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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오늘도 우리는 사망플래그!
작가 : 여우라떼
작품등록일 : 2019.6.10

평생 불운에 시달렸던 불운을 타고난 주인공의 이세계 슬로우 라이프!

 
재판을 향한 머나먼 여정길! 3
작성일 : 19-07-24 19:28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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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이다. 이곳이 바로 린 왕국이다.”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이곳이 린 왕국인가…….

 우리는 거대한 성벽 밑에서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우리를 쳐다보며 지나갔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사실 신경 쓸 힘이 하나도 없거든.

 “죽는 줄 알았던 것이야.”

 “다시는 이런 여행 하고 싶지 않구나.”

 “응? 난 재미있었는데?”

 “아아…… 플레아님이 눈에 아른거려요.”

 “집에 돌아가서 쉬고 싶어.”

 “이곳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마차를 입구에 있는 경비대에 넘기고 돌아온 레이나가 말했다.

 마차를 왜 넘겼냐면 그곳에는 범죄자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마차와 우리 파티 세 명을 납치하려고 한 녀석들은 모조리 레이나에게 끌려왔다.

 물론 마차에 집어넣어 끌고 와서 자리가 없던 우리는 이곳까지 걸어왔다.

 한 세 시간은 쉬지도 못하고 걸은 것 같은데.

 해는 어느새 저물어가고 있었다.

 플레아를 제외한 우리는 말 없이 누워서 해가 지는 걸 감상했다.

 “다들 일어나! 이제부터 시작이라구! 빨리 안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자!”

 “먹고 와.”

 “올 때 포포 것도 사 오는 것이야.”

 “내가 맛집의 위치를 알려주마.”

 “아아…… 플레아님…… 플레아님.”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지.”

 레이나가 플레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레이나도 배가 고픈 거야?”

 “물론.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지. 자, 가자!”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서 끝내러 가자!”

 어째서 플레아는 지치지 않는 걸까.

 역시 신은 체력부터 남다른 건가.

 새로운 곳에서 색다른 음식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 보이는 플레아는 흥얼거리며 레이나의 뒤를 따라갔다.

 “우리도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포포도 생각은 하고 있던 것이야.”

 “플레아님…… 플레아님……”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줄 시간이 온 것 같은데.”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구나.”

 “포포도 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야.”

 “플레아님이…… 제 눈앞에…… 저는 구원받은 건가요?”

 체력과 인연이 없던 프리파는 동공이 풀린 모습으로 헛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하아, 일단 자리를 이동해야겠네.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포포와 프리파를 끌고서 성안으로 들어갔다.

 “잠깐! 왜 나는 끌고 가지 않는 것이냐! 기다려라!”

 내심 자기도 끌고 가주기를 기대하고 있던 라그니는 자기만 쏙 빼놓고 가자 스스로 일어나서 따라왔다.

 “너는 무거워서 안 돼.”

 “그게 여자한테 할 소리더냐!”

 “난 사실밖에 안 말한다고.”

 “윽……”

 “근데 뭘 생각 한 거야? 내가 무겁다는 건 참고로 갑옷이야.”

 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힌 채 따라왔다.

 

 땅-땅-땅

 “그럼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재판장이 가운데에 앉아있고 우리는 왼쪽에, 그리고 레이나는 오른쪽에 앉아있었다.

 “에에? 갑자기 재판이라니? 저녁 먹으러 가는 거 아니었어?”

 “이 일만 끝나면 먹으러 갈 거다. 물론 나 혼자.”

 “미니! 레이나가 우리를 버리고 혼자서 맛있는 걸 먹으러 간데!”

 “하아, 시끄러. 제발 좀 조용히 해 플레아. 너 지금 상황이 꽤나 위험 하거든? 그런데 왜 너가 거기에 있는거야?”

 “물론 내가 재판을 진행하기 때문이지.”

 “정숙 해주시기 바랍니다.”

 “플레아 힘내는 것이야!”

 “힘내거라 플레아. 이번 재판이 끝나면 맛집의 위치를 알려주겠다.”

 “플레아를 위해 기도를 올리겠어요.”

 “조용히 하란 말 못 들었냐!”

 “맞아, 조용히 해 레이나.”

 “이것들이?”

 “정숙 해주세요, 레이나 경관.”

 “아, 네.”

 “거봐, 조용히 하라니까.”

 레이나는 얼굴이 부글부글 끓는 것처럼 빨개졌다.

 “그럼, 레이나 경관은 앞으로 나와서 상황을 설명을 시작하시죠.”

 “네, 시작하겠습니다. 그럼 피고인은 앞으로.”

 “……”

 하지만 아무도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

 “야, 플레아. 너 나오라고 하는 거 아니야?”

 “응? 난 피고인이 아닌데?”

 “이곳에 피고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이야?”

 “아무리 봐도 없는 것 같아요.”

 “흠……”

 “딴지 걸 생각하지 마, 리아.”

 “내 속마음을 훔쳐본 것이냐?”

 “…… 나와 플레아!”

 “정숙 해주세요, 레이나 경관.”

 “죄송합니다. 그럼 나와주세요, 플레아.”

 레이나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플레아를 불렀다.

 레이나의 기세에 눌리지 않은 플레아는 당당하게 레이나를 쳐다보며 외쳤다.

 “이의 있소!”

 플레아는 자신 있게 레이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모든 시선이 플레아에게 쏟아졌다.

 “이건 게임이 아니거든? 너 지금 역O재O 따라 한 거지?”

 “아니거든? 진짜로 이의가 있어서 그랬을 뿐이라구!”

 “호오? 그게 무엇인지 한번 들어 볼까?”

 “저기, 배고픈데 밥 먹고 하면 안 돼?”

 “당장 나와!”

 “정숙!”

 “……죄송합니다.”

 “피고인의 의견을 기각하겠습니다.”

 플레아는 할 수 없이 가운데로 나와 의자에 앉았다.

 “피고인은 아란 마을에서 색깔이 있는 슬라임을 잡아 체포되었습니다. 이에 란 왕국을 멸망시키려는 죄, 반란죄로 처벌할 것을 건의 드립니다.”

 “이의 있소!”

 “말해보시죠, 피고인.”

 “자, 빨리 말해.”

 “뭐를? 그것보다 왜 나를 보고 말하는 거야.”

 “미니는 내 변호인이잖아. 그래서 내가 대신 외쳐 준거야. 자, 빨리 말해.”

 “나는 네 변호인이 된 적이 없거든?”

 “이의가 없다면 이번 재판은 이대로-”

 “잠깐! 고작 슬라임 몇 마리 잡았다고 반란죄를 씌우는 건 좀 그렇잖아?”

 이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재판이 끝날 것 같았기에 할 수 없이 플레아의 변호인까지는 아니고 그냥 말 몇 마디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고작 슬라임 몇 마리? 너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이의 있소!”

 “넌 또 왜 그런 걸 따라 하는 거야!”

 “플레아가 할 때는 아무 말도 안 하더니 너무하네. 그냥 한번 해보고 싶었어. 남자의 로망이랄까?”

 “그딴 건 집에 가서 해!”

 “집에서는 이런 느낌이 안 살잖아.”

 “흠흠, 이야기가 샌 것 같군요. 다들 집중해 주세요.”

 이야기가 탈선의 조짐을 보이자 재판장이 다시 한번 이야기를 집중시켰다.

 “그래서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그건 내가 간단히 설명해주겠다. 예전에 색깔이 있는 슬라임들이 들판을 뛰어다니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 슬라임들이 합쳐지고 무지갯빛의 슬라임이 탄생했다. 그 슬라임은 주변의 모든 것을 먹어치우기 시작했고 그 결과 세 개의 마을이 괴멸 상태에 이르렀지. 린 왕국은 급하게 토벌대를 편성했지만 거대해진 슬라임을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린 왕국은 파멸하기 직전이었다만, 한 남자가 나타나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슬라임을 봉인하였고 사람들은 그자를 용사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방금 지어낸 이야기 아니지? 너무 허접하잖아!”

 “정말 슬픈 이야기네요.”

 “어떻게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것이야……. 훌쩍.”

 “내가 이상한 거야?”

 “그래, 정확히 설명했어. 슬라임들이 합쳐졌으면 린 왕국은 또다시 예전과 똑같은 길을 걸을뻔했었지. 그래서 플레아는 처벌을 받아야 해.”

 “이의 있소!”

 “플레아는 그냥 슬라임만 잡은 것뿐이라고.”

 “잡은 게 문제라는 거다. 애초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생물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만들어야 하지.”

 “이의 있소!”

 “플레아가 만들었다는 증거 있어? 그냥 지나가다가 보여서 잡은 것뿐이라니까?”

 “애초에 보인다고 잡은 게 문제야.”

 “이의 있소!!!”

 “억지 부리지 마! 플레아가 안 잡아서 개체 수가 많아졌으면 진짜로 생겼을지도 모르거든?”

 “슬라임을 섞기 위해 잡은 게 분명해.”

 “이의 있다구! 왜 다들 내 말을 무시하는 건데!”

 ““시끄러워!””

 “지금 힘들게 변호하는 거 안 보여? 거기 앉아서 조용히 있어!”

 “한 번만 더 떠들었다가는 그 입을 막아버리겠어!”

 “흑…… 다들 나한테 매정해…… 그치만 나는…… 범인을 알고 있다고.”

 그 말에 다시 한번 모든 시선이 플레아에게 집중되었다.

 이상한 소리 하는 건 아니겠지?…… 예를 들자면 침을 쏴서 누군가를 기절시켜서 복화술로 말한다거나.

 플레아는 손가락을 재판장을 향해 가르치며 소리쳤다.

 “범인은 이 안에 있어!”

 휴, 그건 아니었는데 방금 뭐라고?

 “재판장님. 지금 피고인이 자백하였습니다.”

 땅-땅-땅

 “재판 결과 피고인은 유죄로 판단하겠습니다.”

 “에? 내가 했다고 안 했는데?”

 사실 이 모든 건 프리파에게서 시작했었는데.

 나는 슬쩍 프리파를 돌아보았는데 프리파는 먼 산을 보며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물론 이곳에서 산은 보이지 않았지만.

 문이 열리고 경찰 두 명이 들어와 플레아의 양손을 붙잡았다.

 “잠깐만? 아직 말 안 끝났다구! 나는 범인이 아니야!”

 “범인이 스스로 범인을 칭하는 경우는 없지. 잘 가거라.”그렇게 플레아는 경찰관에게 끌려 자리에서 퇴장되었다.

 이거 재판 맞아?

 내가 생각하던 거랑 너무 다른데…… 너무 엉성하잖아.

 “그럼 다음은 변호인 앞으로.”

 “……”

 설마 나를 부르는건 아니겠지?

 레이나가 나를 무섭게 째려보았다.

 “나를 부르는 건 아니지?”

 “천천히 앞으로 나와.”

 갑작스러운 부름에 나는 방금까지 플레아가 있던 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문이 열리고 경찰 두 명이 들어왔다.

 “변호에 실패했으니 그 죄를 함께 뉘우치거라.”

 “어……? 뭐라고?”

 “그럼 잘 가거라.”

 “잠깐! 이거 원래 이런 거야? 너희들도 뭐라고 말 좀 해봐!”

 하지만 다들 자리에 앉아 먼 산만 쳐다볼 뿐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산은 보이지 않았다.

 “우린 같은 파티잖아! 빨리 뭐라도 말 좀 해봐!”

 나의 처절한 외침에도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먼 산을 바라보았다.

 “이세계 불합리해!”

 그렇게 나는 플레아와 마찬가지로 경찰에 끌려서 퇴장했다.

 

 “흑…… 억울해……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감옥 안에서 한 소녀가 울고 있었다.

 그 소녀는 한 송이 꽃처럼 너무나도 아름다운 붉은 머릿결을 가지고 있었다.

 “누가…… 누가 나를 꺼내줘……”

 소녀는 애처롭게 외쳤다.

 그 부름에 응답하듯 감옥 앞에 한 소년이 다가왔다.

 “많이 기다렸지, 플레아. 데리러 왔어.”

 문이 열리고, 그 소년은 감옥으로 들어와 플레아 옆에 누웠다.

 “미……미니! 데리러 와줬구나! 그런데 왜 옆에 눕는 거야? 빨리 나가자.”

 감옥 문이 다시 닫혔다.

 “어……? 방금 문 잠근 것 같은데? 여기서 안 나가?”

 “응, 나도 잡혀들어왔거든.”

 “……너는 로맨틱이란 게 1도 없는 거니? 왜 잡혀들어오는 건데?”

 “너를 혼자 내버려 두기 불안해서 함께 잡혀들어온 거지. 얼마나 로맨틱하니.”

 “내 로맨틱 돌려내! 돌려내라구!”

 “그딴 로맨틱은 만화책에서나 있는 일이거든? 그리고 이거 놔! 나도 잡혀 들어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고!”

 “몰라몰라! 배고프다구! 여기서 나가고 싶어!”

 “기다리면 밥 가져다주겠지. 그동안 좀 쉬자. 하루종일 걷느라 힘들었어.”

 나는 배고프다며 난동을 부리는 플레아 옆에서 느긋하게 쉬었다.

 흠, 뭐 안심하고 쉴 수 있겠어.

 나는 주머니에 부적이 들어있는 걸 확인한 후에 느긋하게 감옥에서 쉬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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