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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기루
작가 : 대방
작품등록일 : 2019.6.1

생기지 말아야 할 것을 얻은 자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
행복을 좇는 그의 뒤에는 불행만이 따라오고
질서를 위한 노력은 그 불행을 지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33화.
작성일 : 19-07-19 20:56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3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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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늦지 않아야 할 텐데.”

 

 “늦다니요?”

 

 조급함이 묻은 그의 말에 엘리후가 반문했다. 다니엘레는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급한 마음에 대한 이유를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피해가 더 커질까 봐?’

 

 그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의 마음도 없었다. 아직 더미드가 죽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울리세의 최종 목표가 사라진 이후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

 

 혹여나 더미드를 죽이고 리베리오와 같이 조용한 곳에 숨어서 산다 하더라도 이미 일 급 수배령이 떨어진 이상 평화로운 삶은 꿈도 꿀 수 없다. 그럼 어디선가 둘을 잡으려 사람들이 쫓을 것이고 그들은 결코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악순환….”

 

 그는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악순환의 반복. 그렇게 된다면 결국 밀림과 그가 속한 단체가 수면위로 드러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마티아가 죽은 시점부터 단체의 수장은 다름 아닌 다니엘레였다. 그는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피해가 더 커지면 안 되잖아. 그 녀석 어디까지 갔는지 궁금하군.”

 

 “보여드릴까요?”

 

 “방금 뭐라고 했어, 보여준다고? 알려주는 게 아니라?”

 

 엘리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라는 표정의 그를 바라보며 엘리후는 올라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옆의 벽을 검지로 가리켰다.

 

 “이 방에서 볼 수 있어요.”

 

 방이라는 말에 루치아와 다니엘레는 동시에 엘리후가 가리킨 곳을 바라봤다. 어두운 것을 둘째 치고 작정하고 찾는 것이 아닌 이상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은폐되어 있었다. 마치 벽에 손잡이만 달아놓은 것처럼 다른 곳과 다를 게 없었다.

 

 다니엘레는 그러자고 말했고, 엘리후는 손잡이를 잡고 밀었다. 안쪽으로 문이 열렸다. 안에는 좌우와 끝쪽에 앉을 수 있게 마련된 간단한 일자형 의자가 놓여져 있었고 바닥에는 네모나게 줄이 쳐져 있었다.

 

 “편한데 앉으세요.”

 

 다니엘레와 루치아는 서로 마주 보는 자리에 앉았다. 엘리후는 줄이 쳐져 있는 곳 근처에 무릎 굽혀 앉더니 바닥에 손을 대고는 잠시 눈을 감았다. 금이 쳐진 곳에서 빛이 올라오더니 안쪽으로 물들더니 이윽고 전체로 퍼졌다. 어두운 방 안이 일순간 환해졌다.

 

 너무 강렬한 빛에 루치아는 손으로 눈을 가렸고, 다니엘레는 팔짱 낀 채로 눈을 찌푸렸다. 빛은 서서히 사그라들며 보기 좋을 정도로 옅어졌다. 하얀색이었던 빛이 군데군데 색이 바뀌기 시작했다.

 

 덩어리로 빚어져 있던 빛은 점점 얇아지더니 갈라져 뻗어지더니 하나의 선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림이 아닌 현실이었다. 드문드문 세워진 나무를 제외하고는 흙이 깔린 평야가 보였다. 중간에는 조그만 검은색의 형체가 보였다. 눈을 게슴츠레 뜬 다니엘레는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확대할 수 있겠어?”

 

 엘리후는 대꾸 없이 형체 쪽으로 확대했다. 울리세와 리베리오였다. 루치아 역시 짐작했던 것이었는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둘은 울리세가 업고 있는 것이 누군지 확인하고는 서로를 바라봤다.

 

 “아직 살아 있는 거겠죠…?”

 

 “정신 나간 게 아니라면 그렇겠지. 움직임이 없어서 확실하지는 않아. 그나저나 저기 익숙하지 않아? 저기는….”

 

 “밀림으로 가는 방향인데…?”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다니엘레는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도저히 울리세의 속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는 말없이 고개를 내저었다.

 

 “도대체 왜 저기로 가는 거냐. 됐어, 차라리 잘됐어. 여기서 가까우니까 빨리 출발하자.”

 

 “선배, 잠깐만요!”

 

 일어서려던 그는 루치아의 말에 멈칫하고는 다시 그곳을 내려다봤다. 울리세와 리베리오의 반대편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어딘가 불편한지 걷는 모양새가 어색했다. 다니엘레는 입을 다물었고, 루치아는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버트씨…?”

 

 ***************************************************

 

 아직도 낫지 않은 몸을 이끌어 둘 앞에 선 허버트는 멀쩡한 척 허리를 곧게 펴고 고개를 빳빳하게 들었다. 굳은 그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울리세는 그를 하염없이 바라보더니 누군지 알아차렸다.

 

 “살아있었군.”

 

 “주인님은 살았나?”

 

 울리세는 고개를 힐끗 돌려 더미드를 바라봤다. 기절한 그는 미약하게나마 숨을 쉬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허버트는 안도하는 것과 동시에 군더더기 없는 손놀림으로 검을 뽑아냈다. 정확히 울리세를 겨냥한 채 자세를 잡은 그에게 허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똑같이 검을 뽑으며 앞으로 나서려던 리베리오의 앞을 울리세가 팔을 뻗어 가로막았다. 울리세는 둘러업었던 더미드를 땅에 내려놓고는 앞으로 나서며 천천히 검을 뽑았다.

 

 “그 몸으로 괜찮겠나? 지금이라도 조용히 지나간다면 보내주겠다. 더 이상의 무의미한 살생은 나도 원치 않아.”

 

 “뚫린 입이라도 아무 말이나 내뱉는구나. 네 손에 묻힌 피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는데 어디서 그따위 말을 내뱉는 것이냐! 와라, 내 너를 죽이고 주인님을 데려가겠다.”

 

 그는 검을 더욱 꽉 쥐었다. 죽음을 각오한 그의 기세는 공포마저 잠재웠다. 그 역시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이미 한 번 맞붙었기에 일말의 가능성이라고는 없는 것을 알았지만, 숨어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미 거둬진 체스터의 목숨과 지켜야 할 더미드의 숨이 아직 그의 등에 업혀있었다. 지켜내야 했다. 설사 그러지 못하더라도 모든 걸 내던져서라도 피해를 줘야만 했다. 그것이 그로 인해 잃은 목숨과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것이었다.

 

 울리세가 빈틈 투성이로 다가왔다. 하지만 섣불리 그는 다가가지 못했다. 그렇게 보이는 것뿐 먼저 다가가는 것은 위험했다. 일순간 숨소리가 커져 귀를 지배했다. 긴장으로 인해 거칠었던 호흡이 느려졌고, 다가오는 울리세 또한 느려졌다.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울리세는 폭발적으로 앞으로 뛰어나가 검을 대각선으로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엄청난 속도에 허버트는 겨우 몸을 틀었다. 반격하기에는 이미 균형이 무너졌다. 그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 자세를 취하려 했다. 하지만 울리세는 마치 호랑이처럼 말도 안 되게 방향을 꺾어 그에게 달려들었다.

 

 내지리는 검을 아래로 쳐내며 몸을 비튼 그는 하마터면 검을 놓칠 뻔했다. 속도도 속도였지만, 그보다 웃도는 압도적인 힘에 쳐내기만 했음에도 칼은 깨져버릴 듯이 진동해 손목으로 파고들었다. 저도 모르게 입술을 깨문 그는 방어 자세를 취했다.

 

 울리세가 곧장 달려들었다. 찌르고, 베는 동작이 이어지듯 날카로웠다. 피한다고 피했음에도 자잘하게 생기는 상처는 어쩔 수 없었다. 무리하게 몸을 비틀던 엘버트는 채 낫지 않은 갈비뼈의 극심한 통증에 신음을 흘렸다. 일순간 시야가 어두워졌다가 돌아왔다. 땀이 비 오듯 흘렀고 초점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았다. 울리세는 공격을 멈추고 그를 바라봤다. 엘버트는 억지로 눈을 맞추며 말했다.

 

 “와라.”

 

 어찌나 세게 깨물었는지 입술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비릿한 피 맛을 느끼니 정신이 조금은 돌아온 기분이었다. 직감적으로 이번이 마지막임을 깨달았다. 그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내뱉었다.

 

 ‘죽일 수 없다면….’

 

 울리세는 다시 그에게 달려들었다. 움직임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앨버트는 그의 공격을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피하지 않았다. 그대로 그도 마주 달려가며 양손으로 잡은 검을 그의 목을 향해 내질렀다.

 

 “…….”

 

 헛바람을 들이키는 소리가 저도 모르게 새어 나왔다. 복부를 깊게 베인 엘버트는 손에 힘이 풀려 칼을 놓치는 것과 동시에 배를 부여잡으며 옆으로 쓰러졌다. 막을 수 없는 피가 바닥에 퍼졌다. 고통에 눈깔이 뒤집힐 것만 같았다. 몽롱해지는 정신 속에서 그는 울리세를 바라봤다. 그의 목에는 앨버트의 검이 꽂혀 있었다. 자신의 행동에 만족하다는 듯 앨버트는 더 이상의 저항 없이 눈을 감았다.

 

 “형!”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목을 관통한 검을 뽑아낸 그가 그렇게 말했다. 리베리오는 충격에 얼어붙었다. 빛을 잃은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가 정말 자신의 형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그렇다고 믿어야 했다. 그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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