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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4.선기자타(善騎者墮) (9)
작성일 : 19-01-14 22:34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4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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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의 병력이 무수성으로 진격, 그것도 알고 있던 정보보다도, 예상한 것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병력이 무수성으로 향하고 있다. 당연히 무수성의 병력으로 이들을 막기란 불가능하며, 현재 중경일대와 진압군을 전부 합쳐도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한 모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대로라면 무수성은 당연히 함락 당한다. 무수성 이전에 이곳 중경을 지켜낼 수 있는가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중경은 물론, 무수성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만일 이곳이 무너지면 안정적인 세금 운송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은 자명하며, 그리되면 후일 나라 전체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이를 누구보다도 이 자리에 있는 전원이 잘 아는 내용이었다. 특히 석지만의 경우에는 자신을 믿어주는 창령공 박준을 배신하는 격이 되니 더더욱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모두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와중에 김창헌이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일어섰다.

  “지금 이 자리에서 왈가왈부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탁상공론이 아닌 행동을 보여야 하는 시점입니다. 지금 당장 무수성을 구원해야 합니다. 무수성은 엄연히 이곳 중경의 방비를 위해 지어진 성 중 하나인 만큼 그곳을 잃는다는 건 중경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걸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네만. 도대체 어떻게 말인가. 군사도 부족한 마당이니.”

  진간의 망설임에도 김창헌은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웠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다가 패배라도 하면…….”

  진간의 걱정은 모두에게 잘 전해지고 있었다. 분명 무수성을 구원하는 것이 중요하나 이곳의 최고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진압군이 패배라도 했다간 중앙의 위엄은 땅바닥에 떨어질 것이고, 계림 전체의 사기가 곤두박질칠 게 다름이 없었다. 당연히 이후 여러 지방의 이탈은 가속화될 게 자명했다.

  김창헌도 이를 모르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것은 분명했다.

  “무수성을 잃는다고 할지라도 아무런 수를 쓰지 않는 것보다 일부라도 병력을 움직여서 사기를 올리어 무수성의 병사들을 독려케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되면 설령 무수성이 함락된다 할지라도 적의 기세를 조금이라도 꺾을 수 있을 겁니다.”

  즉 무수성으로 하여금 치열하게 적들을 막아내어 적들을 조금이라도 지치게 만들자는 것이다. 아무리 병사 수는 압도적으로 부족하더라도 방어 장비가 충분히 있기에 시도는 해볼 만했다.

  “더군다나 저들의 병력이 2, 3만을 넘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정도라면 저들은 스스로 이끌 수 있는 병력을 거의 다 이끌고 온 셈이다. 이틈을 타서 뒤를 공격하거나 내부의 분란도 있을 수 있지. 그러한 일이 없더라도 저들의 역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일단 병력을 보내는 건 옳다고 보네.”

  박경이 거듬에 따라 진간도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군. 그렇다면 일단 부원수가 한 번 나서보게나.”

  슬쩍 김창헌에게 일을 맡기는 진간이었으나 김창헌은 개의치 않았다.

  “자네가 일단 중앙에서 이끌고 온 병력 3천명과 중경에서 모아온 병력 2천명을 이끌고 무수성으로 향하게. 구원치 못하더라도 저들의 행동에 제약은 가할 수 있을게야.”

  “맡겨주십시오.”

  담담히 대답을 마친 김창헌이 일어서자 윤경준이 슬며시 손을 들며 의견을 꺼냈다.

  “중경의 병력은 중경의 장수를 통해 움직이면 될 것이니, 제 아들인 필주를 데려가시지요.”

  무수성의 위기를 듣고도 여유로이 자신의 아들을 추천하는 윤경준에게 김득신이 경멸의 시선을 보내었다. 물론 윤경준은 신경 쓰기는커녕 눈치도 못 채고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네. 별장 윤필주와 나래를 데려가게나. 둘 다 직위는 낮으나 이곳 중경의 병력을 지휘하는 입장들이니 말이네.”

  “알겠습니다, 유수. 허면 저는 가보도록 하죠.”

  인사를 마치고 김창헌이 밖으로 나가자 진간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박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곳 중경에서 병력을 모으고자 한다면 최대 얼마까지 가능한가?”

  “전에 해당 서류를 통해 전한 바대로 앞으로 최대 5천명은 더 가능하네. 유랑민들이 많이 모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이들을 운용할 물자 등을 고려한다면 그게 최대이네.”

  “너무 적군요.”

  석지만의 지적대로 적은 수였다. 5천 명이 적은 건 아니나 중경 정도 되는 도시에선 적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정도 수밖에 나오지 않는 데에는 유랑민들이 진만의 무리로 흡수되는 것도 있었지만 현재 중경의 안정을 깨뜨리고 싶지 않은 박경의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알 리 없는 석지만은 눈을 찌푸릴 만 했지만 사전에 설명을 들은 진간은 그냥 넘어갔다. 사실 중경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긴 했지만 이 뒤에 안정적인 세금운용을 위해서는 박경의 의견도 고려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진간은 걱정이 아니 될 수가 없었다. 아무리 후일을 대비한다고 해도 지금의 일이 급박한 상황에서 후일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렇다고 강요를 하기도 힘들었다. 석지만 같은 인물이야 박경 등에게 강요를 할 수 있겠으나 중경 일대에 자리한 윤경준 등의 여러 유력자들의 반발만 부를 게 불 보듯 뻔했다. 이미 조정의 영향력은 강제로 병력을 모을 만큼의 힘도 부리기 힘들 정도로 축소되어 있었다.

  “좋소, 유수. 일단 병력을 모으시도록 하시오. 그리고 주변 방어에 심열을 기울여야할 필요가 있겠군. 물론 현재 중경성의 방어는 충분하긴 하나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는 있겠지.”

  “그건 현재 제가 맡고 있습니다만. 다시금 점검하며 좀 더 보강토록 하겠습니다.”

  김득신의 대답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인 진간이었으나 여전히 불안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여기까지인 듯 싶군요. 그래도 저들과 같은 도적떼를 상대하는 데에 이 정도면 충분치 않나 싶습니다. 저들이 아무리 수가 많다고 한들 한낱 오합지졸에 불가할 터이니 걱정치 마시지요. 내부의 분란만 없다면 걱정할 일은 없다고 봅니다.”

  석지만이 담담히 꺼낸 말에도 여전히 진간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는 박경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박경의 경우에는 진간과 조금 다른 이유로 표정이 어두웠다. 석지만이 강조한 내부의 분란이라는 단어에서 무언가 불길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불길함의 중심에 그의 소중한 딸이자 근심거리 중 하나인 박인하가 자리하고 있었다.

  설마 하는 마음이 들지만 여태까지의 행적을 고려해봤을 때 분명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박경이었다. 때문에 박경은 회의를 마치자마자 주랑을 불러 급히 박인하를 찾아 감시하라는 밀명을 내렸다.

 

  이토록 급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 박인하가 향한 곳은 미리내 등이 있는 중경의 한 구석에 위치한 낡은 집이었다. 억지로 끌려온 별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선 박인하를 맞이한 건 미리내와 한울, 그리고 신경준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 애들이야 이곳에 붙어 지내는 애들이 아니니 말이네. 각자 제 할 일들 하러 갔지.”

  무슨 할 일인가 하고 순간 궁금해 하는 별에게 박인하가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구주는 나무를 해오는 나뭇꾼이고, 매화랑 바우는 어른들 도와서 밥 얻어먹는 애들이거든. 뫼머리는 본래 여기 사는 분이 아니라 중경 바깥에서 사시는 분이라서 항상 여기 없거든. 새난슬은 술집에서 일하고 말이지. 내가 가끔 밥과 돈을 건네긴 하지만 많이 주었다가 괜히 아버지께 들통 나서 크게 혼이 날 거 같아서 많이 돕질 못한단 말이지.”

  즉 각자 먹고살기 위해 일하러 나갔다는 것이다. 그냥 여기에서 몰려 살아가는 이들인 줄 알았던 별은 놀라면서 납득을 했다.

  “그보다 왜 온 거냐?”

  “도움이 필요해서.”

  명확하게 목적을 세운, 정확히는 상대할 적이 생긴 박인하는 진지한 눈으로 미리내를 바라보았다.

  “도움? 무엇을? 그보다 네가 이렇게 도움을 청하는 건 처음이군. 아니, 한울과 새난슬에겐 종종 부탁을 했었지, 참.”

  “응. 그런데 이번에는 너한테도야.”

  자신에게도 부탁할 게 있다는 박인하의 말에도 미리내는 조금도 흥미가 없다는 듯이 물었다.

  “뭔지 듣기는 하지.”

  “조금 화가 나는 녀석이 생겼거든. 조용히 이 상황을 즐기고 싶은 내게 있어 불쾌하게 협박을 한 녀석이 있거든. 그 녀석에게 한 방 날리고 싶어.”

  “이 상황이 그냥 즐길 만한 상황인가?”

  미리내가 입에 담은 궁금증은 별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엄연히 큰 전쟁이 이곳 중경 일대에서 벌어질 판국인데, 이를 무서워 하긴커녕 즐기겠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더 큰 혼란이라도 일으키려는 듯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까지 하는 박인하였다.

  “어쨌든 들어는 보지. 그동안 이곳에 찾아오는 불청객과 손님들에게 식사나 돈을 주는 너이니 말이야.”

  그렇게 말은 하지만 미리내의 얼굴에는 하기 싫다는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를 보고 한울이 낄낄대며 말했다.

  “허허허, 썩 내키지는 않다는 얼굴이로군.”

  “시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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