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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5.누란지위(累卵之危) (15)
작성일 : 19-03-31 14:45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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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지만이 주랑에 의해 유수부로 향하는 사이, 김창헌은 입술을 꽉 깨물고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러 도적떼를 토벌하며 상당히 전장을 누비고 다닌 그였지만 이토록 식은땀까지 날 정도의 광경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는 비단 그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었다. 김수문, 김창필, 박주문, 소유빈 등 김창헌과 함께 전장에 나와 있는 여러 장수들 역시 입을 떡 벌리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래와 윤필주와 같은 중경의 장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진만이 이끄는 대군이 하나의 무리가 되어 천천히 진격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5만이라는 대군이 움직이는 만큼 당연한 모습일터이나 역시 막상 두 눈으로 보니 그 느낌은 분명 달랐다. 마치 거대한 생명체가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것 같은 이 광경은 누구 할 것 없이 공포를 느끼긴 충분했다.

  이와 같은 공포를 장수들도 느끼는데, 병사들은 어떻겠는가. 병사들은 서로와 상관의 눈치를 살피며 혼란에 빠져버렸다. 뒤늦게 장수들이 병사들을 진정시키고자 했지만 본인들도 혼란스런 상황에서 병사들을 진정시키기엔 무리가 따랐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는 어쩌면 김창헌 자신의 실수라고 할 수 있었는데, 적들의 진격이 너무나 빨랐던 것이다.

  사실 진만의 무리가 중경으로 진격해올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창헌이 이를 예상치 못한 건 아니다. 때문에 무리하게 무수성을 향하기보다는 병력을 보존하여 중경에 맞서기로 했었다. 물론 그러기엔 아직 중경의 병력과 물자가 부족한 면이 있기에 이를 위한 시간을 벌고자 이렇게 길목에 자리한 것이었다.

  그런데 설마 적들이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움직일 것을 예측치 못한 것이다. 김창헌의 예상으론 한 며칠 무수성 공략으로 지친 병사들을 쉬게 하며 재정비를 하고 중경으로 향할 것이라 생각했다. 설마 이렇게 쉬지 않고 중경으로 진격해올 것임은 김창헌으로선 예상치 못했다.

  “이런…….”

  김창헌의 눈치를 보며 소유빈은 당황해했다.

  “부원수, 이, 이건……. 어찌 명령을…….”

  “당황, 치 마라, 소 낭장.”

  김창필이 간신히 진정하면서 소유빈을 꾸짖었다. 꾸짖기는 하지만 본인도 살짝 말을 더듬고는 김창헌을 바라보았다. 최고 지휘관이자 사촌형제인 김창헌에게서 어떤 명령이 나올지, 이 놀라운 상황에 대처할 방도가 있는가 하는 기대감을 안고 바라봤다.

  허나 김창헌에겐 특별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었다. 예상 밖으로 빨리 움직인 적의 행동에 김창헌도 혼란에 빠진 상황이었다. 허나 자신을 향한 부하들의 시선과 그 자신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얼른 진정하고 머리를 굴려야 했다.

  “부원수, 일단 물러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웃기지마라, 소 낭장. 지금 물러나면 병사들의 사기는 어떻게 되는데! 게다가 그 빌어먹을 석지만이 가만히 있겠느냐.”

  김창필의 말대로 지금 이 자리에서 물러섰다간 안 그래도 떨어진 사기가 땅바닥을 두들길 게 뻔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대로 맞서는 것도 불가능했다. 병사들의 혼란도 혼란이거니와 숫적인 측면에서 밀리고 있었다. 질적인 측면에선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나 싶지만 그대로 전투를 벌이긴엔 적에 대한 정보가 적었다.

  “부원수.”

  “김 중랑장, 병사들을 순차적으로 뒤로 물리도록 하게.”

  “무, 무슨 소리십니까. 적을 두고 물러나자는 거십니까? 해보지 않고 모르는 일 아닙니까.”

  당황한 김창필의 발언에 김창헌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이길 수 없다. 해보면 알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결정을 내리기엔 적에 대한 정보가 적어. 게다가 병사들은 이미 혼란에 빠져서 제대로 싸우기도 힘들다.”

  멀리서 점차 다가오는 적들로부터 희미하게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우리가 교전해 봐서 알다시피 적들 중엔 법보를 쓰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어. 만일 그렇다면 설령 여기서 막아낸들 아군에는 치명적인 피해만 입는다. 그래선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처하기 힘들어. 게다가 아군의 피해가 크면 그거대로 석지만 녀석이 날 공격할 빌미만 줄 뿐이다.”

  이러니저러니 자신을 상대로 트집잡을 그 창령공의 개를 떠올리자니 김창헌은 짜증이 밀려왔다. 안 그래도 외부의 적을 상대하기 힘든 판국에 내부에서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적이 있다는 건 그에게 충분히 부담스런 일이었다.

  “그러나…….”

  김창헌의 말에 머리로는 납득을 하지만 가슴으론 납득치 못하는 김창필은 분한 듯 적과 김창헌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물러날 수밖에 없음은 그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물러나야 한다는 게 한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퇴각을 하자는 건 아니다.”

  “예? 허면?”

  “소 낭장. 자네는 장군 김수문에게 전하여 기마병을 이끌고 적의 좌측을 요격하라고 전해라. 지금 이 전장으로 데려온 기마병이 고작 200기밖에 안 되지만 충분히 적에게 위협은 줄 수 있을 것이야. 게다가 여기서 보니 적의 좌측은 살짝 부실한 면이 있어. 그리고 그 전에 별장 나래와 윤필주로 하여금 적의 정면에서 법보를 사용해 시선을 끌라고 해라. 이리 하면 물리칠 수는 없더라도 안전히 물러날 시간은 벌 수 있다. 김 중랑장은 만일을 위해 후위를 담당하여 전군이 안전히 퇴각할 수 있도록 보좌하라.”

  “존명!”

  “역시 부원수시군요. 알겠습니다.”

  소유빈과 김창필이 김창헌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동안 김창헌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의 방침이 먹히느냐 하는 것도 알 수 없을뿐더러 설령 먹힌다 한들 사기를 아주 조금 회복시킬 뿐이었기 때문이다. 적은 그럼에도 강성할 것이며, 이를 이기기엔 여전히 중경의 병력이 부족하다는 걸 전해들은 김창헌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질 수도, 그렇다고 그 조수문처럼 고개를 숙일 생각이 없는 그로선 선택지가 없었다. 마음을 간신히 다잡아가며 그는 명령했다.

  “후위가 시간을 버는 동안, 우리는 철수한다. 전군, 군수물자를 먼저 챙기어 중경으로 옮겨라! 순차적으로 병력을 정비하여 철수하라! 철수하는 군의 선두는 이 중랑장이 맡거라.”

  김창헌의 명령에 중랑장 이호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창헌이 이끄는 병력이 김창헌의 명령에 따라 어수선하게 철수를 준비하는 동안, 이들을 향해 진격해오는 진만군 한가운데에서 장무량은 긴장한 얼굴로 적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진만군은 그렇게 사정이 좋은 건 아니었다. 작기도 했고, 무엇보다 도중 적장의 항복으로 금방 막을 내린 무수성 공방전이었으나 그 잠깐 전투도 충분히 피로를 주기 충분했다. 직접 전투를 벌이진 않더라도 성을 포위하여 위압감을 형성하던 병사들도 나름 피로가 쌓여 쉴 필요가 있었다.

  그럼에도 금방 중경으로 진격한 것은 병사들의 휴식을 간과한 행동도, 승기를 얼른 이어가자는 판단에서 나온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이러한 휴식을 계산하고 있을 적의 허를 찌르자는 군방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진만군의 군사 역할을 담당하는 군방은 적장인 김창헌이 자신들의 휴식시간을 고려하여 시간을 벌며 중경의 방비를 강화시키고 있을 거라며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것이다. 이에 버들도 찬성하면서 대대적인 진격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은 장무량의 생각이었다.

  “걱정이 많으신 모양입니다, 장 장군.”

  어느새 장무량 곁에 다가온 진만이 말을 걸었다.

  “도독.”

  “하기야 너무 서두른다고 여길 수 있게죠. 저 역시 좀 더 병사들을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생각은 듭니다. 허나 적의 허를 찔러 적군의 사기를 낮출 수 있다면 서두르는 것도 나쁘진 않지 않겠소.”

  “그렇긴 합니다만……. 이미 우리는 무수성으로 향하고, 무수성 공략에 들어갈 때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중경과 같은 큰 성을 공략하기 위해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진격을 예상하고 적들이 함정이라도 팠다간…….”

  걱정에 찬 장무량의 어깨에 진만은 한 손을 올렸다. 그리곤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으며 말했다.

  “장군의 걱정을 어찌 내 모르겠소. 병사들의 피로도 내 어찌 모르겠소. 허나 서두를 땐 서둘러야 하는 법이오. 휴식이야 중경성을 포위한 이후에 하면 되는 일이오. 게다가 시간을 너무 끌면 불리한 건 우리가 될 수 있소. 장군도 알다시피 지금 아군의 군량이 그리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일 아니겠소. 내 다 모든 걸 고려하여 내린 결정이니, 장군은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오.”

  갑자기 굉음이 들리자 두 사람은 군의 정면으로 시선을 주었다. 거기서 커다란 흙먼지가 나면서 굉음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알리고자 전령이 도착하기도 전에 진만은 대강 상황을 짐작했다.

  “과연, 지호와 개수를 상대로 법보의 힘으로 팽팽히 맞서던 남녀가 있다고 하던데. 바로 그들인 모양이군. 어쩌면 다른 이들일 수도 있지만.”

  전방의 상황을 알리고자 도착한 전령에게 진만은 오히려 명령을 내렸다.

  “당장 지호와 개수를 내보내라. 그리고 이쪽의 법보 사용자들과 도술을 사용할 수 있는 이들도 앞세워라. 그리고 진군을 멈추지 마라. 적들의 목적은 우리의 진군을 저지하여 시간을 벌려는 걸 터이니.”

  “아, 예. 아, 그리고 버들 장군께서 공격명령을 청하옵니다.”

  “허가할 수 없다고 전해라. 저들의 목적은 우리의 발목을 잡아 시간을 버는 것이다. 때문에 저리 요란스럽게 나서는 것일 게야. 괜히 적들의 장단에 맞춰줄 필요는 없다. 그래도 전투를 벌일 수 있으니 교전태세를 갖추어라 이르거라.”

  진만의 명령을 전하기 위해 전령이 떠나자 진만은 장무량에게 말했다.

  “장군은 어여 병사들을 정비하도록 하시오. 어쩌면 교전이 발생할 수도 있을 터이니.”

  “알겠습니다, 도독.”

  “큰일났습니다. 일 무리의 기병이 갑작스레 아군의 좌측을 습격했습니다.”

  “뭐라?”

  뒤이어 급히 온 전령의 보고를 받은 진만은 놀라서 입이 턱 하고 벌어졌다. 장무량은 보고를 들으며 김창헌의 진영을 흘깃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과연, 그냥 물러날 생각은 없었나.”

  “허투루 볼 적은 아니군. 역시 계림이야. 이 나라에는 여전히 뛰어난 장수들이 많군.”

  민망한 듯 뺨을 긁적이는 장무량을 보며 미소를 지은 진만이 명령했다.

  “좌군은 일단 지은 장군에게 맡겨라. 미투리와 춘복에게는 좌군을 도우라 전해라. 적들을 얕보지 말고 방어에 치중하여 몰아내도록 하라.”

  “알겠습니다.”

  전령이 명령을 전하러 간 사이 진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서두르긴 서두른 모양이오.”

  “서두를 때도 있는 법 아닙니까. 본디 전장은 예상치 못한 일이 넘치는 곳이니 신경쓰지 마십시오.”

  장무량은 진만을 위로하며 병사들로 하여금 당황치 말고 진격하도록 지휘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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