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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수호천사 미카엘
작성일 : 19-09-05 10:54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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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이 아닌 밖으로 그를 따라 나서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른 채 단순한 믿음 하나로 그를 따라 나서도 내 안전은 보장되어 있을까? 아침이 되어서 뒷산에 사체로 묻혀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아침이 오기 전에 데려다 줄게.”

 

  확신은 서지 않았다. 그가 안전한 존재라는 확신은 정체도 모르는 내 입장에서 세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난 그의 손을 잡았다. 단지 호기심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설령 무모한 선택이라도 난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무엇보다 손을 마주잡은 순간 찌릿한 안정감의 전류는 충분히 내가 정체모를 미카엘이라는 남자아이를 따라가도 괜찮다는 격려를 해주고 있었다.

 

 “밤바람이 차. 겉옷이 필요할 거야.”

 

  난 재빨리 의자에 걸쳐둔 옷을 입었다.

 

 “내게 안겨. 우리에겐 시간이 촉박하니까.”

 “응?”

 “이렇게.”

 

  그가 나를 품에 안았다. 그에게서 시원한 소나무의 향이 났다. 푸릇한 자연의 냄새였다. 그의 향을 기억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을 때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그의 품에서 고개를 내밀어 밖을 보았을 땐 하늘을 날고 있었다.

 

 “율. 너 꽤 무겁구나?”

 “뭐? 나 지금 하늘을 날고 있는 거니!”

 

  그가 내 긴장을 풀어주려는 농담이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내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고 있는 그의 한 손이 바이킹 안전바보다 몇 배는 안전할 거라는 막연한 믿음도 있었지만, 내 발 아래로 보이는 우리 집과 마을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내 질문에 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높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를 감싼 팔에 힘을 주었다. 혹시나 떨어질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경험해보면 누구나 그런 걱정을 할 것이니 난 부끄럽지 않았다. 그리고 혹시 그의 등에 작은 날개가 솟아있는지도 봤다. 그러나 그의 매끄러운 등 근육만 있을 뿐이었다. 미카엘은 날개 잃은 천사일까?

 

 “손님, 즐거운 여행되셨습니까?”

 

  뒷산 꼭대기에 있는 큰 소나무 가지에 살포시 날 내려놓은 미카엘은 싱글벙글한 얼굴이었다.

 

 “너 하늘을 나는구나? 방금 나도.”

 “하늘을 날았지.”

 “어떻게?”

 “생각을 비우고, 몸을 가볍게 하면 하늘은 누구나 날 수 있어. 모두의 어린 시절 꿈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거든.”

 

  내가 말을 잊질 못하자 그는 내 앞 가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간이 조금 지날수록 그가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하늘을 나는 건 그렇다 치고, 그의 향에 취해 있을 때 방에서는 어떻게 빠져 나온 건지 궁금했다. 아무래도 벽을 뚫고 나온 걸까?

 

 “내 방에서 어떻게 나왔어?”

 “창문을 살짝 열어뒀어. 공간이 트이면 어느 정도는 통과할 수 있어.”

 “너 초능력자니?”

 

  그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비슷해.”

 

  나는 잠시 시골 밤 풍경을 바라봤다. 사실 초능력자인 미카엘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고개를 튼 것인데 한적한 그 풍경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도 모르게 나무에 머리를 기대고 푸르스름한 그 풍경을 보았다. 너무나 적막하면서도 간간히 들리는 생명의 소리들이 몽환적이었다. 만약 그와 함께가 아니라면 이 풍경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을 것 같았다. 시원한 바람이 선선하게 우리를 훑고 지나가자 소나무의 내음이 느껴졌다. 시원하고 청량한 그 향은 밤의 알싸한 기운에 취해 그 향을 잔뜩 퍼뜨리고 있었다.

 

 “여기 자주오니?”

 “응.”

 “얼마나?”

 

  그의 몸에서 났던 향과 갔다는 생각에 이 소나무가 그의 비밀장소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이사 오고 나서부터.”

 

  그가 나를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눈을 맞추자 그도 조금은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네가 예상할 수 없는 오랜 시절부터 너를 봐왔을 거야. 너무 자세하게 묻진 말아줘.”

 “그래. 더는 안 물을게. 내가 이상하게 보이진 않았어?”

 

  사실 그가 나를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는 내게 꽤 중요한 사항이었다. 사람은 살면서 이런저런 실수를 많이 하고, 또 잊고 싶은 과거가 있기 마련이니까. 그가 내 흑역사를 생성하던 그 순간을 놓쳤길 바랐다.

 

 “네 남동생이 어렸을 때 말라비틀어진 자기 똥을 먹으려 할 때 네 표정은 정말 웃겼어. 뺐기지 않으려는 동생 입을 억지로 벌리고 빼내느라 한참 실랑이를 했잖아.”

 

  그때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웃긴 상황이라는 건 인정한다. 그는 소리 내어 웃었다. 생각했던 것만큼 멋진 웃음 소리였다. 어쩌면 눈치 볼 사람이 없는 곳이라 그의 웃음이 조금 편안하게 나온 것이라 생각했다.

 

 “세상에! 너 꽤 오래전부터 내 곁에 있었구나?”

 

  그의 웃음이 멎을 만큼 내 말이 충격적인 말이었다면 내뱉지 않았을 거다. 그의 씁쓸한 마지막 웃음소리에 아차 싶었다.

 

 “그래. 오래전부터.”

 “내가 알 권리가 있을까?”

 “멋대로 널 지켜본 건데 나한테 묻는 거야?”

 

  내가 어깨를 으쓱이자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처음엔 그럴 수밖에 없었고, 네가 이 곳에 온 뒤로는 그러고 싶었어.”

 “그럴 수밖에 없었다니?”

 

  그의 입술이 움찔하며 갈등하는 듯 했다. 난 그가 답을 거부한다고 해도 나무랄 생각은 없다. 그가 비밀을 지키려 한다면 나로선 그를 잃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못 본 척해야 하니까.

 

 “난 비밀이 많은 남자이고 싶은데, 그래야 여자들이 좋아한다더라.”

 “그래. 넌 지금도 비밀이 무척이나 많아.”

 

  우리는 잠시 서로에 가있던 시선을 어둠으로 돌렸다. 사실 눈이 익숙해져서인지, 달빛이 밝아서인지, 아님 날이 밝아오는 건지 어둡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잘생긴 미카엘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니 사실 그의 얼굴이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처음에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관찰이었고, 네가 여기로 이사 온 이후는 오로지 내 의지에 의한 관찰이었지. 이렇게 정리해도 될까?”

 

  타의적이었다는 말은 사실 내게 꽤 큰 불안감을 선사했다. 그 말고도 그와 같은 존재인 다른 누군가가 나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나를 알고 있다는 것은 나의 가족도, 친구도 내 일거수일투족을 그와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는 것인데, 왜 그들이 나를 관찰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니 난감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이 내 가족이나, 친구들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니?”

 

  너무 이기적인 내 욕심에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넌 거짓말을 싫어하지?”

 “아주.”

 “거짓말을 아주 잘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 말이 거짓말인지도 모른다면?”

 “난 보기보다 눈치가 아주 빨라.”

 “맞아.”

 

  또 다시 내려앉은 정적은 그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시간이 필요한 그를 위해 난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사실 그와의 시간이 오늘 밤까지만 유효하다면 난 가만히 앉아 그가 입을 열기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 그러나 왜인지 그의 묘한 분위기는 날 참을성 있는 아이로 만들고 있었다. 이것도 그의 능력 중 하나일까... ?

 

 “네가 날 수호천사라고 생각했잖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진짜 수호천사가 되어볼까 싶기도 해.”

 

  그 대답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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