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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4. 요람(3)
작성일 : 19-07-17 22:53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8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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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둑... 투두둑......

 

 끄으으..... 끄응.....

 

 커다란 통증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적어도 8층 높이에서 떨어진 것 같은데........ 밑에 뾰족한 무엇인가가 없어서 참 다행이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쯤 이렇게 신음소리조차 못 내고 있을 테니 말이다.

 

 “허어... 허억..... 크....”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아델은 근처에 쓰러져있는 아멜과 데미아를 바라보았다. 떨어지는 순간에 그들에게 보호막을 걸긴 했는데........

 

 “으... 으으.....”

 

 데미아가 쓰라린 허리를 붙잡으며 천천히 일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주위를 둘러보며 다른 사람들을 찾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그도 그럴게, 떨어지면서 그녀의 고글이 그대로 벗겨졌기 때문이었다.

 

 “아... 아델? 아멜?”

 

 그녀의 목소리에 아멜이 천천히 일어나는 게 보였다. 아델은 그런 둘을 보며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한시름 놓을 것 같네. 두 사람 모두 괜찮아 보여.......’

 

 “크.. 크억.......”

 

 “아... 아저씨?” / “아델?! 거기 있어?”

 

 안쪽에서 역류하는 피를 토하는 아델에게 두 사람이 급하게 뛰어오는 게 보인다. 그나마 아멜이 안경을 가지고 있어서, 데미아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그나저나 떨어지면서 받은 충격으로 내상을 심하게 입은 모양이었다. 이렇게 피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보니 장기 하나하나에 모두 충격이 가해진 듯싶었다.

 

 “크... 제길.....”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고통이 너무 심하게 찾아왔다. 약을 찾아야 하는데..... 손이 움직이질 않는다. 주머니에.... 조금만 움직이면 되는데.....

 

 “아저씨! 아저씨!”

 

 “아델! 괜찮아!”

 

 가까이 온 두 사람은 아델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급히 주머니에서 약을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일반 약 가지고는 택도 없었다. 아델은 고통 속에서도 온힘을 다해 입을 움직였다.

 

 “으..... 그...걸로는 안 돼. 내... 왼쪽... 주머니....”

 

 “아.. 아! 알았어요!”

 

 아멜은 즉시 그의 왼쪽 주머니를 빠르게 뒤졌다. 그리고 손에 잡힌 작고 아담한, 붉은 액체가 담긴 병을 찾아냈다. 약이라기보다는 이상한 정체불명의 액체라는 느낌만 드는 병이었다.

 

 “이...... 이게 약인가요?”

 

 “야... 약이지......”

 

 “아멜! 빨리!”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그의 모습에 급히 데미아가 그녀에게 소리쳤다. 아멜은 다그치는 그녀의 말에 급히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순간, 세 사람의 얼굴은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으... 우욱!”

 

 “이... 이게 뭐야!”

 

 전에 먹었었던, 고약한 냄새와 고약한 맛. 효과는 직방이지만 반대로 그만큼 지옥문턱까지 보내주는 맛을 가진........ 그 망할 약이었다. 지금 현재 남아있는 최후의 보루가, 하필이면 제일 최악이 남아있던 것이었다.

 

 “제... 제...기랄.....”

 

 아델은 그냥 이대로 죽을까 싶었지만, 아직 그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그저 체념한 체, 또르르 눈물을 흘렸다. 그런 그를 보며, 그저 한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보며 코를 막고 있는 아멜은 그대로 망설임 없이 약을 입에 들이 부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으.. 으아아아악!”

 

 아델에게 다시 찾아온, 지옥의 맛이 그를 한 번 더 강타하기 시작했다.

 

 

 

 30분 후.

 

 “으.... 우... 우웨......”

 

 “괜찮아?” / “괜찮아요?”

 

 데미아와 아멜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델은 그런 그녀들의 눈빛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끔찍해....... 이 약.... 진짜로 다시 먹지 않을 거야.”

 

 “그래도 나중에 먹게 될 것 같은데?”

 

 “제발! 이젠! 더 이상! 안 다칠 거라고!”

 

 그나저나 이렇게 효과 좋은 약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분명 방금 전까지 피를 토하고 죽어가려던 녀석이 어떻게 다시 부활한 것 마냥 돌아다니니 말이다. 데미아는 조심히 약병을 훑어보다가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자.. 잠깐만. 이 약 어디서 난 거야?”

 

 화들짝 놀라는 그녀의 모습과 달리 아델은 담담한 모습으로 있었다. 아멜은 놀라서 목소리를 높이는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당연하지! 이 약은....... 이 약은 상대의 수명을 깎아내리는 약이라고!”

 

 수명을... 깎는다고? 그게 무슨...... 그럼 여태껏 그 약을 먹은 의미가.......

 

 “아델! 똑바로 대답해! 이 약 어디서 났어? 아니, 애초에 왜 이 비약이 너한테 있는 거야?”

 

 데미아의 질책에 아델은 가만히 그녀에게 멱살을 잡힌 채로 있었다. 옆에서는 멍한 얼굴로 아멜이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표정을 보며 아델은 잠시 머리를 긁적였다.

 

 “이봐..... 나한테는 말이야. 이 약의 효과가 없거든?”

 

 “무슨 소리야! 이건 선주들도 먹지 못하는 약이라고! 근데 네가 이걸 견딘다고? 그게 말이나 돼?”

 

 “........ 나한테 걸린 저주 덕분에, 이 약이 아니면 회복이 안 된다고.”

 

 저주? 그게 무슨.......

 

 “너, 그러다가 반대로 저주를 풀지 못하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그 망할 다 죽어가는 몸으로 말이야!”

 

 “어차피 지금 저주를 풀면 그대로 죽어. 차라리 그러면...... 저주를 풀지 않고 사는 수밖에 없다고!”

 

 “자... 잠시 만요!”

 

 아멜의 외침에 목소리를 높여가던 두 사람이 겨우 싸움을 멈췄다. 두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떠올린 그들은 순간 화들짝 놀라며 뒤에 있는 아멜을 바라보았다.

 

 “아... 아악!”

 

 “히익!”

 

 그런 그들을 보며 아멜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뭐가 ‘아악!’이고 뭐가 ‘히익!’이에요. 그리고 저주는 또 무슨 얘기에요? 비약은 또 뭐고? 아저씨. 제대로 다 듣고 있었으니 대답하세요!”

 

 이거야 원. 아멜에게 단단히 걸린 듯싶었다. 여태껏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있던 이야기였었는데....... 아델은 단단히 화가 난 아멜과 머쓱해 져서 가만히 있는 데미아를 보며,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지금은 위험하니까, 짧게 얘기할 테니 이해 좀 해줘. 나한테는 저주가 걸려있단다. 하나는 쇠약의 저주. 그리고 하나는 ‘불사자의 저주’가 말이지.”

 

 “네? 불사자의 저주요? 그게 뭔데요?”

 

 “말 그대로 죽지 않는 저주란다. 정확히는....... 아니지, 어쨌든 이 저주에 걸린 사람은 약해지긴 약해져도 죽질 않는단다. 죽을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리는 거지.”

 

 “죽을 수 없는 몸이 되었는데... 저주라고요?”

 

 이해가 되질 않는다. 어떤 인물들은 불로불사에 대해 모든 것을 건다고도 한다. 그런데 아델은 오히려 이것을 저주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주라는 것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 아니, 마녀의 힘이 있는데, 저주라고 없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조금씩 내 안의 내용물을 갉아 먹히게 되어서........ 어쩌면 난 인간이라기보다는.... 좀비나 미라일지도 모르지.”

 

 키아아아악!

 

 분명 이 비명소리는 에디터의 비명소리였다. 아델은 그 비명소리에 툴툴대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대화 나눌 시간을 안 주네.”

 

 “..........”

 

 “나머지는..... 집에 가서 얘기하자.”

 

 “........ 네.”

 

 기분이 매우 안 좋은지, 아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꼭 항상, 중요한 순간에 녀석들이 방해를 당해왔다. 그래서 꼭 들어야 하는 말을 못 듣게 되니 말이다.

 

 “빨리...... 끝내죠.”

 

 점점 비명소리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세 사람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물이 있는 곳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하나, 둘, 셋. 괴물의 형체가 검은 장막을 찢고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세 사람은 괴물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 산을 넘어서, 살아남기 위해.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말이다.

 

 

 

 

 - 전진기지, 제 1 전투지역 지휘사령부 -

 

 

 “흐어.......”

 

 멍하니 입을 벌리며 멍청하게 있는 미에족 수인과 그 옆에서 푸른 털을 휘날리고 있는 인상이 안 좋아 보이는(?) 랑아족 수인, 그리고 그들을 안 좋게 바라보는 샤미드족 수인과 함께,

 

 “괘... 괜찮겠죠? 괜찮겠죠?!”

 

 “진정해요. 참, 이런 일 한두 번이 아니잖아요.”

 

 그 옆에서 불안해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도 못하는 오두방정을 떠는 요정과 그런 그녀를 달래는 언니 같은 하만과 동생 같은 귀무족 인간이 한 막사에 있었다. 왜 이들이 모이게 되었는지, 서로 다른 종족, 서로 다른 성격의 인간들이 모이게 되었는지 묻는다면,

 

 

 잠시 30분 전으로 돌아가서.......

 

 “언니! 그럼 여기 잘 지키고 있어요!”

 

 괴수들이 또다시 전선에 나타났다. 계속해서 산발적으로 공격해오는 녀석들 때문에 토벌부대의 인원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반면 리엔은 혼자 남아, 아델의 몫까지 일을 처리해 나가며 힘들게 버티고 있었다.

 

 “흐으..... 차라리... 나도 임무에나 나갔으면.......”

 

 리엔은 한껏 쌓여있는 서류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때일수록 맘 편히 총이나 쐈으면 싶었지만, 아델의 부관으로서 있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그러지도 못했다. 그를 대신해 자리를 지키며, 6군단과 최고 지휘부의 요청에 따라 인원을 배정하며 대원들을 지휘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이... 서류 더미들이랑..... 으... 바보들, 또 찾아오겠지?”

 

 투덜거리는 리엔의 예상에 맞춰서, 토벌대원 인원들이 또(?) 찾아와서 그녀 앞에 섰다. 이 자식들 지도는 어따 팔아먹었는지는 몰라도, 매번 이렇게 물어보러 오고 있다.

 

 “리엔 누나! 우리 또 어디로 가면 돼?”/ “리엔 언니! 어디로 가면 돼요?”

 

 “아! 쫌! 그만 물어봐! 지도에 표시된 지점으로 1 ~ 6번 순찰 돌면 된다고 몇 번이나 얘기 했냐! 나 잠시 밖에 좀 나갔다 올 테니까, 나머지는 엘치나 스피넬한테.......”

 

 댕! 댕! 댕!

 

 비상경보가 숙영지 전역으로 울려 퍼졌다. 동시에 막사 밖에서는 병사들의 정신없이 뛰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대규모 괴수의 공습이라는데.....

 

 “이... 이게 무슨 상황이야!”

 

 리엔은 그 소리에 어쩔 줄 몰라 멍하니 서있었다. 아델 없이 결정을 내려야하는 상황이..... 이렇게나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언니! 소집이야! 빨리 가봐! 나는 일단 이 바보들 데리고 전선으로 갈게!”

 

 다행이 스피넬이 막사로 들어와 그녀가 정신을 차리게 해주었다. 리엔은 그제야 허리에 권총을 차고, 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자.. 잠시만.... 그러고 보니 사령부 지휘막사가 어디였더라? 여.. 여기였나?

 

 “어.. 어디였지? 빨리 가야......”

 

 “비켜! 비켜!”

 

 “우.. 우와악!”

 

 급하게 뛰어가는 병사들에게 휘말려 그대로 넘어져버리고 말았다. 안 그래도 키가 작아 슬픈데, 이렇게 덩치 큰 아르가드들이나 샤미드족 인간들이 몸을 밀고 들어오면 그녀로서는 버티는 것은 불가능했다.

 

 “흐이..... 나도 빨리 가야한다고!”

 

 리엔은 필사적으로 병사들 무리를 뚫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병사들의 파도는 줄지 않았다. 거기다 병사들은 지나가다 리엔의 모습을 보고는 그만 오해를 해서,

 

 “뭐야? 이 꼬마는? 병참 쪽은 저쪽이다. 빨리 가봐!”

 

 “아.. 아니! 난 토벌부대 부관이라고! 이 자식들아!”

 

 “뭔 소리인지는 몰라도 빨리 가라고. 다들 바쁘게 움직이잖아.”

 

 다짜고짜 병참 쪽을 가리키며 그쪽을 향해 그녀의 등을 밀었다. 물론 그 오해보다 꼬마라는 말이 신경이 쓰여서 리엔이 대꾸를 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 거기다 지휘부와 병참부가 같은 길목에 있기에, 더 오해를 산 듯싶었다.

 

 “이... 이런...! 젠장!”

 

 “어머? 리엔.. 씨 맞죠?!”

 

 그렇게 사람들에게 휘말리고 있던 리엔은 마침 지휘부를 향해 뛰어가던 아이엘의 도움으로 그 물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덕분에 리엔은 제 시간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어! 3군단 참모장이 왔군. 옆에는.... 토벌부대 부관인가?”

 

 미리 도착해있던, 작전지도를 가리키며 바쁘게 움직이는 알레르가 두 사람을 보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아이엘은 그런 그에게 고개를 짧게 숙이고 그대로 뛰어와, 방금 전에 보고받은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현재, 벌집 안에 작은 지반 침하가 감지되었습니다. 동시에 갑자기 벌집에서 괴수들이 뛰어나오기 시작했고, 지금 전선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뭐, 그건 나도 들었네. 근데 암호벌레가 몇 마리 날아왔다고 했었지?”

 

 “네........”

 

 암호벌레라는 말에 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3군단과 6군단에서만 쓰는 실험적인 신호체계여서 다른 군단은 잘 모르고 있는 탓이었다. 뭐, 반대로 1군단과 2군단은 화약을 이용한 신호탄을, 5군단은 기수와 특별한 모래 풀 도마뱀, 횃불을 이용한 신호를 쓰지만 말이다.

 

 아이엘의 모습을 보니 조금 심상치 않아보였다. 망설이고 있는 그녀에게 리엔은 어딘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불안은 현실이 되어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통신용 암호벌레 몇 마리가 날아왔었습니다. 신호는 적색과 보라색. 상위 위험 감지 및........ 인원 실종이랍니다.”

 

 “이.. 인원 실종이라고요?”

 

 리엔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아이엘은 그런 그녀를 보며 속으로는 어쩔 줄 몰라 했지만, 알레르에게는 담담하게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통신벌레 3마리가 보라색. 3명 실종이고, 나머지는 새로운 위협에 노출되었다고 합니다. 여차하면 철수를 해야 할지도.......”

 

 “자.. 잠시 만요! 그럼... 남아있는 사람은!”

 

 리엔의 목소리에 아이엘은 간신히 표정을 유지하며 서있었다. 반면 알레르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전시고, 전장에서는 항상 어떤 일이 벌어질 줄 모른다네. 감성적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야.”

 

 그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아니,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이 그 안에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아이엘에게는 데미아가, 알레르 본인은 아바르가 그 안에 있으니 말이다.

 

 “일단 아이엘. 자네는 울프강과 에트만, 르뮘을 찾아 참모 막사로 데리고 오게. 아, 참고로 무구 적합자도 같이 말이야. 리엔양도 그녀를 따라가서, 내 명령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게.”

 

 리엔은 그런 그에게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곧장 아이엘이 그녀를 들쳐 매고 그대로 고개를 끄덕인 채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냅다 참모 막사에 그녀를 던지다 시피 나둔 후에,

 

 “미안해요. 하지만 기다리셔야 해요. 지금 때를 쓴다고 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일단 안에 계세요. 저는 다른 인원들 데리고 올게요.”

 

 말을 끝으로 곧장 다른 인원들을 찾으러 뛰어갔다. 리엔은 그런 그녀를 쫓아가려고 했지만, 병사들이 그녀를 막아서고 막사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해서.........

 

 

 “그래서 이렇게 된 거냐? 참나......”

 

 르뮘은 기분이 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울고 있는 리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말에 순간 울프강의 눈썹이 꿈틀대며 꼬리가 쭉 펴졌다. 그 모습에 에트만은 고개를 돌려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일단 다들 진정하라고요. 리엔씨도 우리가 모인 이유가 있을 거니까 그만 울고요.”

 

 “후에엥... 그치만..... 분명 관리관님이랑... 아멜이랑.....”

 

 “언니.....”

 

 “모두들 다 모였나?”

 

 뒤쪽에서 들려오는 알레르의 목소리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천천히 막사로 들어오는 알레르의 곁에는 병참부대 인원들이 무엇인가가 잔뜩 들어있는 상자들을 나르고 있었다. 그 무게로 봐서는 엄청난 양의 병장기들이 들어있는 것 같아보였다.

 

 “지금부터 자네들은 특별 구조부대로 임명한다. 이건 5군단장님과 얘기를 한 상황이니 여기서 무기를 골라가지고, 30분 내로 출발준비하게나. 물론 강제는 아니니 빠질 사람은 빠져도 돼.”

 

 모두 그의 말에 놀란 눈을 크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특별 구조부대라니, 지금 본진이 괴수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데.......

 

 “본진은 걱정하지 마라. 이미 대책은 다 짜뒀으니까.”

 

 알레르는 그대로 휙 밖으로 나갔다. 울프강은 순간 그의 옆구리에 매져 있는 검을 보았다. 그 역시 전선에 나가서 싸우겠다는 것이었다. 그가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은 정말이지 오래 된 것 같은데 말이다.

 

 찰칵.

 

 모두가 알레르의 뒷모습을 보는 사이, 상자를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장 먼저, 가장 빠르게 행동하고 있는 작은 요정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뭐해요! 빨리 준비하라고요!”

 

 자신의 몸에 단검들과 벨트 식 배낭에 화약 주머니들을 가득 챙기기 시작하는 리엔. 1분 1초가 아깝다며 급하게 움직이다보니,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작고 가녀린 손이 떨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무기를 챙기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아이엘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진정해요. 성급해하면 일을 망친다고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리엔에게, 아이엘은 천천히 무릎을 꿇고 그녀의 짐을 챙기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울프강 역시 그대로 무릎을 꿇고 앉아서 무기들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에게 르뮘은 당황해하며 말했다.

 

 “자... 잠깐만 지금 그 괴수 소굴에 들어가겠다는 거야?”

 

 “너는 몰라도 돼.”

 

 울프강은 그런 그를 보며 무기를 챙겨나갔다. 에트만이야 항상 멍한 표정으로, 그냥 울프강이 집어주는 무기들을 챙길 뿐이었다. 모두가 무기를 챙기기 시작하니, 무언가를 얘기해보려던 르뮘은 눈살을 찌푸리며 툴툴대며 말했다.

 

 “..... 쳇! 이러면 나만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

 

 그의 외침과 함께, 모두가 무기들을 챙기며 투입준비를 시작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2차진이 투입되는 것 같지만, 그건 상관이 없었다. 지금은 한시가 급하니까.

 

 무엇보다....... 소중한 그들이 안에 있으니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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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13. 벌집(6) 2019 / 7 / 9 306 0 8245   
74 #13. 벌집(5) 2019 / 7 / 3 288 0 8192   
73 #13. 벌집(4) 2019 / 7 / 2 313 0 7817   
72 #13. 벌집(3) 2019 / 6 / 19 273 0 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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