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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6. 전야제(2)
작성일 : 19-08-27 22:50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7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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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테레아, 알레트란 령, 알마지오의 저택 -

 

 

 새해가 다가오는 것 같은 것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밖의 풍경. 수많은 비공정들에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문구들이 적혀있었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날이 갈수록 몸이 아파오는 것은 느꼈었다. 삐걱거리는 관절이라던 가, 가끔씩 몰려오는 두통 같은 것은 그저 나이를 먹어서 생긴 것이라고 말이다.

 

 “........”

 

 침대에만 누워 있는지 7일이나 지났다. 그저 푹 쉬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그저 한탄스러웠다.

 

 “대공...... 손님이 오셨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옆에서 그를 돌보던 집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했다. 그의 태도를 본 알마지오는 가만히 말없이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의 상태를 숨기기 위해서 가급적 아무도 들이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온 손님은 조금 특별했다. 아마, 집사가 거부하기에 힘든 사람이 왔을 것이 분명했다.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해줄 수 있겠나? 잠옷 차림으로 만날 수는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해보겠습니다.”

 

 집사는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알마지오는 그를 붙잡았다.

 

 “아니다. 그냥 들어오게 하는 게 낫겠구나. 대신.... 사람들을 모아줬으면 좋겠네.”

 

 그의 말을 들은 집사는 순간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와 일생을 거의 함께 보낸 그였기에, 그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모두.... 불러오면 되겠습니까?”

 

 “그래....... 막상 닥치니까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구나.”

 

 그의 말에 집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 밖으로 문 밖으로 나가 모두를 부르러 갔다. 알마지오는 그런 집사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만 보았다.

 

 

 잠시 후, 그의 침대 곁에는 수명의 사람이 둘러 서 있었다. 대부분 저택의 사용인으로, 그와 오랫동안 지냈던 인물들이었다. 넓은 저택과 달리 사람은 몇 명 없는 것은, 다른 이들은 전야제를 위해 휴가를 보내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저 자신과 친한 측근들이나 그를 아끼는 사람들만이 곁에 있을 뿐이었다.

 

 “폐하....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 아침 업무를 마치고 휴가를 낸 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까 하고 몰래 찾아온 에테레아의 국왕 알레르가 있었다. 그저 차 한 잔 마시러 왔을 뿐이었는데.........

 

 “지금은 폐하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네. 친구여.”

 

 그의 힘없는 손을 붙잡으며 알레르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일찍 발견했다면 금방 치료했을 내종양이 이렇게 커져있었을 줄은 몰랐었다. 일종의 암과 같기는 하지만, 퍼지기 전에 수술만 한다면 괜찮은 병이었다. 다만, 지금 그의 몸에는 이젠 손을 쓰기도 힘들 정도로 너무 퍼져서 그의 몸을 갉아먹고 있었다.

 

 “제가 관리를 하지 못한 탓입니다. 그냥 가볍게 진찰 한번만 받았으면 했는데 말입니다......”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 텐데 자신을 바라보는 친구 앞에서 밝게 미소를 지으며 또박또박 말을 하고 있는 그였다. 모두를 위해 강한 척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 그런 그를 바라보며 알레르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만 붙잡을 뿐이었다.

 

 빨리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그가 아프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었다. 평소에 아픈 척을 하지 않고 매일 업무를 보는 그였으니까 말이다.

 

 “최근에 저택에 누워있느라 밖의 소식은 통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듣지 못하고 있다니........ 자네는 이미 밖의 소식을 다 알고 있지 않은가?”

 

 현재 전선에서의 상황이 고착화되었기는 했지만, 꽤나 성과를 얻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가장 위험한 작전에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돌아온 아이엘의 이야기도 잘 알고 있었다. 그저 단지,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입에서 듣고 싶었을 뿐이다.

 

 “딸아이는 잘 하고 있네. 이번 작전에서 괴수들도 많이 해치운 모양이야.”

 

 “하하하..... 저번에도 괴수 몇 마리를 해치웠다고 자랑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떠들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그가 도와주긴 했겠지만 말이죠.”

 

 “그래도 괴수 수십 마리를 해치운 것은 대단한 기록이지. 아마 에테레아에서 제일 많은 괴수를 해치운 사람으로 기록 될 걸세. 아마 역사책에도 기록 될 거고.”

 

 “하하하, 다행입니다..... 정말로... 다행.. 쿨럭.....”

 

 모두들 그의 기침 소리에 화들짝 놀라 그에게 다가왔다. 알마지오는 그런 그들에게 괜찮다고 손짓을 한 뒤, 천천히 자신의 품에서 작은 편지를 꺼내들었다.

 

 “이 편지를 보낼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그 편지 뒤편에는 알레르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게 무슨 편지인지는 알레르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자신에게 건네려는 그의 손을 밀며 말했다.

 

 “아닐세..... 이제, 이 편지를 보내지 않아도 되지 않나?”

 

 “하하하.... 그건 또 그렇게 되는 군요. 폐하......”

 

 알마지오는 잠시 저택의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넓은 천장이었나? 평소에는 바라보지 않는 곳이니, 매번 책상 아래의 좁은 공간만을 바라봤으니 이렇게 저택이 큰지도 몰랐다. 아니면, 미련 때문에 그럴 수도......

 

 “폐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그냥 이름으로 부르래도.”

 

 “하하하...... 그러기엔 보는 눈이 많지 않습니까?”

 

 “모두들 나랑 자네의 사이를 아는 사람들이지 않나?”

 

 알레르의 말에 알마지오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의 미소에 알레르 역시 미소로 화답하며 그의 손을 꼭 붙잡았다. 알마지오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알레르. 그럼 한 가지만 부탁하겠네....... 곧 있으면 새로운 해가 찾아오지 않나? 그럼 사람들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축제를 준비하고 있을 걸세. 전야제도 7일이나 남았잖나? 모두가 즐거워하고 있을 테니, 난 그런 그들의 기분을 난 망치기 싫다네. 그러니 내 장례는 치르지 않기로 하세. 그래주길 바라네.”

 

 그의 말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알레르는 그런 그를 보며 두 뺨으로 작은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장례라니.... 그게 무슨 당치않은 소리야. 어서 나아서 같이 전야제를 보러가자고.”

 

 하지만 그의 손은 점점 떨리다 못해 힘이 빠지는 게 느껴졌다. 알마지오는 감겨오려는 눈을 겨우 겨우 뜬 채로 그에게 말했다.

 

 “미안하네...... 올해의 전야제에 자네 곁에 있지 못해서.........”

 

 점점 희미해지는 시야와 흐릿해져가는 모두의 얼굴.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표정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그 표정을 보니 그의 두 눈에서 마지막으로 타오를 것 같은 눈물이 흘러내려왔다.

 

 “딸에게는 여행을 갔다고 전해주게.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게 해주길 바라네. 그래야.... 그 아이가 일에 집중을 할 테니까.”

 

 “그렇게 하겠네.”

 

 더 이상 눈은 떠지지 않는 것 같았다. 손에 들어간 마지막 힘도 이제는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그에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는 마지막으로 힘차게 뛰고 있는 심장뿐인 것 같았다. 이 역시 곧 있으면 꺼져가겠지만 말이다.

 

 “그 아이의 드레스를 보지 못한 게 한이네........ 그 아이가 활짝 웃고 있는 것을 말이야....... 그리고 그 옆에서 손을 잡아주지 못한 것도..........”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천천히 마지막 눈물을 흘리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그의 숨을 바라보며, 모두들 숨죽여 고갤 떨구고 그의 곁에 머물렀다. 마치 그가 죽은 게 아니라 그저 시간이 멈춘 것 마냥, 그렇게 말이다.

 

 

 

 

 - 전진기지, 6군단 숙영지 내 토벌부대 막사 -

 

 

 “후...... 영감님... 정말......”

 

 그의 편지를 천천히 내리며 아델은 잠시 고개를 숙였다. 항상 밝게 웃으며 말하던 그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조금 괴짜 같은 성격에, 이상한 일을 많이 벌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가 전혀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았으니까 말이다.

 

 “일단 네 앞으로 오긴 했지만........ 이거... 아이엘한테 전해줘야 하나......”

 

 데미아는 나름 고민하며 그에게 말을 했다. 아이엘의 직속상관이니 이 소식을 알려줘야 하겠지만, 편지 내용에는 전해주지 말라고 적혀 있으니 말이다.

 

 “나중에 전해줘야겠지.......”

 

 아델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편지를 간이 책상 한쪽에 올려두었다. 병사들의 동요가 없도록 , 그리고 아이엘이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는 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전야제 후의 공세를 알고 있나보셨네.”

 

 간단한 안부나 부탁 말고도, 편지 안에는 공세에 관한 지원에 대해 적혀있었다. 이번 토벌전이 사실상 거의 괴수와의 회전과 다름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에테레아의 지원을 아낌없이 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나름 좋은 소식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된다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여기서 밀리면 연합정부의 3개의 군단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고, 북쪽의 영향력을 모조리 잃게 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동시에 동부 동맹에게도 크나큰 위험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영감님..... 너무 도박을 하시는 거 아닙니까. 너무 큰 기대를 거시는 것 같은데.’

 

 반대로 이 토벌전의 승리는 동부 동맹의 입지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전적으로 그를 믿고 있기에 이렇게 한 것이다. 떠나면서까지 그는 몇 단계 앞을 보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선택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는 이제 그의 손에 달린 것이었다.

 

 “참, 전야제 준비는 잘 되어 가냐?”

 

 아델은 화제를 전환할 겸, 앞으로 다가올 새해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곧 있으면 새해가 다가오니, 사람들 나름 그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음? 뭐, 군대가 다 그렇지. 그냥 퍼 마시게 할 계획인데?”

 

 아바르의 말에 모두 피식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게 가장 이상적인 것이기도 하지. 이미 그의 남은 잔고를 다 털어서 먹을 것을 사뒀을 것이 뻔했다. 어차피 다음 공세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마당에 있는 돈이라도 다 쓰자고 말이다.

 

 “후으...... 이 술고래들 같으니라고. 매번 퍼 마시기만 하다니......”

 

 모두가 웃고 있는 와중에 데미아는 그런 그를 보며 쓴 소리를 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모습에 아바르는 툴툴거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럼 뭐, 따로 준비한 거라도 있어?”

 

 “뭐,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극단이나 서커스 같은 거? 그리고 운동회 같은 것도 준비해두고 있지.”

 

 데미아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계획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병사들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으니, 그녀 나름 이번 전야제를 신경 쓰고 있는 모양이었다. 근데.....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려는 것 같지만, 솔직히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히려 너무 많이 하려다가 망치는 게 아닐 런지.

 

 “후... 우리도 저런 거 한번 해볼래?”

 

 리즌은 데미아의 말을 듣고 아델을 보며 말을 했다. 인원수가 적어서 동네잔치쯤이나 될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꽤 괜찮은데? 아멜은 어떻게 생각하니?”

 

 “네? 저야 뭐.... 상관없기는 한데,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올까요?”

 

 “응, 그랬으면 좋겠어. 부탁 좀 할게.”

 

 아멜은 아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쪼르르 밖으로 나갔다. 마치 어린 아이가 심부름을 받은 것 마냥 뛰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델은 잠시나마 미소를 지었다. 그저 저 모습을 오랫동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그만 아프고 일어나. 알았지?”

 

 그런 그의 생각이라도 읽었는지 데미아가 피식 웃으며 그의 등을 한 대 후려쳤다. 어찌나 세게 쳤는지 등이 얼얼하다 못해 부어 터질 것 같았다.

 

 “아야! 으.. 나, 환자인데....”

 

 “환자라도 너라면 괜찮지, 뭐.”

 

 데미아는 그런 그의 아픈 등을 한 대 더 툭 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아이엘이 그녀를 찾을 시간이 된 것이다. 몰래 빠져나왔으니 아마 또 찾으러 백방 돌아다닐게 분명했다. 동시에, 아바르 역시 슬슬 업무를 보러 가야 할 시간이기에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우린 이만 가볼게.”

 

 “그래. 알았어.”

 

 떠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서 리즌 역시 떠나는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며 가만히 서있었다. 그도 나가려고 했지만, 뒤에서 몰래 그의 손이 그를 붙잡고 있어서 나가질 못한 것이다.

 

 “너는 일을 하고 가야지?”

 

 “일하기 싫어! 일하기 싫다고!”

 

 “아픈 나도 하잖아? 그리고 우리 귀여운 부관이 요즘 힘들어하고 있다고. 네놈이 자꾸 일을 안 해서 말이야.”

 

 “싫어~! 싫다고!”

 

 그는 이미 그를 간이 책상 앞에 묶어두고 앞에 서류들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수많은 서류의 탑. 그동안 그가 아파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많은 양의 2군단 서류와 그 외의 서류들이 잔뜩 있었다.

 

 “도망가지 말고. 일하시죠? 군.단.장.님?”

 

 “히... 히이이익!”

 

 밖에서 소리만 들으면 누군가 하나를 잡고 고문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 소리를 아무도 듣지 못했다. 그저 그의 외로운 비명만이 천막에 울릴 뿐이었다.

 

 

 한편 오랜만에 지친 몸을 푹 쉬고 일어난 리엔이 기지개를 펴면서 숙영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산더미 같은 서류에 파묻혀서 죽는 줄 알았는데, 이제 겨우, 정신을 차린 아델이 대신 해준다고 해서 처음에는 말렸었지만

 

 ‘안돼요! 아직 환자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요!’

 

 ‘괜찮아. 좋은 일꾼이 있거든.’

 

 호언장담을 하며 고개를 들고 있는(정확히는 베게에서 겨우 고개를 든 것뿐이었다.) 그의 말에 떠밀려 푹 쉬게 된 것이다. 덕분에 이렇게 늦은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산책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즐기고 있는 것이었다. 뭐, 산책이라고는 하지만,

 

 “후아아... 암.... 이렇게 푹 자본 적은 오랜만이야.”

 

 그냥 천막 주변을 빙글빙글 돌뿐이었지만 말다. 뭐, 보폭이 좁은 그녀한테는 꽤나 오랫동안 걷고 있는..... 아얏. 아.. 야얏!

 

 “언니!”

 

 “응? 아멜?”

 

 아멜이 열심히 뛰어오는 것을 보고는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꽤나 맹렬하게 뛰어오는 것을 보니 무슨 부탁이라도 받았나 싶기도 했다.

 

 “너, 또 관리관님한테서 이상한 부탁 받았니?”

 

 “네.. 네? 아! 그건 아니에요. 다만 모두 모여서 상의할 게 있어요!”

 

 “상의? 무슨 일인데?”

 

 “그게..... 아저씨가 곧 올 전야제에 다 같이 즐길 만한 것을 해보자고 해서요. 그래서 뭘 할지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려고요.”

 

 리엔은 그녀의 말에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바보들을 모두 모을만한 놀이가 있을 까? 주의 산만한 녀석들을........

 

 “어? 언니~! 아멜~!”

 

 마침 지나가던 스피넬이 그녀들을 보고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그 모습에 아멜과 리엔은 손을 흔들며 그녀를 반겨주었다.

 

 “잘 잤니? 몸은 좀 어때?”

 

 “저야 괜찮죠. 근데, 진짜 너는 대단하다. 제일 피곤할 애가 제일 생생하게 돌아다니다니.”

 

 가장 격렬하게 움직였던, 그러면서 괴물의 공격을 받았음에도 아멜은 멀쩡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제는 아마 무구 적합자 중에서 가장 에이스라고 말해도 될 정도의 실력자라고 할 수 있었다. 친구이지만 무구 적합자로서는 선임자인 스피넬에게 있어서, 아멜은 그녀의 짐을 덜어주다 못해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어 있었다. 등을 맡길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동료니까.

 

 “하하하.... 아직 멀었어. 그때의 아저씨처럼 되려면 말이야.”

 

 “어디까지 높아지려고 그러는 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렇게 되면 날아갈 것 같은데? 그나저나 다들 무슨 일로 모여 있던 거야?”

 

 스피넬의 말에 리엔과 아멜은 아까 전 아델이 부탁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전야제라...... 다 같이 할 수 있는 것....... 스피넬은 그녀들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꽤나 재미있을 것 같네요! 일단 모두 모아오면 되죠?”

 

 “근데.... 다 같이 할 만한 것이 있을까?”

 

 딱히 무엇인가를 다 같이 해본 적이 별로 없는 그녀였다. 생각해보면 레프레아 중에 이른 나이에 고향을 나온 그녀였다. 거기다 변방 중의 최 변방인 알 포트 메인에서도, 유일한 군 숙소 사감으로만 있던 그녀였기에 밖으로, 도시로 나갈 기회가 없었던 그녀는 사실 놀이에 대해는 거의 아는 게 없었다.

 

 “좋은 게 있긴 해요! 다만, 일단 모두 모아서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자신 있게 얘기를 하는 그녀를 보며 아멜과 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게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게 있다는 듯 하는 눈빛으로, 그녀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으니까. 나름 그녀에게 무슨 생각이 있는 듯싶으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흐.. 하나의 공모전이 끝나니 또 하나의 공모전이 시작 되는 군요. 다들 좋은 일만 가득하고, 이번 공모전 꼭 성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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