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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러니까 우리는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19.1.10

그렇게 괜찮지 못한 우리는 언젠가 괜찮아질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시간들이 그 '언젠가' 나에게 힘이 되어줄것을 기대해봅니다.

 
7.그때는 몰랐던, 지금은 알기를
작성일 : 19-02-01 02:20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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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채는 아침부터 불편했다.

 오늘은 민선이가 결혼하는 날이다. 매일 결혼 준비로 힘들다고 하는 민선이의 얼굴에는 숨겨지지 않는 행복이 보였다. 그래서 민선이 앞에서 영채는 민선이의 하소연과 설레임을 함께 해주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그 순간 영채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떳떳하지는 못했다. 자신의 노력이 진실일거라는 확신도 없었고, 혹시나 자신의 마음을 민선이가 눈치챌까봐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영채는 민선이에 대한 고마움으로 오늘을 지내자고 수도 없이 다짐했다. 그리고 민선이가 행복하길 정말로 바랐기에, 주문처럼 그 바람을 스스로에게 말하며 다른 생각들을 막아냈다.

 결혼식장에서 민선이는 너무도 행복해보였다. 그 모습에 영채는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서 영채는 더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었다. 그 순간 어떠한 의심도 생기지 않았고, 어떠한 생각도 불쑥 영채의 마음을 헤집지 못했다. 다행이었다.

 영채의 그 이후의 시간은 자유로웠다. 그냥 겸사겸사 민선이의 결혼에 맞춰 연차를 썼다. 민선이가 미안해했지만, 영채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했고 그러고 싶었다.

 오랜만에 토요일 오후를 걸었다. 햇빛은 따뜻했고, 바람은 기분 좋게 살랑였다. 그렇게 걷다가 영채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말이라고 딱히 연락할 사람도 없었고, 굳이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언제부터인가 그게 편했다.

 그 동안 대부분의 여유시간은 할머니와 함께 지내왔었기에 갑자기 영채는 갈 곳을 잃어버린 것만 같았다. 게다가 오늘은 기분이 나빠질 정도로 날씨가 유독 좋았다.

 영채는 그렇게 걷다가 눈앞에 보인 익숙함에 웃고 말았다. 늘 다니던 길이었고, 그 길의 끝에 자신이 일하는 레스토랑이 있는 건물이 보였다. 자신의 의지가 아님을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무의식이라고 말하기 에는 살짝 무서웠다.

 영채는 더 이상의 방랑을 멈춰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충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집으로 가려고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태호였다. 대부분 늦은 밤에 일하는 태호였기에 영채는 태호와의 만남에 순간 너무 반가웠다.

 “어머, 이 시간에 어쩐 일이예요?”

 순간 목소리가 예상보다 커졌음에 살짝 민망해졌다.

 “지훈이가 집에 일이 있다고 시간을 바꿔달라고 해서요. 오늘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은데요?”

 태호도 예상 밖 영채의 등장에 설레어졌다. 그리고 오늘 영채는 너무 예뻤다.

 “아, 매니저 언니 결혼식이라서요. 거기 다녀와요.”

 어색해지지 않기 위해 영채는 정신을 차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영채는 자신이 왜 그런 노력을 하는지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처음 편의점에 들어온 목적을 위해 열심히 먹을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 오세요.”

 태호의 익숙한 말소리가 들렸다.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태호의 당황한 말소리가 바로 들렸다. 영채는 고개를 들어 입구 쪽으로 바라보았다.

 어떤 여자가 태호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살짝 보이는 옆모습은 엄청 심각해보였다. 태호는 미안한 듯, 많이 당황한 듯 한 얼굴이었다.

 영채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괜히 물건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불안한 기운을 풍기는 여자는 단호하지만 슬픔이 잔뜩 느껴지는 목소리로 태호에게 말했다.

 태호도 결심을 굳힌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제서야 자신이 서있는 장소를 깨달았다는 듯이 살짝 머뭇거렸다. 일하는 중이었기에 곤란했다.

 그때 영채랑 눈이 마주쳤다. 미안하지만 꼭 해줬으면 좋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태호가 영채에게 말했다. 영채에게는 분명 그렇게 느껴졌다.

 “잠깐이면 되는데 여기에 있어줄래요?”

 ‘자리 비움’이라는 좋은 방법도 있었지만, 그 순간 태호에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고, 앞에 영채만 보였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영채는 태호에게 알았다고 표현하며 계산대 쪽으로 향했다. 둘 사이의 무거운 공기가 걸어가는 영채의 온 감각에 느껴져 그 순간 후회했다.

 ‘진작 나갔어야 했어...’

 태호는 문 앞에 서있는 여자를 편의점 뒤편 빈 공간으로 안내했다.

 영채는 두 사람이 안보이자 그제서야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너무도 궁금했다.

 ‘누구이기에...누굴까...’

 아무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한 10분정도 지났을까. 다행히 아직까지 손님은 들어오지 않았다. 영채의 궁금증은 그 순간이 1시간은 훌쩍 넘은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영채가 몹시도 궁금해 하고 있을 때, 편의점 뒤편 문이 열리고 눈 쪽이 좀 빨게 진 여자가 나왔다. 그 여자를 제대로 바라본 영채는 뭔가 모를 기분에 살짝 주눅이 들었다. 하나도 꾸미지 않은 단정한 모습이었지만, 얼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지금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속으로 영채를 밀어 넣고 있었다.

 그 뒤에 나온 태호는 아까보다는 훨씬 편안한 얼굴이었다. 그리고는 영채를 보고 민망한 듯 살짝 미소를 지었다. 편의점 문 쪽으로 향한 여자는 태호 쪽으로 몸을 돌려 말했다.

 “잘 지내고, 건강하고...”

 여자의 표정은 정말 엄청난 사연이 담겨 있는 듯했다. 아까보다 더 궁금해진 영채였다. 태호는 문 쪽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여자의 어깨에 손을 올려 살짝 두드렸다.

 “고마워. 걱정 하지마. 그리고...”

 태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태호의 얼굴을 볼 수 없어 그 다음 내용을 추측조차 할 수 없었지만, 영채 정면에 서 있게 된 여자의 눈에 눈물이 살며시 차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문이 닫히고 태호는 긴 숨을 한번 쉬고, 목을 살짝 가다듬고, 영채 쪽으로 뒤돌아 걸어왔다. 영채는 태호의 얼굴을 보았다. 미소로 가려봤자 소용없었다. 눈빛은 알지 못하는 많은 말을 해주고 있었다.

 “고마워요. 시간을 많이 뺏었네요.”

 계산대로 온 태호는 영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던 듯 좀 전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영채는 다시 아까 물건을 구경하던 곳으로 향했다.

 “예전에, 저를 많이 좋아해주던 사람이었어요.”

 영채의 뒤에서 태호가 입을 열었다. 영채는 멈췄다. 그리고 태호를 향해 뒤돌아섰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너무 고마운 거 있죠...”

 태호의 눈빛에는 추억과 후회가 함께 있었다.

 “저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사람인데, 그래서 한동안 연락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제가 운동 그만 둔거 알고 찾아왔네요...”

 드라마처럼 모든 장면들이 그려졌다. 태호는 참 행복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자기가 받은 사랑의 의미를 몰랐다. 어떤 감정인지도 생각하지 못했던 한없이 철없던, 아니 운동만 생각하던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태호는 이제야 알았다. 자신이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를.

 그래서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다. 목에서는 뜨거운 게 느껴졌다. 꾹 눌렀다.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영채는 태호의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태호의 마음이 다 보였다. 그래서 안타까웠고, 그래서 부러웠고, 그래서 슬펐다. 태호의 추억이 영채를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영채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채는 어떤 말도 전하지 못했다. 태호처럼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영채는 다시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영채는 울컥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기 위해 수도 없이 손바닥을 꼬집었다. 영채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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