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3. 벌집(3)
작성일 : 19-06-19 23:02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808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온통 검은 세상. 바닥을 밟고 있는 건지, 바닥에 서있는 것인지도 모를 공간에 잡동사니들이 쌓여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쾅!

 

 촛불 하나를 꺼뜨리기 위해 두 사람은 격렬하게 검을 겨누었다. 아델이 반 박자 빠르게 들어오는 검술을 구사하며, 아멜이 들어올 틈을 끊어냈다. 분명 이건 저번에 보여줬던 왕국 검술과 관련이 있었다.

 

 ‘제국 검술이랑 왕국 검술을 섞어 쓰니까 틈을 찾지 못하겠어.’

 

 정공에서는 힘과 검풍으로 내리찍는 제국 검술을, 그리고 그 빈틈을 왕국 검술로 메우며 그녀를 압박해 나간다. 전에는 그냥 가볍게 가르쳐준다는 느낌의 움직임이었다면, 지금은 그와 딜리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실전이었다면 분명 몇 번이고 죽었을 상황이었다.

 

 “아저씨 치곤 꽤 상냥하시네요?”

 

 아멜도 이대론 당할 수 없다. 아델이 꺼내놓은 물건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를 괴롭힌다. 아끼는 의자부터 시작해서 집기나 탁자, 옷장이나 책장 등을 아델에게 돌려주면서 아델의 공세를 요리조리 피해나갔다.

 

 “아멜, 말이 조금 많이 늘었구나?”

 

 “누구누구 씨한테 배웠는데요?”

 

 쾅!

 

 아델의 발걸음을 그대로 따라 해본다. 숨이 차긴 하지만, 따라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뭐지..... 이 불규칙한 움직임은........’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무엇인가 체계적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없다. 그러니까 예전에 배웠던 것은 ‘검을 내지른 후, 뒤로 물러서서 방어 한다.’같은 확실한 동작을 취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었다. 공격이 들어온 뒤, 방어가 들어올지 공격이 들어올지 모르겠다. 가끔씩 허공을 가르는 그의 공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흠, 또 다른 생각 하는 거니? 촛불은 이제 ‘하나’뿐이라고.”

 

 아델의 말과 함께 갑자기 등 뒤에서 검풍이 날아 들어왔다. 분명 그는 앞에 있는데, 왜 갑자기 여기서?

 

 “우왁! 죄송해요!”

 

 아멜은 급하게 바닥을 내리찍어 그녀의 등 뒤에 탁자를 일자로 세웠다. 덕분에 검풍은 막혔지만, 탁자는 검풍에 의해 두 동강 나버렸다.

 

 “으아아악! 그... 탁자도 비싼 거라고!”

 

 울상이 된 아델의 모습을 아멜은 머쓱해진 얼굴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끊임없이 움직였다. 저기에 정신을 팔렸다가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크윽.....”

 

 “이건! 의자의 복.....”

 

 “아저씨 탓이잖아요! 아저씨가 부셔놓고서는!”

 

 근데 어떻게 한 거지? 분명 검풍을 날리지 않았었는데, 등 뒤에서 날아오게 하다니.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었다. 하기야 그의 힘을 이성적인 잣대로 재는 것이 무리긴 하지만 말이다.

 

 간신히 검풍을 막고, 앞으로 나아가는 아멜. 다시 한 번 치고 박는 공방 속에서 아델의 옆구리를 파고들며, 그녀는 그에게서 촛불 하나를 뺏어갔다. 이제 각각 1개씩 남은 그들에게 있어서, 함부로 움직이기가 힘들었.......

 

 “은! 무슨. 끝장을 볼 때는 끝까지 가는 거란다!”

 

 다시 한 번 그녀의 뒤에서 검풍이 일어난다. 분명 예비동작도 없었는데, 날아오는 검풍에 아멜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것을 피하려고 했다.

 

 “거기로 가면 끝이야. 그냥 힘들 땐 맞아주는 게 낫고.”

 

 순간 아델의 말에 그녀는 발을 멈추고 검풍을 검으로 맞받아쳤다.

 

 “크윽......”

 

 손이 저려왔지만,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을만한, 큰 타격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공격이 약한 것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된다고 했니?”

 

 그녀의 옆쪽으로 검을 크게 휘두른다. 동시에 다시 검을 돌려 그녀를 찌르려고 한다.

 

 “크윽!”

 

 분명, 무엇인가가 옆으로 지나갔다. 그녀는 아델의 검을 막으면서 재빨리 바닥에 있는 판자를 세게 밟아 세웠다. 그리곤 세게 판자를 걷어차서 그녀의 옆으로 지나간, 무엇인가를 향해 날렸다.

 

 “아저씨........ 정말이지 아저씨는 대단하다 못해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전에 오던, 반 박자 빠른 공격과 더불어 이상한 방향에서 날아오던 공격들. 그것의 비밀을 알 것 같았다. 동시에 그가 여러 검술을 동시에 쓸 수 있는 것 역시.

 

 “알아차린 거냐?”

 

 아델은 그녀의 반응에 천천히 검을 거두며 살짝 뒤로 물러섰다. 그런 그를 향해 아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알 것 같아요.”

 

 “그래? 그럼 한번 해볼 수 있겠니? 너라면...... 내가 한 것보다 많이 할 수 있겠지?”

 

 “아... 마도요?”

 

 “그럼 한번 해봐.”

 

 아델이 검을 들어 방어자세를 취한다. 어쩌면 이게 진짜 시험인 듯싶다. 아멜은 잠시 심호흡을 한 뒤, 검을 들어 아델에게 겨누었다.

 

 ‘아저씨, 왜 검을 휘두르는 데 발걸음이 중요해요?’

 

 ‘뭐, 팔이나 허리힘으로도 충분히 휘두를 순 있지만, 검의 시작은 발에서부터거든.’

 

 아멜은 천천히 한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동시에 그녀의 검이 곡선을 그리며 아델을 향해 매서운 검기를 날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이 움직일 때 제일 먼저 움직이는 곳이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가든 옆으로 가든 제일 먼저 발을 옮겨야 하니까.’

 

  아멜의 발이 지면을 박차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날아가는 검기보다 빠르게, 앞질러 가며 그것을 벤다. 아니 정확히 그것을 가르고, 또 가른다.

 

 “갑니다!”

 

 “그래! 와라!”

 

 아델도 아멜과 비슷한 동작을 취한다. 다만, 그는 제자리에서 검을 휘둘러 그녀에게 검풍을 날렸다. 검은 머리의 남자와 푸른 머리 소녀의 눈이 마주쳤다. 서로의 검은 앞으로 1보, 아니 반보 앞을 앞두고 있었다.

 

 ‘지금!’/ ‘여기다!’

 

 둘의 검이 교차를 한다.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졌던 검풍과 검기들 충돌하며 거대한 불꽃들을 일으켰다.

 

 마치 검은 밤하늘에 수놓는 폭죽들처럼. 연쇄적으로 부딪히면서,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해나갔다.

 

 “하아... 하아....”

 

 “흐음........”

 

 팟. 아델과 아멜의 촛불이 꺼졌다. 바로 그 순간 아멜의 머리 위에 작은 폭죽이 팡 터져 나왔다.

 

 『축하해! 이겼어!』

 

 “뭐... 뭐에요?! 이건?”

 

 “아하하하. 깜짝 놀랐니? 네가 이겼는데도 말이야. 그나저나 이걸 익힐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야.”

 

 어쩌면 그녀라서 배울 수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이런 생각을 하겠는가. 저 검기나 검풍을 날려 보내기만 하지, 쳐낼 생각을 말이다. 미리 날려둔 것을 다시 쳐냄으로서 방향을 틀어주고, 다른 쪽에서 눈속임을 한다.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방에서 공격이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와 원하는 때에 맞춰 공격을 들어갈 수 있게 만드는 엄청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게 나와 내 스승이 배웠던 기술이고, 너에게 전해줄 기술이지. 뭐, 한 번 보고 그대로 따라 할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아델은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이 검을 쓸 수 있도록, 스승한테 허락 맡기까지 걸렸던 시간은 무려 3년이나 더 넘게 걸렸었으니 말이다. 이 점에서는 아멜이 더 재능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이 기술을 익히고 나면, 너는 정말로 계승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단다. 그래도 하겠느냐?’

 

 “나중에는 좀 더 발전해서 쓸 수 있겠지만, 이 기술을 익히고 나면, 너는 정말로 계승자로서, 수호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단다. 그래도 하겠니?”

 

 ‘네! 할겁니다! 모두를 위해.’

 

 “네, 할거에요. 모두를 위해.”

 

 왜인지 모르게 자신의 옛 모습과 겹쳐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아델은 잠시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곧 이내 마음을 다잡고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알았다. 이제 정말로....... 너는 이제 정식으로 수호자가 된 거다.”

 

 “아저씨? 이게 끝인가.... 우와왁.”

 

 갑자기 그녀가 잡고 있던 검에서 푸른빛들이 마구 솟아나기 시작했다. 갈증을 느꼈을 때 느끼던 힘들이 그녀를 감싸면서, 그 갈증들을 줄여주기 시작했다. 마치 따뜻한........

 

 ‘잠시만 기다리렴.......’

 

 그 포근한 손에 감싸진 것 같은 채로 말이다.

 

 

 

 

 

 - 전진 기지 제 5 전투지역, 외곽 통칭 ‘벌집’ 앞 -

 

 

 

 오늘은 바람이 세긴 하지만, 모래가 날아들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덕분에 시계가 좋아 감시하기 편하니 좋지만, 반대로 녀석들한테 들킬 확률도 있으니 긴장은 항상 하고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엄청난 수의 괴수들을 상대해야 될 테니까.

 

 “흠. 특이사항은 없는 것 같네.”

 

 푸른 털을 휘날리며 날카로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울프강은 저번에 관측 되었던 것처럼, 2~3마리의 괴수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말을 했다.

 

 “그러게, 별일이 없어서 다행이야.”

 

 그리고 그 옆에는 언제나 그렇듯, 맹한 표정으로 침을 흘리고 있는 에트만은 그나마 노력이나 하려고 하는지, 귀를 최대한 세워보려고 노력 중이었다. 축 쳐진 귀가 쫑긋 섰다가 푹 가라앉는 모습이 조금 웃긴 모양새였지만 말이다.

 

 “그냥 귀는 안 세워도 되지 않아? 듣는데 지장 없잖아.”

 

 “아, 그렇네! 고마워 울프강.”

 

 하아....... 답답해 죽겠다. 그래도 녀석만큼 괴수를 잘 잡는 녀석도 없으니 다른 부하들을 나두고 녀석을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이럴 거면 토벌부대에게 부탁을 할 걸 싶었지만,

 

 ‘그... 그렇지만...... 그 사람의 얼굴을 보면.......’

 

 얼굴이 붉어진다. 이런 적은 처음인데. 기사단에 입단하고 나서 수십 년을 검에 받치며 살았는데 말이다. 자꾸만 생각하면 할수록........

 

 ‘6군단 소속 기사단장이죠? 깜빡하고 이걸 그쪽에 넘기지 않았네요. 황무지와 사막의 괴수들은 약간씩 다르니까 미리 전달해 드렸어야 했는데.......’

 

 그때 그 말을 하면서 그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망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때가 전장이라서 참 다행이었다. 긴장이 풀리고, 막사에 돌아온 순간 그는 그녀의 얼굴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인상은 괜찮았겠지? 그렇겠지?’

 

 “울프강. 너 얼굴 빨갛다. 어디 아프냐?”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라고.”

 

 “정말? 괜찮은 거 맞지?”

 

 “그래! 잠깐 모래를 먹어서 그런 거야.”

 

 그는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곤, 다시 앞쪽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럴 땐 눈치 없는 에트만이 옆에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 된다. 분명 다른 녀석들이라면 꼬치꼬치 캐물으려고 할 테니까 말이다.

 

 ‘대장? 사귀는 사람 있어?’

 

 ‘없다. 그런 거, 만들 시간에 검이나 더 휘둘러라.’

 

 남들 앞에서는 노력하는 천재로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걸을 배제하고 열심히 검에 매진했었다. 하지만 나름 한편으로는 이것을 변명 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강한 인상을 가진 눈매와 랑아족이라는 모습이 남들에게 좋은 모습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수인들에게서도 안 좋은 취급을 받는 그런 부족이었다.

 

 전사를 숭배하는, 강한 힘을 가진 자만이 기득권으로 움직이는 랑아족과 사미드족은 수인 전체에서는 그다지 좋은 취급을 받지는 않았다. 반대로 그들 역시 물건을 만들거나 농사를 짓고 사는 다른 종족들을 배척하며 살았다. 허트 게인처럼 장사에 미친 특별한 인물이 아닌 이상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세계가 멸망으로 치달으면서, 어쩔 수 없는 연합체계로 인해 수인들은 자연스럽게 통합 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수인들에게서도 차별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독자적으로 세력을 꾸릴 수 있었던 사미드 족은 강한 전사를 우위로 하는 체계를 만들었지만, 수가 적은 랑아족은 다른 부족에게 흡수되어 공생하는 관계가 되었다.

 

 그런 결과로 그들은 고용된 용병이라는 신분으로 전락되어버렸다. 일거리가 없어지면 살아남지 못해 굶어야 하는 그런 존재. 그러니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검을 좀 더 많이 휘두르고, 힘을 길러야 했던 것이다.

 

 ‘그..... 그런데 왜 자꾸 떠오르는 거지?’

 

 주황색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 맑은 눈망울과 더불어 털털한 인상. 그와 동시에 괴수들을 향해 움직일 때는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보여줬다. 원래 총포라는 것이 쏘는 것은 쉬워도 맞추기란 힘드니까 말이다. 정확히 괴수들의 미간을 뚫으며 모든 총알을 녀석들에게 맞추는 그런 실력은 1군단의 정예병들도 못할 실력이었다.

 

 ‘물론 그 무기도 신기하긴 했지만.........’

 

 어쨌든, 전투가 끝나고 그녀가 감아줬던 붕대를 아직까지 하고 있는 그였다. 이 붕대를 풀기가 싫다는 것에 그도 가끔 자신이 미쳤나 싶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이걸 풀게 되면, 그녀를 다시는 못 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풀기가 싫었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 속에 빠져있던 그를 깨운 것은 에트만의 작은 행동이었다. 에트만은 딴 생각 하느라 감시를 소홀히 하고 있던 그의 옆구리를 툭 찌르며 앞에 있는 것에 대해 말했다.

 

 “울프강. 울프~강.”

 

 “우왁! 깜작이야! 하마터면 작동할 뻔했잖아!”

 

 “미안, 그래도 급해서 그랬어.”

 

 “응? 무슨 일인데?”

 

 “앞에 이상한 게 지나가. 처음 보는 거야.”

 

 “이상한 거? 그게 뭔......”

 

 에트만이 가리킨 방향을 바라본 그는 잠시 눈을 의심했다. 괴수라고 하기는 단단한 껍질이나 비늘이 없다. 대신 그 기괴한 모습은 차마 눈을 뜨고 계속해서 보기는 힘들었다. 녀석의 모습은 마치 꿈틀거리는 눈알이 여러 개 달린, 흉측한 입이 사방에 달린 살덩어리 같은 모습.

 

 모래와 바위에 긁힌 부분에서 이상한 액체들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그 액체들이 흘러내리자, 주변의 괴수들이 급히 달려들어 마구 핥고 있는 것이 보였다.

 

 “흠, 저게 뭘까?”

 

 ‘여기 북부의 괴수들 자료에요.’

 

 마침 그녀가 준 자료집이 떠오른 그는 급히 주머니에서 자료집을 꺼내 빠르게 책장을 넘겨갔다. 빠르게 종이를 넘기던 그는 괴물 자료가 담긴 페이지에서 손을 멈추고 녀석을 바라보았다.

 

 ‘젠장. 하이브라고?’

 

 하이브라는 개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깜짝 놀라다 못해 뒤집어질 일이다. 자료집의 설명에서도 나오긴 하지만, 하이브라는 개체는 원래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올무개미들의 무리 여왕처럼, 하이브가 움직일 때는 대량의 괴수와 괴물들이 움직인다.

 

 ‘그래서 녀석들이 모일 수가 있었는지도 모르겠군.’

 

 북부의 괴수들은 대개 많이 약해졌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도 그럴게 하이브의 개체가 눈에 띄게 줄었었으니까 말이다. 정확히는 이 북부를 통째로 맡고 있던 12마리의 괴물중 하나인 데스페라도라는 하이브가 사라져서 그렇게 된 거지만 말이다.

 

 물론 눈앞에 있는 하이브는 그렇게 세보이지는 않지만, 숫자가 꽤나 많았다. 그들이 동굴로 기어들어가듯 들어갔고, 그 뒤로 수많은 괴수들이 그들이 흘린 액체를 핥으며 기어들어갔다.

 

 “글쎄다. 일단 보고서나 작성하자고.”

 

 멀쩡하게 바라보는 에트만과, 구역질나는 녀석의 모습을 겨우 참고 있는 울프강은 세세히 녀석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물론 에트만 녀석에게 기록을 맡기는 것은 차라리 들쥐한테 보따리를 운반하라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니 울프강이 모두 다 했지만 말이다.

 

 ‘하이브 숫자는 대략 9마리. 안쪽에 있는 것 까지 합하면 대략 20마리 정도 되려나?’

 

 3등급 이상의 괴수들도 꽤나 숫자가 많다. 역시 예상대로 녀석들이 거점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았다.

 

 “보고서 다 썼다. 이젠 할 것 없으니, 어서 움직이자.”

 

 울프강의 말에 에트만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런데 하필 바로 그 순간 괴수 한 마리와 눈이 마주쳐버리고 말았다.

 

 “이.. 이런.... 울프강. 미안해.”

 

 “응? 그게 무슨.......”

 

 키아아아악!

 

 괴수의 외침은 마치 경고용 나팔을 울리듯 동굴 전체를 울렸다. 동시에 그 괴수의 외침에 수많은 괴수들이 일제히 동굴 입구로 마구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키아아아악!”

 

 “크르르, 키아아악!”

 

 숫자는 수십, 이걸 정면으로 상대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거기다 녀석들 사이에는 망할 지아렛도 몇 마리 섞여있었으니까 말이다. 덕분에 순식간에 그들은 포위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점이라고는 조금 높은 곳에 그들이 있다는 점.

 

 “괜찮아. 어차피 우리가 일어서면 걸리게 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거든.”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으니 당연히 걸릴 거라고, 예상을 했다는 듯 그는 팔짱을 끼며 에트만에게 말을 했다. 동시에 울프강은 괴수들을 보며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뭐, 우리가 뛰어서 도망간다고 생각을 하는 녀석들이 등신인거지. 에트만, 사용법 까먹지는 않았지?”

 

 “아! 그게 있구나! 응! 까먹지 않았지! 100번이나 넘게 했었는걸.”

 

 에트만은 격렬하게 끄덕이며 자신의 옆구리에 손을 가져다댔다. 울프강 역시 그와 같은 모습으로 옆구리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들의 옆구리에는 작은 버튼이 하나 놓여있었다. 그들은 달려드는 괴수들을 향해, 손을 마구 흔들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럼! 안녕히 계십쇼! 여러분!”

 

 “안녕, 멍청이들아!”

 

 딸각.

 

 푸와아악! 그들의 등 뒤로, 거대한 천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들은 마치 거대한 백조가 날아오르는 것처럼, 그들의 모습은 순식간에 하늘 저 멀리로 날아가 버렸다.

 

 “그럼. 가자고!”

 

 “그래! 가자고!”

 

 괴수들은 그들의 모습을 쳐다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날개가 달린 녀석은 없었으니까. 저만치 날아오를 녀석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드디어 시험이 끝났네요..... 근데... 다음주 예비군 가야하잖아.... 난 아마 안 될거야.. 흑...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잠시... 긴급 공지입니다..... 2019 / 6 / 21 697 0 -
공지 연재 주기에 관한 공지( 주 2회 수, 목 … 2018 / 9 / 3 774 0 -
공지 안녕하세요! 새로 연재하게 된 초보 … 2018 / 9 / 3 818 1 -
101 #1부 에필로그 -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2019 / 10 / 3 362 0 10240   
100 #17. 마지막 이야기(7) 2019 / 10 / 2 274 0 7867   
99 #17. 마지막 이야기(6) 2019 / 10 / 1 287 0 8007   
98 #17. 마지막 이야기(5) 2019 / 9 / 25 331 0 8422   
97 #17. 마지막 이야기(4) 2019 / 9 / 24 305 0 7531   
96 #17. 마지막 이야기(3) 2019 / 9 / 18 318 0 7890   
95 #17. 마지막 이야기(2) 2019 / 9 / 17 305 0 7519   
94 #17. 마지막 이야기 2019 / 9 / 12 330 0 7743   
93 #16. 전야제(6) 2019 / 9 / 10 286 0 7528   
92 #16. 전야제(5) 2019 / 9 / 4 305 0 8206   
91 #16. 전야제(4) 2019 / 9 / 3 325 0 7894   
90 #16. 전야제(3) 2019 / 8 / 28 299 0 8187   
89 #16. 전야제(2) 2019 / 8 / 27 301 0 7973   
88 #16. 전야제 2019 / 8 / 21 308 0 8151   
87 #15. 괴수와 괴물(6) 2019 / 8 / 20 307 0 7620   
86 #15. 괴수와 괴물(5) 2019 / 8 / 14 299 0 7857   
85 #15. 괴수와 괴물(4) 2019 / 8 / 13 293 0 8042   
84 #15. 괴수와 괴물(3) 2019 / 8 / 7 327 0 7921   
83 #15. 괴수와 괴물(2) 2019 / 8 / 6 305 0 8204   
82 #15. 괴수와 괴물 2019 / 7 / 31 303 0 8819   
81 #14. 요람(6) 2019 / 7 / 30 323 0 8514   
80 #14. 요람(5) 2019 / 7 / 24 301 0 8164   
79 #14. 요람(4) 2019 / 7 / 23 304 0 7956   
78 #14. 요람(3) 2019 / 7 / 17 306 0 8381   
77 #14. 요람(2) 2019 / 7 / 17 314 0 8230   
76 #14. 요람 2019 / 7 / 10 287 0 7634   
75 #13. 벌집(6) 2019 / 7 / 9 305 0 8245   
74 #13. 벌집(5) 2019 / 7 / 3 287 0 8192   
73 #13. 벌집(4) 2019 / 7 / 2 313 0 7817   
72 #13. 벌집(3) 2019 / 6 / 19 273 0 8084   
 1  2  3  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의 연대기 - 마
크네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