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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5.누란지위(累卵之危) (11)
작성일 : 19-03-03 02:16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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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아, 이런. 아무래도 도술이나 그런 도구로 기척을 지우기라도 하셨던 모양이군요. 때문에 자신들을 알아봤다는 데에 당황하셨을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죠. 예전에 아가씨께서도 중경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울에게 간파돼서 당황하셨던 적이 있긴 하지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얘기를 풀어가는 가면 쓴 남자를 보며 아라와 그루는 당황하여 말을 제대로 꺼내지도 못하는 중이었다. 도대체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는 누구이기에 자신들을 알아볼 수 있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 중이었다.

  분명한 건 결코 이 자를 그냥 둘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대로 두었다간 그들의 존재를 눈치 챈 미리내가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게 분명했다. 그리되면 그들에게 명령을 내린 정도령의 뜻을 거스르는 짓이 된다.

  “이……, 빌어먹을!”

  “잠깐!”

  결코 그러한 일을 원치 않는 아라는 그루가 말릴 틈도 없이 단검을 꺼내 내던졌다. 정확하게 가면을 쓴 남자의 정수리를 향해 단검이 날아갔으나 허공을 지날 뿐이었다.

  정확하게 단검이 꽂혔어야 할 남자는 어느새 두 사람이 올라와 있는 나무에 올라와 있었다.

  “상당히 사나우신 분들이군요. 아가씨께서 주무시는데 방해가 되겠습니다.”

  [괜찮아. 나름 자장가 삼을만하니 말이야.]

  남자의 목에 걸려 있는 작은 인형으로부터 한 소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남자가 한숨을 쉬는 와중 소녀는 킥킥 웃으며 말했다.

  [오히려 화려한 무대를 위한 미끼가 되어주실 분들이니 잘 대해주도록 해.]

  남자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와중에 아라는 목걸이에 흘러나오는 소녀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과연, 너가 바로 두로에게 시비를 걸었다는 그 여자애로군.”

  [두로? 아, 그 산적 같은 분 말인가요? 후후후, 기억합니다. 생긴 것도, 말하는 자세도 평범한 산적과 다를 게 없었죠. 때문에 기대감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러분 덕에 올라갈지도 모르겠네요.]

  여유로이 흘러나오는 소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라와 그루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각기 무기라 할 수 있는 물건을 꺼내들었다. 아라의 손에는 두 자루의 단검이, 그루의 손에는 붉은 빛이 나는 부지깽이가 들려 있었다.

  [일단 제 소개를 하자면, 제 이름은 박인하. 중경유수 진경후 박경의 외동딸입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격식 차린 박인하의 인사에 아라는 콧방귀를 끼었다.

  “그런 건 관심 없어. 그런 하찮은 이름이니 직책에 관심을 가질 우리라고 보냐.”

  [나름 이 나라에서 높다고 할 수 있는 분들인데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런 건 관심 없어. 이 땅에 있는 낡은 질서의 잔재들 따위에게 갖출 예의니 격식이니 하는 건 바라지도 마라. 우리는 그저 이 땅을 구원하실 위대하고도 고귀한 구세주를 따를 뿐이니.”

  양 손에 단검을 들고 언제든 겨룰 준비를 마친 아라였지만 굳이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현재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지켜보는 것이기 때문이며, 괜한 소란을 벌였다가는 미리내 등은 물론이고 중경의 병사들에게 들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흐음, 도대체 그 정도령이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정말 궁금해지는군요.]

  “그 분께서도 당신에게 흥미는 가지고 있습니다만.”

  일단 들킨 시점에서 몰래 지켜보면서 알아보는 건 글렀다는 판단 아래에 그루는 대화를 시도했다. 눈앞의 상대의 실력을 알수도 없고, 이렇게 들킨 마당에 또 어디서 지켜보는 이가 있을 수 있기에 섯부른 싸움은 피해야 했다.

  “당신이 두로에게 가서 싸움을 걸고 피해를 입인 행동에 대해서는 이쪽에서도 잘못된 대응을 한 점이 있으니 짚고 넘어가진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허나 그것보다 그루는 그녀와 왠지 싸우고 싶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었다는 동질감에 우러나온 감정인지는 몰라도, 그는 그녀와 적대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회유하고 싶었다.

  물론 두로에게 보인 그녀의 행동은 별로 우호적인 것이라 여겨질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는 두로에게도 잘못이 있었던지라 정상참작할 여지가 있었다. 오히려 두로로 실망했을 뿐 정도령의 진정한 면모를 안다면 자신들의 우호적인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그였다. 마치 어머니를 잃고 죽지 못해 살아가던 자신이 정도령을 통해 삶의 의지를 되찾았던 것처럼 말이다.

  [넘어간다라? 후후후, 그거 고마운 일이군요.]

  “오히려 좋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그……, 재능 면에서 말이지요. 오히려 당신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시는 것 같더군요. 무슨 연유로 흥미를 갖고 하늬동산에 온 것인지에서부터…….”

  “어디서 그 분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등등을 말이야. 어쨌건 충돌을 하고 싶지 않은 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그루의 마음을 눈치 챈 아라는 속으로 혀를 차며 거친 어조로 끼어들었다. 그녀는 그루와 달리 박인하라는 소녀에 대해 우호적으로 판단할 생각이 없었다.

  [오호라, 충돌 말이죠. 제가 한 행동을 고려한다면 과연 제가 충돌을 원치 않는지 의문이 드는군요. 아, 물론 지금의 충돌은 당연히 원치 않습니다. 저도 잠은 자야 하거든요. 밤새도록 깨어 있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인형을 통해 전해지는 박인하의 목소리에는 여유로움이 넘쳐보였다. 마치 아라와 그루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는 듯 했다.

  당연히 이것이 불쾌하게 여겨지는 아라였으나 충돌은 원치 않기에 넘어가기로 했다.

  “허면 오늘은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다만 규중의 여식을 함부로 엿보는 행위는 좋게 봐줄 수 없겠네요.]

  “그건…….”

  [당신들이 다시는 이런 식으로 저를 보려 들지 않는다면 저 역시 이 이상은 언급치 않고 넘어갈 생각입니다만. 이렇게 쳐다보면 저로선 신경이 쓰여 제대로 잠을 청하기 힘들거든요.]

  말투는 여전히 여유로우나 엄연히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아라는 모르진 않았다. 지금 아라가 가진 박인하에 대한 인상은 겉으론 포근하고 복슬복슬한 털가죽을 덮고 있으면서 날카로운 발톱을 품고 있는 맹수였다. 그런 맹수의 말을 무시하기에는 아라로선 부담스러웠다.

  차라리 이 이상의 관찰과 감시를 그만두고 정도령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알리는 게 낫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는 아라였다. 이미 그녀들의 감시를 눈치 챈 시점에서 그녀의 역량은 충분히 보고할 바는 있는 셈이었다.

  [아, 그렇다고 그냥 보내면 더욱 곤란한 일이 찾아오려나요? 아무래도 저에 대한 얘기는 이만…….]

  “어차피 이 이상의 얘기를 해본들 소용없습니다, 아씨.”

  인형을 통한 소녀의 목소리도, 그 인형을 목에 걸고 있는 가면 쓴 남자의 목소리도 아닌 제3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른 제거를 해버리는 게 분명하게 경고로 전해질 것이고, 괜한 정보도 세지 않을 겁니다.”

  [그러다가 괜히 적을 늘리는 게 아닌가 모르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말이죠.]

  박인하의 한숨섞인 말이 끝마치기도 전에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는 어느새 그들이 있는 나무 위로 박차고 뛰어 올라서 재빠르게 칼을 휘둘렀다.

  급하게 부지깽이로 그루가 칼을 막아냈지만 나무 위라는 위치적 특성에 자세가 흔들리고 말았다.

  “훌륭하군. 허나 그것뿐이다.”

  안정적으로 굵은 나뭇가지 하나에 착지한 그는 그루의 한쪽 다리를 걷어차서 중심을 흐뜨러 뜨렸다. 그리곤 칼로 내리치려 했으나 아라가 날린 단검에 막히어 살짝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누구냐!”

  “누구라 보이냐.”

  아라의 물음을 남자는 비웃음으로 넘기더니 가면을 쓴 남자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남자의 목에 걸린 인형 쪽을 보며 투덜댔다.

  “내 참, 아씨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그냥 두고 보고 있었지만 더 이상 봐줄 수가 없습니다, 그려. 도대체가 불한당들을 어떻게 그냥 두고 봐야 한다는 겁니까?”

  [나름 대화를 통해서 좋게 해결하고자 하는 내 마음을 모르겠는 거야, 주랑? 초유의 위험을 앞두고 평화적으로 일을 갈무리하려는 내 뜻을 말이야.]

  “듣자하니 이미 아씨 쪽에서 먼저 일을 만드신 것 같더군요. 게다가 그냥 보내시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아씨는. 그래선 이쪽의 정보를 적에게 노출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단 말입니다.”

  박인하와 주랑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몸을 일으키는 두로는 주랑이 대화에 정신이 팔린 지금이 기회라 여기고 공격했다.

  “내 법보 황월곤(晃月棍)의 힘을 받아라!”

  “동네방네 외치며 기습하는 놈이 세상에 어딨냐.”

  두로가 내지른 부지깽이에서 붉은 빛이 주랑의 가슴팍을 향해 뿜어져 나왔으나 주랑은 가볍게 피해버렸다. 오히려 두로의 손을 걷어차서 그가 들고 있던 부지깽이 모양의 법보 황월곤을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애초에 난 방심 같은 거 한 적 없다, 애송이들아.”

  뒤이어 두로를 구하고자 아라가 날린 단검들을 칼로 가볍게 쳐내며 주랑은 무심하게 일어서려는 두로의 팔을 짓밟았다. 고통에 두로가 비명을 지르자 주랑은 그의 입을 걷어찼다.

  계속되는 걷어차임에 두로가 나무 아래로 떨어지자 주랑은 무심하게 아라 쪽을 노려보며 말했다.

  “별 말 안 하지. 항복해라. 그럼 험한 꼴으…….”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라가 날린 단검을 피하며 주랑은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험한 꼴을 당해야 정신을 차리겠군.”

 
작가의 말
 

 이번 주부터 개인적인 사정상 한 주에 1편씩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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