옛 마을의 터를 찾았다가 ‘문종’과 마주치고 만다.
‘문종’과의 대화로 얼어붙었던 ‘치우’의 마음이 녹게 되고, 높은 산에 오른 ‘치우’는 승천하려던 순간에 들려온 한 소녀의 비명을 외면하지 못하고 마는데...
‘치우’를 하늘에 오르지 못하게 할 새로운 인연, ‘해랑’과 모종의 사건들이 그를 둘러싼다! <매주 화, 금 업로드>

 
2화. 악몽의 끝, 두번째 이름
작성일 : 19-09-06 01:13     조회 : 241     추천 : 1     분량 : 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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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우는 소녀를 업은 채 해가 저문 어두컴컴한 산비탈을 빠르게 달려서 내려갔다.

 겁에 질린 소녀는 치우의 목을 꼭 끌어안고 눈을 질끈 감은 채로 물었다.

 

 “산이 이리 어두운데, 앞이 잘 보이십니까?”

 

 “걱정말거라.”

 

 소녀는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에 재차 물었다.

 

 “저…! 정말로 사람이십니까?”

 

 “…아직도 내가 너를 저승으로 데려갈까 봐 걱정이 되느냐?”

 

 “그것이 아니라…. 혹 당신은 산신님이 아니실까 하여...!”

 

 “아니다.”

 

 “짐승도 아닌 사람이 어찌 빛 한점 없는 산속에서 길을 척척 내려가신단 말입니까? 그리고…저를 구해주셨잖습니까. 산신님이 아니라면 어찌 저의 상처가 다 나을 수 있단 말입니까?”

 

 “겉보기엔 다 나은 듯 보이나, 아직 속은 아물지 않았을 테니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리고…”

 

 치우는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

 

 “정말 너는 이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느냐?”

 

 “그리 물으시면 저는 당연히 평범…한...”

 

 소녀는 그의 등에 기댄 고개를 들어 슬며시 눈을 떠 주변을 둘러보다가 말을 멈추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느냐?”

 

 무서워서 눈을 감고 있었다는 사실은 잊은 듯, 소녀는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어찌 된 것인지…잘 보입니다! 빛 한점 들지 않는데...!”

 

 “놀랄 것 없다. 너의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네 곁에 머물 터이니 곧 이야기해 주마.”

 

 “역시 산신님 아니십니까?”

 

 “굳이 묻는다면 나는 산보다는 바다…에 가깝겠구나.”

 

 “그럼 용왕…?”

 

 치우에게 업힌 소녀의 몸이 미세하게 떨려오자 그가 입을 열었다.

 

 “푸흡…분명 날 그렇게 부른 자도 있었다만...난 그렇게 대단한 존재는 아니니, 나를 두려워할 필요 없다.”

 

 어쩐지 그의 말에서 쓸쓸한 기색을 느낀 소녀는 되물었다.

 

 “어찌 그리 말씀하십니까?”

 

 “네가 겁을 먹은 것 같아서.”

 

 “아니, 제가 여쭌 것은 그런 뜻이..”

 

 “자, 이제부터 마을 길목이다.”

 

 소녀가 다시 말을 잇기도 전에 치우는 몸을 낮춰 소녀를 땅에 내려주며 말을 돌렸다.

 

 

 *

 치우는 소녀와 함께 걷다가 마을 입구에서 발을 멈췄다.

 

 “한밤중에 처녀가 외간 사내와 함께 나란히 걷는 것이 곱게 보이진 않을 테니, 다녀오거라. 며칠간 이곳에서 기다릴 테니, 할 일을 마치거든 이 나무 밑에 와서 나를 찾거라.”

 

 그는 커다란 고목 한 그루를 가리키며 그쪽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소녀는 돌아서는 치우의 옷자락을 잡았다.

 

 “응? 몸조심하거라.”

 

 치우는 우물쭈물하는 소녀에게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인사말을 건네고 다시 돌아섰다.

 소녀는 머뭇거리다가 움켜쥔 옷자락을 놓고 마을 변두리를 향해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보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벗을 만나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그땐 제 이름을…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산신님.”

 

 치우는 피식 웃으며 뒤돌아서서 소녀에게 들릴만한 소리 대답했다.

 

 “산신이 아니라 하지 않았느냐.”

 

 소녀는 당황해서 눈을 깜빡거리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귀도 밝으십니다! 그럼, 그때 산신님의 이름도 가르쳐주시어요!”

 

 소녀는 수줍은 듯 장난스럽게 웃으며 뒤돌아 걸어갔다.

 

 “이름. 이름이라…”

 

 그의 귓가에 명랑한 목소리가 맴돌았다.

 

 

 [‘비를 다스릴 수 있으니, ‘치우(治雨)’라고 부르겠습니다! 치우 님!’

 ‘님자는 빼.’

 ‘500년을 넘게 사셨는데, 그냥 이름으로 부를 수 없잖습니까.’

 ‘벗이라 하지 않았나. 다른 벗과는 편히 말하면서 어찌 내게만…’

 ‘알았다! 치우야, 그럼 너…너도 이든 이라고 불러!’]

 

 

 치우는 나무에 기대어 앉아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다가 하늘을 보았다.

 

 “저 아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눈이 밝아지다니… 돌아오는 대로 여의주를 거둔다면…괜찮겠지? 그 후엔…”

 

 그는 말을 하다 멈추고 잠에 빠져들었다.

 

 

 

 *

 낡은 오두막 안, 댕기를 땋은 한 여인이 바닥에 놓인 등잔 옆에 앉아 손끝을 깨물며 문을 흘끔거렸다.

 

 “어서… 빨리…”

 

 - 끼이익

 

 “단미야! 늦어서 미안해.”

 

 바닥에 앉아있던 여인은 문을 열고 들어온 소녀를 보고 놀란 눈으로 다가갔다.

 

 “어찌…. 어찌 이런 몰골로 돌아온 거야! 피! 옷에 피가..!”

 

 소녀보다 연상으로 보이는 단미는 다가가서 소녀를 끌어안았다.

 

 “…의원을! 이곳으로 의원을…불러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요!”

 

 소녀는 흥분해서 소리치며 달려 나가는 단미를 붙잡아, 자신이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괜찮아, 그저 피가 묻은 자국일 뿐이니까…몸은 아무렇지도 않은걸? 그리고 존대는 하지 않기로 했잖아! 누가 듣겠다.”

 

 소녀의 말에 단미는 열어젖힌 문을 닫고 몸을 돌려 다시 소녀 앞에 섰다.

 

 “어째서?”

 

 단미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응? 그야 자꾸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챌 수도 있고...”

 

 “어째서...?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돌아왔지?”

 

 차가운 단미의 말투와 표정에 소녀는 애써 웃음 지었지만, 간담이 서늘해져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아, 그게…. 지나가시던 신선..아니..선비님이...”

 

 “살아서 돌아올 거였으면 내일 오지 그랬어. 이미 돈도 다 받았고. 내일까지 니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난 조용히 떠날 수 있었는데…”

 

 단미는 소매에서 작은 칼을 꺼내 겨누었다.

 

 “내가 귀찮아졌잖아.”

 

 “단미야, 어..어찌 이러는 거야?”

 

 소녀는 부들거리는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무서워? 내 앞에서 벌벌거리고 있으니 볼 만 하네.”

 

 “너..너 단미가 아니지? 그래…아까부터 이상했어. 이..이건 다 꿈이야.”

 

 소녀는 눈앞에 닥친 상황을 부정하며 애써 자신을 진정 시켜 보았지만, 눈에서는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래~ 그대로 있어. 내가 이 악몽을 끝내줄게.”

 

 단미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꼭 쥐고 소녀에게 다가갔다.

 

 “이럴 리가 없어…꿈이야. 단미가 나한테 이럴 리가 없잖아. 우리 같이 …도망치기로 했는데.”

 

 소녀는 미친 듯이 중얼거리다가 단미를 올려다보았다.

 등잔의 불빛에 매끄러운 칼의 날이 반짝였다.

 단미는 주저앉은 소녀의 목전에 다가와 가슴팍에 칼을 겨눈 채 속삭였다.

 

 “이 땅 위에 네년 편이라곤, 네 사람이라곤 애초에 하나도 없었어. 할 줄 아는 것 하나 없는 부모 잃은 아가씨 주제에.”

 

 

 

 *

 나무에 기대앉아 눈을 감고 있던 치우는 번쩍 눈을 떴다.

 그는 종전과 다르게 붉어진 눈을 하고 괴로워하며 가슴팍을 부여잡았다.

 

 “윽…!”

 

 그가 일어서자 푸른 바람이 한번 일렁이고 그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순식간에 폐 오두막에 도착한 치우는 자신의 눈앞에서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여인과 눈이 빨갛게 변한 소녀를 보고 소리쳤다.

 

 “너, 벗을 만나러 간다더니…!”

 

 소녀의 붉은 눈이 치우에게 향하자 오두막 안에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치우는 입을 다물고 굳은 표정으로 소녀를 향해 걸어갔고 그녀는 별다른 저항 없이 그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왜 저를 구해주셨습니까?”

 

 소녀가 입을 열었다.

 

 “살고 싶다고, 살려달라고 말하기에. 그리하였을 뿐이다.”

 

 붉게 물든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지금 죽고 싶다고 말씀드린다면… 제 생명을 거두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럴 수 없다.”

 

 “어찌 그럴 수 없으십니까?!”

 

 소녀가 울부짖자 더욱 세찬 바람이 일며 오두막이 흔들렸다.

 치우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소녀의 눈에 자신의 손을 덮어 가렸다.

 그러자 바람이 멎어 고요해지고 그가 입을 열었다.

 

 “내가 너에게 넘겨준 여의주에, 너의 상처가 온전히 회복될 동안 아무도 너를 해칠 수 없을 것이라는 소망을 담았으니까.”

 

 소녀는 자신의 눈을 덮은 치우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쳐 올렸다.

 

 “그럼…도로 가져가십시오.”

 

 “살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 너의 생에 대한 집념이 나에게 들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살고 싶다는 건 착각이었습니다. 제가 살아있길 바라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소녀의 몸이 울음으로 들썩이고 치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착각하고 있는 건 너다. 상처만 회복 시켜주려 했던 나의 뜻과는 다르게 너는 이미 여의주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거늘…’

 

 “이미 내 힘의 대부분을 네가 가져갔으니 난 그것이 네 진심이라고 여기겠다.”

 

 “그럴 리 없습니다! 가져가실 수 없다면 저 스스로라도…!”

 

 소녀는 손에 든 칼을 목에 가져다 대었으나 손에 힘이 빠져 칼을 떨어뜨렸다.

 

 “아무도 너를 해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리고 이제 나도 너를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가 없다.”

 

 “저는…견딜 수가 없습니다. 돌아갈 곳도. 없어…”

 

 소녀의 목소리가 떨려오고, 눈을 가린 치우의 손 아래로 그녀의 하염없는 눈물이 새어 흘렀다.

 다시 세찬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자 치우는 괴로워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정신 차리고 듣거라. 곧 내겐 기껏해야 작은 불길을 잡거나, 우물이 마르지 않게 하는 이무기 정도의 능력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모습을 유지하는 것도 고작이겠지. 허니, 내게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있을 때, 다른 소망을 말해보아라.”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오라버니…나의 벗이 있었던…그런데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이 악몽에서 깨고 싶습니다.”

 

 “이 악몽에서 깨어나고 싶다는 게지…? 너, 나는 믿을 수 있겠느냐?”

 

 소녀가 끄덕였다.

 

 “…잘하는 선택인지 모르겠구나. 허나 나에게도 이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치우는 망설이다가 곧 결심한 듯 소녀를 바라보았다.

 

 “너의 몸과 마음이 온전해질 때까지, 잠시 너의 악몽을 내가 맡아두마.”

 

 치우는 말을 마치고 소녀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울음이 섞인 몸의 떨림이 멈추고 소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소녀를 받쳐 안아 올린 치우의 오른쪽 눈 아래에는 붉은 반점이 생겨났다.

 

 “윽.”

 

 그는 고통스러워하며 눈을 찡그렸다가 그대로 소녀를 안고 비틀거리며 오두막을 벗어났다.

 

 

 **

 치우는 소녀와 처음 이야기를 나누었던 산 정상에서 앉아 땀에 젖은 소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고 있었다.

 

 “일어날 시간이다.”

 

 “당신은…”

 

 “꿈을 꿨느냐.”

 

 “무서운 꿈을 꾸었는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기억할 필요 없다. 나와 다시 만날 땐, 너의 이름을 말해주겠다 했던 말은.. 기억하느냐.”

 

 소녀는 멍한 상태로 치우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입니다. 저...제 이름은 그러니까…. 어? 저는…”

 

 소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런 소녀를 보며 치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산신님을 알고 있습니다…그런데…저희가 어찌 알게 되었는지...?”

 

 치우는 의미 없는 질문인 줄 알면서도 소녀에게 말을 건넸다.

 

 “혹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어디든 데려다주마.”

 

 소녀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모르겠습니다…저를 잘 아십니까…?”

 

 치우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분명 괴로운 일만 잊게 하였는데,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다니…그 짧은 인간의 생에서, 아직 어린 나이에 대체 어떤 시간을 살아온 것인가.‘

 

 “산신님…?”

 

 소녀는 불안해하며 그를 재촉했다.

 

 “네가 나를 불렀고 나는 너를 구했다. 그리고 산신이 아니다.”

 

 “아...”

 

 “치우.”

 

 “예?”

 

 “어떤 이가 나를 멋대로 부르던 말이다.”

 

 “그럼 그것이 산신님의 이름이십니까?”

 

 “글쎄…나는 본래 깊은 물에 사는 자…정해진 이름 따위 없었으니까...”

 

 “아…저는…”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떠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지켜보던 치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괴로운 이름은 잠시 잊거라.’

 “네가 이름을 기억할 때까지 널 ‘해랑‘이라 부르마.”

 

 “해랑..?”

 

 “싫으냐?”

 

 “그게…사내아이 같지 않습니까”

 

 “내 곁에서 이름처럼 강하고 아름답게 자랄 것이니까.”

 

 소녀는 커다란 눈망울을 깜빡이다가 대답했다.

 

 “곁..에서요?”

 

 “약속했던 대로 인간들의 틈바구니에서 너를 아버지처럼 훈계하고 어머니처럼 보살피고 오라버니처럼 너를 지키며 너의 벗이 되어주겠다.”

 

 “그렇다면…싫지 않습니다.”

 

 소녀는 고개를 숙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제가 무어라 부르는 게 좋겠습니까. 치우 님?”

 

 소녀는 순간 치우의 심장 소리가 아프게 고동치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 손을 자신의 귓가로, 한 손은 치우의 가슴으로 뻗었다.

 치우는 소녀의 행동을 빤히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것을 빼곤 무엇이든 좋다. 내가 너를 해랑이라 부르듯, 네가 날 부르는 말이 내 이름이 되지 않겠느냐.“

 

 해랑은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는 치우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그럼 잠시동안 오라버니라고 부르겠습니다. 오라버니...헤헤”

 

 해랑은 쪼그려 앉아있던 자신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해맑게 웃었다.

 

 “좋으냐.“

 

 치우는 금방 싱글벙글하는 해랑을 보고 안타까운 미소를 지었다.

 

 “자꾸 웃음이 나는 걸 보니, 그런가 봅니다.”

 

 치우는 웃고 있는 해랑을 물끄러미 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웃으니 좋구나. 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생은 너무나 짧으니, 계속 그렇게 웃었으면…이라 생각했다.”

 

 치우는 말을 마치고 일어섰다.

 

 “자, 가자”

 

 해랑이 따라서 일어섰다.

 

 “어디로 가십니까?”

 

 그는 해랑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디든. 함께 있을 곳. 좋은…사람들이 있는.”

 

 해랑은 머뭇거리다가 사내의 손을 향해 자신의 손을 뻗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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