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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5.누란지위(累卵之危) (4)
작성일 : 19-02-04 01:01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4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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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까지 빠득 가는 미리내의 얼굴에는 불쾌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도대체 미리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한 한울이 서문을 바라봤다.

  “지금처럼 말이지.”

  그 말을 마치자마자 미리내의 모습이 한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마치 바람에 휘날린 연기와 같이 사라진 미리내를 찾고자 주위를 살피던 한울은 미리내가 마지막으로 바라보던 서문 쪽을 바라보았다.

  평소와 같아 보이는 서문 쪽에서 무언가 이질감이 느껴진 한울도 급히 바람과 같이 서문 쪽으로 이동했다.

  갑작스레 사람이 나타났음에도 서문 근방의 사람들은 신경 하나 쓰지 않았다. 마치 그런 일따윈 없었다는 듯 평소와 같이 행동하는 그들의 모습은 이상할 게 없었다. 왜냐면 도술로 이동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이동하는 자신들을 지우는 도술을 쓰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일부 한울의 등장을 의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특별히 한울의 눈에 띄는 청년도 있었다.

  분명 복장은 여타 다른 사람들과 같이, 특히나 외부에서 농사를 짓는 농사꾼의 행색을 하고 있었지만 누구보다도 깔끔한 느낌이 도는 청년이었다. 분명 얼굴에 흙을 묻히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 청년은 지금 미리내와 대치하고 있는 중이었다.

  “당신은……, 한울님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군, 정도령.”

  정도령이라 불린 청년은 예의바르게 한울에게 인사를 드렸다. 청년의 곁에 있는 이들 역시 한울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개중에는 하늬언덕에서 한울과 대치했던 두로라는 남자도 있었다.

  “전에 하늬언덕에서의 일은 제가 대신 사죄드리지요. 한울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공격을 퍼붓고 험한 말을 하다니 정말 무례한 행동이었습니다.”

  “그건 내가 할 말이네, 정도령. 어차피 딱히 나 자신을 밝힌 것도 아니거니와 밝힐 생각도 없었고 말이지. 그러니 못 알아보고 공격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 아닌가.”

  “그래도 예의를 지키지 않고 공격을 퍼부은 건 잘못이니 사죄를 드립니다.”

  정도령의 사과에 한울은 어차피 상대해볼까 하는 심상이었다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보다 왜 여기에 왔는지부터 대답하시지.”

  노골적으로 경계를 하는 미리내의 태도에 정도령은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정말 오늘은 싸우고자 온 게 아닙니다. 이해해주셨으면 하는군요.”

  “오늘은 말이지…….”

  “애초에 싸우고자 할 생각이 없습니다. 도대체 이 세상 그 어느 누구가 그대와 싸우고자 하겠습니까? 그 증거로 전 제 부하들을 비롯해 제 주변 이들에게 이곳 중경에 손 하나 대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지 오래되었습니다.”

  “헌데 지금은 여기 와있고 말이지.”

  정도령은 어깨를 한 번 으쓱 하고는 미리내를 상대로 경계심과 함께 전투의지를 불태우려는 부하들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전 그저 하늬언덕까지 와서 절 언급한 그 소녀를 보고 싶은 것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울님과 함께 왔었다죠?”

  정도령의 시선을 받은 한울은 그 시선을 피하며 여유로이 있을 박인하를 떠올렸다. 사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자면 그 소녀에게 이 정도령의 존재를 언급한 자신일테지만 그건 현재 어찌되든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저 그 소녀와 얘기만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온 것뿐입니다. 부디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만?”

  “그냥 얘기만으로 끝날까? 너와 네 부하들이?”

  아마도 그 소녀도 좋게좋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속으로 맞장구치는 한울은 두로를 비롯한 정도령의 부하들의 행색을 살펴보았다. 다들 평범한 일반 백성들의 행색을 취하고 있었지만 어딘가에 위험한 무기들을 숨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건 분명 일반적인 무기가 아닌 법보(法寶)임이 확실했다.

  애초에 정도령을 깊이 경계하며 거부감을 표하던 미리내가 이를 느끼지 못할 리 없을 것이다. 평화로이 이 중경에서 지내고 싶은 미리내의 경계가 당연할 것이라 여기는 한울은 익숙한 음성을 듣고 뒤돌아보았다.

  “무슨 일 있수?”

  거친 음색의 남자, 바로 구주가 퉁명스레 말을 걸며 다가오고 있었다. 미리내와 한울과는 안면이 있는 이 남자는 분명 이 장소에서 일어나는 불온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경계심을 갖고 다가오고 있었다.

  비단 구주만이 아니라 길을 지나는 행객이나 이곳 중경의 거주민들, 그리고 서문의 경계를 맡던 병사들도 이상함을 감지하고 바라보거나 다가오고 있었다. 특히 병사들은 사람들을 헤치고 다가오며 무슨 일인지 묻기 시작했다.

  “별일 아닙니다. 그저 단순한 의견다툼에 불가합니다.”

  병사들의 물음에 그리 답을 하는 정도령이 손짓으로 부하들에게 얌전히 있으라고 신호를 주었다. 그들은 병사들을 경계하면서도 정도령의 분부에 따라 서부른 행동을 보이진 않았다.

  “흥. 내 입장은 변함이 없다. 꺼져라. 지금 당장 말이야.”

  딱 잘라 중경을 떠나라는 미리내의 말에 정도령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전 꼭 그 소녀를 만나야겠습니다.”

  “아, 그 일 때문이라면 내가 그 아가씨를 대신해서 사죄를 드리면 안 되겠나?”

  “사죄를 받느냐가 문제가 아닙니다. 방금 제가 한울님께 사죄를 드린 것처럼 전 그 충돌을 제 쪽의 잘못으로 인식하고 있으니까요. 때문에 사죄를 하실 필요도, 그 소녀에게 사죄를 받을 생각도 없습니다. 그저 순순히 그 소녀와 만나고 싶은 것뿐입니다. 아, 물론 그 소녀가 어째서 저를 알고 있느냐도 관심이 없습니다.”

  뭐라 말을 하려는 한울에게서 말이 나오기도 전에 정도령은 말했다.

  “전 그저, 진정으로 그 소녀와 얘기를 나누고 싶은 것뿐입니다. 도대체 그 소녀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말이죠. 소소한 취미나 일상에 대한 얘기도 나쁠 건 없겠군요.”

  언뜻 들으면 그저 평범히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걸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말하는 당사자를 아는 미리내와 한울에게는 그렇게 들리진 않았다. 정도령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구주 역시 정도령을 보는 둘과 정도령의 부하들이 내뿜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 없었다. 이는 물론 이들을 보는 여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참고로 구주는 지금 정도령이 언급하는 소녀가 누군지 감도 잡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만 썩 기분 좋은 인물이 아님을 눈치 채고 있을 뿐이었다.

  “그걸 듣고 ‘아, 그런가’하고 널 보내줄 머저리로 보이나, 내가?”

  “진짜입니다. 그러니 부디 이번만 눈 감아 주시…….”

  “꺼져라. 여긴 내 구역이다. 더 이상 얘기치 않겠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아느냐?”

  그야말로 최후통첩이라 할 수 있는 그 말에 정도령은 한숨을 내쉬었다. 점차 험악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제지하려던 병사들도 끼어들지 못하고 정도령과 미리내의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잠깐의 긴장된 시간이 흐른 뒤 정도령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 역시 당신과 충돌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오늘은 말이냐?”

  미리내의 빈정거림에 미소로 답한 정도령은 부하들을 대동하여 성문밖으로 나갔다. 미리내는 정도령이 중경성 밖으로 나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그 자리를 떴다. 한울은 어색하게 웃으며 미리내의 뒤를 따랐고, 무슨 일인지 잘 모르던 구주도 역시 그 뒤를 따랐다.

  험악한 분위기의 핵심인 이들이 떠나자 사람들도 점차 해산했다.

  “무슨 일이냐?”

  사람들이 해산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켜보던 석지만이 병사들에게 물었다.

  “아, 별일…아닙니다. 그저 단순한 시비가 붙었던 모양입니다.”

  “시비?”

  “아, 예.”

  단순 시비라는 말에 뭔가 미심쩍은 석지만이었지만 그 이상의 무엇도 느껴지지 않은지라 납득을 하고는 뒤돌아서며 말했다.

  “알았다. 허나 요즘 시절이 하수선하니 가벼운 시비라도 우습게보지 말도록 해라.”

  “예.”

  그렇게 그 자리를 떠나려던 석지만은 무언가 시선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평범한 농사꾼 행색의 무리가 있었다. 그들 중 한 청년이 그를 보고 있었다. 분명 다른 이들처럼 초라한 행색이나 무언가 그만큼 다르다는 생각이 든 석지만이었다.

  이내 자신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일행과 함께 떠나는 청년에게서 석지만은 눈을 떼기 힘들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무것도 아니다.”

  고개를 흔들며 스스로 피곤해 그런 것이라 여기며 석지만은 자리를 떴다.

 

  “참으로 흥미로운 이로군. 그보다 요즘 중경이 꽤나 시끄러워진 모양이야.”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두로 때문은 아닙니다. 그저 시기가 온 것일 뿐입니다.”

  “시기요?”

  “예. 그 소녀도 그렇고, 지금의 중경은 난세 속에서 어떤 전환점을 마련하려는 느낌이 드는군요.”

  “느낌이라 하신다면?”

  “글쎄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저도 지금으로선 잘 알 수가 없군요. 허나 분명한 건 누군가 커다란 무대를 원하고 있고, 그만한 인물들이 모이고 있다는 거죠.”

  “잘 모르겠네요.”

  “아하하, 아마 그럴 겁니다. 저도 뜻밖이라 어리둥절한 상태거든요. 정말이에요.”

  “그럼 어쩔까요?”

  “글쎄요. 일단 확인을, 그리고 앞으로 전개를 확인해봐야겠죠. 그러니 아라, 이슬, 그루, 당신들이 중경에 들어가서 확인해주십시오. 아무래도 전 중경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듯 하니 말이죠.”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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