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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3. 벌집(6)
작성일 : 19-07-09 22:52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8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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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병사들이 모인 자리. 그리고 가장 맨 앞에 서있는 13명의 사람들과, 그 앞에서 종이를 들고 서 있는 5군단장 에락은 종이의 내용을 열심히 읽어 내려가며 이번 작전에 대한 내용을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 벌집 작전의 최종 목표는 녀석들의 근거지를 파괴하고, 더 이상 동굴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이상.”

 

 “와, 너한테 들으니까 기분이 참 묘한데?”

 

 “이럴 때는 참 군단장다워 보이는구먼.”

 

 너무나 당당하게 군단장인 에락에게 말을 던지는 사람들. 그런 그들의 말에 에락도 코웃음을 치며 종이를 집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 그럼 너희들이야 말로 이상하지 않아? 그런 군단장에게 임무 설명이나 받고 있고 말이야. 너희들이 해야 할 일들을 말이지.”

 

 아바르와 에락 사이에서 약간의 신경전이 오갔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반응 하지 않았다. 매번 이런 작고 사소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긴장을 풀려고 하는 행동들이었으니까 말이다.

 

 “흠, 그럼 식은 이정도로 하고 이제 슬슬 떠날 준비해야겠지?”

 

 역시 형식적인 식을 싫어하는 데미아는 툴툴대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뒤에 있던 병사들 역시, 교장님 훈화 같은 출정식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모양인지 다들 한껏 표정이 밝아져 있었다. 만인 공통으로, 앞에서 누군가가 길게 연설하는 것은 싫어하는 모양이었다.

 

 “전쟁의 신 라이오스님의 축복을! 빛의 신 헬라오스님의 축복을!”

 

 모두의 축복 속에 대원들 하나하나가 연단을 내려와 걷기 시작했다. 아델과 데미아는 옆에서 있는 리즌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어이. 헬라오스님의 축복을?”

 

 “축복 받으시라잖아요. 헬라오스님의.”

 

 “너... 너희들 자꾸 놀리지 말라고.”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가리고 있는 그의 모습에 신이 난 두 사람은 계속해서 그를 놀려먹으며 걸었다. 그 뒤에서 같이 걷고 있는 아멜과 아바르는 그런 세 사람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세 사람....... 왜 저러는 걸까?”

 

 “글쎄요. 뭐, 군단장님이랑 아저씨랑은 원래 저렇긴 하지만........”

 

 결국 참다못한 리즌이 아델에게 달려들었고, 아델은 그런 그의 손을 피해 도망 다녔다. 데미아는 그런 그들을 보며 옛날 생각에 웃음이 터져 마구 웃기 시작했다. 곧 있으면 죽으러 들어가야 할 사람들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자자. 그만하고 빨리 오라고. 제발........”

 

 아바르는 어린 아이들 마냥 뛰어다니는 두 사람을 제재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정말 작전이 성공할지........ 가봐야 알겠지, 뭐. 가봐야........

 

 

 

 

 - 전진기지 제 5 전투지역 외곽, 벌집 앞 -

 

 

 토벌부대 측은 아멜, 아델, 그리고 리즌. 원래는 다른 길잡이를 쓰려고 했지만, 리즌 녀석이 따라온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넣었다. 그 뒤에 보조 인원으로는 데미아, 아바르, 에락 휘하의 청사단 2명, 아바르 휘하의 아르가드 4명이 따라붙기로 했다.

 

 “오오. 팅커 말고도 오리에셀이 있다니!”

 

 “하아? 아직 망할 하이앤더가 살아있을 줄은 몰랐는데?”

 

 아르가드, 갈색 피부에 한 7척(2.1m정도)를 넘는 키와 근육질의 몸을 가진 그들은, 한때 고대 제국 오리에셀을 이끌던 주축 중 하나였다. 하이앤더와의 전쟁에서 진 뒤, 살아남은 이들은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갔었는데, 척박한 땅으로 쫓겨나가게 된 것에, 삶의 터전을 잃은 것에 대한 분노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이어진 박해로 인해, 하이앤더에 관해서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감정의 골로 아주 뿌리 깊게 박혀있었다.

 

 “그러게? 아직도 살아남아있을 줄이야. 나도 깜짝 놀랐다고.”

 

 “너희들이 속죄를 한다고 행세한다고 해도 우린 너희들을.......”

 

 “워워.... 진정하라고. 어차피 지금은 공공의 적을 향해 검을 들 때가 아닌가?”

 

 “쳇, 아바르님을 봐서 참도록 하지.”

 

 아멜은 아델을 보며 고개를 잠시 저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던가, 가끔씩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을 짜증나게 하는 말투는 조금 고쳤으면 하는데 말이다. 데미아는 옆에서 한숨을 쉬고 있는 아멜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아.. 앗... 네.”

 

 “악의가 없기는 하지만, 조금 꼬인 녀석이니까. 그래도 너는 영향을 받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데미아는 말을 하면서, 수줍게 아멜의 볼을 만지작거렸다. 말랑말랑한 그녀의 볼을 마치 어린 꽃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는 것 같은 그녀의 손길에, 아멜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급히 손을 뒤로 넘기고 휘파람을 불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하.. 하나 같이 다들 이상해......’

 

 아델 주변의 있는 사람들이라면, 겉은 괜찮아 보이더라도 어쩌면 어디 하나 나사가 빠져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다. 그렇게 따지면 자신도 어디 하나가 나사가 빠져있다는 것이니까.

 

 

 벌집의 입구로 가는 협곡에 다다르니, 선발대로 나서 있던 아르가드 2명과 초병들이 그들을 보자 청색 깃발을 들어 짧게 흔들었다. 지금 저 얘기는 이곳은 안전하고, 현재 괴수들이 굴 안에 있다는 얘기였다.

 

 “충성!”

 

 “됐어, 형식적인 거. 상황 보고나 해줘.”

 

 미리 감시를 하던 인원들이 경례자세에서 어리둥절하다가, 곧 지도를 꺼내 들어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앞의 벌집에 난 입구는 총 15군데지만, 녀석들이 직접적으로 쓰는 입구는 총 4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중에 하이브 녀석들이 다니는 입구는 상층부 입구였습니다.”

 

 “흐음....... 우선 목표는 그쪽이 되겠군. 준비하라고 했던 물건은?”

 

 “준비하라고 했던 물건들은 모두 준비해뒀습니다.”

 

 “준비? 뭘 또 들고 온 거지?”

 

 아바르의 말에 데미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아바르를 대신해서 리즌이 말을 했다.

 

 “깜작 선물. 그년에게 줄 아주 화려한 장난감을 준비했지.”

 

 천으로 둘둘 감은 얼굴에서 사악한 미소가 그려지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데미아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렇다면야 나도 찬성.”

 

 “어이...... 의심도 안 해보고 바로 그러는 거냐?”

 

 “네가 그렇게 웃고 있다면야, 확실하단 얘기겠지. 그렇지 않아, 아델?”

 

 “하하하. 뭐, 그렇지. 그럼 말 나온 김에 세부 내용을 설명해야겠네. 아바르? 그거 좀 꺼내줄 수 있겠어?”

 

 아바르는 아델의 말에 얼른 병사들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병사들은 근처 땅에 만들어둔, 위장막을 들춰내고 그 안에 있는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내들어 그에게 넘겨주었다. 데미아와 아멜, 그리고 일부 인원들은 그 주머니를 보고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응? 그건 후추주머니 아니야?”

 

 “그냥 후추주머니가 아니지. 이 주머니에는 특별한 무기가 들어가 있다고.”

 

 그가 주머니를 열자, 살짝 악취와 같은 비릿한 냄새가 올라왔다. 순간 그 냄새에 모두 눈살을 찌푸리며 코를 막았다. 데미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했다.

 

 “이... 이게 뭐야?! 이 고약한 냄새는.....”

 

 “기름에 절여서 만든, 반 액체 상태의 화약이지. 기존 화약이 두꺼운 석탄가루 같다면, 이거는 곱게 만든 것을 농축시킨 거라 위력이 배로 늘어나있어. 이거 하나만 있어도 두꺼운 대리석 10장은 그냥 날아갈걸?”

 

 “응? 이 작은 주머니 하나에?”

 

 화약의 힘이 세다고는 들었지만, 당최 1군단이 독점을 하고 있던 터라 제대로 본적은 없었다. 그렇게 센 무기가 있다면 분명 연합 최고 사령부도 알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근데, 저기 동굴은 꽤나 단단하다고. 광물로 이루어진 곳인데 이게 먹힐까?”

 

 분명 대포의 공격에도 끄떡없는 동굴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일 텐데, 폭파를 시키겠다니. 데미아와 일부 일행은 그의 말에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그런 그들을 보며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 작전에 꼭 필요하다는 거지. 단단한 동굴이라도 내부에서 파괴하면 되니까 말이야. 그럼 모두들 내 호위 잘 부탁해.”

 

 아바르는 자신 만만한 태도로 그 망할 주머니를 톡톡 던졌다, 잡기를 반복했다. 녀석들에게 한방 큰 먹일 자신감이, 아주 넘치다 못해 터져 나오는 것 같았.....

 

 “으... 으아아악!”

 

 “야! 이 멍청한 너구리 같으니라고!” / “우... 우읍.....” / “아멜! 여기 수건으로 코 막아!”

 

 아니... 진짜로 주머니가 터져서 손에 액체가 흘러 넘쳤지만 말이다.

 

 

 

 

 - 벌집 안, 제 1공동으로 가는 길 -

 

 

 샤샤삭.

 

 어두운 공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잠긴 동굴, 서늘한 공기가 감도는 동굴 안을 열심히 뛰어다니는, 생명체라고는 흉측한 비명소리를 내는 괴수들만이 존재하는 곳에, 재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자들이 있었다. 그림자들은 모두 이상하게 툭 튀어나온 고글을 쓰고 있었다.

 

 “이.. 안경 되게 편리하네요?”

 

 아멜은 자신의 눈에 쓴 고글을 보며 감탄했다. 이 고글을 벗으면 동굴의 어둠에 앞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근데 신기하게 이 고글을 쓰고 있다면 앞에 불빛이라도 비춘 듯 환하게 시야가 맑게 보였다. 물론 막 100걸음 밖의 물체는 흐릿하게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 쓸 만한 물건이었다.

 

 “하하하. 이건 페트릴 족(쥐 수인) 녀석들이 쓰는 건데, 어두운 땅속에서 광물을 채집하거나 먹을 것을 찾을 때 쓰는 건데, 안경에 발라져있는 도료가 작은 빛이라도 끌어 모아주는 효능이 있다고 하더라고. 근데, 가격이 더럽게 비싸서 구하기 꽤 힘들었다고. 거기다 보급선도 자꾸.........”

 

 이 작전을 위해 페트릴 족 장인들에게 특별 주문 제작을 해서 공수 했던 과정을 설명하면서, 아바르는 자랑스럽게 말을 했다. 페트릴 족과 만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들과의 거래도 역시 힘들기 때문에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 하지만,

 

 “근데 좀 조용히 해줄래? 동굴이 울려서 녀석들이 들으면 어떻게 하려고?”

 

 데미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을 했다. 여기는 녀석들의 소굴.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며 가도 모자랄 판에 희희낙락 떠들 시간은 없는 곳이었다. 그런 그녀의 말에 열심히 얘기하던 아바르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히잉...... 그만큼 노력했다는 얘기인데......”

 

 “칭찬은 집에 가서 받아도 되잖아. 우선 임무에 집중하자고 친구.”

 

 리즌이 축 처진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를 달래주었다. 역시 그를 챙기는 것은 리즌뿐 인걸까? 아바르는 ‘역시 네가 최고야!’라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곧 그 생각을 접게 되었다. 그도 그럴게 말은 그렇게 하고 있어도, 얼굴은 웃음을 아주 참다못해 죽을 지경이었으니까.

 

 “푸.. 푸흐흡.....”

 

 누군갈 놀려먹는 것 하나는 자신 있는 리즌이다. 그 녀석을 곧이곧대로 믿었던 자신이 바보였다.

 

 “우쭈쭈. 우리 애기, 그걸 믿었어요?”

 

 “이.. 이 자식이! 가만히 안둔.....!”

 

 “시끄러워, 이 바보들아!”

 

 데미아에게 혼쭐 난 두 사람은 입을 다물고 걷기 시작했다. 앞에서는 아멜과 아델이 경계를 해주며 신호를 보냈다. 본격적으로 동굴 안의, 동공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이제부터 작업의 시작이다. 모두들 지고 있던 가방을 풀어 주머니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여기다가 주머니를 붙여.”

 

 착. 모두들 아바르의 지시에 맞춰서 주머니들을 동공의 동굴 벽들에 붙여놓았다. 아바르는 빠르게 움직이며 동굴 벽에 표식을 남겨두었고, 붙여놓은 폭약에 도화선들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어떤 곳은 붙이고 어떤 곳은 붙이지 않기에 데미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말했다.

 

 “근데, 왜 여긴 붙이고 저긴 붙이지 않는 거야?”

 

 “아, 그게 여기는 대체적으로 화강암이랑 철이 많이 섞여 있지만, 이렇게 간혹 석회암이 조금 많은 부분들이 있어. 이 부분들을 터뜨려서 무너뜨리다보면, 결국 무게에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는 거지. 특히 이렇게 동공이 많은 동굴들은 말이야, 최적의 조건으로 버티고 있는 거라 그 균형만 무너뜨리면 반대로 위태롭게 되어 있거든.”

 

 이따금씩 단단해 보이는 동굴의 지반이 무너지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동공이 생기는 것도 사실 이 석회암들이나 특정 암석들 때문이라는 데, 동굴에서 오래 지내다보면 이런 위험을 사전에 알아야하기 때문에 익힌 지식인 것이었다.

 

 “오호. 그럼 열심히 붙여보자고!”

 

 모두들 열심히 그의 지시에 따라, 마저 약한 기둥들을 골라 폭약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가끔 괴수들을 마주치기는 했지만,

 

 “하압!”

 

 아멜이 빠르게 날아가 괴수들이 미처 반응하기 전에 처리를 해서 다른 괴수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했다. 다행이 보초를 서고 있는 괴수들이 등급이 낮은 개체여서 금방 처리할 수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그렇게 한참을 작업을 하던 이들은 어느새 가져온 가방 들을 다 비우게 되었다. 아바르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만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흐음, 여기는 이쯤 해서 된 것 같아.”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여기 분명 녀석들의 소굴이잖아. 근데 왜 어슬렁거리는 녀석들을 제외하고는 만나질 못한 거지?”

 

 데미아의 말대로 여기는 녀석들의 소굴인데, 왜 안 보이는 걸까? 그게 좀 의문이긴 했다. 기껏해야 만난 괴수라고는 낮은 1등급의 야수형 개체들 뿐. 그마저도 아멜이 빠르게 제압하고, 아르가드들과 청사단 인원들이 신속하게 처리를 했기에 살아서 날뛰는 녀석들은 보질 못했다.

 

 “글쎄다...... 분명 여기가 주 통로인데 말이야.”

 

 아바르는 그녀의 말에 잠시 곰곰이 생각을 했다. 여기에 폭약을 설치한 것은, 녀석들이 자주 다니는 통로라고 판단해서였다. 땅에 배를 끈 자국이나, 자주 밟혀서 흠집이간 바닥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혹시....... 식사 시간 아닐까요?”

 

 “식사 시간? 식사 시간이라니?”

 

 아멜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모였다. 갑자기 모인 시선에 당황한 그녀는 붉어진 얼굴을 푹 숙였다.

 

 “죄.. 죄송해요. 군단장님들께 주제넘게 얘기를 해서......”

 

 “아.. 아니야. 괜찮아. 그것보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뭐야?”

 

 데미아가 그녀를 독려하며 말을 잇게 했다. 아바르 역시 팔짱을 끼고 어서 의견을 들려달라는 듯 기다렸고, 리즌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아.. 그게...... 저번에 괴수들이랑 싸울 때, 녀석들의 상태가 나빠 보였거든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모두가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멜은 지난번 전투들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얘기해나갔다. 일전에 알 포트 메인에서의 싸움에서 만났던 3등급의 위험한 괴수와 저번 대 공습 때의 괴수와의 싸움의 차이점을.

 

 “알 포트 메인에서의 녀석은 빠르게 재생한다거나 검으로 녀석의 공격을 막을 때에는 충격이 고스란히 들어와서 힘들었거든요. 근데 저번 전투 때 괴수들의 공격은 받아내기가 쉬었었어요. 힘이 많이 빠진 듯 하는.... 맥없는 공격이었거든요.”

 

 일반 병사들에게는 느껴지지 않지만, 괴수들이 많이 지쳐있는 것을 그녀는 느끼고 있던 것이었다. 뭐, 그만큼 괴수들과 많이 싸워봐야 잘 아는 사실이라서 그녀가 더 잘 아는 것이겠지만.

 

 “어쩌면 이 동굴을 거점으로 삼은 것도 그것 때문일 수 있겠네.”

 

 아델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하이브 녀석들은 ‘먹이’ 이외에도 풍부한 영양분이 있는 흙 등을 먹어서 괴수들의 먹이로 제공한다고 한다. 이 동굴에는 다양한 성분의 광물 물질들이 있고, 아마 모래먼지를 피해 들어온 소소하게 남아 살아남은 생명체들도 있을 것이다. 뜨거운 열과 모래폭풍에 약한 녀석들의 피부를 보호할 집도 마련할 수 있으니 여러 이점이 있는 공간이었다.

 

 “흠.... 그렇다면 일단 녀석들을 찾기 위해 흔적이라도.......”

 

 키아아아악!

 

 갑자기 들려온 괴수의 비명소리에, 모두들 순간 털을 곤두세우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불빛을 쓸 수 없는 터라 서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어둠이 드리운, 검은 동굴 안쪽을 보며 다들 마른 침을 삼켰다. 여기에 없는 괴수들이 만약 그 안에 다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지옥일 테니까 말이다.

 

 키아아악! 키아악!

 

 다시 한 번 크게 괴수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까전의 한두 마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숫자가 많은 듯싶었다. 거기다 상당히 경계에 집중을 하던 아멜과 아델에게 있어서, 다른 이들보다 괴수들의 소리가 더 크게 많이 들려오고 있었다.

 

 “저.... 저쪽이.... 그곳인 것 같은데요?”

 

 “그... 그러게?”

 

 아멜이 가리킨 방향에 마침, 해골이 조각 된 돌로 된 표지판이 있었다.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인데, 막상 보니까 섬뜩한 해골의 모습에 발걸음을 떼기가 싫어졌다.

 

 “그.. 그래도 가야겠지?”

 

 데미아의 말처럼, 발걸음을 옮기기는 싫지만 그래도 하는 수 없었다. 애초에 이곳에 온 이유가 괴수들을 잡기위해 들어오지 않았는가? 여기서 물러선다면 체면도, 그리고 다음 전투의 승패에 있어서 이 작전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 가야겠지. 벌집 안으로 들어온 이상, 벌떼와 싸우는 것은 기정사실이니까.”

 

 단호한 말투로 아델이 먼저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모두들 그런 그를 보며, 하나둘 풀어둔 가방을 정리해 짊어지고, 무기를 고쳐 잡기 시작했다. 이미 이 안으로 들어온 이상, 한 건은 하고 가야한다. 각오를 하고 들어온 이상, 그 이상을 해야 했었다. 그러기에 그들은 많은 각오를 한 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후.. 신작 준비 중이긴 한데... 머리가 너무 아파 터져버릴 것 같네요.... 역시.. 밥을 제때 챙겨먹여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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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13. 벌집(5) 2019 / 7 / 3 288 0 8192   
73 #13. 벌집(4) 2019 / 7 / 2 313 0 7817   
72 #13. 벌집(3) 2019 / 6 / 19 273 0 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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