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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역대급 금손 플레이어
작가 : 파추
작품등록일 : 2018.12.31

뜨거운 불 속에서도 차가운 물 속에세도 강한 몬스터?
"어렵지 않잖아, 만들면 되지."

역대급 금손을 가진 랭커가 돌아왔다.

 
10화
작성일 : 18-12-31 23:04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5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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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때 다른 유저들 앞으로 곧 전직을 앞두던 9레벨의 유저가 허리를 곧게 펴곤 자신감 있게 말했다.

 “흥, 역시 헬 난이도 퍼플 가든이야. 재밌군. 재밌어 하하.”

 “하하. 네놈이 제아무리 커 봤자, 허수아비가 허수아비지. 그럼 한번 처리해 볼까.”

  유저가 날이 벼려진 기다린 검을 들고는 허수아비에게 달려들었다.

 그런데 거대한 허수아비의 한쪽 끝에 검은손이 나오더니 그의 머리를 내려쳤다.

 퍽!

 뿌연 흙먼지가 올라오면서 자신만만했던 유저 한 명이 그대로 바닥에 ‘大’자로 뻗었다.

 “……!”

 “레벨9 유저가 단 한 방에…!”

 “이것이 헬 난이도 퍼플 가든의 허수아비 클라스라인 건가…!”

 “이벤트는 무슨 그저 월클의 농락일 뿐이라고….”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단텔이 얼른 나무에 부싯돌을 맞닥뜨려 불을 지폈다.

 치직- 치직- 화아.

 “됐다.”

 나무 막대기에 불이 붙자 단텔이 재빨리 유저들쪽으로 바라보며 불이 붙은 나무 막대기를 들어 올렸다.

 “유저들이여 어서 이 횃불을 사용해 허수아비를….”

 통! 통!

 그런데 거대한 허수아비가 뛰어오르더니 공중에 높이 뛰어 유저들을 내려찍었다.

 “으윽… 아무리 헬 난이도라도 그렇지… 기초 수련장에서 죽게 될 줄이야….”

 “고작 허수아비에게….”

 바닥에 쓰러진 수많은 유저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아 갔다.

 몇몇은 이곳에서 죽었다는 게 차마 부끄러워 아직 살아 있음에도 고개를 떨궜다.

 “도저히 가능성이 없어….”

 “그래, 난 죽은 거다.”

 “그래, 나도 죽은 거다.”

 “……”

 단텔이 일부러 죽은 척을 하는 유저들의 모습에 차마 허망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기초 수련장1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구릿빛 피부의 건장한 체력을 가진 두 사내.

 짧은 초록색 머리, 두건을 쓴 사내.

 바로 롤로노와 로조였다.

 그들이 단텔을 보곤 반가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댔다.

 “교관님, 여기 계셨습니까!”

 “퀘스트는 완료했는데 교관님을 못 찾아서…….”

 “이제야 ‘걸어 다니는 허수아비가 되기 싫으면 허수아비를 노려라!’를 깨게 되었…….”

 그들이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해맑은 미소로 단텔에게 다가가는 그때였다.

 퉁!

 롤로노와 로조의 말이 차마 끝나기도 전에 거대 허수아비가 그들을 내려찍었다.

 

 LV. 9 롤로노

 [□□□□□□□□□□]

 

 LV. 9 로조

 [□□□□□□□□□□]

 

 롤로노와 로조가 등장과 동시에 강제 로그아웃을 당했다.

 “…….”

 단텔이 이 모습이 당황스러운지 뒷머리를 긁어댔다.

 거대 허수아비를 잡기 위해 아직 기초 수련장1 결투 허가를 바꾸지 않았던 결과가 그대로  독이 되어 돌아왔다.

 통! 통!

 이 상황 속에서도 몇몇의 유저는 대단한 이벤트 몬스터라는 생각에 끈기 있게 다시 거대 허수아비를 둘러쌌다.

 “잡으면 분명 어마어마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그래, 분명 히든 직업이라던지 전설급 아이템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포기하지 마!”

 “그렇지 포기란 비겁한 자들의 변명일 뿐이지.”

 물론 그들이 바라는 건 1도 없다.

 “으핫.”

 허수아비를 공격해 보았지만 거대한 검은손에 나가떨어지는 유저만 반복적으로 늘어났다.

 

  ***

 

 반면 탁구가 어느새 자신의 머리가 붉은색으로 바뀌었다는 거에 신기해했다.

 “오, 이것도 나쁘지 않은데.”

 -빨개.

 그때 백골이 이를 맞닥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딱! 딱!

 -집중하고, 어둠의 원형사가 된 너에게 원형사의 시초 및 첫 번째 퀘스트를 줄 테니 한번 들어봐.

 백골의 말은 한쪽 귀로 흘려들은 탁구가 누운 채 허수아비들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우리 어디부터 갈까? 마사지샵, 노래방, 술집?”

 통! 통! 통! 통!

 마사지샵, 노래방, 술집이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는 허수아비들이 그저 좋다고 뛰어 댔다.

 이를 본 백골이 황당한지 입을 버린 채 그들을 바라봤다.

 -…….

 잠시 벙찐 표정을 한 백골이 이들의 유혹할 만한 게 뭔지를 곰곰이 생각하곤 소리쳤다.

 -퀘스트 깨면 경험치 주는데 그래도 안 봐?

 “뭐, 가만히 있어도 오르는데. 쉴 땐 쉬어 줘야지.”

 -괜찮아.

 -너 다 해.

 -랭커 배꼽.

 -…….

 보통의 이들과 다른 반응에 백골이 어리둥절했다.

 백골이 또 한번 고민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퀘스트 깨면 아이템 주는데 그래도 안 봐?

 탁구가 일반급의 조각칼을 들이밀며 말했다.

 “이거면 돼.”

 -괜찮아.

 -너 다 가져.

 -템빨 배꼽.

 -…….

 백골의 커다란 입이 또 한번 막혔다.

 백골도 이제껏 많은 유저를 만났지만, 이런 놈은 난생처음이었다.

 게임을 하면서 기본 중의 기본인 경험치와 아이템을 거부하는 놈이 있다니….

 -‘뭐, 뭐야 이놈. 초반부터 밀당을 해서 좀 더 많은 템을 요구하려는 ‘밀당의 귀재’인가? 아니면 그냥 ‘돌아이’인 건가?’

 백골의 심리전에 점점 말려드는지 그의 커다란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가 혹할 수밖에 없는 ‘비장의 카드’를 썼다.

 -퀘스트 깨면 200골드를 주는데 그래도 안 봐?!

 200골드.

 현실 세계로 치면 200만 원.

 오 일 치 용돈이 1000만 원이었던 탁구에겐 씨알도 먹힐 리 없는 푼돈일 뿐이었다.

 탁구가 마치 자연과 물아일체 된 선비마냥 눈 한 번 끔벅이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필요 없는데.”

 -괜찮아.

 -너 다 써.

 -금수저 배꼽.

 -…….

 어딜 내어 놓아도 만능 해결사였던 돈까지 언급을 해도 눈 하나 껌벅하지 않는 탁구의 반응에 백골이 정신이 잠시 멍해졌다.

 -‘……. 아니, 어떻게 돈도 거부하는 유저가 있다고…….’

 이 막돼먹은 놈에게 백골이 더 이상 뭘 언급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에라이, 모르겠다.

 백골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탁구의 눈앞에 어둠의 원형사의 시초를 보여 줬다.

 

 [어둠의 원형사의 ‘루시칸’의 한.]

 

 […….]

 

 [오래전 원형사들은 자신이 모은 재료를 이용하여 독보적인 몬스터를 직접 제작하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수많은 몬스터를 만들며 점점 더 강한 몬스터를 제작했다.

 몬스터 중 그들을 현혹시키는 존재가 있었는데.

 최강이라 불리는 몬스터 드래곤.

 원형사들은 드래곤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고, 이들을 융합시키는 실험이 한창이었다.

 그들은 피나는 노력 끝에 결국 머리가 아홉 개나 달린 드래곤 ‘듀라돈’을 융합하는 데 성공한다.

 이 소식을 듣고 위기감을 느낀 소환사 연합은 원형사들을 멸종시킬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소환사들은 악마의 기운이 들어 있는 구슬 ‘흑옥’을 듀라돈의 입안으로 잔뜩 집어넣었다.

 이에 발작하는 듀라돈의 손에 수많은 가든들이 사라지고 일곱 개의 가든만이 남게 되었다.

 이를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었던 전사, 도적, 마법사, 궁수, 소환사 등 수많은 연합이 힘을 합쳐 이를 막아 냈다.

 육체를 분리하는 마법으로 심장을 빼내 듀라돈은 결국 봉인됐다.

 하지만 수많은 연합 또한 피해가 만만치 않았는데.

 세상 밖으로 나온 듀라돈의 심장.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심장을 반으로 나누어도 박동이 멈추질 않는다.

 연합은 회의 끝에 녀석의 주재료였던 드래곤의 심장을 아홉 개로 나누게 된다.

 결국 아홉 개의 ‘드래곤 심장 조각’이 세상 곳곳에 숨겨지게 된다.

 임시라도 듀라돈을 처리한 연합.

 그들은 미지의 몬스터 듀라돈을 조사한 결과 원형사의 짓으로 밝혀지게 되고 이들을 사형으로 심판했다.

 심판의 날, 단 한 명 남은 원형사 ‘루시칸’.

 원통한 그는 흑옥을 삼키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살아남았다.

 만신창이가 되어 살아남은 루시칸은 제자들을 육성시켜 항상 복수의 칼날을 간다고 전해졌다.

 세상의 울분의 담긴 신념의 직업 ‘어둠의 원형사’.]

 

 탁구가 긴 장문의 설명을 보며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

 “하아아아아아아, 뭐야 이 설명충은…….”

 대학교 폐강 직전 교수님 수업도 이보단 지루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탁구.

 탁구의 눈에는 그저 퀘스트 창을 보여 주는 백골이 징징대는 걸로만 보였다.

 이를 본 백골이 탁구에 언성을 높여 말했다.

 -위대한 히든 직업 어둠의 원형사에 시초를 얘기하고 있는데 지금 하품이 나와?

 탁구가 갑자기 손을 뻗어 백골의 턱을 강아지 만지듯이 만지며 그를 위로해 줬다.

 “우쭈쭈. 우리 해골 씨 힘들어요?”

 -…….

 백골이 어이가 없는지 안 그래도 딱딱한 머리가 더욱 버렸다.

 탁구의 놀리는 듯한 위로에 또 한번 백골이 입을 벌리며 윗니와 아랫니를 맞물렸다.

 딱! 딱!

 조롱하지 말라는 뜻인 것만 같았다.

 “우쭈쭈. 우리 해골 씨 화났어요?”

 그럼에도 불과하고 탁구가 다시 한번 백골의 턱을 강아지 만지듯이 만졌다.

 딱! ㄸ…….

 또 한번 백골이 입을 벌리며 이를 맞물리는 소리를 내자, 탁구가 녀석의 입으로 짚을 한가득 넣어 버렸다.

 “딱 딱도 적당히 해야지, 시끄럽게 말이야.”

 -음으@#$%*)…….

 머리만 남은 백골이 알 수 없는 말을 웅얼거렸다.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눈치인 것 같아 탁구가 백골에게 말했다.

 “딱 딱 안 할 거지?”

 -음음.

 탁구의 말에 수긍을 하는 듯 백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입에 있는 짚을 빼주는 탁구.

 탁구가 짚을 빼주자 백골이 혼자 중얼거렸다.

 -ㅈ같은 새ㄲ….

 탁구가 그 말을 듣고는 바로 짚을 한 주먹 짚어 올려 친절한 미소를 띠며 백골에게 말했다.

 “뭐, 뭐라고? 잘 못 들은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얘기 좀 해줄래?”

 그에 당황한 백골이 눈치를 살피며 말을 재빨리 바꿨다.

 -…주, 주옥같은 퀘스트이니 한번 봐봐.

 녀석의 말에 탁구가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지, 그 말이었지?”

 “…….”

 뚱한 표정의 백골이 말문을 닫고 사라졌다.

 

 ***

 

 몇 시간 후.

 퍼플 가든 ‘더 타이’ 마사지샵 단체룸.

 하얀 가운만 입은 채 붉은색의 마사지 침대에 엎드려 있는 탁구.

 태국인으로 보이는 긴 생머리에 20대 후반의 여성이 탁구의 어깨를 주물러 주고 있다.

 단체룸 나머지 마사지 침대에는 허수아비들이 가득했다.

 탁구가 단체룸을 전부 빌린 것이었다.

 탁구를 주물러 주던 여성이 본격적으로 마시지를 들어가려는지 검은색 긴 소매의 옷을 팔꿈치까지 걷어 올렸다.

 그러곤 탁구의 어깨를 지그시 눌렀는데.

 “아… 아… 아….”

 탁구의 신음이 들려오자 마사지를 해주던 여성이 그를 살피며 물었다.

 “많이 아프세요?”

 “아뇨, 시원해서요.”

 “아, 네. 아프시면 말씀하세요.”

 탁구가 눈을 살며시 감으며 말했다.

 “옙!”

 평소 피규어를 만들다 보면 앉은 자세로 열 시간 가까이 이에 집중했던 탁구.

 그렇다 보니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목, 어깨, 허리 등… 온몸의 통증에 가끔 호소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마사지샵에 밥 먹듯 들리곤 했다.

 이곳이 온통 자기 세상인 듯 세상 편하게 여유를 즐기고 있는 탁구.

 “으아, 으, 으 좋다아.”

 뭉친 목, 어깨, 허리는 물론이고 만성 두통, 소화 불량, 혈액순환 장애가 모두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천국이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탁구에게 찬물을 붓는 이가 있었는데.

 펑!

 탁구의 옆 마사지 침대에서 백골이 나타났다.

 이를 본 탁구가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너, 또 왔냐?”

 -지금 뭐 하는 건가!! 복수를 앞둔 위대한 루시칸 님의 제자가 몬스터 사냥하는 사냥터도 아닌 ‘더 타이’ 마사지샵이라니…….

 천하태평 한 탁구의 여유로운 모습에 백골이 기가 찬 것이었다.

 그때 탁구의 귀로 안내음이 들려왔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봐봐, 레벨이 절로 오르는데 굳이 힘쓸 필요 있어?

 마치 건물주가 된 것마냥 붉은 마사지 침대 위에 누워 있던 탁구가 입꼬리를 올리며 건치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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