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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역대급 금손 플레이어
작가 : 파추
작품등록일 : 2018.12.31

뜨거운 불 속에서도 차가운 물 속에세도 강한 몬스터?
"어렵지 않잖아, 만들면 되지."

역대급 금손을 가진 랭커가 돌아왔다.

 
12화
작성일 : 18-12-31 23:06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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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도 제 말하면 나타난다 했던가?

 주점의 입구에는 머리 위로 이름이 빨간색인 두 명이 서 있었다.

 이를 보고 롤로노와 로조가 당황한 것이다.

 레드 플레이어들은 혼자 다니는 이들도 있었지만, ‘블러드 길드’가 형성된 이후부터 같이 다니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블러드 길드.

 한때 명문 길드였던 길드 마스터 ‘빨간 눈’이 운영하는 길드다.

 명문 길드 내부의 불화로 인해 그들을 죽이고 레드 플레이어가 된 ‘빨간 눈’.

 레드 플레이어가 되고 난 이후부터 자신을 노리는 이들이 많아지자, 레드 플레이어만이 가입할 수 있는 길드를 만들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다른 명문 길드의 랭커로부터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모든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고, 언제 또 서로가 서로를 공격할지 몰라 길드원 간에 믿음이 가장 떨어지는 길드다.

 실제로 레드 플레이어 간에 파티 사냥을 하다 고위급 아이템에 눈이 멀어 동료를 뒤통수를 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이들의 길드가 유지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고위급 랭커와 마주하게 될 경우 혼자보단 생존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결투를 할 수 없는 마을 안인데도 이들이 같이 다니는 걸 보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레드 플레이어 두 명이 주점 안으로 들어오자, 급 조용해진 롤로노와 로조였다.

 “…….”

 레드 플레이어 중 핑크색의 귀여운 닌자복과 고급진 검은색의 사무라이복을 보자 급 자신들의 은빛 갑옷이 볼품없어 보였다.

 “너 맵시가 왜 그러냐?”

 “너도 만만치 않거든.”

 롤로노와 로조가 이를 보고 서로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쥐구멍이 있다면 그것으로 숨고 싶은 생각마저 드는 이들이다.

 단발머리의 핑크색 닌자복을 입은 레드 플레이어 ‘분홍 여우’ 은영.

 그녀는 볼륨감 있는 가슴을 훤히 드러내며, 탱탱한 하얀 허벅지와 매끈한 배가 훤히 드러났다.

 심지어 탄탄한 엉덩이까지 눈에 보이며 차마 눈을 어디로 둬야 될지 망설여질 정도다.

 상체고 하의고 핑크색의 닌자복을 입었으나 중요 부위만 아찔하게 가려 그 섹시함이 더욱 부각되었다.

 동글동글한 커다란 눈과 높은 코와 앵두 같은 입술의 미녀.

 입은 옷과는 다르게 표정은 순수해 보였다.

 한쪽 손에는 핑크색의 딸기 우유를 들고는 빨대로 쪽쪽 빨아들이고 있다.

 그녀가 딸기 우유를 먹다 말고 주점 주인에게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맥주보다 딸기우유가 좋은데, 맥주 중에 뭐가 달달해요?”

 이를 본 주점 주인 NPC ‘꽐라’.

 동그란 안경에 작은 키를 가진 그가 섹시한 은영의 모습을 보며, 입을 헤벌쭉 벌렸다.

 그러곤 꽐라가 주점 중앙에 아이스박스로 안내했다.

 그런데 이미 아이스박스 쪽으로 먼저 간 남자의 능글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낄낄, 오늘은 적당히 먹어야 될 텐데. 낄낄낄.”

 은영의 옆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사무라이복을 입고, 허리쯤에 두 자루의 검을 차고 있는 레드 플레이어 ‘2도류 도마’.

 수많은 유저들의 머리를 도마 위에 올린 생선처럼 썰어 버린다는 뜻에서 지어진 별명이었다.

 닉네임까지 ‘2도류 도마’로 바꾼 것과 리젠트 머리로 이를 훤히 드러낸 모습이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은영이 술만 보면 회까닥 정신줄을 놓아 버리는 도마를 보며 주의를 주었다.

 “도마 님, 적당히 마셔야 돼요? 저번처럼 술에 떡이 되면 곤란하다고요.”

 “네네, 적당히 먹죠.”

 “게다가 지금 중요한 물건도 가지고 있잖아요. 적당히 마시고 길마님이 얼마나 주의했는지 아시죠?”

 “네네, 오늘은 딱 한 병만 먹죠.”

 은영이 한 손에 딸기우유를 쭉쭉 빨며 말했다.

 “쭉쭉. 이번 물건을 잘 전달해야 저희 블러드 길드와 소환사 연합의 관계가 잘 발전할 수 있으니 부디 신경 써주시기 바라요. 아시겠죠? 쭉쭉.”

 은영의 말에 도마가 허리쯤에 찬 고귀한 두 자루의 검을 쳐다봤다.

 “설령, 누가 이 물건을 노린다고 한들. 제가 이 두 검으로 동강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낄낄낄낄.”

 도마의 웃음소리가 주점 안을 가득 채웠다.

 ‘2도류 도마’의 두 검은 전설 등급으로 하나는 ‘수둔검’ 다른 하나는 ‘뇌전검’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수 속성과 전 속성을 띤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물에 젖은 상태에서 전기가 더 잘 통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더욱 배가 되었다.

 

 한편 다른 테이블에서 레드 플레이어 두 명을 바라보던 롤로노와 로조.

 그토록 찾아다니던 레드 플레이어가 눈 앞에 보였으나 차마 다가가기가 망설여졌다.

 서로가 눈치를 보며 네가 먼저 말을 걸어 보라는 듯 툭툭 쳤다.

 결국 로조가 다른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레드 플레이어에게 다가가 어렵게 말을 걸었다.

 “저, 저기…….”

 즐거운 술타임에 말을 꺼내는 게 아니꼬운지 도마가 반항적인 말투로 답했다.

 “뭐.”

 “의, 의뢰할 게 있는데요.”

 “꺼져.”

 로조의 말에 너무도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의지를 표하는 도마였다.

 로조가 어쩔 줄 몰라 하는 가운데 은영이 빨대로 딸기우유를 빨아들이곤 말했다.

 쭉 쭉.

 “이분은 지금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으니 안 돼요.”

 “제가 복수를 하고 싶은 상대가 한 명 있는데 부탁드립니다…. 보답으로 500만 원 챙겨드리겠습니다.”

 쭉 쭉.

 “안 된다니깐 그러네…….”

 갑자기 ‘보답으로 500만 원을 챙겨준다는 말.’에 도마가 갑자기 눈을 빛냈다.

 “500만 원이라. 의뢰 받아들이지.”

 누구를 상대하는지 얘기조차 하지 않았는데 당당히 이를 받아들이는 도마였다.

 쭉 쭉.

 “저기요, 도마 님 지금 그쪽이 얼마나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지 모르시는 거 아니죠?”

 도마가 자신의 허리쯤에 있는 칼자루를 쳐다보며 말했다.

 “암요, 잘 알죠. 그냥 오랜만에 몸 좀 풀어 보는 겁니다. 500만 원 받으면 딸기 우유 100개 사드리겠습니다.”

 쭉 쭉.

 “네에?! 그럼 좋아요!”

 ‘딸기 우유 100개’란 말에 은영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그나저나 그놈 레벨은?”

 “그, 그게 불과 며칠 전만 해도 1이었습니다.”

 “……?”

 로조의 말에 은영과 도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며칠 전이라고 해도 고작 레벨 1짜리를 처리하는 데 500만 원을 준다는 점에 놀란 것이었다.

 

 잠시 후.

 레드 플레이어들로 인해 숨이 멎을 것만 같던 롤로노와 로조.

 레드 플레이어가 주점을 떠나자 그제야 숨을 돌렸다.

 초라하게 느껴졌던 은빛 갑옷을 벗고는 흰 반팔티와 청색 반바지를 입고 있는 이들.

 서로 편안한 차림으로 맥주병을 쳤다.

 롤로노가 맥주병을 시원하게 들이켜고는 로조에게 의문을 표했다.

 “아니, 진짜 우리 의뢰를 들어주는 거야?

 “그렇다니깐.”

 “너, 먼가 착각하고 있는 거 아냐? 걔네들 정도면 나쁘지 않게 벌지 않나?”

 “사람이란 게 말이야.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고, 한 번 누군가를 공격했으면 계속 공격하고 싶은 법이라고.”

 롤로노가 로조에 말에 수긍하지 못하며 부정적인 말만 늘어놓았다.

 “그래도 뭔가 좀 찝찝하네.”

 “연락처도 주고받았고, 어차피 100만 원 먼저 주고 이후에 400만 원은 나중에 주는 건데 괜찮다니깐.”

 “그래. 그럼 뭐, 야 근데 너 화장실 안 가냐?”

 “게임에서 술 먹고 갑자기 무슨 화장실을 가냐?”

 “이상하게 게임에서 맥주 먹고 있으니깐. 마렵네 그래…. 로그아웃 하는 김에 같이 하면 좋잖아.”

 “나도 쫌 마렵기는 한데….”

 그런데 그때였다.

 주점 입구에서 수많은 허수아비가 주점 안으로 들어왔다.

 통! 통! 통! 통! 통!

 수많은 허수아들 가운데 몇몇 허수아비의 팔에 누워 당당히 들어오는 이가 있었는데.

 그는 바로 그들을 골탕 먹인 탁구였다.

 탁구가 누운 채 주점 주인 ‘꽐라’를 보며 말했다.

 “사장님, 여기서 제일 비싼 술로 주세요.”

 “예? 예, 알겠습니다.”

 NPC 꽐라 또한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제껏 주점 안으로 데려온 소환수를 보았지만 허수아비는 또 처음이었다.

 그래도 손님이 많으면 매출이 늘어나기에 긴 말하지 않고 술이 테이블로 갔다 줬다.

 수많은 허수아비로 인해 정신이 없던 롤로노와 로조가 어리둥절하며 입을 쩍 벌렸다.

 “이게 도대체 뭐야……?”

 “허, 허수아비가 술이라고……?”

 통! 통! 통!

 그들의 눈 앞으로 허수아비들이 뛰어다니며 잔을 찾아다녔다.

 짚으로 이루어진 허수아비의 한쪽 팔에서 검은 손이 나오더니 맥주잔을 잡았다.

 그러고는 꿀꺽꿀꺽 허수아비들이 맥주를 들이켰다.

 이색적인 상황에 그들의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멀리서 비싼 양주를 마시고 있는 놈이 왠지 모르게 낯이 있었다.

 롤로노가 탁구를 빤히 보다 로조에게 말했다.

 “야, 저 녀석 먼가 낯이 있지 않아?”

 롤로노의 말에 로조가 탁구를 뚫어져라 보더니 싸한 느낌이 들었다.

 “야, 저 녀석이잖아! 우리 역 먹인 놈.”

 “어, 맞네 저놈이네!”

 로조가 바삐 레드 플레이어에게 쪽자를 보냈다.

 하지만 금방 답장이 오지 않았다.

 눈 앞에 원수를 두고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게 답답하기만 했다.

 그런데 그때 자신들 옆으로 허수아비 두 마리가 자신들의 몸을 튕기며 다가왔다.

 통! 통!

 허수아비 두 마리가 각각 그들의 눈을 마주치며 앞에 섰다.

 이제껏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는 그들의 눈빛.

 살며시 미소를 짓는 게 한 편의 공포영화 같았다.

 -안녕.

 “……!”

 롤로노와 로조가 이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먼가 자신들을 알고 있다는 것만 같은 허수아비.

 그렇다.

 이 허수아비들은 이전에 그들한테 하루 종일 맞았던 허수아비였던 것이다.

 롤로노와 로조의 가슴 속에 본능적으로 두려움이 몰려왔다.

 손과 발은 물론이고 이까지 떨어 대는 롤로노와 로조였다.

 또 한번 그들을 향해 감정이 담기지 않은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고 싶었어.

 로그아웃하며 화장실을 가고 싶었던 이들이지만 공포감에 그 자리에서 절로 지려졌다.

 “…….”

 롤로노와 로조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청색 반바지 쪽을 봤다.

 어느새 흥건히 젖어 그 세력을 넓혀 가고 있었다.

 속옷에서 바지.

 바지에서 의자.

 의자에서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뚝! 뚝! 뚝!

 롤로노와 로조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민망해할 때였다.

 주점 주인인 NPC 꽐라가 다가왔다.

 그들의 젖어버린 바지를 보며 꽐라가 어이가 없다는 듯 소리쳤다.

 “다 큰 어른들이 지금 뭐하는 거야!”

 “…….”

 그저 고개를 숙이며 죄인마냥 앉아 있는 롤로노와 로조.

 차마 뭐라고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차라리 은색 갑옷을 입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돌이키기엔 상황이 너무 늦어 버렸다.

 이 상황을 알지 못했던 탁구는 그저 허수아비들과 술을 마시며 잔을 쳤다.

 “자아, 다 같이 짠!”

 그의 말에 테이블을 가득 채운 허수아비들이 호응했다.

 -짠!

 탁구가 맥주를 들이켜곤 시원한 감각을 표했다.

 “캬아아아아, 이거지.”

 탁구가 테이블 주위를 둘러보니 빈 양주병 가득하자 주점 주인을 외쳤다.

 “사장님, 저희 여기 양주 좀 더 주세요!”

 잠시만요. 여기 사람이 덜 된 놈들 교육 좀 시켜 주고 갔다드릴게요.”

 주점 주인인 NPC 꽐라가 고개를 숙인 롤로노와 로조에게 소리쳤다.

 “도대체 모험가 세상은 어떻게 가르치길래 이 나이를 먹어도 대소변 하나 못 가린단 말이오!”

 기가 죽은 롤로노가 꽐라의 말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토를 달았다.

 “저기…. 대변까지는 안 봤는데….”

 “지금 그게 중요한 거요! 무릎 꿇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

 “죄, 죄송합니다….”

 꽐라의 말에 롤로노와 로조가 고개를 더욱 숙였다.

 곧 테이블에 더욱 머리가 닿을 것만 같았다.

 그 모습을 본 탁구가 얼굴이 붉어진 채 뭔가 낯이 익다는 걸 느끼곤 롤로노와 로조의 테이블로 다가갔다.

 그러곤 탁구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롤로노와 로조를 보며 물었다.

 “어, 혹시 저희 어디서 보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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