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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러니까 우리는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19.1.10

그렇게 괜찮지 못한 우리는 언젠가 괜찮아질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시간들이 그 '언젠가' 나에게 힘이 되어줄것을 기대해봅니다.

 
25.시작 (마지막 이야기)
작성일 : 19-04-05 00:00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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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태호랑 헤어진 지훈이는 서둘러 사무실로 들어갔다. 아까 머릿속에 그려진 시작점에 몇 주전 받았던 명함이 놓여졌다. 아무렇지 않게 넣어둔, 아니 던져 둔 명함이 제발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달려왔다.

 “최대리님, 뭐 급한 일 있어요?”

 “아, 뭐 찾을게 있어서요.”

 지훈이는 자신의 분주함을 미안해하며 조심스럽게, 그러나 최대한 집중하며 서랍을 뒤졌다. 드디어 한쪽 구석에 있던 명함을 발견했다. 그러니까 그것은 민선이의 명함이었다.

 

 “저기 혹시 민선이 누나?”

 지훈이는 업체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누군가가 앞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5년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 할 때 자주오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매니저였던 민선이었다.

 “어, 너...”

 민선이는 꽤 시간이 지났기에, 이름이 가물거렸지만 늘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던 지훈이가 기억났다. 그 모습을 아직도 간직한 것 같아서 진심으로 반가웠다.

 “저 지훈이예요. 편의점에서 알바하던.”

 “그래, 알지. 반가워. 진짜 오랜만이다.”

 지훈이는 민선이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지금을 이야기 했다. 민선이는 지훈이에게 직장인의 모습이 꽤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살짝 쑥스러워하던 지훈이는 웃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주은이의 안부를 물었다.

 주은이와 같은 나이였기에 편하게 지냈던 것 같았다. 가끔 떠오르는 그런 기억이었다. 심각할 것 하나 없고, 진지한 적 없는 그런 편한 관계였다. 그래서 그냥 물었다. 그때 주은이와의 연락이 흐지부지 되면서 어떠한 소식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가지고 있던 연락처도 바뀐 것 같았다. 그리고 지훈이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면서 그렇게 신경 못쓰고 있었다. 그래서 민선이에게 지나가듯 물었다. 정말 아무 의미 없었다.

 “주은이는 결혼해서 아이가 둘인 엄마야. 가끔 통화하면 정신없어해.”

 정말 기대도 없었다. 그래서 반가운 소식인 듯 웃으며 들을 수 있었다. 지훈이는 왜 뜬금없이 주은이를 생각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냥 웃었다.

 그리고 민선이와 지훈이는 헤어지기 전에 당연한 듯 명함을 주고받았다. 언제 사용할지 모르는 명함이었지만, 그렇게 주고받았다.

 지훈이는 아무 기대도 없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기운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받아온 명함을 대충 서랍에 넣어두었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었다.

 

 지훈이는 태호에게 영채의 소식을 전했다. 다음은 그 둘의 몫이었다. 왜 갑자기 자신이 둘의 관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는지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냥 모든 게 그렇게 일어나고 있었다.

 지훈이는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갑자기 궁금했다. 왜 태호에게 영채의 연락처가 없었을까. 태호는 예전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영채가 연락처를 바꿨다 해도 영채에게 태호의 연락처가 있을 건데. 지훈이는 자신의 궁금증에 살짝 황당했다. 그냥 다음에 만나면 물어보기로 했다.

 

 “지훈이 기억해요?”

 태호는 영채에게 물었다. 오늘 이 모든 것의 일등공신은 지훈이었다. 지훈이가 묻지 않았다면, 그리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태호는 지금 이렇게 영채랑 이 밤을 걷고 있지 못했을 것이었다.

 “아, 지훈씨 잘 지내요?”

 영채는 그때의 지훈이가 떠올랐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기에 이름만 들어도 반가웠다.

 “직장 다니고 있어요. 그 이후로 가끔 만나면서 지내고 있었어요.”

 영채는 다시 예전의 기억으로 들어갔다.

 “태호씨가 그때 일을 그만 둔거 지훈씨한테 들었었는데...”

 영채는 순간적으로 그때의 서운함이 떠올랐지만, 모든 건 영채가 시작한 것이었기에 태호에게 미안했다.

 “태호씨, 그때 미안했어요. 그냥 그때 제가 좀 많이 부족했어요.”

 영채는 말하고 싶었다. 아니 꼭 말해야 했다. 그때 분명 영채는 힘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그렇게 마무리를 지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아니에요. 내가 더 미안해요. 그래도 영채씨한테 고마웠다고 말해야 했는데...”

 태호는 하지 못했다. 진짜 마지막이 될까봐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할 수 없었다.

 “다 왔어요.”

 영채가 새롭게 지내는 곳은 지금의 영채의 직장과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서 태호는 뭔가 많이 아쉬웠다.

 “태호씨, 나 태호씨 연락처 모르는데.”

 영채는 그때 태호의 연락처를 지운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도 한 동안 찾으려고 했으면 찾았고, 기억하려고 했으면 기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음먹은 게 가끔 틀어질 수 도 있었다. 그때 영채는 갑자기 고장 난 휴대전화를, 그래서 어떠한 것도 건져내지 못하고 먹통이 된 휴대전화를 멍하게 바라보며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른다.

 “휴대전화가 고장나서...”

 그때의 그 이유가 이렇게 좋은 변명거리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미안했고, 그래서 더욱 간절했다.

 “아, 그랬구나. 나는 못했는데. 혹시나...”

 태호는 아주 가끔 영채의 번호를 바라보면서 통화버튼을 누를까 고민했었다. 문자도 몇 번이나 쓰고 지운지 모른다. 그러나 그냥 다 자신 없었다. 영채가 안 받을까봐, 영채가 아닐까봐 그 모든 것을 확인하기가 두려웠었다.

 “태호씨, 나 휴대전화 번호 그대로였는데...”

 영채는 웃었다. 그때 태호가 한번만 전화를 울려주길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실수라도 좋으니 그렇게 번호가 남겨지길 수도 없이 바랐다.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자책하면서... 지금 그래서 정말 다행이었다.

 태호는 영채의 번호를 눌렀다. 영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영채의 얼굴이 순간 너무 밝아져서 태호는 웃었다. 진작 눌러보지 못한 통화버튼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쉬운 거였는데 왜 그리도 어리석었는지, 왜 그 시간을 그렇게 지나왔어야 했는지 너무도 바보 같았다.

 “태호씨 번호 저장했어요. 내일 봐요.”

 태호는 영채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내일 봐요.”

 태호는 영채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다시 걸었다. 태호는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실감이 나지 않아서 몇 번이고 영채가 들어간 건물 입구를 뒤돌아 봤다. 문자메시지가 울렸다. 화면을 확인했다.

 ‘영채야’

 태호는 입으로 따라했다.

 “영채야...”

 그렇게도 불러보고 싶었다. 불러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부르지 못했고, 영원히 부르지 못할까봐 좌절했던 그때 영채의 번호를 그렇게 저장해 두었다. 영채야....

 ‘태호씨,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정말, 진심으로. 내일 봐요.’

 태호는 온몸으로 퍼지는 전율에 그렇게 길 위에 섰다. 다시는 그때처럼 도망가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영채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어서 태호는 세상 모든 것에 감사했다. 그냥 모든 게 벅차올랐다.

 지금 이 장면은 태호와 영채의 마지막이 아니었다. 많은 이야기들의 시작이었다. 앞으로의 시간은 분명 이전과는 다를 거였다. 어떠한 마지막이 와도 후회하지 않을 그런 시간들이 있을 거였다. 지나간 시간들 덕분에... 견뎌냈던 시간들 덕분에... 태호는 이제 그럴 자신이 있었다. 다행이었다.

 

 봄 내음 가득 담은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빛나는 햇살 속에 영채가... 영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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