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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5.누란지위(累卵之危) (13)
작성일 : 19-03-17 16:25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3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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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건 수성 준비를 마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게 중요하다는 윤경준의 의견에 다들 동의를 하긴 했지만 문제는 없는 게 아니었다. 우선 그 수성 준비라는 것이 얼마만큼 준비를 해야할 것이며, 정작 시간을 버는 역할인 김창헌이 과연 준비를 마칠 때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무엇보다 수성을 위한 주력 중 하나인 김창헌이 이끄는 부대가 큰 손실을 가질 경우 어떠해야할지도 답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무엇 하나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차라리 백기를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한 번 씩은 전원의 머리에 지나갈 정도였다.

  “결국 김 대장군을 믿을 수밖에 없겠군, 지금으로선 말이야.”

  한탄에 가까운 말이 진간의 입에 흘러나왔다.

  “그게 원수인 자네가 할 말인가.”

  박경의 힐난에 가까운 말을 들었음에도 진간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내 비롯 상장군이요, 원수란 이름으로 이곳에 와있다고는 하나 부하들의 신임과 역량이 김창헌만 하겠는가.”

  “아무리 그래도 일군을 지휘하는 자가 그리 약한 모습을 보여서야 쓰겠는가. 아무리 적이 많다고 한들, 무수성이 함락당했다고 한들 이기지 못할 이유는 없네. 적의 수가 아무리 많다고 한들 본디 공성전에선 수비하는 측이 유리한 법 아닌가.”

  기운이 빠진 진간에게 질책을 늘어놓는 박경이었으나 그 자신도 사실 그리 승산을 가늠하긴 어려운 형편이었다. 적의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고려하고, 적의 높은 사기 등을 고려한다면 앞으로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윤경준과 김득신은 박경의 말에 지지도, 그렇다고 반론도 하지 않고 지켜볼 뿐이었다.

  결국 지금의 씁쓸한 현실에 한숨이 절로 나온 박경은 비어있는 한 자리로 시선이 향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우부승선은?”

  평소라면 여기에 와서 실컷 김창헌에 대한 비난을 퍼부으며 질책을 아끼지 않았을 석지만이 웬일로 회의에 참석치 않고 있었다.

  “아, 몸이 아프다나? 약간의 할 일도 있어서 중경 안을 돌아본다고 하더군.”

  “아프면서 순찰을 나갔다고요?”

  진간의 말에 김득신이 미심쩍어 하면서 물었다.

  “본인의 말은 그렇다고 하더군.”

  도대체 석지만이 무슨 꿍꿍인지 궁금하면서도 걱정이 든 김득신이 박경과 시선을 주고받는 동안 진간은 뭔가 떠올랐다는 듯 말을 꺼냈다.

  “그, 그러고 보니 밤새 유수의 집 인근에서 불한당 둘을 체포했다고 하던데.”

  “아, 산원 주랑이 야간에 순찰을 하던 중 내 집을 염탐하던 둘을 체포하기는 했네. 지금 왜 염탐을 했는지, 그리고 또 엮여 있는 이들이 있는지 심문 중이네.”

  갑자기 말을 돌리는 것 같은 진간의 물음에 박경은 미심쩍어 하면서도 대답을 해주었다.

  “설마 그 진만이라는 무리가 보낸 첩자가 아닐까요?”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네만……. 일단 심문을 마친 뒤에 알 일이니 말이네.”

  김득신이 든 가능성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나 박경은 왠지 모르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짚이는 데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막연한 의심, 정확히는 분명 자신은 집을 비우고 있는데, 만일 진만의 무리가 중경 내부를 염탐하려 한다면 박경이 사는 집보다는 유수부를 염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특별히 짚이는 것이라 할 수는 없지만 신경이 쓰이는 존재가 바로 집에 있기도 했다. 그런 바로 그의 딸인 박인하였다.

  요즘 들어 걱정의 중심에 서있는 그녀는 최근 들어서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알 수 없었다. 나름 주의를 주고 감시를 하고 싶었으나 어미를 일찍이 잃은 딸을 상대로 강압적인 말을 꺼내기는 매우 힘들었다. 결국 할 수 일이라곤 가벼운 훈계와 함께 하인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외엔 없었다.

  더군다나 그 불한당들을 잡았다는 주랑은 박인하와 무수성 인근으로 가서 전투를 수행했을 정도로 박인하와 가까운 이였다. 나래와 더불어 오랫동안 박경을 곁에서 모셔온 그는 이러니 저러니해도 박인하와 가까운 모습을 보였기에 더더욱 박경으로 하여금 자신의 딸과 연관된 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오게 만들었다.

  “유수, 여차 하다면 제가 맡을까요? 유수께선 신경 쓰셔야 하는 일이 많으실테니, 제가 일을 좀 줄여들이겠습니다.”

  “아니네. 부유수 역시 할 일이 많지 않은가. 게다가 내 집을 염탐하려는 이들이니,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네.”

  이 일에 슬쩍 관심을 표출한 윤경준의 제안을 거절한 박경은 헛기침을 몇 번 하고나서 다시금 본래의 의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앞으로의 일, 중경으로 몰려올 것이 분명한 진만의 무리를 앞으로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 하는 논의는 박경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는 회의이긴 하나 이것이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마음이 놓였다.

  “결국 지금은 김창헌을 믿고 중경의 수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거군. 그것도 더 이상의 주변 협조를 기대치 않는 선에서 말이야.”

  결국 뻔하게 나오는 결론에 진간이 한숨을 내쉬었다.

  “근방의 부호들과 유력자라는 것들은 중앙정부와 진만의 무리를 사이에 두고 간을 보고 있네. 지금 이 상황에서 그들을 이 이상 독촉해봐야 적만 늘리는 셈이니 어쩔 수 있겠나.”

  박경 역시 지친 어조로 말하며 씁쓸한 현실을 입에 올렸다.

  “그래도 해볼만 만큼의 물자는 모였습니다. 무엇보다 김 대장군께서 직접 길목에서 저들을 상대하겠다고 한 것은 그만한 자신감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진경 그러면 좋겠군요.”

  윤경준의 희망찬 관측에 김득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보낼 수 있는 양의 물자를 보내어 김 대장군을 지원하도록 하지.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기 진작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이 말을 하는 박경의 머릿속에선 오히려 적은 지원에 사기만 저하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 지워버렸다. 지금은 믿을 수 있는 걸 믿어보면서 제 할 일을 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렇다면 지원 물자를 옮기는 건 누가 하는 게 좋을까요?”

  “특별히 사람이 없다면 제 둘째 아들 놈이 어떤가요?”

  윤경준이 자신의 차남인 윤필우를 추천하자 김득신은 눈살을 찌푸렸다. 김득신의 귀에는 윤경준의 제안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아들의 공로를 늘리고 싶어 하는 걸로밖에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네. 지금 중경성 내부 치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이런 때 자네와 같이 명망 있는 이의 자제가 남아 있는 게 좋아. 지금 자네의 장남이 나가 있는 마당에 차남까지 나가게 하는 건 좀 위험하네. 그러니 내 따로 생각해 둔 이가 있으니 그에게 맡기면 되네.”

  윤경준은 알았다며 물러섰다. 박경은 김득신 쪽을 보며 말했다.

  “김 판관, 별장 비우강에게 부원수의 진영으로 물자를 옮기라고 하게나. 옮길 물자는 내 이미 대강 준비한 게 있으니 거기에 좀 더 더하여 보내면 될 걸세.”

  별장 비우강은 다름 아닌 김득신의 사위였다. 김득신은 자신의 사위에게 공로를 세울 기회를 준 것이라 여기며 속으로 감사인사를 하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유수.”

  “허면 난 이제 일어서도록 하겠네. 아무래도 물자만이 아니라 병력 지원을 해야할 텐데 보낼 병력이라 하면 차라리 중앙에서 데려온 이들을 보내는 게 더 나을 터이니 말일세.”

  “알겠네.”

  진간이 일어서 나가자 윤경준과 김득신도 제각기 할 일을 위해 일어섰다.

  하나둘 떠나고 혼자 남게 된 박경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 눈앞에 닥쳐온 진만의 무리와의 전투는 사실 깊이 생각하면 승산이 있는 싸움이었다. 5만이라는 대군의 등장은 분명 긴장할 만한 일이나 그 대군이 유지될 만한 물자가 있는가는 별개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해를 비롯해서 흉년은 아니어도 수확량에 있어서 썩 좋은 수치가 나오지 않은 근래의 일들을 떠올리면 5만의 대군이 오랫동안 유지할 만한 식량을 확보하긴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수성을 함락시키어 그곳의 물자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5만의 대군을 유지시키기에는 충분치 않은 양이다.

  그러나 문제는 내부에 있었다.

  석지만이라는 중앙에서 보낸 감시자도 문제이나 자신의 딸 박인하를 중심으로 한 불안요소가 박경을 끊임없이 근심케 만들고 있었다. 최근 들어 더더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딸의 행보를 감시하고 제동을 걸 필요가 있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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