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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Guernica for the city
작가 : 날개이름
작품등록일 : 2019.1.7

Guernica for the city : 도시를 위한 전란

'게르니카(Guernica)'는 독일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에스파냐 북부 도시의 이름이자, 그 도시의 참상을 묘사한 피카소의 작품 제목이기도 합니다.
괴기스러운 화풍으로 당시의 전란을 잘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죠.
'Guernica for the city : 도시를 위한 전란'은 그 피카소의 작품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전란. 즉, 전장의 혼란.
얼핏 종전이 선언된 지 오래인 현대사회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주제지만, 전란이란 단어는 사실 21세기의 도시와 의외로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각자의 전장으로 매일같이 출근하여, 망신창이가 되어 돌아오고
답이랄 것 하나 없이 제자리를 맴돌다가
차디찬 술병을 비운 다음
우울에 빠져, 침묵.

이 파란 유리빌딩의 숲 속에는 분명, 전장에 버금갈만한 묵직한 혼란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그에 대해 묘사한 여러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순수문학에서도 장르소설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작풍의 시~단편들을 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들어오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심심하신 분은 인스타그램에서 'wingname'을 검색해 보세요. 규격이 맞지 않아 못 올린 소설의 프로필 그림을 포함하여 제가 그린 그림들을 몇 개 올려둘까 합니다.

 
[파도, 도시]
작성일 : 19-01-15 18:57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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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입김이 새었다.

 정확히 시야의 절반 즈음, 복잡한 스카이라인 위로 새까만 밤하늘이 펼쳐져 있지만, 은하수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이제는 옛날이야기인가보다. 요즘은 밤이 찾아오면 밤하늘과 도시는 뒤바뀌어버리니까, 저 밑으로 까마득히 고인 도시만이 은하처럼 점점이 빛날 뿐인 것이다.

 

 녹아내린 서슬 퍼런 조명의 빛들, 물감이 되어.

 

 아주 느릿하게, 하지만, 거대하게, 넘실거리며― 빽빽이 늘어선 유리 건물들 사이를 유랑한다. 여유란 없다. 신장도, 덩치도 모두 뒤죽박죽. 기계장치를 얽어놓은 듯 복잡하다.

 쓸리는 바람에 살갗이 시려온다. 침수된 도시의 파도 탓이려나, 생각해봤지만, 역시나 파도는커녕 물방울 하나조차 부서지지 않고, 서로 얽혀 꾸물대는 게으른 뱀들 마냥 담담하게 도시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아름답지 않나요?”

 옆에 서있던 여비서가 나에게 물었다.

 “......”

 뭐, 아름답냐고 묻는다면 역시 아름다웠지만

 뭐랄까 이건....

 아름다움보다는, 압도적인 심해의 미지 속에서, 두려움과 함께 싹트는 경외 비스무리한 것에 더 가까웠다.

 “―후.”

 짧은 숨에 몽글, 입김이 빠져나와 하늘로 올랐다.

 그새 얼어붙었는지, 별들 대신 반짝거리고는, 또 퍼렇게 녹아버렸다.

 “...들어가자고.”

 “네.”

 여비서와 나는 유리로 만든 대문을 열고, 은빛 성채의 발코니에서 실내로 이동했다.

 

 쓸데없이 육중한 대리석 탁자 위에는 서류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이건?”

 “탄원서입니다.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재정된 몇 가지 법들 때문에 이번에는 중소기업 측에서 불만이 올라오는 모양이에요. 이 앞에 지금 한창인 시위가 바로 그 건에 관한 거랍니다.”

 “......”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진짜 못할 짓이네 이거.”

 “최근에는 언론이 중소기업보다는 외국인 노동자들 측에 더 눈독을 들이고 있으니 아직까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님 일단 눈속임으로....”

 “저기.”

 “네?”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 여비서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물었다.

 “비서 씨는 이렇게 될 거 알고 시작한 일인가?”

 “....모르지는 않았죠. 애초에 이 바닥에 모르고 시작한 사람이 있긴 할까요.”

 “난 모르고 시작했네만.”

 “아...”

 살짝 당황한 그녀가 말끝을 내렸다.

 “몰랐다기보다는, 뭔가 뚜렷한 게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그러네요, 생각해보니.”

 “설마 알았을까, 모래알보다도 배는 많은 것들 중에, 정말 단 하나도 없을 지.”

 “........”

 나는 눈을 서류에 내리깐 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 그만둘까?”

 그녀는 답했다.

 “선택은 의원님 몫이지만, 어딜 가든지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서류 위로 탁하게 퍼진 동공. 도시의 소음이 작게 들려오고 있었다.

 충돌하고, 부스러져, 사방으로 튀겨대는 그 소리는

 파도와 쏙 빼닮아 있었다.

 “도장은 어디 있지?”

 “첫째 서랍에 넣어뒀습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잠시 새어나왔던 어리광은 그 파도소리에 당연하단 듯이 묻어두고서. 우리는 서류검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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