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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Guernica for the city
작가 : 날개이름
작품등록일 : 2019.1.7

Guernica for the city : 도시를 위한 전란

'게르니카(Guernica)'는 독일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에스파냐 북부 도시의 이름이자, 그 도시의 참상을 묘사한 피카소의 작품 제목이기도 합니다.
괴기스러운 화풍으로 당시의 전란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죠.
'Guernica for the city : 도시를 위한 전란'은 그 피카소의 작품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전란. 즉, 전장의 혼란.
얼핏 종전이 선언된 지 오래인 현대사회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주제지만, 전란이란 단어는 사실 21세기의 도시와 의외로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각자의 전장으로 매일같이 출근하여, 망신창이가 되어 돌아오고
답이랄 것 하나 없이 제자리를 맴돌다가
차디찬 술병을 비운 다음
우울에 빠져, 침묵.

이 파란 유리빌딩의 숲 속에는 분명, 전장에 버금갈만한 묵직한 혼란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그에 대해 묘사한 여러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순수문학에서도 장르소설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작풍의 시~단편들을 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들어오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심심하신 분은 인스타그램에서 'wingname'을 검색해 보세요. 규격이 맞지 않아 못 올린 소설의 프로필 그림을 포함하여 제가 그린 그림들을 몇 개 올려둘까 합니다.

 
웃음
작성일 : 19-08-27 11:28     조회 : 279     추천 : 1     분량 : 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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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1.

  활짝 입꼬리를 찢어 귀에 걸어놓고

  자신의 치아가 건강함을 명시하는 행위

 

  2.

  자신보다 하등한 생물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안도와 행복에서 비롯된 생체 반응

 

  3.

  영장목 사람과에 속하는 동물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다분히 기초적인 생존 양식

 

 

 2번의 경우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대개 위와 같은 의미로 통용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정의된 웃음을 이상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다음 세 개의 다큐멘터리를 주의 깊게 감상하며 웃음의 활용에 대하여 탐구해보자.

 

 

 @@@@@@@@@@@@@~1~@@@@@@@@@@@@@@@

 

 

 서울 표정동에 위치한, 활짝아파트 777동 777호.

 

 올해로 마흔이 된 김미소 씨는, 거울을 보고 괜스레 한 번 웃어보입니다.

 

 새로 스케일링 받은 치아가 꽤나 마음에 드는 듯 보이는군요.

 

 다행입니다.

 

 

 다음 날,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단 채로 발견된 김미소 씨.

 

 :)

 

 

 @@@@@@@@@@@@@@~2~@@@@@@@@@@@@@@

 

 

 한시가 바쁜 여고생이지만, 잠시 시간을 내어 인터뷰를 부탁드려보았습니다.

 

 【박행복씨】

 

 “네?”

 

 【맨날 학교 가고 학원 가고 바쁜데, 삶의 활력은 어디서 얻어요?】

 

 “음..., 뭐 가끔 보긴 하지만 TV에서 재밌는 코미디 쇼 하는 거를...보거나 그런데요. 아, 아니 그래요. 네. 흐흣 죄송해요 제가 긴장을 해서”

 

 【네 괜찮아요 그냥 편하게...】

 

 “아! 그리고 저희집 강아지도 되게 귀엽거든요, 걔 보면서도 막 행복 얻고 그래요.”

 

 【아... 무슨 취향인지 좀 알겠다】

 

 “네?”

 

 【그럼 막 친구들 시험 망친 거 보고 기쁘고 그러겠네요?】

 

 “ㅇ...에? 아니 그런 거는, (웃음) 당연히 아니죠. 아 이게 원래 인터뷰가 이런 느낌으로...”

 

 【으응 그래요? 생각보다 좀 바보같은 구석도 있으신가봐요】

 

 “예? ....무슨.. 왜, 왜 웃는 거지? 뭐 이거 몰카에요?”

 

 【아니 귀여워서(웃음)】

 

 “........네?”

 

 

 @@@@@@@@@@@@@~3~@@@@@@@@@@@@@@@

 

 

 [동아시아에 위치한, 한반도의 남부. 이 지역에 서식하는 동아시아 황색 두발서기는 독특한 무리 생활을 하기로 유명합니다.]

 

 두발서기1 : .........

 두발서기2 : .........

 두발서기3 : .........

 두발서기4 : .........

 

 [오, 마침 저기 두발서기의 무리가 보이네요. 서먹서먹한 것을 보니 오래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닌가봅니다. 각 개체의 앞에 보이는 초록색 병은 두발서기 종 고유의 공격 수단으로, 마땅한 전장이 없는 척박한 도심에서 전쟁의 구실을 내어주는 요긴한 수단으로 이용됩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을 너끈히 죽일 만큼의 독성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취급 가능한 양에 따라 개체간의 우열이 가려지는, 강함의 상징이기도 하죠.]

 

 두발서기5 : 저희 그럼 계속 이러고 있을 수도 없으니까 술부터 좀 깔까요?

 두발서기4 : 그래요 뭐가 좀 들어가야 얘기가 나오지 지금은 숨막혀 죽을 것 같아

 

 [두 명의 두발서기가 먼저 말을 꺼내자, 나머지 무리는 동조하듯 작은 웃음을 흘립니다. 이로써 분위기는 좀 풀린 듯 보이는군요. 두발서기 사이에서는 여유가 강함의 상징으로 통용되므로, 현재까지는 먼저 말을 꺼낸 두 마리의 두발서기, 그중에서도 자연스럽게 말을 놓은 두발서기4가 보통은 우두머리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그렇게 일관되지도, 호락호락하지도 않죠.]

 

 두발서기4 : 저희 그럼 통성명붙ㅇ... 통석ㅁ... 아이 뭐래냐

 

 [단 한 번의 실수가―]

 

 두발서기5 : 뭐야 왜 말을 못해? 혹시 오기 전에 뭐 잘못 주워 먹었어요?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경쟁자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다른 두발서기가 녀석의 치부를 잡고 늘어지자 사방에서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두발서기5는 주변의 반응으로 자신의 공격이 성공했음을 알아차렸지만, 씰룩거리려는 입꼬리를 진정시키는 치밀함을 발휘합니다. 반면에 두발서기4는 제대로 당했군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지금이라도 여유를 가장하고 이 위기를 넘긴다면 그렇게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두발서기4는 능청을 부립니다.]

 

 두발서기4 : 아 오다가 컵라면 하나 사다 먹었는ㄷ...

 두발서기5 : 뭔 되도않는 소리에요 잔이나 받으세요

 

 [하지만 능청으로 넘어가기에는 멘트의 힘이 부족했군요. 또다시 주변은 웃음을 내뱉습니다. 그저 웃는 것만으로 다수의 편에 서면서 패자보다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이런 매혹적인 기회를, 이 기회주의적인 포유류들은 절대 놓치는 일이 없죠. 배꼽을 부여잡으며 집단 폭행을 가합니다. 상대를 공격하여 반격의 여지를 내어주는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고 일정한 지위를 확립할 수 있는 이 편의주의적인 행동은 대체로 개체 고유의 자각 없이 본능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것조차 익숙치 않은, 생존 감각이 더딘 개체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수치를 애써 숨긴 채 조용히 잔을 받던 수컷은, 웃지도 않은 채 어중간한 자리에 섞여있는 한 마리의 수컷을 발견합니다. 손쉬운 먹잇감, 즉 기사회생의 찬스가 찾아온 것이죠.]

 

 두발서기4 : 저기, ○○씨, 뭐하시는 거에요?

 두발서기2 : ㄴ, 네...?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자작을 하던 다른 수컷에게, 잔을 받던 두발서기4가 매섭게 쏘아붙입니다. 두발서기4는 자신의 추락을 막기 위해 이번 기회에 이 먹잇감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확실하게 조롱거리로 전락시켜야 하죠. 그 방법은 ‘웃음’입니다. 공감에서 비롯되는 웃음이란 두발서기 종의 승패 여부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척도로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무리의 공감을 얻어 웃음이 터져나오게 한다면 승리인 셈이죠. 주변의 이목이 그 둘에게 집중되고, 눈동자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니기 시작합니다. 일촉즉발. 두발서기4가 필사의 각오로 공격을 시도합니다.]

 

 두발서기4 : 아싸처럼 혼자 뭐하시는 거에요, 같이 마셔요 우리.

 두발서기2 : 아, 그, 죄ㅅ....

 

 [저자세로 나오는 상대를 보며 수컷은 좋은 기세로 공격을 가했다고 확신했지만]

 

 두발서기1 : 아니, 초면에 말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이후에 찾아온 것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두발서기4 : 아니 그, 그게 아니고 지 혼자 자작을 하니까...

 두발서기3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싸는 좀...

 두발서기1 : 그니까 말을 너무 막 하시네

 

 [두발서기4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자신이 당했던 비난에서 조금 더 표현에 날이 섰을 뿐인데, ‘선 넘음’ 판정을 당하고 맙니다. 선정을 당하고 맙니다. 자신과 두발서기5에게 주어진 상황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 탓이죠. 순전한 역량 부족입니다. 크나큰 위기를 직감한 두발서기4의 앞발이 떨리기 시작하고, 차오르던 술이 상에 주르륵 떨어집니다.]

 

 두발서기5 : 너부터 좀 똑바로 받으세요 다 흐르잖아―아!

 

 [잭팟. 대폭소가 터져나옵니다. 이번에는 두발서기5도 승리의 미소를 숨길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만큼 확실한 승리라는 뜻이죠. 이제는 무슨 말을 하던 두발서기4는 상황을 역전할 수 없습니다.]

 

 두발서기4 : ........아, 그....

 

 [이런, 두발서기4의 동공이 심하게 떨리는군요. 재기 불능입니다. 이 시점에서는 여유있는 척을 하는 것도 사죄하는 것도 그저 그를 더욱 추하게 만들 뿐입니다. 그 어떤 상황도 그를 받아들이지 않죠. 치명상을 입은 두발서기4는 이제는 더 이상 이 혹독한 자연에서 살아갈 수 없을 겁니다.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던 전부 왜곡되어 비추어질 것이며, 경직되어버린 근육과 신경은 두발서기4의 재활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입니다. 그렇게 우두머리를 꿈꾸던 우리의 야심찬 두발서기는, 안타깝게도, 모두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하찮은 마대자루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패자에게는 한없이 혹독한 자연이죠.]

 

 

 @@@@@@@@@@@@@@@@@@@@@@@@@@@@@@

 

 {탐구 결과}

 실질적인 의의를 가지는 웃음은 3번. 하지만 그 숙련도에 따라 두발서기4와 두발서기5처럼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게 될 수 있으므로, 익숙해지기 전까지 사용은 자제하도록 하자.

 

 

 

 NOTE.

 폭력의 합법적 정당화

 여유를 가장.

 각자 내면에 무언가를 숨김.

 표면적인 사회생활에서 그것을 끄집어내는 것은 자신의 지위를 확립하기 위한 견제 또는 공격의 수단임과 동시에

 공격 또한 자신의 내면 혹은 약점을 드러내는 행위

 야생과의 유사성

 결국 티끌 만큼도 멀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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