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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6. 전야제(4)
작성일 : 19-09-03 21:58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7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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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흠,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어떨까 싶어요.”

 

 스피넬의 설명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모두들, 그 피구라는 거..... 꽤나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피구랑 줄다리기, 그 외에는 하고 싶어 하는 거랑..... 마지막으로 몰래 준비하는 거는..... 7일 뿐인데 가능하겠어?”

 

 리엔은 마지막에 스피넬이 말했던 것에 조금은 걱정되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그러자 스피넬은 자신 있다는 듯 엄지를 치켜들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야 항상 하는 거니까 상관은 없어요. 그러니 다들 종목 연습이나 해두라고요.”

 

 “그래 맞아! 분명 상품 같은 것도 잔뜩 준비한다고 하셨으니까!”

 

 조금은 와전이 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다들 논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무엇보다 그날 순찰을 안돈다고 하니, 걱정 말고 놀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럼 회의 끝! 그럼 난, 보고 하러 갈 테니까 다들 시범 경기하고 있어!”

 

 “넵! 부관님!”

 

 리엔은 회의가 무사히 끝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자리에서 일어나 종이에 메모한 것을 들고 곧장 지휘부 막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뒤에서 잠시 비명소리가 나는 게 신경 쓰이긴 했지만,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그대로 무시하고 걸어갔다.

 

 “그나저나 서류는 다 처리 하셨을까? 분명 다 못했을 것 같은데.”

 

 다행이 아델이 채찍질을 하면서 리즌을 부려먹은 덕분에, 그 끔찍했던 서류 탑은 거의 정리가 된 상태였다. 대신 리즌의 푸념을 잔뜩 들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뭐, 한 귀로 흘려들으면 되니 상관은 없지만.

 

 그나저나 뒤에서 누군가가 따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돌아본 것에 화들짝 놀란 울프강이 그녀를 바라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더듬었다.

 

 “아.. 아앗! 안.. 안...녕하..세요?! 나.. 날씨가 참 맑죠?”

 

 “아, 안녕하세요? 근데, 이렇게 우중충한 날씨에 참 맑다고 하시니 별난 사람이네요.”

 

 돌 직구 같이 들어오는 그녀의 말 그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우연치 않게(?) 길을 가다가 그녀의 모습이 보여서 말이나 걸어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거기다 바로 이런 때에,

 

 “후에에.... 어라? 울프강! 안녕! 어라? 요정씨도 같이 있네?”

 

 에트만이 마침 지나가다 두 사람을 보고 손을 흔든 것이었다. 그는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부끄러워서 꼬리가 마구 흔들리는 것을 막기 너무 힘들었다. 그 사이에 그를 바라보는 리엔이 그에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왔다.

 

 “어디 몸이 안 좋으신가요? 왜 이리 땀을 많이 흘리고 있어요?”

 

 랑아족 수인치고 땀을 흠뻑 흘리고 있는 그의 모습에 살짝 걱정된다는 듯이 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만 울프강의 심장에 무엇인가가 크게 꽂히는 것이 느껴졌다.

 

 “아.. 아! 괘.. 괜찮습니다! 바... 방금 전까지 뛰고 있어서 열이 조금 늦게 올라왔을 뿐입니다. 쉬고 있을 때야말로 몸을 다듬을 때니까요!”

 

 “랑아족이 땀을 흘릴 정도로 뛰고 계시다니. 대단하시네요! 그에 반해 우리 애들은 매번 도망만 가려고 하는데..... 휴우.... 군기반장도 없어서 관리하기 힘들더라고요.”

 

 리엔이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으며 말을 했지만, 그의 귀에는 그런 것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자신을 향해 ‘대단하다’라고 말한 것에 그만 숨이 턱 멈출 것 같았다. 실제로도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고 그저 리엔이 하는 얘기만 흘려듣고 있는 그였다.

 

 “아! 두 사람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군단장님이 저 친구를 불러서 말이죠. 데리고 가도 될까요?”

 

 결국 보다 못한 에트만은 그의 팔을 붙잡으며 리엔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리엔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괜찮아요. 저도 잠시 관리관님께 가다가 만났거든요. 급하신 일이실텐데, 붙잡아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가끔은 우리들도 숨 좀 돌려야죠. 그럼 이만.”

 

 뭔가 잘못 먹기라도 했나? 에트만의 뜻밖의 모습은 모두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변에는 그와 울프강, 리엔 뿐이어서 또 다른 모습의 에트만을 본 사람은 그 외에는 없었다. 아니, 거의 선채로 기절한 울프강도 못 봤으니, 그 모습을 본 사람은 리엔 혼자뿐일까 싶다.

 

 “안녕히 가세요!”

 

 울프강을 끌고 가는 에트만에게 해맑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준 그녀는 다시 지휘부 막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펄럭!

 

 “관리관님! 저, 왔어요! 몸은 어떠신가.......요?”

 

 역시 밝고 명량한 그녀의 모습은 보기가 좋았다. 하지만 반대로 우울해지다 못해 슬픔이 폭발할 것 같은 막사 안의 상황에 그녀는 잠시 머리에 무엇인가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 무슨 일 있으셨나요? 두.. 두 분 눈가가 퉁퉁 붓다 못해......”

 

 “아.. 아앗! 리엔?”

 

 깜짝 놀란 아델이 그녀의 등장에 깜짝 놀라며 급히 눈물을 훔쳤다. 리즌 역시 눈물을 훔치며(?) 급히 고개를 돌렸다. 곧, 두 사람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리엔에게 말했다.

 

 “무.. 무슨 일로 왔니?”

 

 “자.. 잠시 매운 생강차를 마셔서 그랬어!”

 

 생강차를 마신 것은 사실이다. 근데, 그렇다고 그 정도에 눈물을 흘릴 사람들은 아니다. 거기다 그 어색한 미소는 언제나 그 시커먼 속내를 숨길 때나 내는 모습이었다. 미묘한 차이를 알지 못하면 사람들은 그저 넘어갈 수도 있는 연기력이긴 했지만, 그러기에는 눈가가 너무 퉁퉁 부어서 알아차리기가 너무 쉬웠다.

 

 “참나, 두 사람 또 싸웠어요? 아님 슬픈 이야기라도 나눴나요?”

 

 메모장을 건네려다 말고, 리엔은 입술을 툭 내밀며 툴툴 댔다. 그녀의 태도에 두 사람은 더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우.. 우리 싸우지 않았어!”

 

 “전혀! 그저 조금 안 좋은 소식을 들었을 뿐이야.”

 

 “안 좋은 소식이요? 무슨 일이 있나요?”

 

 “그... 그게..... 다른 중요한 안건 관련해서 서류가 통과하지 않았거든. 내가 발의한 의견서가 말이야.”

 

 “흐음? 그런 것 가지고 그럴 분들이 아닐 것 같은데요?”

 

 리엔의 탐구심과 추궁에서 빠져 나오기는 이세상의 어떤 누가 오더라도 힘들 것이다. 특히 저 눈빛...... 눈망울에 빠진다면 거짓말을 내뱉는 것은 어지간해서는 힘들 것이니까.

 

 “그... 그게..... 실은......”

 

 아델은 한숨을 내쉬며 리즌을 바라보았다. 리즌은 그의 눈빛을 보며, 잠시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무수히 많은 생각과 비밀스러운 신호들이 오가고 있었지만, 리엔은 그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릴 뿐이었다.

 

 “시답지 않은 이상한 몸짓들 주고받지 말고 빨리 말해요. 관리관님의 신체 건강 상태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저에게는 일이란 말이에요.”

 

 아... 이렇게 좋은 부관이 어디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불편한 상황이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느낌이니까. 아플 때는 좋긴 하지만, 가끔씩은 사생활도 존중해줬으면 하는데 말이다.

 

 아델은 잠시 심호흡을 하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휴우.... 그럼 이 사실은 너만 알고 있어야 해. 정말 믿는다고.”

 

 “제가 누군데요. 걱정 마세요.”

 

 리엔은 그런 그의 모습에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모습에 아델은 작게 그녀의 귀에 대고 무어라 속삭였다. 그러자 리엔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그게 사실인가요?”

 

 “오늘 아침에 전달 받았어. 참,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군단장들을 제외하고 나 정도뿐이니까. 알았지?”

 

 휘둥그레진 눈을 크게 뜨고 있는 그녀의 멍한 표정에 그는 짧게,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옆에서는 리즌이 이마에 손을 얹고 고갤 돌려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리엔과 그녀의 관계가 어떤지 잘 아는데, 그걸 거기서 왜 얘기했냐고 눈빛을 보냈지만, 아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저 천막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젠장... 오늘은 여러모로 꼬이네.”

 

 참 여러모로 꼬인단 말이지. 여러모로.

 

 

 

 - 전진 기지, 최북단의 어딘가 -

 

 

 햇빛이 잘 내리지 못하는 구역이라서 그런지 바람이 쌀쌀하다 못해 주변의 모든 것을 얼릴 것만 같았다. 만약 여기에 물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게 된다면 바로 얼어버릴 것 같지만, 황량한 풍경 속에서 그것들을 찾기란 어려웠다.

 

 “후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요? 참, 신기하네요. 이렇게 황량한 곳에서도 시간이 흐른다는 게........”

 

 밝게 빛나는 금발에, 이 추운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는 어깨가 드러나는 긴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자가 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옆에는 갈색 로브를 입은 사람이 서 있었다. 갈색 로브는 그녀를 보고 투덜거리며 말했다.

 

 “하아..... 참, 감성적이네. 기분 나쁘게 말이야.”

 

 “왜요? 이런 게 바로 신관의 소양이죠. 감성적으로 다가가라~! 이성에 맡기지 말고~!”

 

 “감성은 얼어 죽을. 네년한테 감성 같은 게 있었다면 아가들이 죽을 때 슬퍼해야지? 안 그래?”

 

 갈색 로브의 말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던 여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마치 벌레를 보는 것 마냥, 혐오스럽다는 듯이.

 

 “어머? 그저 폐기물에 불과한 녀석들을 써줬을 뿐인데, 왜 슬퍼해야하죠?”

 

 “폐기물? 그들은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래요,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거. 근데, 그런 위대한 업적에 써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게 그들이에요. 그들은 세계를 좀 먹는 기생충이었다는 것을 잊어버렸나요?”

 

 일그러진 표정 속에서 나오는 섬뜩함. 갈색 로브 역시 진한 살기를 내뿜으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모종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 사이로 붉은 로브를 입은 남자가 걸어 들어왔다.

 

 “흐음, 아카레니님, 카데우스님 또 싸우는 건가요?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네요. 두 분 다.”

 

 “아.. 아니에요! 싸우고 있었다니......”

 

 몸을 배배꼬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갈색로브를 아카레니는 비웃듯이 입 꼬리를 살짝 올렸다. 순간 갈색 로브의 눈빛이 날카롭게 그녀를 노려봤지만, 붉은 로브의 남자 때문에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함부로 이계의 이름을 꺼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당신은 너무 부주의하군요?”

 

 “아...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두 분이서 싸울 것 같아서 말이죠.”

 

 “그래도 혹시 몰라요. 관여는 안하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그 망할 ‘신’이 움직일지 모른다고요.”

 

 아카레니는 붉은 로브에게 핀잔을 주며 말을 했다. 그런 그녀의 말에 붉은 로브의 남자는 잠시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신이라.......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거지?’

 

 여태껏 같이 지내면서 든 생각이다. 매번 이름을 감추고 있으라는 것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그 이유가 불러도 없는 ‘신’ 때문이라는 것이 솔직히 믿기가 힘들었다. 기도를 해도, 공물을 바쳐도, 세계가 멸망해가고 있는데도 그 문제의 ‘신’이라는 녀석을 본적이 없었으니까. 근데....... 뭐가 무서워서 이름까지 숨겨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그녀의 속은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였다. 그래도 한때 선주였던, 오래전 신화시대에 건너온 인물이니 차마 그 말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건 그렇고 왜 여기에 온 거죠?”

 

 그녀는 반성의 기미가 없어 보이는 그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종이를 주머니에서 꺼내며 말했다.

 

 “아, 곧 있으면 다시 녀석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보고를 하려고 왔습니다. 다만,”

 

 “다만?”

 

 아카레니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런 그녀에게 그 종이를 건네며 말을 이었다.

 

 “다만....... 몸체가 되는 녀석의 거부반응이 심해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얼마나 걸리죠?”

 

 “올해 안으로는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뭐? 올해 안으로 불가능하다고요?”

 

 그의 말에 갈색 로브는 살짝 자존심 상했는지, 목소리가 많이 올라가있었다. 반면, 그의 말에 아카레니는 피식 웃으며, 팔짱을 끼곤 말했다.

 

 “후후. 그러면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완성이라는 거군요.”

 

 “그...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아카레니는 잠시 뒤를 돌아 한쪽의 큰 언덕을 바라보았다. 방향으로는 남쪽이니, 언덕 너머에는 인간들의 기지가 있는 곳일 것이다. 지금쯤이면.......

 

 짝. 짝. 짝.

 

 “하하하하, 이거 참 재밌네요. 재밌어.”

 

 갑자기 그녀가 박수를 치며 웃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갈색 로브와 붉은 로브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년이 실성했나?”

 

 “재밌잖아요. 이 상황이.”

 

 한때 인간 족들에게 신처럼 떠받들어 질 때, 이맘때쯤이면 하던 축제가 떠올랐다. 아마 후대에도 계속해서 하고 있겠지. 괴수들의 습격을 막았다. 괴물을 죽였다.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항상 교역로를 습격하던 괴수들도 거의 자취를 감춘 모습에 그들은 들떠 있을 것이다. 모두들 조만간에 괴수들의 위협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처음으로 인간이 괴수들을 물리치게 될 순간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새해가 되자마자, 그 모든 바람과 희망이 짓밟히는 순간~. 상상만 해도 얼마나 짜릿할까요? 안 그래요?”

 

 온몸을 부르르 떨며 한껏 고양감을 드러내는 그녀의 모습에, 갈색로브는 아니꼽다는 듯이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리며 툴툴댔다.

 

 “퍽이나. 반대로 녀석들의 사기가 두터워지면 귀찮아질 거라고.”

 

 “걱정 마세요. 그렇게까지 해놔야 그 뒤에 오는 절망감으로 공포심이 커질 테니까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하늘 위를 쳐다보았다. 모래바람에 가려지긴 했지만, 해는 어느새 하늘 정 중앙에서 열심히 반대편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차가운 모래바람이 그녀의 주변을 지나가면서 그녀의 두 뺨을 붉게 물들였다. 붉은 로브는 그런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녀의 금발만큼이나 빛나는 눈동자가 붉게 물드는 것을 보니 무엇인가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어우..... 그러니까 조금 흉측하네.”

 

 “또 그새 입을 못 참는 건가요?”

 

 “그건 그렇고. 그래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건 데?”

 

 갈색 로브의 말에 아카레니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천천히 내렸다. 아카레니는 그 환한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전야제잖아요? 안 그래요?”

 

 전야제. 올해를 잘 보내게 해줬다는 것을 기리면서, 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 풀리길 비는 기간.

 

 “전야제? 난 솔직히 그런 쓰레기들이 하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데?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고.”

 

 “당연히 쉬어야죠. 어차피 전력의 반 이상이 날아갔잖아요? 녀석들도 채워야 하고, 무엇보다 그 바보가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니까요.”

 

 “이런... 공세를 계속 밀어붙여도 모자라는 판에 쉬라.. 읍?!”

 

 갈색 로브의 입술에 살포시 그녀의 손가락이 닿으며, 녀석의 말을 막아섰다. 덕분에 불쾌함을 느낀 녀석은 몸을 부르르 떨며 화를 내려고 했지만, 아카레니는 오히려 그 화가 난 얼굴 가까이로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그 쓰레기들 당장 쓰지 못하잖아요? 그건 당신이 더.잘.알.고. 있잖아요? 오히려 그걸 더 보내면 녀석들의 사기만 북돋게 해 줄 거라고요.”

 

 차마 맞는 말이니 반박은 할 수가 없지만, 분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반면, 그런 갈색 로브의 모습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그녀는 손가락을 천천히 떼어 자신의 입술에 가져다대고 윙크를 했다.

 

 이대로 가다간 두 사람이 싸우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붉은 로브는 박수를 치며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자, 그러면 두 분 다 진정하시고, 앞으로의 일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가하도록 하죠. 카... 아니지, 그럼 같이 가실까요? 아가씨?”

 

 “어머? 정말로? 호호호호.”

 

 화가 잔뜩 나있던 갈색 로브는 붉은 로브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밝게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붉은 로브는 그렇게 아카레니에게 인사를 한 뒤, 갈색 로브를 데리고 반대편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아카레니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참, 누군가를 다루는데 도가 텄군요. 정말이지, 당신 같은 인물이 제 옆에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멀어져가는 둘의 모습을 뒤로 한 채, 아카레니는 다시 뒤를 돌아 남쪽의 높은 언덕을 바라보았다. 마침 언덕의 높은 자리를 태양이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이곳과는 사뭇 다른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저 가식적인 따뜻함의 뒤편에서 숨어있는 녀석들을 모조리 없애버릴 순간이.’

 

 그녀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태양이 넘어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보았다. 그 자리에 어둠이 짙게 깔릴 때까지. 햇빛이 사라지고, 모래바람에 묻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말이다.

 
작가의 말
 

 오늘은 조금 일찍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후후후!

 

 그리고 벌써 새학기가 시작되었군요! 밖에서 학교로 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적당히 술 마셔줬으면 하는데;;;; 집 옆에 술집이 조금 있어서 많이 시끄럽거든요;;;

 

 참! 곧 옆동네 작품도 업데이트 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그럼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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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연대기 - 마
크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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