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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4. 요람
작성일 : 19-07-10 23:10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7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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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밖에서 봤던 것과 달리 엄청난 수의 동공들과 꼬여있는 길 때문에, 어쩌면 벌집이라기보다는 개미굴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거기다 한 점의 빛도 찾아보기 힘든 동굴이라서 만약 아바르가 없었다면 모두 길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을 지도 몰랐다.

 

 키아아악! 키아아아악!

 

 아바르의 능력으로 녀석들의 흔적을 찾아서, 점점 앞으로 나아갈수록 괴수들의 비명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그들의 비명소리는 마치 즐겁다 못해 미칠 듯이 날뛰고 싶다는 것처럼 들려왔다.

 

 “좋아. 이쯤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하자. 여차하면 도망가면서 불을 붙이면 될 테니까.”

 

 아바르의 의견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가방 속에서 주머니를 꺼내 벽과 바닥에 붙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도화선이 잘 보이게끔 삐져나오게 해서, 도망가다 바로 불을 붙일 수 있게 만들어두었다. 어차피 괴수들은 이게 뭔지 모르니 가만히 둘 테니까 말이다.

 

 착실히 또 하나의 배낭을 비워냈다. 중간에 잘못해서 주머니를 터뜨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곳에는 거의 다 붙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렇게 많은 폭약이 발밑에서 터진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상상하기 싫었다.

 

 “그런데..... 이정도 폭약을 만들려면 꽤나 힘들었을 텐데, 어디서 구한거야?”

 

 문득 자신이 들고 있던 마지막 폭약을 설치하던 데미아가 아바르에게 말을 걸었다. 솔직히 이건 아델도 궁금하긴 했다. 화약의 재료가 구하기 힘들어서, 이 많은 양을 준비하는 데에 꽤나 많은 시간이 들었을 것이었다.

 

 “흠...... 대출 좀 받았어. 1군단장 녀석이 쉽게 빌려주더라고. 리즌, 네가 손 써둔 거지?”

 

 “아하하...... 뭐, 그렇지. 물론 대가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모아둔 자금을 털어서, 화약이란 화약을 모조리 긁어모았었다. 거기다 1군단에게도 그냥 빌리는 것이 아닌,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면서 화약을 받아오기까지 했었다.

 

 “아무리 같이 일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역시 공짜로 빌리고 하는 것은 내 성격이 아니라서 말이지.......”

 

 “칫, 그러면서 나는 공짜로 부려먹으려고 하냐?”

 

 아델은 그런 리즌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툴툴 거렸다. 뭐, 아델 한정으로 녀석이 부려먹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데미아는 그런 그들을 보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너희들은 변함이 없구나.”

 

 어쩌면 녀석들이 살아있는 것을 알았을 때 만날 걸 그랬었다. 리즌 녀석이, 아냐가 힘들게 토벌부대를 운영할 때 도와줬어야 했는데, 도와주질 못한 게 미안해졌다. 그리고 옆에 있는 아멜을 보면, 그저 말없이 고개만 숙여질 뿐이었다.

 

 “이 구역도 설치는 다 되었.... 잠.. 잠깐! 모두 멈춰.”

 

 아바르의 말에 모두 그대로 가만히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급히 땅에 귀를 대고 가만히 집중을 했다.

 

 “이... 이 소리..... 우측에서 온다!”

 

 “모두 전투 준비!”

 

 아델의 말에 모두 검을 뽑아들었다. 괴수가 달려들 경우 3명이 동시에 공격할 수 있을 만큼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거리를 벌리고 방어 자세를 취했다. 앞쪽에서 뛰어오는 발소리로 보아, 대략 8 ~ 9마리는 넘는 것 같아보였다.

 

 “모두 대기! 아직 녀석들이랑 거리가 멀어!”

 

 “녀석들 우리 위치를 알아챈 건가?”

 

 “.........”

 

 모두들 손에 힘을 꽉 주고 검을 붙잡고 대기했다. 앞에서 점점 두두두 소리와 함께 벌어지는, 괴수들의 발소리에 모두의 심장이 점점 빨리 뛰기 시작했다. 동시에, 앞쪽의 검은 색 장벽에서, 흐릿한 형체가 점점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대기! 아직 100걸음 밖이야!”

 

 키아아아아악!

 

 “대기!”

 

 아델은 순간 튀어나가려는 아멜을 붙잡고 제재 시켰다. 공동이 넓기는 해도, 한정된 공간에서 전투는 금방 고립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기에, 아직 그걸 잘 모르는 아멜을 막아선 것이었다.

 

 “기다리렴. 지금은 기다려야 해.”

 

 “그... 그렇지만.....”

 

 서서히 선명하게 보이는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단단한 비늘과 흉측한 이빨을 가진, 야수형 괴수들이 맹렬하게 뛰어오고 있었다.

 

 “대기! 50걸음 앞!”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역시 괴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좁은 통로 덕분인지, 녀석들은 제대로 뛰어오지 못하고 서로 부딪히거나, 서로를 짓밟으며 달려오고 있었다.

 

 “지금! 모두 눈 가리고 엎드려!”

 

 아델의 말에 모두 얼굴을 가리며 바닥에 엎드렸다. 동시에 아델의 손에서 강렬한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생명의 빛이여, 저들에게 광명을!’

 

 거대한 섬광이 순간 동굴 내부를 뒤덮었다. 괴수들은 갑자기 앞에서 일어난 섬광에 놀라 서로 뒤엉킨 채,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델은 녀석들이 낑낑대며 일어서지 못하는 것을 보자, 모두에게 다시 소리쳤다.

 

 “지금! 돌격!”

 

 “가자!”

 

 모두들 검을 집어 들고 냅다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눈이 너무 부셔서 제대로 뜨지 못하는 괴수들은 그대로 일행의 검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쾅! 콰지직.

 

 “크윽! 두.. 두꺼워!”

 

 3등급 이상의 개체들이나 괴물의 껍질이나 비늘은 상당히 단단하다. 그러니 웬만한 냉병기는 잘 통하지 않는다.

 

 “비늘 사이로 검을 집어넣어라! 아니면 눈이나 약한 부분을 공략해!”

 

 청사단과 아르가드들은 아델의 지시에 녀석들의 눈과 귀, 그리고 헐떡이는 입안으로 검을 쑤셔 넣었다. 괴수하나가 비명을 질러대며 몸을 바들 거렸지만, 다른 동료들에게 깔려서 제대로 움직이질 못했다. 다른 괴수들은 이미 아바르와 데미아, 아멜이 숨통을 끊은 상태였다. 피와 살점으로 얼룩진 몸을 닦으며 아바르는 투덜대며 말했다.

 

 “젠장..... 통로가 막혀버렸는데?”

 

 어쩌다보니, 통로 하나가 괴수들의 시체로 막혀버리고 말았다. 뭐, 길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자칫 반대편에서 도망치다가 이쪽으로 오게 된다면 난감해 질지도 모른다.

 

 “치우긴 치워야 할 텐데.... 시간이 많이....”

 

 “하나, 둘....” / “셋!”

 

 쾅!

 

 아멜과 데미아가 동시에 발차기를 날렸다. 그러자 시체로 단단히 막힌 벽이 흔들리며 무너져 내렸다.

 

 “이야. 아멜, 꽤 하는데?”

 

 “아니에요. 제 힘으로는 모자랐는데, 군단장님 덕분에 무너뜨린 거예요.”

 

 데미아는 수줍게 서있는 아멜에게 웃으며, 얼굴에 튄 피를 손수건으로 닦아주었다. 다른 인원들은 그런 그 두 사람을 보며 놀란 눈으로 입을 벌리고 바라보았다. 뒤에서 리즌이 피식 웃으며 아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참....... 기분이 묘하다. 정말.”

 

 “그러게.........”

 

 마치 동생을 보살피는 언니처럼, 데미아는 아멜의 머리를 쓰다듬.... 아니, 볼을 만지작거리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예전에, 그녀와 데미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두 사람의 모습을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리즌은 급히 주머니에서 작은 무엇인가를 꺼냈다.

 

 “참, 이거 준다는 거 깜빡했네. 근데, 너 괜찮아?”

 

 “괜찮아. 동굴에 들어오기 전에 하나 먹어뒀어. 그리고 이런 게 있으면 진즉에 달라고. 저번 거는 너무했다고 정말.”

 

 아델은 그가 주는 것을 받자마자, 그대로 급히 삼켰다. 그리고 수통을 꺼내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데미아에게 볼을 잡혀 말랑말랑형(?)에게 처해져 있던 그녀는 아델이 무엇인가를 먹고 있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가 무엇을 먹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아니, 것보다 그렇게 움직였는데 괜찮은 것인지 걱정이었다.

 

 “아저씨... 괜찮......”

 

 아델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당당하게 앞으로 나섰다. 언제나 그렇듯, 그의 손길이 닿으면 따뜻한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무엇보다,

 

 “자.... 그럼 슬슬 가볼까?”

 

 전과 다른 그의 미소를 보면서, 그녀는 조금 안심이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뒤에 섰다.

 

 “네!”

 

 그렇게 다시 일행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델을 선두로, 리즌이 뒤를 경계하면서 모두들 천천히 괴수들의 시체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 벌집 안, 최심부 동공 -

 

 

 형형색색의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천천히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지루한 눈으로 툴툴대며 팔을 괴고 있는 남색 로브의 남자는 아카레니가 빠져나가자 기지개를 쭉 피며 말했다.

 

 “후아암! 회의가 드디어 끝났네. 이런 회의를 왜 하는 건지, 원!”

 

 “그렇게 말하지 마라. 이런 것을 해야 효율적으로 세계를 엎어버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붉은 로브의 말에 남색 로브는 코웃음을 치며 그를 바라보았다.

 

 “핫하! 그냥 인간 녀석들을 고기 다지듯이 다지면 되는 거 아니야? 어차피 녀석들은 물러 터졌잖아? 안 그래?”

 

 “인간들을 너무 무시하지마라. 녀석들이 하나하나는 약해도, 뭉치면 골치 아파지니까 말이야.”

 

 “하앙? 골치 아프긴 무슨. 하기야, 네놈은 그 인간들에게 당했었으니까 그렇긴 하겠다.

 

 남색 로브의 말에 붉은 로브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며 회색 로브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 녀석이 저렇게 당하는 것도 처음인데?”

 

 “맞아. 저렇게 당하는 것도 처음인데 말이야.”

 

 “아오! 넌 좀 붙지 말라고!”

 

 “아잉, 싫다고! 날 거부하지 말아줘, 제발.”

 

 갈색 로브의 끈적거림에 회색 로브는 질색을 하며 도망치려고 했지만, 녀석은 이내 금방 잡히고 말았다. 힘의 우위에서는 녀석을 따라갈 녀석은 없었다. 아, 물론 저 근육덩어리 남색 로브는 빼고.

 

 “그건 그렇고. 에디터가 당했다는 것은 또 무슨 소리일까요?”

 

 회색 로브를 붙잡고 장난을 치고 있는 그/그녀가 문득 아까 회의에서 나왔던 얘기를 떠올렸다. 그것 때문에 아카레니가 많이 화가 나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은 희열감을 느끼긴 했지만........

 

 “에디터를 상처 낸 흔적을 보니..... 아직 다른 ‘선주’가 살아있는 모양이더군. 참, 귀찮은데 말이야.”

 

 “아! 그 놈! 그 놈 짓이야! 분명!”

 

 회색 로브는 급히 고개를 들어 말을 했다. 그런 그의 말에, 남색 로브는 붉은 로브를 제치고, 얼른 그의 앞으로 와서 큰소리로 말했다.

 

 “그놈? 그놈이 누군데?! 어서 말해줘!”

 

 피가 끓는 것 같다. 에디터를 처리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자. 분명 그라면 자신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만한 실력이 있는 게 분명했다. 요 근래에 상대했던 병사들이나 용병, 괴수들은 너무나도 약했었으니 말이다.

 

 “아야야야야야! 놓고 얘기해! 놓고! 이... 뇌까지 근육인 녀석이...... 아프다고. 아파!”

 

 어느새 그의 어깨를 꽉 붙잡고 있어서, 조금만 더 힘을 줬었다간, 그의 팔을 뽑아버렸을지도 몰랐다. 그는 그의 모습을 보며 급히 손을 떼며 미안하단 말을 했다. 그러자 그는 아픈 팔을 쓰다듬으며, 말을 잇기 시작했다.

 

 “그... 왜.... 예전에 빛의 신인지, 태양의 신인지 떠들고 다녔던 녀석 있잖아. 그 녀석이 아직도 살아있더라고. 그 녀석 덕분에 그동안 벌여왔던 공작들도, 우리의 군세의 규모나 이동경로 같은 게 다 들켜버렸지 뭐람. 심지어 아카레니이랑 필적할 정도의 힘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

 

 “오오! 그 정도라면 진짜 두근거린다고! 지금 어디 있는 지 알 수 있어? 엉? 앙?”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침을 튀기며 열렬히 말하는 그를 보며 회색 로브는 눈살을 찌푸렸다. 뭐, 덕분에 갈색 로브에게서 해방이 되었으니 상관은 없었지만 말이다.

 

 “최근에 녀석의 이동경로로 봐서는.....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이 근방을 돌아다니고 있을 거......”

 

 키아아아아악! 키아아아악!

 

 “뭐야? 이 바보들이 식사를 할 때 조용히 시키라고 했잖아!”

 

 회색 로브의 외침에 한 로브를 입고 있는 사람이 걸어와 무어라고 속닥였다. 그러자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뭐? 침입자? 이런 곳에?”

 

 물론 며칠 전부터 녀석들의 동태가 심상치는 않았다. 꾸준히 정찰을 하러 오는 인원들이 늘어났으며, 계속해서 전력을 엿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었지만, 이렇게 행동할 줄은 몰랐다.

 

 “어머머. 침입자라고요? 참, 귀여운 녀석들이네요? 내 부하로 만들어 볼까......”

 

 “어이, 넌 다른 임무가 있잖아.”

 

 남색 로브의 말에 갈색 로브는 입맛을 다시며 팔짱을 꼈다. 그 사이에 붉은 로브는 회색 로브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몇 명이 들어왔는데? 좀 심각한 사안인 거야?”

 

 “뭐,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더라고. 11명 정도라는 데, 하필 식사시간이라 바보 녀석들이 죄다 ‘식당’으로 가버려서 깊숙이 들어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

 

 “흐음....... 그럼 몇 마리만 보내면 되겠군. 간단하네.”

 

 “그래. 간단한 일이야.”

 

 그의 말에 회색 로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로브를 입은 남자의 목을 날렸다. 이런 시시한 일을 보고한 게 마음에 안 들었다. 이런 일을 일일이 보고하고, 지시를 받으러 오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왜 굳이 여기까지 보고를 하는 거야. 어? 그 정도 일은 너희들 선에서 처리할 수 있잖아!”

 

 “이야! 몸을 바꾸고 나니 박력이 넘치는데?”

 

 “너는 제발 가라고! 어?! 아!”

 

 질색을 하는 표정으로 소리친 회색 로브의 말에 토라진 갈색 로브는 툴툴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치이... 알았어. 나, 간다! 간다고!”

 

 그/그녀는 그대로 발을 세게 박차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진짜 화난 것 같은 그/그녀의 모습에 남은 사람은 그저 당황한 얼굴로 녀석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말..... 삐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냐? 저거 한번 토라지면 장난 아닌데.......”

 

 “그러게....... 젠장.... 나중에 이거가지고 또 붙잡히겠네.”

 

 회장에 남겨진 세....... 아니 한명까지 더하면 4명이려나? 어쨌든 로브들은 떠나가는 갈색 로브를 보며 머쓱해진 분위기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럴수록, 점점 더 갈색 로브의 모습은 멀어져갔다. 아니, 이제는 동굴의 어둠이 만든 장벽에 그/그녀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미 그 어둠 속에 삼켜져 갈색 로브의 모습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바보(?)들을 뒤로 한 채 걸어 나온 갈색 로브. 그/그녀는 툴툴거리면서 꼈던 팔짱을 풀었다.

 

 “흐흐흥. 그나저나, 저 바보들은 아직 모르는 것 같네.”

 

 녀석은 잠시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그러자 녀석 주변에서 순식간에 수십 마리의 괴수들이 튀어나왔다.

 

 “손님이 왔어요. 아쉽게 제가 맞이하러 가지 못하니, 맡아주세요. 여러분?”

 

 “키... 키아아악!”

 

 “키아아아악!”

 

 괴수들은 흥분한 듯 비명을 지르며 녀석 주변을 맴돌았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갈색 로브는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대신, 깔끔하게 처리하고 오세요. 안 그러면 알지?”

 

 섬뜩한 기운이 순간 녀석 주변에서 뻗어 나왔다. 이것은 일종의 경고. 동시에 녀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는 것이다. 절대로 지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아니 도망치지 말라는 것을 말이다.

 

 “키.. 키아아악......”

 

 “키.......아악....”

 

 “자, 빨리 가세요. 어서!”

 

 괴수들이 일제히 앞의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수십 마리가 동시에 움직이니 동굴 전체가 울렸다. 이렇게 녀석들이 뛰어다니면, 분명 다른 괴수들도 녀석들에게 합류해서 뛰어 갈 것이다. 그럼 침입자들은........

 

 “그나저나....... 걱정이네요. 왜 그가 여기 와 있을 까요? 매번 우리 일에 방해를 하는 걸까요?”

 

 그냥 남색의 바보에게 알려줄까 싶기도 하지만, 회장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도 멀리 나와 버려서 돌아가기 귀찮아져버렸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있기에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에휴. 그럼 맡겨두고 가는 수밖에 없네요. 정말이지..... 왜 제 주변에 이렇게 믿을 만한 녀석들이 없는 걸까요........”

 

 갈색 로브는 투덜거리며,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을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앞이 훤히 보인다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앗콩!”

 

 아, 자연스럽게는 아닌 듯싶었다. 그만 앞에 있는 종유석에 머리를 박아버리고만 갈색 로브는 아픈 이마를 쓰다듬으며,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자신의 일을 하러 가기 위해, 가야할 곳으로, 천천히 말이다.

 
작가의 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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