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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5.누란지위(累卵之危) (5)
작성일 : 19-02-09 22:48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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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코 그냥 물러서진 않겠지.”

  낮게 읊조리는 미리내의 말에 한울이 물었다.

  “누가 말인가?”

  “정도령 녀석 말이다. 지금은 물러난 것으로 보이지만 본인 대신 부하들을 들여보내겠지.”

  “그리고 분란을 일으킨다는 건가.”

  한울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미리내를 한울 쪽으로 뒤돌아보았다. 살짝 짜증과 분노가 섞인 그의 시선을 받는 한울은 그저 어깨를 한 번 으쓱일 뿐이었다.

  미리내로선 괜한 이의 등장으로 스스로의 평온이 깨질 것이라는 사실에 짜증이 밀려오는 중이었다.

  사실 인간사가 어떻게 돌아가든 그에겐 문제도, 걱정거리도 아니었다. 그들이 치고받고 싸우던 미리내로선 그저 자신의 영역에 틀어박혀 조용히 지내면 되는 일이었다. 허나 정도령은 얘기가 다르다. 태생부터 다른 그가 나타난다면 미리내의 평온은 붕괴되기 십상이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정도령 스스로 미리내와의 충돌을 피하고자 인근 하늬언덕에 자리할 뿐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고 있던 차였다.

  “한울, 네놈이 뿌린 씨앗이다.”

  헌데 한울이 박인하에게 정도령의 얘길함으로써 분란의 씨앗을 뿌리게 만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네놈이 책임지고 감시해라.”

  미리내의 지시에 한울은 가볍게 받아들이며 발걸음을 옮기려다 멈췄다. 그는 뭔가 떠올랐다는 듯 미리내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 아가씨는? 그 아가씨에게 녀석들이 접근할 게 자명할 터이네만. 아, 물론 그게 목적일테지만 말이지.”

  한울의 물음에 미리내는 생각에 잠겼다.

  사실 미리내로선 박인하는 그저 자신의 영역에 틈만나면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였다. 2년 전 부임한 중경유수의 딸이라고는 하나 그건 미리내에겐 중요한 건 아니었다. 어떻게 안 건지 자신을 찾아오는 그녀는 미리내에게 있어 그저 성가신 인간 중 하나였다. 더군다나 한울의 부추김 때문인지 몰라도 자신을 성가시게 만들 이를 중경에 불러들이는 일까지 저질렀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었다. 엄연히 이곳 중경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어느샌가 미리내를 둘러싼 이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그녀였다. 이제 와서 무시해버리기에는 미리내와 나름 얽혀 있었다.

  그리고 그런 소녀를 그냥 버린다는 건 미리내에게 있어 찜찜한 일이었다. 그것도 정도령이란 성가신 녀석 때문에 버린다는 건 더더욱 찜찜한 일이었다. 애초에 그 박인하란 소녀가 순순히 혼자만 당할 위인도 아니란 것도 있기에 그냥 둘 순 없는 일이었다.

  “그 애에 관한 것도 네게 맡기지. 그 애까지 따지고 보면 네가 뿌린 씨앗이니 말이야.”

  “허허허, 그대답군. 그럼 알겠네. 내 가보지.”

  도대체 나다운 게 뭐냐고 묻고 싶어진 미리내였으나 휙하고 제 할 일을 하러 가버리는 한울을 붙잡고 물어볼 생각 따윈 없었다. 그저 한숨과 함께 자신의 방으로 가서 드러눕고 싶었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미리내와 한울의 뒤를 따라오며 대화를 들은 구주는 어찌 돌아가는 일인지 알 수가 없어서 미리내에게 물었다. 허나 미리내는 이에 대한 답변 없이 제 방으로 향했다. 도저히 알 수 없는 구주는 어찌해야할지 몰라 고민을 하다가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한편, 유수부에서 급한 보고를 받은 박경은 어두워진 얼굴로 한숨을 내뱉었다. 도대체 몇 번을 내뱉는 한숨인지 알 수는 없으나 사태가 별로 좋게 돌아가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계속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김득신은 그런 박경의 눈치를 보며 이마를 짚고 곤란해지는 사태에 눈을 질끈 감았다.

  보고의 내용은 간단했다. 중경 인근의 유력자들과 성주들이 지원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내세운 이유는 자신들의 지역도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론 무수성의 위험과 중경의 위태로움을 보고 진만의 무리와 계림조정을 저울질하고 있는 행동이었다.

  사실 예상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예상했던 일이었다. 계림의 중앙조정에서 계속되는 세금독촉과 더불어 중경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이미 지역의 여러 유력자들과 관리들은 중앙조정에 대부분 등을 돌린 상황이었다. 다만 그 자신들의 힘이 중앙조정보다 약하다는 걸 알기에 대놓고 맞서지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대는 난세, 게다가 중앙조정 못지않는 진만이라는 존재가 부각되면서 그들에게 있어 비빌 언덕이 탄생한 것이다. 중앙군이 파견되어 오긴했으나 그들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그들도 저울질을 하며 살피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군량을 비롯한 물자를 보내주는 것만으로 만족해야겠군요.”

  힘없이 김득신이 꺼낸 말에 진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는 역시였군.”

  “……그런 셈이지. 그래도 물자는 보내준다라……. 허허, 최근에 소모된 물자보충 때문에 닦달을 했는데도 보내는 주는구만.”

  최근 박인하가 전장에 나가서 소모한 대량의 염초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변 유력자들에게 무리한 부탁을 한 건 사실이었다.

  염초란 존재가 그렇게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나 여러 전투를 벌이는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물자임은 분명했다. 게다가 대대적인 적의 침공이 예상되는 시점인 만큼 빨리 소모된 만큼 비축해야했다. 그러나 중경 자체의 재정으론 이를 마련하는 건 무리이기에 주변 유력자들과 성주들에게 무리하게 세금을 걷다보니 그들의 이탈이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고맙군, 부유수.”

  “무슨 소리십니까. 당연한 일을 한 것입니다.”

  바로 그 일을 담당하고 유력자들과 성주들을 달래는 역할을 맡았던 윤경준은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웃어보였다. 평소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김득신 역시 이것만큼은 인정할 일이었다.

  “그대의 공로는 참으로 크네.”

  “허허허, 다 평소 그들과의 친분을 다졌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겸손과는 거리가 먼 그의 태도에 김득신은 불쾌해 했지만 박경은 신경 쓰지 않았다. 실제로 윤경준은 이 일대의 유력자들과 친분이 돈독했고 그것이 지금처럼 물자지원을 이끌어내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허나 저로서도 병력지원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들도 그것만큼은 안된다는 입장이더군요.”

  “그런가.”

  진만의 무리를 두려워하며 그들 쪽으로 기울까 하면서도 중앙조정과도 척을 지지 않기 위해 지원을 하는 유력자들의 태도는 박경에겐 십분 이해가 되는 일이었다. 박경의 입장에선 분노를 표해도 이상치 않을 일이기는 하나 그 역시 중앙조정의 부패를 잘 아는 입장인 만큼 그 화가 나지 않았다.

  이는 진간도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솔직히 나도 병력지원까지 고려는 하지 않았네. 오히려 지금까지 모인 병력만을 생각해본다면 그것이 기적이라 여기고는 있네. 김 대장군도 같은 생각이고 말이지.”

  “그거 다행이군.”

  “그보다 모인 물자라도 일단 보내주어야 하지 않겠나?”

  “그건 걱정치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사람을 시켜 추가적인 보급을 명령해 놨습니다.”

  윤경준의 대답에 진간은 일단 한숨은 놓긴 했지만 역시 편한 입장은 아니었다. 지속적인 보급을 한다고 해도 중요한 병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를 어쩐다……. 아, 그런데 우부승지는 어디 있는가?”

  박경은 지금 자리에 없는 석지만에 대해 물었다.

  “이곳을 둘러본다고 하더군. 뭐, 그 자가 이곳에 온 이유 정도는 그대도 잘 알지 않는가. 그러니 그냥 두게나.”

  “흐음…….”

  석지만은 처음 몇 번을 제외하고는 회의에 거의 참석치 않고 있었다. 마치 그런 것은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이 아니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온 목적에 대해서 박경은 대강 짐작은 하고 있었다.

  창령공 박준.

  지금 이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이자 어린 여왕을 꼭두각시로 만든 그가, 박경을 이곳 중경으로 쫓아낸 그가 자신의 측근을 보낸 이유는 분명 어떠한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박경은 대강이나마 짐작은 하고 있었다. 아마 이 자리에 있는 모두도 대강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중경에 이상한 얘기가 돈다고 하죠.”

  “하늬언덕 쪽 얘기 말인가?”

  “알고 계셨군요.”

  “하늬언덕?”

  진간은 궁금하다는 얼굴로 윤경준과 박경을 번갈아 쳐다봤다.

  “하늬언덕은 이곳 중경성 밖 서쪽에 위치한 언덕입니다만, 그곳에는 숲이 좀 우거져 있어서 불한당들이 모여사는 곳이기도 하죠. 그런데 그곳과 관련해서 묘한 소문이 있어서 말입니다.”

  “묘한 소문? 그게 무엇이오?”

  “이 난세를 타개할 용이 산다나? 아무튼 뭐 그런 것입니다.”

  김득신의 설명에 윤경주은 비웃으며 말했다.

  “원채 시절이 하수선하면 그런 종류의 소문이 돌기는 하는 법이지요.”

  박경은 눈짓으로 윤경준에게 주의를 주었다. 아무리 맞는 말이라도 지금 윤경준이 한 말은 조금 위험한 말이었다. 특히 석지만 같은 이가 중경에 있는 시점에선 말이다.

  “나 역시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돼서 하인들을 통해 듣기는 했네. 정확히는 나도 어떤 얘긴지는 알 수가 없네. 내 나름 조사를 하긴 했지만 썩 성과가 없어서 말이지. 그렇다고 아예 허무맹랑한 얘기도 아니어서 말이지.”

  사실 하늬언덕과 그곳에 사는 정도령 무리에 대한 정보가 어느 정도 모이긴 했지만 중간에 박인하가 가로채는 바람에 박경 등에게 올라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하늬언덕에 어떤 무리가 있다는 건 확실하네만 그것의 규모나 세세한 건 알 수가 없고, 그 외에 중요한 일들이 많기에 방치해두고 있는 형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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