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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4.선기자타(善騎者墮) (4)
작성일 : 18-12-31 22:38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4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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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압군이 중경에 도착한 그 시각, 무수성으로부터 멀지 않은 산에는 대규모의 병력들이 주둔해 있었다. 무려 4만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들은 가지고 있는 장비는 대부분 죽창이나 사냥용 활 같이 질적인 면에서는 떨어졌다. 그러나 싸우고자 하는 그들의 마음가짐만큼은 그 어떤 군대만큼이나 높았으며, 그들의 대열과 규율은 이름난 정예병 못지않았다.

  그리고 그들을 지휘하는 진만은 자신의 막사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진만. 어려서부터 활달한 성격을 보여왔던 그는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에 열심이었던 그였으나 나라 전체를 뒤흔들 대규모 가뭄과 인근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귀족들의 고리대와 관리들의 수탈로 집이 폭삭 망하자 가족들과 함께 전국을 유랑하게 되었다. 배고픔과 추위, 짐승과 요괴로부터의 두려움에 시달렸던 그는 자신과 같이 고통을 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분개했다. 그리고 그는 어느 날 칼을 들었고, 그를 따라 많은 이들이 함께 칼을 들었다.

  어느새 대규모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그는 자신과 많은 이들을 고통으로 밀어 넣은 이 나라를 무너뜨리고자 반란을 일으켰다. 주변 고을을 비롯하여 여러 성들을 점령한 그는 이 나라에 큰 피해를 주기 위해 나라가 거두는 세금의 흐름을 알아내어 그 흐름을 끊고자 중경을 공격하고자 했다. 다만 중경은 중요한 지역인 만큼 커다란 성으로 보호받고 있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그 주변에 있는 무수성을 공격한 것이다.

  그러나 무수성을 공격한 그의 계획은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만일을 위해 법보를 다룰 줄 알며 지휘관으로서 재능을 보이는 조수를 보냈지만 적은 그보다 뛰어났던 모양이었다. 결국 조수를 비롯해 먼저 보냈던 5천 명의 병력이 순식간에 증발하고 만 셈이었다.

  “도독, 찾으셨습니까?”

  막사의 입구를 들추며 두 명의 청년이 진만의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참고로 도독이라는 건 진만을 일컫는 말이다. 진만은 반란을 시작하면서 자기자신을 천군대도독(天軍大都督)이라고 칭했다. 사실 왕이라고 자칭할 만한하기도 했지만 왕을 자칭하기에는 때가 아니라는 판단 아래에서 선택한 명칭이었다.

  어찌 됐건 두 청년이 막사 안으로 들어서자 진만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호, 개수. 어서 오거라.”

  지호와 개수. 이 두 사람은 진만이 이끄는 무리에 합류한 청년들로, 둘 다 지방의 하급관리의 아들이었다. 두 사람 모두 이 썩어빠진 세상에 분개하여 진만에게 합류한 이들로, 둘 다 학문에 밝고 무예도 한 사람 몫 이상을 해내고 있으며 법보까지 다룰 수 있기에 진만이 총애하는 청년들이었다.

  “그보다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거라. 괜히 공기만 무거워져서 답답하기만 할 뿐이야.”

  “허나 엄연히 당신은 이 무리의 우두머리입니다. 아니, 이제는 무리라고 칭하기엔 상당히 큰 조직의 수장입니다. 그에 맞는 대접은 당연한 것이지요.”

  “지호의 말이 옳습니다, 도독. 위아래가 바로 잡아야 군사들의 기강도 바로 잡히는 겁니다. 비록 답답하실 지라도 참고 받아들십시오.”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진만이었다.

  “그보다 어쩐 일이십니까?”

  개수의 물음에 진만이 어느 자그마한 목간(木簡)을 꺼내들어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방금 중경으로 잠입해 들어간 첩자로부터 중앙의 군사들이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중앙의 군사들?”

  “오호라, 나선 셈이군.”

  놀라서 눈을 크게 뜬 개수와 달리 지호는 기다렸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아마도 우리를 토벌하려는 것이 목적일 터이지.”

  “어차피 예상한 일이 아닙니까. 오히려 생각했던 것보다 늦게 행동을 보인 셈입니다. 잘 됐습니다. 저 중앙군을 격멸만 시킨다면 중앙 정부의 위신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칠 것입니다. 당연히 우리 군의 위세는 반대로 하늘을 찌르겠지요.”

  자신만만하게 주먹을 꽉 쥔 지호와 달리 개수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아무래도 중앙군의 등장에 긴장한 모양이었다.

  “자네는 걱정이 태산인 모양이군.”

  “적을 얕보는 건 패배의 지름길이야. 우리는 지금까지 중경과 그 일대의 정보를 충분히 모은 다음에 공격을 시작했어. 그럼에도 조수 장군이 대패를 했지. 그런데 아예 정보가 없는 새로운 적이 등장했는데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나.”

  지호를 질책하는 투로 말을 꺼낸 개수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진만에게 말했다.

  “듣자하니 창령공은 기이한 힘을 사용하는 이들을 사병으로 부린다고 합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그 사병들은 하나하나가 일당백(一當百)의 맹자(猛者)들이라고 합니다. 분명 그 사병들 중 일부를 중앙군에 포함시켰을 게 분명합니다. 그들과 맞섰다가 괜히 승리는 둘째치고 아군의 피해가 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철수는 무리지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수성 공략을 잠시 늦추시는 게 어떠신지…….”

  “적을 얕보는 것도 아니 되나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하는 것도 옳은 건 아니지.”

  아무도 없었을 막사의 한 구석에서 커다란 삿갓을 깊게 눌러쓴 남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마치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것과 같은 말투로 말하는 이 남자의 등장에 진만은 물론 지호와 개수도 놀라지 않았다.

  “군방 선생, 어서 오시오.”

  군방 선생. 진만의 무리에 합류한 사람들 중 하나로, 그 출신부터 나이 등 모든 것이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군방이라는 이름 외에는 알 수가 없는 이 사람은 잠시 위기에 빠졌던 진만을 구해준 것을 시작으로 진만의 무리에 들어오게 되었다. 세상을 꿰뚫는 것 같은 지혜를 지닌 그를 진만은 자신을 구해준 것에 고마워하며 평소에 스승처럼 여기고 존경하는 인물이었다.

  “안녕하신지요, 군방 선생님.”

  “어서오십시오, 군방 선생님. 그보다 여전히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있으십니다.”

  “놀라기는커녕 실실 웃고 있으면서 잘도 말하는군.”

  군방에게 예의를 지켜 인사를 올리는 개수와 달리 반갑다며 미소 짓는 지호의 말에 군방은 딴지를 걸고는 천천히 진만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분명 개수의 말에 일리는 있으나 오히려 난 재빨리 무수성을 공격해야 한다고 보네.”

  “어째서 인가요?”

  “지금 막 중앙군이 도착했다면 오느라 쌓인 피로를 풀고자 며칠 중경에서 머물고자 할 걸세. 그렇다면 오히려 무수성은 무수성 본래의 병력과 중경에서 지원을 보낸 소수의 병력만 있다는 것이 되겠지. 그렇다면 당장에 재빠르게 공격하여 성을 함락시키는 게 차라리 상책이라고 할 수가 있어.”

  “그러나 무수성은 그리 호락호락하게 함락당할 성이 아닙니다.”

  개수의 반론에 군방은 손가락을 까닥까닥 거리며 이어말했다.

  “그래, 호락호락하진 않아. 그러나 그렇다고 난공불낙은 아니지. 조수 장군의 패배는 분명 우리가 참고해야할 일이긴 하나 듣자하니 중경유수의 딸의 활약에 기인한 것이라 했네. 다시 말해서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던 게야. 허나 지금은 그 예상치 못한 변수도 예상할 수 있는 변수에 들어가게 되었네. 그리고 그에 따른 대책도 준비되었지. 안 그런가?”

  군방의 손가락이 지호와 개수를 가리켰다. 군방의 말대로 간신히 도망친 병사들의 말을 들은 진만은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에 대한 대책으로 지호와 개수를 데려온 것이었다.

  “자네가 이 두 청년을 부른 본래의 이유는 이 둘로 만일 있을 중경유수의 여식의 등장에 대비하여 매복하게 하려는 거 아닌가.”

  작전에 대해 얘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이해를 하고 있다는 점에 진만은 속으로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선생의 말대로입니다.”

  “그렇다면 정해졌군. 그리고 개수가 걱정한 창령공의 사병의 건도 너무 걱정치 않아도 되네. 창령공의 사병이 흉악하다는 소문은 나도 잘 알지만 이 험한 세상에 자기 자신이 소중한 창령공이 사병을 함부로 빼내겠는가? 전혀 그렇지 않을 걸세. 물론 아닐 가능성도 있기야 하겠지만 극히 소수일테지. 설령 왔다고 해도 난 전혀 걱정할 요소가 아니라고 보네. 오히려 우리에게 있어 감사할 일이지.”

  “그게 무슨 뜻입니까?”

  진만은 군방의 말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지호와 개수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창령공의 사병이 이곳으로 온 게 왜 진만에게 유리한 일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건 지금 이야기할 건 아니라고 보네. 다만 중앙군은 현재 걱정할 요소가 아니라는 거지. 오히려 시간을 지체하면 부담이 될 걸세. 서둘러 전군이 총력을 기울여 저 무수성을 함락시켜야 할 것이야.”

  군방의 말에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인 진만은 지호와 개수를 바라보았다. 지호와 개수도 지금의 대화를 통해 자신들이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던 참이었다.

  “좋다. 가서 장군 장무량과 버들을 불러와라. 무수성으로 진격해 들어갈 것이야. 선생께서도 함께 하시지요.”

  지호와 개수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진만은 군방에게 함께 하자는 제의를 했다. 삿갓을 깊게 눌러써서 표정변화를 알 수는 없으나 부담스러워하는 감정은 진만에게 전해져 오고 있었다.

  “난 됐네. 전장의 피비린내는 내게 있어 슬픔만을 줄 뿐이니.”

  그 말을 남기며 군방이 연기처럼 사라지며 모습을 감추자 진만은 여전하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지호와 개수도 서로 어쩔 수 없는 분이라며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며 막사 밖으로 나갔다.

  다시 막사에서 혼자가 된 진만은 앞으로 벌어질 전투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앞으로 올 전투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 건 진만만이 아니었다.

  무수성의 지원을 와서 실질적으로 무수성의 지휘관이 된 조수문 역시 앞으로 전투가 머지않았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는 결코 적들이 중경으로의 진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여겼고, 오히려 중앙군이 중경에 도착해서 피로를 푸는 동안 무수성을 공격하여 중앙군을 도발할 것이라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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