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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6. 전야제(5)
작성일 : 19-09-04 22:27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8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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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 기지, 제 1전투 지역 지휘 사령부 -

 

 

 괴수들의 활동도 뜸해지고 있어서 모두들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덕분에 전야제가 오는 동안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많은 것들을 정비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가올 회전에 대비한 물자들도 거의 다 도착해서, 이제는 그때가 오길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우리는 쉬지도 못하고 있는 걸?”

 

 툴툴대는 수인 참모가 잔뜩 널브러진 서류더미 앞으로 몸을 뉘었다. 병사들과 기사단 단장들은 쉬고 있다고 해도 참모들은 서류 작업에 서류 작업....... 그래, 항상 전투가 없을 때 바쁜 곳은 행정 부서다. 거기다 무슨 바람이 분건지 군단장들이 다 같이 전야제에 놀자고 해서, 그것에 관한 결재서류가 밀려들어와 그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그러게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걸까요?”

 

 그 옆에서 아이엘 역시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그때가 떠오른다. 갑자기 다가온 데미아가 이것저것 가득 준비해야 한다면서 결재서류들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는 순간 흠칫 놀랐었다.

 

 ‘저.... 저기... 군단장님? 웬 결재 서류인가요?’

 

 ‘응? 이번에 전야제때 군단 모두 쉬게 해주려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거든.’

 

 그 말에 즉시 그녀에게서 결재서류들을 뺏어서 다른 탁자에 올린 뒤, 그녀는 급히 데미아의 사인을 막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사 의욕적이긴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하나씩 모자라게 처리하는 그녀의 일처리를 막아야 했으니까. 안 그랬다가 당일에 엄청난 대형사고가 펼쳐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었다.

 

 데미아는 그녀가 자신의 일감을 뺏어간다고 말은 했지만, 첫 장부터 실수한 부분들을 지적하며 고쳐야 한다는 그녀의 말에 데미아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재정과 물자, 그리고 대외적 인사 관련 일들을 처리하는 능력은 그녀가 데미아보다 한참 더 높으니까.

 

 그렇게 그녀의 결재 서류를 뺏어와 수정하길 밤낮으로 했다. 덕분에 어딘가 어긋난 예산 배치라든지, 넘치는 물자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동시에, 밀려들어오는 화물들의 수량도 맞춰야 하고, 담당구역 정리도 하고......... 아주 그냥 할 일이 넘치다 못해 폭발하고 있었다.

 

 “이.. 이렇게 일이 많았나?”

 

 “참, 오늘도 3군단 참모장도 고생이군. 우리 6군단도 이래저래 준비하라고 해서 바쁘지만 말이야.”

 

 알레르가 어느새 그녀의 뒤로 걸어 들어오며 말을 걸었다. 느긋한 그의 발걸음과 지긋한 말투에서 그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그의 목소리에 아이엘은 반갑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했다.

 

 “아! 알레르님! 안녕하세요? 몸은 이제 괜찮으시나요?”

 

 저번에 괴수들을 상대할 때, 안 그래도 나이가 있고 하다 보니 조금은 무리를 한 듯싶었다. 거기다 포탄 파편 일부가 그의 다리에 상처를 냈다는 것을 돌아와서도 숨기고 있었다. 아바르가 돌아왔을 때 걱정을 할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하는데, 덕분에 아바르가 그에게 꾸중을 들을 정도였다.

 

 “녀석들 상대하는 것보다 안 아프니 괜찮네. 이제는 거의 아물어서 간단한 달리기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야.”

 

 “다행이네요. 파편이 뼈를 긁었다고 해서 위험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깜짝 놀랐었다고요.”

 

 “뭘 이정도 가지고. 그 분의 상태 보단 좋으니, 내가 투정을 부려서야 되겠나.”

 

 순간 아델의 이야기에 아이엘은 그가 쓰러졌을 때 모습이 떠올랐다. 각혈을 내뱉는 정도가 아니고 피를 거의 분수처럼 뿜고 있었다. 의무대도 놀라고, 전문 의사들도 그의 모습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 간신히 리즌이 가져온 약을 먹여서 발작도 각혈도 멈추게 만들었지만.......

 

 ‘거의 며칠을 쓰러져 있었다고........’

 

 다행이 그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하필 밀려드는 일 때문에 병문안을 갈 수가 없었다. 거기다 오늘까지 일을 다 못 끝낸다면, 내일 전야제 동안에도 일을 계속하고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짬을 내서 움직이고 싶어도 못 움직이는 게 그녀의 상황이었다.

 

 “흠, 계속해서 펜만 쥐고 앉아있으니, 피곤하지 않는가? 그렇게 펜을 휘갈길 정도로 말이야.”

 

 “아.. 아앗!”

 

 결재 서류 중 표를 만들던 서류에 그만 검은 점 덩어리들이 마구 그려져 있었다. 아무래도 몇날 며칠 정신없이 밤잠을 줄여가며 일을 하다 보니, 거의 지칠 때로 지친 상황이었다.

 

 “다.. 다른 건 문제 없겠지?!”

 

 “괜찮네. 그것이랑 앞의 한 3~4장 정도만 그랬으니까.”

 

 다행이 다른 서류들은 멀쩡하게 작성이 되어 있었다. 순식간에 그가 그녀가 작성하던 서류들을 훑어본 것이었다. 그의 연륜에서 나오는 능력에 그녀는 감탄했지만, 이렇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자.. 잠시 만요! 이건 저희 일이니 제가 다 하겠습니다!”

 

 그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알레르는 정말 자연스럽게 그녀의 자리 반대편에 앉아 서류들을 집어 들어올렸다. 깔끔하게 정리되고, 딱딱 맞아떨어지는 서류들을 보며 흥미롭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호, 이걸 이렇게 정리하다니....... 나중에 3군단에서 이쪽으로 올 생각은 없나?”

 

 “이.. 이건 3군단의 일입니다! 타 군단에서 도와주시지 않으셔도.......”

 

 당황하는 그녀의 어깨에 그는 자연스럽게 손을 올려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그러자 어깨의 뭉쳐있던 근육이 사르르 풀리며 그녀의 몸에 쌓인 피로가 조금 풀려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알레르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이엘양, 걱정 말게. 군단장님들이 합의를 본 것도 있지만, 아예 상부에서 예산을 통째로 주기로 해서 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거든. 내가 대표 실무자가 되어버렸지 뭐람. 괜히 그 자리에 나가 있어서 말이지.”

 

 차마 아이엘에게서 서류를 되찾아 처리하기에는, 실수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녀였다. 그래서 나름 생각 한 것이 알레르를 부른 것 같았다. 거기다 알레르 본인도 일을 안 하고 쉬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자네는 오늘 부로 푹 쉬면, 되는 거네. 알겠나?”

 

 아이엘은 우물쭈물 대답하지 못한 채, 그를 바라만 보았다. 그 사이에 알레르는 그녀의 서류들을 모조리 빼앗아 빠르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도 된다고 했는데, 아직도 멀뚱멀뚱 바라만 볼 건가?”

 

 “가.... 감사합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메모장 몇 장을 찢어 책상에 올려두고는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녀 나름, 순식간에 자신이 살펴보지 않았던 것들을 적어둔 모양이었다. 이런거 없어도 되긴 하지만, 이것까지 거절하면 그녀에게 실례니 받아두기로 했다. 그는 그녀가 남긴 메모장을 집어 들어 그녀가 나가기 전까지 살펴보는 척을 한 뒤, 그녀가 나가자 피식 웃으며 한쪽에 곤히 놓아두었다.

 

 “참, 꼼꼼하기도 하지. 근데....... 얜 검토한 걸 또 검토하는 건가?”

 

 정말 피곤하긴 했나보다. 같은걸 계속 반복하고 있으니 일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아니면 피곤 한 것 때문에 실수 했을까봐 걱정한 모양일지도 몰랐다. 덕분에 그는 가볍게 손목을 휘저으며 서류들을 정리해나갔다.

 

 “오오? 알레르님이 서류 결재하시나 보네.”

 

 “그러게 말이야! 근데.... 저 어마 무시한 처리 속도는 뭐지?”

 

 오랜만에 서류 정리를 하는 그의 모습에 다들 의아해 하기도, 감탄하기도 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간단히 서류를 정리해 나가며 빠르게 일들을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녀가 거의 다 끝낸 일이라서 앞으로 가져온 서류까지 작업하는데 2 ~ 3시간이면 금방 끝날 일이었다.

 

 “참, 옛날 생각이 많이 나네.”

 

 예전에 처음 군에 들어왔을 때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있었지. 정말 옛날일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말이야........

 

 무엇보다 열심히 일한 그녀의 흔적들을 보면서, 그는 미소를 지었다. 살랑살랑 거리는 꼬리 역시 그의 기분을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그의 펜 역시 그의 꼬리에 맞추어 경쾌하게, 마치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가볍게 글자들을 써내려가며, 완벽하게 일처리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푹 쉴 수 있도록, 모두가 푹 쉴 수 있도록 말이다.

 

 

 

 - 전진기지, 6군단 숙영지 내 토벌부대 막사 -

 

 

 작고 소소한 일상들이 이렇게 좋은 것은 오랜만이다. 매번 일을 할 때마다 도망가는 것만 신경 썼는데....... 덤으로 리엔의 손바닥을 피하는 것도.

 

 “오늘도 밖에 안 나가시는 건가요?”

 

 평소에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떨까. 갑자기 열심히 일을 하는 아델의 모습에 리엔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걸었다. 그러자 아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기에는 무릎이 너무 아파서 말이지. 가끔은 이렇게 책상에 앉아있는 것이 좋을 때가 있는 거라고.”

 

 “흥! 그렇게 말하시고 있다가 또 도망가시는 건 아니겠죠?”

 

 “하하하. 나를 못 믿는 거야?”

 

 “못 믿는 게 아니라, 안 믿는 거죠.”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소소하게 일을 나눠서...... 가 아니라, 역시나 그는 농땡이를 피우고 있었다. 몰래 소설책이나 읽으면서 서류를 보는 척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등을 세게 후려치고 있었다.

 

 “이..... 그래도 한순간은 믿었었는데!”

 

 “크.. 크아아악!”

 

 “언니? 아저씨?”

 

 그의 비명소리를 듣고 아멜과 스피넬이 급히 뛰어 들어왔다. 혹시나 또 아파서 쓰러진 거 아닌가 하고. 뭐, 다행이 매번 있는 일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어서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

 

 “사.... 살려줘!”

 

 “관리관님도 이제 거의 다 나았네요.”

 

 스피넬이 피식 웃으며 아델을 바라보았다. 아멜 역시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기운도 차서, 리엔과 이렇게 장난을 주고받을(?)정도로 몸이 나았으니 말이다.

 

 “그럼 우린 하던 거나 마저 하러 나갈까?”

 

 “그러지 뭐.”

 

 “자.. 잠깐만! 너희들 요즘 나 피하는 것 같더라?”

 

 다시 밖으로 나가려는 두 사람을 보고, 아델은 급히 손을 뻗으며 말을 했다. 그러자 아멜과 스피넬은 피식 웃기만 하고는 그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요즘 뭔가 꾸미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럴 때 마다 리엔이 옆에서

 

 “어딜 또 도망가려고 수작질이에요!”

 

 붙잡고 있어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리엔에게 물어봐 봤자 일이나 하라고 독촉하기나 할 뿐이니, 원.

 

 “평소에 일하는 거 싫어하는 거 아니었나?”

 

 “제가 언제 그랬나요? 전 유능한 부관이라고요~.”

 

 꾸미더라도 숨기고 하면 좋을 텐데, 이렇게 팍팍 티 나게 하니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다. 어제는 진짜 아파서 못나갔지만, 오늘의 몸 상태는 거의 준비 만전이다. 빈틈만 보인다면, 언제든지 움직일 준비를 하는 그였다.

 

 사각사각. 분명 어제 봤던 서류를 또 보는 느낌인데? 라는 눈빛을 보내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싱글싱글 웃으며 그를 붙잡아두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랫동안 그를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 연기를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그녀가 진짜로 해야 할 일도 몇 가지 섞여 있었으니 말이다.

 

 ‘흠.... 3장중 하나는 진짜로 일하는 것이니까....... 지금이군!’

 

 “아하하하! 이정도로 날 묶어두기에는 100년은 이르다고?!”

 

 “어.. 어랏! 거.. 거기서요!”

 

 그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뿌리치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리엔은 그런 그의 모습에 당황하며 급히 그를 붙잡으려고 했다. 오랫동안 누워있어서 몸이 뻐근하지만, 그래도 움직이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 작은 요정쯤이야 긴 다리로 따돌릴 수 있을......

 

 “이.. 일은 하고 가셔야 해......”

 

 “일 따위! 개나 줘버리라..... 우와악!” / “저어..... 아델씨 있나..... 우.. 우와악!”

 

 들어오려는 사람과 나가려는 사람. 갑자기 얼굴을 마주하게 된 두 사람은 깜짝 놀랐지만, 속도를 늦출 수가 없었다. 거기다 그의 뒤에서는 총알처럼 날아오는 작은 요정까지 있었다.

 

 “우... 와아가가가!”

 

 “꺄아아악!”

 

 “으아아악!”

 

 우당쾅. 어쩌다보니 세 사람은 지휘부 막사 앞에 뒤엉켜버린 채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아델이 맨 밑으로 그다음 리엔, 그리고 들어오던 아이엘 순으로. 어떻게 그렇게 엉켰냐고 묻는다면,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서 어떤 누구도 대답할 수 없을 것이었다. 몇 바퀴를 뒤엉킨 채로 구르며, 반대쪽 창고용 천막에 부딪혀버렸으니까.

 

 .......

 

 .........

 

 ..........

 

 “으.... 으아.....”

 

 “콜록... 콜록....”

 

 “사..... 살려줘.... 쿨럭.”

 

 

 

 다시 천막으로 돌아가서, 골골대며 누워있는 아델과 그 옆에서 납작해진 리엔이 앉아있었고, 그들을 한심한 눈초리로 아이엘이 바라보고 있었다.

 

 “도...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예요? 매번 방문 할 때 마다 이러는 것 같은데.”

 

 “나.... 리즌이 그때 그 말 한 이유를 알겠어.”

 

 “정말이지..... 찐빵 같은..... 푹신함이.....”

 

 아델과 리엔은 서로를 보며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그러자 아이엘은 한숨을 크게 내쉬며 두 사람에게 꿀밤을 때렸다.

 

 “으이구, 진짜 두 사람 다 정말...... 장난 칠 기운이 그렇게나 남아있는 거예요? 그리고 리엔씨는 아델씨에게 너무 물든 거 아니에요? 가면 갈수록 닮아가는 것 같은데.”

 

 “히익! 그런 소리는 하지 마세요! 제가 이런 아저씨랑 닮았다는 건가요?!”

 

 아이엘의 말에 리엔은 질색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아델은 아픈 와중에도 킬킬대며 리엔에게 말했다.

 

 “속은 아저씨 맞지. 하는 행동도 그렇고.”

 

 “관리관님은 조용히 하세요! 그나저나 아이엘씨는 여기에 왜 온 거에요?”

 

 “아, 병문안 차 왔어요. 아델씨 일어났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도통 시간이 안 났거든요. 그래도 요번에 시간이 딱 맞아........ 아얏!”

 

 딱!

 

 그녀의 이마에서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델은 그녀에게 딱밤을 날리고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병문안을 오는 건 좋긴 하지만, 네 몸도 좀 신경 쓰렴. 아프면 병문안이고 뭐고 올 수 없으니까.”

 

 며칠을 쪽잠만 자며 일을 해왔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되다 못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게 그녀의 상태였다. 말을 하면서 이렇게 앉아 있기는 하지만,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그녀의 모습이 신경 쓰일 정도였다.

 

 “그래도 일어났다는데 한 번도 안 올 수는 없잖아요. 내일은 전야제라서 바쁠 거고.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싸움터로 가야겠지. 두 사람 모두다.

 

 아이엘이 말꼬리를 흐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솔직히 두렵다. 아델네를 구하러 갔을 때도 겁이 나고 많이 떨었었다. 그런데 전면전을 한다는 것에 온몸이 떨려왔다. 그때 만났던 괴수들이 수십, 수백 배로 쏟아져 달려든다면.........

 

 “그 다음에라도 아직 시간은 있어. 너무 조급해 하지 않아도 돼.”

 

 아델은 어느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했다. 갑자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모습에 아이엘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올렸다.

 

 “저.. 전 어린애가 아니에요!”

 

 “괜찮아. 어린애든 어른이든,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얼굴과 달리 굳은살이 많이 박혀있고, 상처가 담겨있는 그의 손길이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따뜻한 손에 편안함이 느껴졌다. 아니, 그와 있으면 신기하게도 몸도 마음도 편해지는 것 같았다. 물론, 아델이 그녀에게 피로를 풀어주는 무엇인가를 걸어준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납작해져서 종잇장 같았던 리엔의 모습도 어느새 통통한 볼을 부풀릴 수 있을 정도로 귀여운 요정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동시에 언제 꺼내온 건지 모를 차와 과자를 가지고 나타나 있었다. 과자는 아이엘이 병문안 차 가져온 것이었다.

 

 “참, 모처럼 비싼 과자를 가지고 오셨는데, 안 먹어보면 섭섭하죠!”

 

 “리엔. 그거 나 먹으라고 가져온 거잖아.”

 

 “혼자만 다 먹으려고요? 그러다 돼지 돼요. 돼지!”

 

 “돼지는! 난 말랐으니 더 먹어도 된다고!”

 

 “그렇게 말은 하면서 지금 여기 이 뱃살은 뭐에요? 참나, 이렇게 챙겨주는 좋은 부관이 어디 또 있을 줄 알아요?”

 

 또다시 투닥 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 아이엘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델의 병문안을 온 건데, 어째 자신이 더 치유 받는 느낌이 들었다.

 

 “과자는 많으니까 천천히 먹어요. 어차피 내일 또 남으면 구해다 드릴게요.”

 

 “정말요?! 그.. 그럼 부탁드릴게요! 정말로요!”

 

 아이엘의 말에 리엔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엘은 그런 그녀의 눈빛을 보며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한 번 더 끄덕였다. 그러자 리엔은 어린 아이 마냥 과자를 입에 물고 방방 뛰어다녔다.

 

 ‘그래, 이 거짓 없는 모습이 보고 싶었던 거였어. 편안한 모습이.’

 

 

 

 과자 냄새를 어떻게 맡았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리즌 녀석이 나타나서 자리에 끼어들었다. 거기다, 데미아도 놀러왔다가 아이엘을 보고 깜짝 놀라며 뛰어들어 지휘부 막사는 금방 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과자가 정말 맛있네. 다만....... 안에서 부스러기가 상처를 긁는 게 조금 흠인 게 아깝지만......’

 

 아이엘의 미소에 아델은 빙그레 웃으며 과자를 다시 한입 씹었다. 이번에는 차랑 같이 먹었는데..... 뜨거운 차 때문에 속이 타는 것 같았다. 그래도 좋다. 그냥 이런 모습이 보기 좋으니까.

 

 그저.... 모두가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작가의 말
 

 벌써 다음 주가 추석이네요. 흐으..... 이렇게 시간이 빠르다니.... 정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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