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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4.선기자타(善騎者墮) (7)
작성일 : 19-01-07 17:16     조회 : 318     추천 : 0     분량 : 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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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부로 남의 방에, 그것도 혼사도 치루지 않은 규중여식의 방에 허락도 없이 들어오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요?”

  갑작스레 등장한 제3자에 박인하는 당황치 않으며 응대하고는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방금까지 거의 울 거 같이 기운 없어 보이던 별이 급하게 유비연과 남자 사이에 끼어들어 남자의 앞을 막는 동안 박인하는 남자의 얼굴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바로 석지만이었다.

  금경에서 생활하면서 아버지로부터 좋은 얘기를 들은 바도 없고, 심지어 세간의 평판도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박경과 박인하가 중경으로 오게 만든 원인인 석지만이었다. 분명 능력은 있다고는 하지만 창령공 박준을 충성스럽게 따르며 자신의 친족까지 내버린, 후에는 왕실 종친이자 창령공에게 협력해 준 적 있는 진경후 박경을 중경유수로 사실상 좌천시킨 인물인 석지만이 지금 박인하의 방 안에 서있었다.

  결코 좋은 얼굴로 마주대할 생각이 들지 않는 상대가 이렇게 갑작스레 자신의 방에 등장하니 더더욱 기분이 좋아질 리 만무했다. 도대체 어떻게 들키지 않고 자신의 방에 들어왔는가는 제처두고 박인하는 적의를 담아 석지만을 노려보았다.

  그런 박인하를 대신하여 오무가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건 내가 답할 의무가 아니다. 특히 네놈 같은 도깨비에겐 말이지.”

  오무의 질문을 싸늘하게 반응을 하며 석지만이 말했다. 오무에게 있어 인간으로서, 그리고 이 나라 계림의 신료로서의 자부심과 우월감이 한껏 담긴 말이었다. 그 말에 비판이나 부정적인 입장은 허용하지 않을 것임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오히려 내가 질문을 하고 너희들이 답을 해야 하는 게 답일 것이다. 도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가 말이다.”

  위압적인 석지만의 말에 박인하는 콧방귀를 뀌었다.

  “당신이 한 말 그대로 돌려드리지요. 제가 그 말에 대답해야할 의무가 있습니까?”

  “당연하지. 네년과 내가 같으냐. 난 엄연히 조정의 대신이자 이 나라의 기둥이신 창령공의 명령을 받고 이 곳으로 온 감독관이고, 넌 그저 일개 종친 중 하나가 아니더냐.”

  “그 감독관께선 남의 귀한 여식의 방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그러나보죠?”

  “나라의 중대사를 해결하는데 위험한 요소를 제거하는데 그런 예의가 우선이겠느냐.”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행동하는 석지만을 향해 노려보는 박인하를 대신하여 별이 한 걸음 나서며 말했다.

  “당장 나가시지요. 이게 무슨 행패입니까. 아무리 나라의 명을 받으신 분이라 해도 지켜야 하…….”

  “한낱 몸종 따위가 어디서 감히 내 앞길을 막느냐.”

  석지만은 별을 째려보며 말했다. 마치 벌레를 보는 듯이 째려보는 석지만은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 그러자 석지만의 허리춤에 메어져 있던 단검이 칼집에서 저절로 빠져나오더니 그대로 별의 목 가까이로 다가갔다. 별은 자신의 목에 닿은 차가운 칼날의 감촉에 굳어버렸다.

  “제 분수를 알아야지.”

  “당신은 예의를 알아야죠. 어디서 남의 집, 남의 방에 와서 행패입니까. 그리고 함부로 그 칼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지금 이대로 소리라도 질려주도록 하죠. 어디 한 번 남의 집 여식의 방에 함부로 침입한 감독관의 위세나 좀 구경합시다.”

  별의 목에 단검이 닿기가 무섭게 박인하가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섰다. 크게 소리를 치는 건 아니나 박인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살의가 가득히 담겨서 석지만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석지만은 오히려 눈썹 하나 흔들림 없이 코웃음을 칠뿐이었다.

  “흥, 원한다면 구경시켜줄까?”

  한 치도 양보하지 않으며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이었다. 오무도, 목이 칼이 겨눠진 별도 뭐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두 사람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다만 둘 다 박인하를 위해 어떻게든 석지만이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경우 막기 위한 기회도 보고 있었다.

  “내가 이곳에 들어왔다는 게 알려지면 분명 좋은 얘긴 들을 수 없겠지.”

  “잘 아시네요.”

  “허나 네년도 좋은 소릴 못 들을 것이야. 무얼 꾸미는지 알 수 없으나 이 중경을 흔들리게 만들려고 하고 있잖느냐. 이 사실을 알면 네년은 물론이고 네년의 아비도 상당히 곤란해지지 않을까.”

  “어머, 증거가 있으신지요?”

  “없다고 생각하나.”

  적의가 가득 담긴 박인하의 시선을 받으며 석지만은 다시금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별의 목에 닿아 있던 단검이 별의 목에서 제자리로 돌아갔다. 단검이 돌아가자 별은 놀란 마음을 진정하며 단검이 닿았던 자리를 문질렀다.

  “있다고 생각하시나보군요.”

  “설령 물증이 없더라도 심증을 굳혀서 네 아비를 파면시킬 수도 있지. 물론 네게도 곤란한 상황이야 만들 수 있어.”

  “한 나라의 신료라는 참 막나가시는군요.”

  “나라를 위한 일인데 물증이니 뭐니에 연연해서야 쓰나.”

  “나라가 아니라 창령공이겠죠.”

  이까지 빠득 가는 박인하의 말에 석지만은 비웃음을 내보였다. 이어 자신을 노려보며 별의 곁에 선 오무와 별을 힐끗 보고는 위엄 있게 말을 꺼냈다.

  “창령공이 곧 이 나라, 계림이다.”

  절대적인 진리라 여기며 석지만이 내놓은 말에 박인하는 기가 막혀 헛웃음을 터뜨렸다.

  나라의 근본이 이 나라의 권신인 창령공이라 여기는 그의 태도는 마치 신에 빠진 한 명의 광신도와 비할 바 없었다. 박인하의 머릿속에서 석지만에 대한 평가를 단순히 창령공의 부하 중 하나에서 열렬한 광신자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난 네년에 대해 잘 안다.”

  “무얼 말이죠?”

  “네년이 용을 바란다는 걸. 그걸 위해 이곳 중경에 무대를 마련하고 있음을 말이다.”

  박인하가 종종 말하곤 하던 그녀의 목적이 석지만에 입에서 나오자 별은 놀라며 박인하를 바라보았다. 중경 바깥에서 온 인물이 자신의 목적을 알고 있다는 말이 나왔음에도 박인하는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의례적인 감탄사를 흘리며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부정치는 않나 보군.”

  “부정한들 소용이 있나요?”

  대답은 않으나 그 질문엔 납득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석지만이었다.

  “딱히 지금 어찌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경고를 할 뿐이고, 이 나라의 진리를 알려주려는 것 뿐이다.”

  “경고라 하면?”

  “당연히 함부로 행동치 말라는 것이다. 아무리 도적떼를 따위를 상대한다고 해도 네년과 같이 내부의 불순분자가 행동을 하면 잘 될 일도 망칠 수 있는 법이지. 나도 그 정도는 잘 알아. 만일 네년이 함부로 움직여 일을 그르치려고 한다면 그땐 아무리 네년이 왕실 종친이라 해도 용서치 않을 것이다. 물론 네 아비도 말이지.”

  명백한 경고이자 협박을 들었음에도 박인하는 겁먹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그런 협박성 경고를 하는 석지만의 태도에 코웃음과 함께 비웃음으로 응대할 뿐이었다.

  “그리고 네가 아무리 용이 태어나길 꿈꾼다할지라도 이 나라의 용은 창령공 하나뿐이다. 이것이 바로 진리다.”

  더더욱 비웃으며 코웃음 치는 박인하를 두고 석지만은 할 말을 마쳤다며 뒤돌아서 방을 나가버렸다. 방문을 닫을 겸 석지만이 어디로 어떻게 나가나 보려 한 별이 방문 밖을 살펴보았으나 석지만의 흔적이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던 몇몇 하인들이 무슨 일이 있냐며 묻는 걸 아무 일도 아니라고 얼버무리며 별이 누구 지나가지 않았느냐 물었으나 다들 모르는 눈치였다.

  이러한 하인들의 반응을 대강 눈치라도 채고 있었는지 박인하는 별다른 반응없이 화를 식히고 있었다.

  “언니, 가서 찬 물 좀. 아니, 찬 식혜나 수정과 있으면 그거라도.”

  “아, 예……, 응.”

  별이 방밖으로 나가자 오무가 잠시 주변에 진짜 아무도 없는지 살필 연후에 박인하에게 말을 건넸다.

  “도대체 저 자는 뭐죠? 뭐길래, 이렇게 갑자기 등장할 수 있는 겁니까?”

  “뭐긴 뭐겠어. 그냥 미친 광신자지. 그것도 권신에게 푹 빠진 미친놈.”

  씩씩 거리며 퉁명스레 답하는 박인하를 보며 오무는 어찌 해야 할지 모르고 자신의 가면을 긁적였다.

  “다만 여기로 온 건 분명 내가 아무도 모르게 외출하는 것처럼 도술을 썼을 거야.”

  “그럴 거라고 생각은 듭니다만…….”

  그렇지만 분명 박인하의 방에는 박인하가 심혈을 기울여 친 결계가 있기에 함부로 침입할 수 없었다. 만일 도술이나 그 어떤 강압적인 방법으로 침입하면 함정에 빠지는 결계가 여전히 멀쩡하게 작동하고 있는데 어떻게 석지만이 들어왔는지 오무로선 알 수 없었다.

  “그보다 감히 날 협박해? 엄연히 내가 심혈을 기울이는 무대에서 잘 즐겁게 해주진 못할망정 멋대로 내 방에 와서 날 협박한 것도 모자라 헛소리나 늘어놓다니. 거기에 언니의 목에 칼까지 겨누고. 결코 용서 못해. 망할 자식.”

  분노에 차서 씩씩 거리는 그녀를 보며 오무는 정말 골치 아픈 상대가 나타났음을 직감했다. 그와 함께 박인하가 이렇게 분노를 표출하게 만드는 인물이 이 세상에 있다는 점에서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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