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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5. 괴수와 괴물(2)
작성일 : 19-08-06 22:43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8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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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 기지, 제 1전투 지역 지휘 사령부 -

 

 

 에락과 알레르는 초초한 눈빛으로 전술 지도를 보며, 손가락으로 탁자를 툭툭 쳤다. 녀석들에게 한방 먹이긴 했지만, 다른 전선에서 큰 피해를 봤고, 무엇보다 그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답답한 심정뿐이었다.

 

 타다다다다다다!

 

 누군가의 급하게 뛰어오는 발소리에, 알레르는 그 발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며 천막 입구를 바라보았다. 에락 역시 그의 모습에 입구로 시선을 돌리고 짧게 그르렁 거렸다.

 

 파악!

 

 “충성! 5군단장님! 알레르 부관님! 전원 무사히 귀환 했답니다!”

 

 천막의 입구를 힘차게 밀어내고, 전령이 들어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그러자 에락과 알레르의 어두웠던 표정이 확 펴지며 그를 바라보았다.

 

 “전원?! 정말인가?!”

 

 “네! 전부 무사히 귀환입니다! 정말이지... 유래 없는 일입니다!”

 

 괴수들과의 싸움에 있어서 이렇게 큰 임무를 해본 적도, 그걸 성공 시켜본 적도 없었다. 녀석들의 벌집이 불타서 무너지는 게 보였고, 동굴 안에 갇혀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된 괴수들이 생겨서 전력도 깎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어제 흘린 피가 오늘의 살이 된 것이었다.

 

 마침 밖에서 귀환하는 일행들을 보고 모두 환호를 지르는 게 들려왔다. 완벽한 승리. 첫날의 공포가 지워지는 것처럼, 모두가 기뻐하고 있었다. 귀환한 병사들은 마치 영웅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자신들의 얘기들을 떠들어대며 자랑을 해댔다.

 

 “내가 말이야! 거기서 군단장님들이랑 합을 맞춰서......”

 

 “역전의 용사였지! 완벽하게 괴수들을 무찔렀다고! 내가 죽인 괴수만 해도 30마리가 넘을 거야! 평생 잡아도 못 잡을 만큼 잡았다고!”

 

 다른 병사들은 그들의 말을 듣고는 굉장히 놀란 눈을 부릅뜨며 그들의 말을 들었다. 자신들도 이 임무에 지원했더라면 영웅이 되었을지도 몰랐을 것이다. 저런 전공을 세웠으니, 그들에게 그에 대한 합당한 전훈이 갈 것이었다.

 

 천막을 안으로 데미아와 아바르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환한 등불이 밝혀진 천막에 들어오니 진짜 살아 돌아왔다는 것이 느껴진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아...... 죽다 살았네.”

 

 “그러게 말이야. 일이 끝나니 시원한 맥주나 마셨으면 좋겠... 프흡!”

 

 그들은 어두운 동굴과 밤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던 자신들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도 그럴게 폭약과 먼지를 뒤집어쓰느라 그들의 얼굴은 온통 검댕이로 뒤덮여 있었으니까 말이다. 출발하기 전에 있던 깔끔한 미인과 귀여운(?) 너구리는 어느새 지저분한 바보와 멍청한 강아지로 돌아온 것이었다.

 

 “군단장님!”

 

 알레르는 그런 그의 모습에 개의치 않고, 냅다 달려가 아바르를 끌어 앉았다. 아바르는 그런 그를 보며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 이 여우 영감이 노망이 났나! 나 검댕이 많이 묻어있다고!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다행입니다. 살아 돌아오셔서.......”

 

 “참나, 벌레가지고 호들갑을 떨어서 애들이나 보내놓고서는.”

 

 알레르의 포옹에, 지칠 대로 지쳐있던 아바르는 빠져나오지 못한 채, 그의 품 안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름 선후배 관계이면서도, 알레르가 그를 조카와 같이 아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도 그 나름 포옹을 받아주며 가만히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들을 뒤로 한 채, 데미아는 대뜸 의자를 끌어와 거기에 털썩 앉았다. 그리곤 곧장 수통을 열어 벌컥벌컥 들이키며, 마른 목을 적셨다.

 

 “후아. 에락. 우리들이 없는 사이에 꽤나 바빴다면서?”

 

 “너무나 바빴었지. 거기다 시기 좋게 반격까지 시도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고.”

 

 “그래도 지원군 보내줘서 고마웠어. 덕분에 이쪽도 거의 죽어가던 것을 살아서 왔으니까.”

 

 무기는 거의 다 부러지고, 부상자까지 발생했기에 거의 죽기 직전이나 다름없었다. 만약 그대로 다른 괴수들을 만났다면, 그대로 전멸했을 지도 몰랐다. 그들의 빠른 대처가 일행들의 목숨을 살린 것이었다.

 

 “하하, 고맙다는 인사는 나한테는 안 해도 된다고. 그리고 난 오히려 너희들이 부러워. 그렇게 믿음직한 부하들이 밑에 있으니까 말이야.”

 

 쓸쓸한 말투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하는 에락의 모습에 그녀는 그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그 역시 인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군단장이라는 직책에 거저 오른 그가 아니니까.

 

 어쨌든 이제는 조금 편하게 쉬고 싶다. 동굴에서 나온 순간, 입구에 설치해둔 폭약을 터뜨리는 것과 동시에 전력으로 도망쳐왔다. 뭐, 녀석들은 헛다리짚고 있느라 맨 아래층에 있어서 뛸 필요는 없었지만 말이었다. 정말이지.. 다행이었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한편, 리즌은 아델을 먼저 숙소에 돌려보내느라 먼저 6군단 숙영지로 간 상태였다. 모두에게 말하지 않고, 밝은 표정만 짓고 있는 그였으니 다들 괜찮은 줄 알았겠지만, 사실 그의 상태는 매우 안 좋은 상태였다.

 

 “쿠흡.....”

 

 목구멍으로 피가 역류하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그가 입을 열자, 그의 입에서 폭포수처럼 피가 쏟아져 나왔다.

 

 “잘도 그 상태로 참았네.”

 

 리즌은 그가 바닥에 흘린 피를 닦아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그런 그를 보며 아델은 핏기가 빠진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 내가 원래 참는 거 하나는 잘 하잖아.”

 

 “어우.... 그래, 그래. 알았어. 그 얼굴로 웃으니 무서워 죽겠잖아. 자, 약.”

 

 쓴 향기가 독하게 올라온다. 남들이 먹으면 수명을 깎아내리는 독이지만, 그에게는 그저 한 순간이라도 더 살 수 있게 해주는 약이었다. 일단 아멜이 오기 전에 어서 이 약을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컥 벌컥... 커... 커억....

 

 “크.. 크윽.....”

 

 너무 쓰다 못해 죽을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약은 목을 타고 내려가며 빠르게 상처를 입은 자리들을 아물게 만들었다. 정확히는 신체의 자체 회복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한계까지 재생력을 올려준 뒤 그 이후의 신체 활동을 마비시키는 약이였다. 그러니까 아까 그 약을 먹는 것에 데미아가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이걸 계속해서 먹게 된다면, 머지않아 몸에 큰 무리가 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미 죽어가는 몸이야. 그러니 뭔들 못하겠어?”

 

 그는 쓴 약을 모조리, 꾸역꾸역 집어삼키면서 말을 내뱉었다. 어쩌면 그 말은 그의 의지를 담고 있는지도 몰랐다. 솔직히 살아있어서 안 되는 몸으로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도 기적이니까.

 

 “죽어가기는. 팔팔하게 잘만 돌아다니면서.”

 

 리즌은 그런 그를 보며 쓴 웃음을 지으며 말을 했다. 분명, 그는 아델보다 오래 살았는데, 어째 아델이 더 오래 산 것 마냥 얘기를 하는 것 같으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리고 아델 역시 이런 말을 하는 자신이 살짝 싫어졌다. 완전히 애늙은이가 다 된 기분이었으니까 말이다. 아, 애늙은이는 좀 아닌가?

 

 “그리고.... 넌 아마 나보다 오래 살 거야. 아마......”

 

 리즌은 말끝을 흐리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런 그의 태도에 아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봐, 넌 한때 신이었잖아. 함부로 그런 말해도 되는 거야?”

 

 “신은 무슨. 그냥 어쩌다 떠받들어진 거지. 그리고 원래 신이라는 작자들은 말이야. 이 세상에 관심이 1도 없다고. 절대 세상에 관여 하려고 하지 않는 녀석들이지. 어떻게 되든 말이야.”

 

 그의 말에 리즌은 쓴 소리를 하며 고개를 돌렸다. 무엇인가 ‘그’ 말을 내뱉을 때, 살짝 분노에 차있는 것 같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뭐, 그의 말이 굳이 틀린 것은 아니니 말이다.

 

 리즌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슬슬 지휘부에서 그를 찾을 테니 말이다. 그런 그를 배웅해주려고 아델도 같이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는 아델을 말리며 앉아있으라고 했다.

 

 “환자는 그냥 쉬고 있어. 일은 내가 하고 올 테니.”

 

 “참나, 갑자기 일을 한다니...... 그 불성실한 사람은 어딜 간 걸까?”

 

 떠나려는 그를 보며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리즌은 웃으며 말하는 그에게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래도 아델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웃기만 했다. 방금 전까지 축 처져있던 그의 어깨가, 나름 올라가 보였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드물게, 그가 웃고 있으니 말이다. 활짝 웃고 있었으니까.

 

 “갔다 올게.”

 

 “그래.”

 

 그의 멀어지는 발걸음을 보며 아델은 그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침대에 누워, 눈을 감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너무 긴 하루였어.’

 

 그래.... 정말. 긴 하루였지. 정말... 긴......

 

 

 

 

 - 전진기지, 6군단 내 토벌부대 숙영지 -

 

 

 촤아아아아!

 

 “후아아...... 살 것 같아.”

 

 차가운 물이긴 했지만, 검댕이를 씻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했다. 아멜은 자신의 머리에 한 번 더 물을 떠서 들이 부었다. 안경을 쓰고 있어서 모르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이 검댕이가 묻었을 줄은 몰랐다. 물이 부어지자, 그녀의 머리에서 검은 물이 폭포수 마냥 쏟아져 내려왔다. 그 모습에 스피넬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우으...... 엄청 먼지를 뒤집어썼었네?”

 

 “이정도 일 줄은 몰랐어. 아마, 폭약을 터뜨릴 때 그대로 뒤집어 썼었나봐.”

 

 “그러게. 네 머리에서 왠지 이상한 냄새가 나더라고. 꼭 생선 썩은 냄새 같은 거 말이야.”

 

 맞아, 폭약을 만들 때 생선 기름이 들어있다고 했었지. 그래서 돌아오기 전까지 그렇게 썩은 냄새가 났었던 모양이었다. 정말이지...... 리엔이 향기 나는 비누를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 까 싶기도 했다.

 

 “그나저나 리엔 언니는 이런 걸 어디서 구한 거지?”

 

 “그러게. 향기 나는 비누는 남부 특산물이니까....... 분명 6군단 사람들한테서 받았다는 얘기인데.......”

 

 아멜과 스피넬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리엔에게 비누를 준 사람을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애초에 2군단과 6군단은 접점이 없으니 누구를 딱히 특정하기는 힘들었다. 거기다 리엔은 여기에 와서, 첫 대규모 교전 때와 이번 임무를 빼고는 거의 아델과 붙어 다니고 있어서 딱히 떠오를 만한 인물이 없었다.

 

 “흠....... 이런 귀한 비누를 주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그러게.”

 

 뭐, 덕분에 깔끔하게 씻을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아멜은 깔끔하게 씻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뒤, 리엔의 심부름 겸 아델의 숙소로 향했다. 돌아오고 나서, 괜찮다고 얘기를 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 말이 신경이 쓰였었다. 매번 아플 때 마다 시치미를 뚝 떼고, 아프지 않다고 했던 그니까.

 

 “아저씨! 안에 있어요?”

 

 아멜은 조심스레 도시락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안에서는 해먹에 누워서 편안한 자세로 아델이 책을 읽고 있었다.

 

 “왜? 무슨 일이니?”

 

 “리엔 언니가 또 밥을 안 먹었을 거라고 찾아가보라고 했거든요.”

 

 참, 이런 것 하나는 재깍재깍 잘 챙기는 것 같단 말이지. 아델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사이에 아멜은 도시락의 내용물을 난로에 데우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아저씨. 그때 했던 얘기는 뭔가요?”

 

 “그때 했던 얘기? 무슨 얘기 말이야?”

 

 “그... 바다 생선이라는 게.... 진짜로 있는 건가요?”

 

 “푸흡!”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던 그는 순간 아멜의 말에 사래가 들릴 뻔했다. 당연히 바다 생선이 있.........

 

 “아..... 맞다. 여긴 바다가 없지.”

 

 생각해보니, 지금의 시대에는 바다가 없었다. 괴수와의 전쟁에서, 녀석들이 쓴 거대한 마법은 그 광활했던 바다는 모두 마르게 해 황무지로 바꾸어버렸다. 그로 인해 바다에 살던 생물들은 모조리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뭐, 그래봤자 여기 있는 바다는 그렇게 큰 바다는 아니지만.’

 

 “아저씨는 바다를 보신 적이 있나요?”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맑고 고운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아델은 순간 그녀의 눈을 보며, 그때 그 시절 그녀와 함께 했었던 추억이 떠올랐었다.

 

 ‘아델. 바다는 어떤 곳이야?’

 

 ‘음..... 정말 물이 많은 곳이지. 대 평원보다도 더 넓은 땅에 소금이 들어간 물로 가득 차있어.’

 

 “대 평원보다도 더 넓은 땅에 소금기가 넘치는 물로 가득 차 있지.”

 

 “정말요? 근데 거기서 생선이 산다고요?”

 

 “그렇게 짠 거는 아니라서 그래. 거기다 녀석들은 소금에 내성이 있기도 하고, 오히려 민물에서는 더 못 살기도 한단다.”

 

 아멜은 흥미로운 그의 이야기에 더 호기심이 생겼다.

 

 “그럼 바다 생선도 보셨겠네요?”

 

 “당연하지. 특히 내 친구가 잘 잡았는데, 오죽하면 매일 낚시를 하러 가자고 했을 정도니까 말이야.”

 

 매번 녀석에게 끌려 다녀서, 질리도록 낚시를 해본 적도 있었다. 항상 잡아온 생선들은 그 녀석의 제자이자 조수인 아이가 맛있게 요리를 하고는 했었는데, 어느 일류 요리사가 내놓은 음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하....... 그러고 보니 녀석.... 매번 정어리를 빵에다 껴서 먹는 특이한 버릇이 있었지. 그때마다 녀석 머리가 어떻게 되었나 싶기도 했었지. 구워먹는 생선을 절인 것 까지는 이해하겠다만, 그 절인 걸 빵에 싸먹을 생각을 누가 하겠냐고 정말.”

 

 투덜대는 그의 말을 들으며, 아멜은 그가 말한 요리에 대해 상상을 해보려고 했다. 절인... 생선이니, 소금을 팍팍 뿌려서 담가둔 생선일 테고..... 그걸 빵에다 펴서 올린 다음에....

 

 “우윽.... 그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그치?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니까.”

 

 아멜은 순간 입맛이 뚝 떨어져버렸다. 으.... 끔찍한 혼종의 샌드위치라니. 금화 20장을 준다고 해도 먹기는 힘들 것 같았다. 아델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참, 어딜 가나 이상한 음식은 꼭 하나씩 있는 것 같다니까. 여기는 두부탕수고, 그쪽은 정어리 샌드위치라니. 아, 도시락 다 데워진 것 같은데?”

 

 “아, 그러네요? 빨리 먹죠, 뭐.”

 

 두 사람은 데워진 도시락 뚜껑을 열어 음식을 나누기 시작했다. 아멜은 아델이 주는 고기 조림을 보고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는 그녀를 보며 미소 지으며 고기를 한 숟갈 더 얹어주었다. 아멜이 고기를 좋아하는 것을 잘 아니까. 그리고 어차피, 고기를 먹으면 속만 더 쓰리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그때 봤던 시설은 뭐였을까요?”

 

 아멜은 밥을 먹다 문뜩 떠오른, 그때 봤던 이상한 관들과 괴수들에 대해 말을 했다. 아델은 그런 그녀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 관과 돌들..... 그건 이곳의 것들이 아니었어.’

 

 분명 그때 발견했던 문제의 돌. 그 돌은 절대 이곳에서는 만들지 못하는 돌이다. 마력이라는 거대한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은 마력이라고는 거의 없는 이 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었다. 덕분에 과거의 제국에서도 이 돌을 발견하면 기적이라고 외칠 정도였으니까. 제국에서는 그것을 가져온 자에게 두둑한 사례를 할 정도로 귀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그 돌들이 녀석들이 가지고 온 물건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었다. 녀석들은 아주 오랜 시간동안 공을 들여서 돌들을 세계 곳곳에 설치해두었고, 거대한 마법을 발생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었다. 그리고 시선을 돌리기 위해, 끝없이 종족들 간의 대립을 일으켜 세계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리고 그가 그것을 눈치 챘을 때쯤, 녀석들은 그를 관에 봉인하여 잠들게 만들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최대의 위협을 제거하자, 그들은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세계를 뒤엎을 그 엄청난 힘을 발동 시켰다. 물론 그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이 황무지를 걸을 때 느껴지는 마력의 잔상이 그것이 일어났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다행인 점은 그것을 눈치 챈 리즌이 오히려 녀석들이 가져온 돌을 이용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바꿔놨다는 것. 덕분에 지금의 도시들과 일부 남은 푸른 녹지들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녀석들과의 전쟁은 새로운 양상으로 바뀌어갔으며, 녀석들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한 힘의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연합이 되었고, 빼앗긴 돌들로 인해 녀석들의 힘 역시 반으로 줄어들었으니까.

 

 “아저씨....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게 하세요?”

 

 “아... 아! 그냥 그 시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가요? 근데..... 그 돌..... 왜 인지 낯설지가 않았어요.”

 

 순간 그녀의 말에 아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낯설지가 않다고? 그 돌은........

 

 ‘잠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천막 밖으로 걸어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몸에 남은 상처가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쓰라린 통증에 그는 발을 디디고 나갈 수가 없었다.

 

 “아저씨! 괜찮아요?”

 

 휘청거리는 그의 모습에 아멜이 급히 일어나 그를 붙잡았다. 덕분에 그는 그대로 넘어지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그녀의 시선을 받으며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 괜찮은 거 맞죠?!”

 

 ‘안 괜찮잖아요! 아저씨!’

 

 아멜의 속마음이 들어나는 듯,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아델은 그런 시선을 바라보며 그때의 그녀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가지마....... 아델.’

 

 그녀를 닮은 눈망울을 가진..... 그녀의 모습이 그의 앞에 아른거리고 있었다.

 

 아니, 그녀의 슬픈 눈동자가 그의 앞에 있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이.

 
작가의 말
 

 온다는 태풍은 그냥 자꾸 사라져버리네요. 그래도 안오는게 낫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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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13. 벌집(3) 2019 / 6 / 19 273 0 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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