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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산타수염
작가 : 광선
작품등록일 : 2019.8.29

29살 직장인 김소하가 어느 날 산타로부터 받은 한통의 편지로 모험을 하게 되는 어른 동화이야기.

 
1부. 산타와의 만남
작성일 : 19-09-04 15:20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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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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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이것이 꿈이든 생시든 아무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얼른 해결해주고 이 바보 같은 현상을 빨리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굉장히 높이 올라왔는지 집들이 작은 모래처럼 노란 불빛을 뿜으며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심장은 쿵쿵 뛰며 아찔한 기분에 심호흡을 했다.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죠?”

 

  “이제 좀 진정됐어요?”

 

  “꿈이라도 얼른 해결해야 뭔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테니까요.”

 

  “일상이라. 매일 똑같이 회사 다니고 주말엔 집에서 TV보는 생활을 말하는 건가요? 그런 생활을 좋아하는지 몰랐어요.”

 

  “좋고 싫고 그런 것이 어디 있죠? 당신은 사람이 아니니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지 않으면 먹고 살아갈 수가 없으니까, 어떻게든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고요. 꿈꾸고 환상에 젖으며 모험을 꿈꾸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그런 것은 다 허황된 꿈에 지나지 않아요. 오늘은 월급 얼마 받았나. 나갈 돈이 얼마 되나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집세는 언제 내고, 결혼은 언제? 결혼하면 아이들에게 돈 들이는 것 생각하고. 일에 치어서 야근하고 취미라고 물어본다면 집에서 영화감상? 이런 삶이 좋다고요? 정말 좋을까요?”

 

  요정은 나를 안쓰러운 표정으로 보며 뭐라고 대답하려 했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난 나의 삶이 구질구질하다.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이 사실이다. 난 죽을 용기조차 없어서 이러고 살고 있으니까.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럼 오늘 하루만이라도 소하양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주어야겠는 걸요. 웃어요. 세상은 아직 행복한 일로 가득해요.”

 

 하얀 요정은 나를 위로하려고 애썼고, 그 마음이 약간은 전달되었지만, 그 말은 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나는 세상에 많이 찌들어 있고, 외로움과 슬픔으로 가득 찼으니까.

 

  하얀 요정과 하늘을 난지 20분 정도 지났을까 어느 하얀 구름 위로 나를 데려갔다. 그곳에서는 나무줄기처럼 웅장하게 뻗어 있는 뿔을 가진 순록 2 마리가 뒤로 썰매를 매달고 얌전히 있었다.

 

  “이들은 루돌프?”

 

 “네, 정확히 말하자면 루돌프는 썰매에 맨 앞자리에서 끄는 사슴이고, 이들은 산타영감의 8마리 중 페퍼와 민트에요. 이 들이 산타영감에게 데려다 줄 거예요. 크리스마스이브의 시간은 지나가고 있으니, 얼른 타요.”

 

 하얀 요정은 우물쭈물 서 있는 나의 종아리를 살짝 앞으로 치면서 나의 발을 앞으로 내딛게 했고, 난 웅장한 사슴을 신기한 듯 쳐다보며 뒤에 놓인 썰매에 걸터앉았다. 썰매는 스키모양으로 바닥이 되어 있었고, 그 위에 어디서 구해왔는지, 욕조가 있었다. 앞부분은 사슴에 몸에 연결된 검은 줄이 뻗어 있었고, 사슴들은 내가 앉아 마자 조금씩 발을 움직이며 뛸 준비를 했다. 소풍을 떠나기 직전 기대와 설렘으로 버스에 올라탄 것처럼 나의 기분도 오랜만에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자, 이제 출발할게요!”

 

  하얀 요정이 사슴들에게 가자고 이야기 하자 그들은 발을 빠르게 움직이며 앞으로 쏜살같이 뛰어갔다. 구름 위를 힘껏 달리던 사슴들 앞부분에는 낭떠러지처럼 휑한 하늘이었다.

 

  “엇? 더는 구름이 없는데?”

 

 구름이 끝나는 부분에서는 나는 숨을 멈춰 버렸고, 사슴들은 마치 바닥이 있는 길을 달리듯 투명한 하늘을 달리기 시작했다. 길이 없는데 어떻게 하늘을 날까? 그리고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냥 직진해서 가도 될 것 같은데 그들은 이리저리 S자처럼 달려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는 나의 몸을 흔들어 놓아 더욱 나의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괜찮아요?”

 

 하얀 요정은 웃으면서 이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고, 난 놀라서 심장이 벌렁벌렁 해졌다.

 

 굉장히 높이 올라와서 그런지 위쪽에는 눈은 내리지 않았고, 밑에 하얀 눈들이 쏟아지는 것이 보였다. 구름 아래로 세상이 보이긴 했지만, 무서워서 더 이상 아래를 볼 수가 없었다.

 

  “지금 산타 영감은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어요. 크리스마스이브 자정이 되면 일을 해야 하니까요.”

 

  “수염을 잃어 버렸다고 했죠?”

 

  “네! “

 

  “어디서 잃어버린 거예요? 왜 다른 요정들이 찾지 않고 제게 부탁하는 거죠?”

 

  “다른 요정들은 산타 영감 선물 주머니에 부리나케 마무리가 끝난 선물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시간을 낼 수 없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좀처럼 한가한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당신을 발견했죠. 시간이 너무 많아서 한가하다 못해 지루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는 당신이라니! 우리에게 그 시간을 나눠 주셨음 했죠.”

 

  “이런. 그러니까 한가한 사람의 손이라도 빌리자 이건가요?”

 

  “싫어요? 딱히 할 것도 없잖아요. 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니.”

 

 “날 놀리는 건가요?”

 

 점점 화가 치밀어 톡 쏘듯 말하자 그는 묘하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보니 처음보다 하얀 요정은 좀 더 커 보였다. 처음에는 50cm의 어린아이나 인형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초등학생 정도로 보였고, 얼굴도 천진난만한 모습처럼 되어 있었다.

 

  “하하. 놀리는 건 아니에요.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시원한 바람이 자다 일어나서 지저분하게 사방으로 뻗친 검은 머리를 뒤로 흩날리게 했다. 그리고 보니 한 겨울인데 추위를 못 느끼고 있었다. 그냥 집에서 입은 간단한 차림이었는데…. 아마 이 흰 요정이 요술을 부리고 있겠지.

 

 

  “자, 도착했어요.”

 

  “금방이네요. 이러면 순록을 타고 오지 말고 당신이 데려와도 되지 않아요?”

 

 너무 어이없이 금방 내리는 바람에 썰매를 더 타고 싶었던 내 마음은 조금 침울해졌다.

 

  “당신이요? 제가 이름을 말하지 않았던가요?”

 

 요정은 자신이 마치 큰 실수라도 한 것처럼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굉장히 미안해했다.

 

  “죄송해요. 이럴 수가. 그럼 정식으로 다시 소개하죠. 안녕하세요. 김소하양. 저는 산타영감의 17번째 요정 라푼이라고 합니다.”

 

  “라푼.”

 

  “네. 소하양이 불러주니 기분이 묘하네요.”

 

  부드럽게 웃으며 마래는 나의 손을 잡고 썰매에서 내렸다. 그는 더 이상 어린아이도 아니었고, 15살 정도의 소년처럼 해맑아 보였다. 금방 키가 자라 버렸다니. 그리고 요정일 뿐인데도, 오랜만에 남자의, 비록 성별이 없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의 손이 날 잡았을 때의 온기는 마음속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사실 나도 라푼이 소하양이라고 꼬박꼬박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때마다 기분이 묘해. 다들 날 김양이라고만 하니까.’

 

 마음속으로 나도 모르게 말해 버렸는데, 그것을 듣기라도 했는지 갑자기 라푼이 뒤를 돌아 나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사슴이 멈춰진 곳은 땅이었고, 하얀 이불처럼 폭신하게 내려앉은 눈은 나의 발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눈이 차갑기는커녕 오히려 따뜻하다니.’

 

 하얀 눈으로 덮인 작은 오두막 앞으로 가서 라푼은 문을 두드렸다.

 

  “똑똑”

 

 라푼이 문을 두드리자마자 문이 벌컥 열리며 포근한 불빛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어, 어서 와 라푼! 산타할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셔.”

 

 또 다른 하얀 요정이 라푼을 반기며 안으로 들어올 것을 재촉했다.

 

  “아! 소하양이다!! 어서 와요!!”

 

 그 하얀 요정도 15세 정도로 보였고, 이번에는 소녀 같았다. 온화하고 따뜻한 마음이 넘쳐나듯 나를 반기었다. 그것도 상당히 과하게.

 

  나의 팔에 팔짱을 끼며 엉겨 붙은 그 요정은 나를 집 안으로 안내했다.

 

 겉보기에는 매우 작은 오두막으로 기껏해야 5명 정도가 들어갈 정도였는데, 안은 거대한 박물관처럼 매우 크고 안에서는 여려 명의 요정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다들 녹색의 앞치마를 매고 하얀 색의 밀가루 같은 것을 묻혀서 뭔가 만들고 있었다.

 

  30~40명 정도의 요정들이 하얀 가루로 형체가 오묘한 것들을 들고서는 이러 저리 돌아다니고 있었고, 어떤 요정은 책들을 살피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저마다 자신의 임무에 열성인 듯 누가 들어와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저도 여기까지만 같이 와야겠네요. 일이 산더미라. 다음에 우리 같이 꼭 놀아요. 소하양”

 

 그 요정은 윙크를 하며 마지막까지 내 손을 놓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친숙하고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느낌이 났고 엄마의 따뜻한 정처럼 그녀의 손이 몹시도 따뜻하게 나의 마음을 저미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한 채로 나를 어느 방 앞에 놔두고 저 멀리 바쁜 일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라푼이 방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어이, 영감! 예쁜 아가씨를 데려왔다고!”

 

 ‘뭐? 영감이라면…혹시 산타할아버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드디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그 분을 직접 보게 되다니. 동화책이나 영화 속에서 등장했던 자칭 산타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뚱뚱한 뱃살이 출렁거리고 상하를 구분하는 허리띠와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의상들. 빨간 장화, 빨간 바지, 빨간 윗도리, 빨간 모자! 그리고 하얀 수염. 수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껄껄 웃은 자상한 노인. 그 모습을 생각하며 라푼이 연 방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오~ 왔구나. 어서 오렴.”

 

  “산타라고?? 저 사람이?”

 

 난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생각했다고 분명 느꼈는데 입 밖으로 소리치고 말았다.

 

  “하하. 거봐요. 소하양도 당황해하죠.”

 

  “그렇지만 별수 없어. 난 수염이 없는 산타인걸.”

 

 바로 의기소침해진 산타는 지금이라도 벌떡 일어나 레슬링을 할 듯이 권장한 체격에 근육도 나 있고, 반팔 나시를 입은 30대 초반의 남자로 소파에 앉아 잔뜩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며 웅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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