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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러니까 우리는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19.1.10

그렇게 괜찮지 못한 우리는 언젠가 괜찮아질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시간들이 그 '언젠가' 나에게 힘이 되어줄것을 기대해봅니다.

 
18.인생은 혼자가 아니야...
작성일 : 19-03-12 00:00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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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채는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잘 버틸 수 있게 되었지만, 한 번씩 영채의 예상을 뒤엎고 울컥 할 때는 영채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태호의 소식은 더 이상 듣지 못했다.

 영채는 텅 빈 마음을 힘들어 했다. 알지 못하는 사이, 마음에 들어왔다 비워진 그 자리는 어떤 걸로도 메워지지 않았다. 영채가 아무리 꾹꾹 눌러도, 온갖 생각들로 덮어버려도, 별일 아니라고 부정해보아도... 나오는 한숨은 영채의 모든 노력이 실패했음을 말해주었다. 영채는 너무도 아팠다. 이 현실에 자신했다가 제대로 당하고 있었다.

 ‘오빠, 오늘 오빠 집에 가도 돼?’

 영채는 영우에게 보낼 문자를 썼다, 지웠다 했다. 결국 이 순간에 영채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영우였다. 그러나 그 조차 행동으로 되기까지는 한참의 망설임이 있었다.

 영채는 영우의 도움이 필요했다. 아니 지금 이 순간 여기서, 이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때 떠오른 사람이 영우 밖에 없었다.

 ‘얼른 와... 기다리고 있을게’

 영우의 문자에 영채는 목까지 차오르는 울음을 느꼈다. 영채는 울기 싫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영우를 만나고 올 거라고 수도 없이 다짐했다.

 

 영우의 집 앞에서 영채는 어색함을 견딜 심호흡을 했다. 너무 힘들어서 왔지만, 어색함은 극복 해야만 하는 숙제였다.

 영채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 영우와 혜영이 그리고 얼마 전에 태어난 조카, 그렇게 한 가족이 영채를 입구에서 반기고 있었다. 그 모습에 영채는 마음이 살짝 아려왔다. 콕콕 찌르는 마음 한 구석을 애써 무시하며 영채는 웃었다.

 “언니, 저 왔어요.”

 영채는 처음 해보는 행동에 어색했고, 그 모습에 불편해질까봐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영우와 혜영이는 진심으로 영채를 반기고 있었다.

 “아가씨, 잘 왔어요. 우리 유주 많이 컸죠?”

 혜영이의 품안에 안긴 유주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감고 있는 눈에서 영우가 보였다. 영채의 얼굴에 지나간 웃음을 영우와 혜영이는 보고 말았다.

 “점점 오빠랑 더 닮아가고 있어요.”

 혜영이의 말에 영우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혜영이와 영채를 쳐다보았다.

 영우의 집은 영채의 마음을 따뜻함으로 채워 주었다. 영채는 진심으로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있음을 실감했다. 영우와 혜영이, 그리고 조카 유주의 모습이 너무도 예뻤다.

 유주를 돌보고 있는 혜영이를 대신해 영우가 저녁을 준비했다. 분주하게 주방에서 움직이는 영우의 모습에 영채는 익숙함을 보았다. 예전의 기억에 마음이 시큰거렸다. 그때의 장면이, 소리가, 냄새가 기억 속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얼른 고개를 돌렸다. 잠에서 깬 유주가 영채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주야, 고모 오셨네.”

 혜영이는 유주를 안아 영채의 얼굴 가까이 올렸다. 신기한 듯, 이상한 듯 눈앞에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는 유주의 눈을 바라보자 영채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런 영채의 마음을 느꼈는지 유주는 영채를 향해 방긋 웃어주었다.

 “유주가 설마 저 보고 웃어준 거 아니죠?”

 영채는 신기해서, 혹시나 잘못 봤나하는 마음에 혜영이에게 물었다. 혜영이는 영채에게 진심을 담아 말했다.

 “ 유주가 이렇게 방긋 웃는 거 보니까 가족인걸 아나봐요.”

 ‘가족’

 영채는 그 말에 아무도 몰래 혼자 감동해 버렸다. 예상 못한 느낌이었다. 혜영이를 쳐다 볼 수가 없어서 유주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오빠가 아가씨 온다고 꼭 자기가 저녁을 한다고 해서 시켰는데, 오빠가 요리 잘하는 거 알았어요?

 영채의 어색함을 풀어주기 위해 혜영이는 영우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영채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전에, 어릴 때 오빠가 맛있는 거 많이 해줬어요. 떡볶이, 라면, 그런 거였지만, 정말 맛있었어요.”

 “오빠가 아가씨 문자 받고 얼마나 설레 했는지 알아요? 정말 좋아했어요.”

 영채는 미소만 지을 뿐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아가씨, 오빠랑 그리고 우리 자주 보러 와요. 그래줘요.”

 영채는 혜영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음... 미안해요.”

 그 말에 혜영이는 영채를 바라보았다.

 “오빠 잘못이 아니었는데, 괜히 심통 부린 것 같아서...”

 혜영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가씨는 그때 그게 최선이었어요.”

 영채는 혜영이의 말에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겨우 눈물을 눈 안에 가두고 어색한 웃음으로 만회 하려했지만, 붉어진 눈을 숨기지 못했다. 혜영이는 영채의 어깨를 아무 말 없이 살며시 토닥여 주었다. 괜찮다고, 잘 견뎠다고, 이렇게 와 줘서 고맙다고.

 영채는 영우가 해준 맛있는 밥을 먹고, 혜영이와 유주의 행복한 모습에 지금껏 잊고 있었던 부러움을 살며시 느끼며 따뜻한 가족의 힘을 깨달았다.

 한없는 위로를 받은 영채는 혜영이에게 다음에 또 오겠다는 말을 하고 유주의 조그마한 손을 살짝 잡아본 뒤 집을 나섰다. 영우는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영채를 따라 나왔다. 참으로 오랜만에 같이 걸어보는 순간이었다. 말없이 함께 걸었다. 생각보다 편안한 침묵이었다. 그리고는 무언가 궁금한 듯, 영채가 물었다.

 “오빠는 언니에 대한 마음이 어땠어? 그러니까 어떻게 확신이 들었어?”

 영채에게서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오자 영우는 그 자리에 서버렸다.

 “어? 글쎄... 뭐라 할까. 이 사람과 함께라면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괜찮겠구나. 뭐 그런 마음?”

 영우는 멋쩍은 듯 웃었다. 영채의 질문에 순간적으로 말했지만, 영우의 진심이었다. 영우는 자신과 영채에게 너무도 잔인한 인생을 지나오면서 무의식적으로 바랐다. 함께할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영우는 혼자 묵묵히 견뎌왔었다. 자신은 생각보다 괜찮다고 잘 견딘다고 생각했었다. 혜영이를 만나고, 옆에서 함께 해주었을 때 영우는 혜영이에게 처음으로 기댈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단단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다행이었다. 그때 영우는 알았다.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고 그래서 언젠간 같이 웃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영채는 그런 영우의 반응에 더 진지하게 물었다.

 “혼자서도 힘든데, 같이 겪으면 더 힘들지 않을까?”

 영채의 계속된 질문에 영우는 살짝 당황했지만, 어느 순간 안정된 이성이 영우의 본모습을 찾게 했다.

 “인생은 결국에는 온갖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일 건데, 그 속에서 서로에게 같이 해줄 누군가가 있다면 든든하지 않을까? 영채야, 인생은 혼자가 아니야.”

 영채는 영우의 말에 그날의 태호가 생각이나서, 위로를 건네지 못한 게 미안해서, 그냥 태호가 너무 보고 싶어서 겨우 버티며 걸었다.

 영우와 헤어지고 버스에 오른 영채는 창문을 통해 밤이 만들어 준 시원한 바람을 온 얼굴로 느꼈다. 늦은 밤, 버스 안에는 승객들이 많지 않았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다들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아무 신경도 쓰지 않으며 그 밤의 여유를 각자 누렸다. 버스의 라디오에서 봄이 끝나감을 아쉬워하는 노래가 들려왔다. 이 봄도 그렇게 가고 있었다. 영채의 봄도 그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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