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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술
작가 : Rane
작품등록일 : 2016.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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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연재 J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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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했던 나!
그런 내가 알고보니 신이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였는데...

 
과거 (3)
작성일 : 16-09-24 22:08     조회 : 593     추천 : 1     분량 : 5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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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빛이 사라지고 난 뒤, 그 중심점이 되었던 곳에 책은 없고 남자만 있었다.

 

 “이봐…. 아무것도 안 나오는데? 이게 맞는 거야?”

 

 “그럴 리가 없는데…. 왜 그런 거지?”

 

 륜은 당황했는지 허둥지둥거린다.

 

 큭-큭큭-

 

 미츠는 자신을 봉인시킨 륜이 애먹는 게 재밌는지 옆에서 웃음소리를 죽이며 지켜만 보고 있다.

 

 “굳이 멍청한 머리로 참으려고 안 해도 됩니다.”

 

 그나마 가깝게 있는 나도 간신히 들을 정도였는데 륜은 또 그걸 들었나 보다.

 

 “큭, 크흑, 그럼 마음껏 한바탕 웃어도 된다는 말이더냐?”

 

 그 말을 하자마자 자신의 말을 지키려는 듯 한참을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그만 웃으시죠. 상황이 심각합니다.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한 미츠는 웃음을 멈추고는 륜에게 물었다.

 

 “무슨 말이냐, 상황이 심각하다니? 설마, 네놈이 능력을 확인할 수 없는 게 큰일이라는 건 아닐 테고…….”

 

 미츠의 약간은 힐난 어린 물음에 륜도 이죽거리며 받아쳤다.

 

 “하, 이 정도로 눈치가 없다니 그것도 재능입니다. 제 기우이길 바래야겠죠. 그럴 수도 없고, 가능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이해 못 한 미츠는 따지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륜에 의해 금방 제재를 당했다.

 

 “그나저나 저 남자의 능력을 확인하는 게 더 급한 문제입니다. 제 마도서가 저렇게 되었으니……. 다시 만들면 그만이지만 똑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을겁니다. 혹시 방법 있습니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레이스가 자신의 주황빛 눈동자를 반짝이며 되물었다.

 

 “저, 혹시 제가 확인해봐도 괜찮을까요?”

 

 레이스의 물음에 륜은 잘못 들었다는 반응으로 미츠는 가당찮다는 표정과 함께 비릿하게 웃었다.

 

 “레이스, 네놈은 정녕 생각이 없는 게냐? 저 멍청한 놈도 하지 못한 걸 네 녀석이라고 가능하겠느냐?”

 

 와…. 저 말투로 독설을 내뱉으니 엄청 심하게 느껴진다.

 

 괜찮으려나?

 

 “뭐, 제가 두 분보다 약한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는 법이랍니다?”

 

 레이스는 그런 말과 함께 생긋생긋 웃었다.

 

 풉, 뭐야 웃는 모습 너무 귀엽잖아.

 

 이거 반칙 아냐?

 

 약간은 밝은 색의 머릿결과 밝은 미소가 너무 잘 어울린다.

 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

 

 

 근데 쟤는 표정이 왜 저렇게 썩어들어 가지?

 

 “지금 뭐라 했느냐. 내가 네까짓 것보다 못 하는 것이 있다고 고했느냐?”

 

 레이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닙니다. 두 분 모두 XXX(트리플 엑스)랭크시죠?”

 

 륜과 미츠는 레이스가 물은 의도를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솔직히 난 랭크가 뭔지부터 모르니…….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당연한 걸 왜 묻고 있느냐?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이유라면 내 친히 네놈부터 소멸시켜 주겠노라.”

 

 “레이스, 지금 그걸 왜 묻지? 너도 XXX랭크 아닌가?”

 

 “흠…. 이봐,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대체 랭크라는 건 뭐야? XXX랭크?”

 

 음…. 역시 저 남자랑 나는 지식수준이 비슷한 것 같다. 뭐, 설명은 저 세 명 중 누군가가 친절하게 해주겠지.

 

 눈이 마주친 세 명. 어색한 가운데 그 정적을 깬 것은 레이스였다.

 소녀가 꺼낸 이야기는 우리의 의문을 해결해주었다.

 

 능력을 나누는 기준, 그것은 전투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에 따른 것이다.

 

 능력 그 자체가 얼마나 강한가, 같은 마나를 사용했을 때 파괴력이 더 뛰어난가, 얼마나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가 같은 기준으로 능력으로 나눈다고 한다.

 

 수많은 능력 중에서도 신들이 가진 능력은 기본적으로 강한 능력이지만, 그런 신들 가운데에서 최고 랭크인 XXX에 도달한 특별한 신은 6명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이스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두 분께서 무언가 착각하시는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만, 저는 XX랭크입니다."

 

 레이스가 한 말이 믿기지 않는지 미츠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하, 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느냐. 네놈이 다른 XXX랭크 놈들보다 약간 약한 점은 있었느니라. 하지만 이 몸과 일각이나마 겨룰 수 있는 존재들은 XXX랭크뿐이니라.”

 

 그리고 잠시 말이 멈췄을 때, 주변의 기백이 완전히 바뀌었다.

 

 마치 주변을 모두 얼릴 것만 같은 냉기.

 

 “어찌 네놈이 간사한 세 치 혀로 이 몸을 속이려고 하는 게냐!”

 

 그것은 미츠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한 내가 느낄 정도니 저 둘은 더 명백하게 느끼겠지.

 

 레이스는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떨기 시작했다.

 

 와……. 살벌하네. 저러다가 진짜 무슨 일 나는 거 아냐?

 

 결과부터 이야기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륜이 레이스의 상태를 보고 미츠를 제지했거든.

 

 “미츠, 진정하시죠.”

 

 “쯧, 저놈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여서 그런 것 아니더냐.”

 

 그 말에 륜 역시 어느 정도 수긍했다.

 

 그 랭크 하나의 차이가 그렇게 심한 건가?

 

 “뭐 나도 궁금하긴 마찬가지니 묻도록 하지. XX급인 네가 어떻게 우리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는지를 말이야.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게 그렇게 불가능한 일인 건가?’

 ‘아니면 자신들의 능력이 약하다고 느껴지는 게 기분 나쁜 건가?’

 

 왜 그런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던 도중, 남자가 질문했고 륜이 하는 설명을 듣고 알았다.

 

 랭크 한 등급의 차이는 일반적인 한 등급의 차이가 아니라 제곱의 차이라는 것을 말이야.

 그런 능력의 차이를 극복하고 대등하게 싸우는 것, 그걸 저 소녀가 주장하는 것이었다.

 

 “그건 너 역시 알고 있겠지? 대답에 따라, 이곳에서 널 소멸시켜야 할 수도 있다.”

 

 아까 륜이 하던 설명 중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설명한 게 그만큼 심각한 사안이었다는걸 새삼 느꼈다.

 

 유일하게 랭크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그건 바로 누군가의 영혼을 희생하는 거였다.

 

 하지만 영혼을 희생하는 건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금지되었기에 그 방법의 경우 소멸시키겠다는 의도였다.

 

 “네,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레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륜이 중간에 제지했다 해도 놀란 게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다가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있기에 몇 번이고 심호흡하고 나서야 레이스는 설명을 시작했다.

 

 “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상극이라서 그런 겁니다.”

 

 그 말만 가지고는 이해하기 힘들었는지 미츠는 되물었다.

 

 “상극?”

 

 하지만 반대로 륜은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레이스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우리의 능력과 네 능력이 상극이어서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다는 말인가?”

 

 레이스는 고개를 저었다.

 

 “상극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제 근원인 업죄는 강한 자와의 싸움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거든요. 거기에 후천적으로 얻게 된 불의 능력을 업죄와 섞어 상대가 가진 죄의 크기에 맞는 겁화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강한 자일수록 더 많은 죄를 짓는 법이니까요."

 

 이제야 두 명 모두 이해했나보다.

 

 “흠……. 그런 것이구나.”

 “그런 거군.”

 

 그러다 번뜩 떠올랐는지 미츠는 따지듯이 물었다.

 

 “그런데 그거랑 네놈이 저 녀석의 능력을 알아내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제 능력인 업화는 마나의 응용이 중요합니다. 거기다가 저는 마나를 세밀하게 다루는 것이 특기라서 말이죠.”

 

 “그 분야를 살려 마나의 파장을 감지한다면 어떤 종류의 마나인지 알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능력 역시 유추가 가능하다는 건가?”

 

 레이스의 말을 끊고 한 륜의 물음에 레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그럼 해보 거라.”

 

 미츠 역시 어느 정도 이해를 했는지 승인의 말을 했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레이스는 남자의 손을 잡았다.

 

 “어어!?”

 

 뭐야, 지금 여자애가 손잡았다고 당황하는 거야?

 

 뭐, 쟤가 귀엽긴 하지.

 

 아, 물론 우리 하희가 백배 천배는 더 귀엽고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그러고 보니 하희는 어떻게 됐지?

 

 걱정된다…….

 

 뭐 아무튼 지금 여기서 나갈 방법도 없으니 눈앞에 상황에나 집중하자.

 

 “가만히 있으세요. 손을 잡고 하는 게 가장 편하니까요.”

 

 “ㅇ……알았어.”

 

 레이스는 그 상태로 눈을 감고는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남자와 레이스 주변의 땅에는 마법진이 그려졌고 주변에는 불이 감싸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윤의 마도구를 사용했을 때처럼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니, 뭔가 다르다.

 

 그때 모였던 빛은 순백색이었지만 지금은 오색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그 빛은 점점 압축되더니 어느 순간 하나의 작은 구슬만한 크기가 되었을 때 사라졌다.

 

 "흐음…… 당신 꽤 재밌네요?"

 

 이런 말과 함께 레이스는 빼-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가 재밌다는 말이더냐. 네놈이 알아낸 것이나 말해보아라."

 

 미츠의 짜증 내는 목소리로 재촉하니까 레이스는 잡았던 손을 놓고 한 발짝 뒤로 가며 말했다.

 

 "네, 일단 저자는 일반적인 능력자가 아닙니다."

 

 능력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 아닌가……?

 

 "무슨 말이느냐?"

 

 "일반적으로 능력자들은 한가지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여러 가지 방면으로 응용하는 방식이거나 수련을 통해 한가지의 능력을 더 소유하게 됩니다."

 

 "이미 알고 있느니라."

 

 "그런데 이 자는 여러 가지의 마나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수련을 통해 얻는 경우는 있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럴 리는 없고 선천적이라는 건데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어서……."

 

 륜과 미츠가 얼어붙었다.

 

 여러 가지 능력을 가진다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거야?

 

 "네놈은 대체 무엇이더냐?"

 

 "6차원의 신이라며?"

 

 "문맥을 읽지 못하는 놈이로구나. 륜, 네놈은 정녕 방도가 없더냐?"

 

 륜은 잠깐 생각에 빠졌는지 턱에 손을 대고는 멈췄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고개를 들고는 마술사에게 다가갔다.

 

 "흠, 이 방법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니 협조해주시길 바랍니다."

 

 의아해하는 마술사를 보고 륜은 한숨을 쉬더니 이내 설명을 했다.

 

 "후, 쉽게 설명하자면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 전부를 당신에게 전수할 겁니다. 그중에서 당신의 능력을 확인할 방법도 알아낼지도 모르죠."

 

 반론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듯이 설명이 끝나자마자 남자의 뒤에 서서는 마술사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탁-

 

 "뭐하는 거야"

 

 마술사는 륜의 손을 치고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이봐, 설명부터 하는 게 먼저 아닌가? 다짜고짜 가장 이상적이니 넌 따라 해라~ 라고 하면 내가 냉큼 할 거라고 생각했냐?"

 

 륜은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그 표정에서 단호함을 읽은 마술사는 륜이 머리에 손을 얹는 것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나 지식의 초월자로서 명하노라. 내가 습득한 모든 지식을 이자에게 전수할지어니 이 자에게 깨달음을 전하여라."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푸른 기운이 륜의 몸에서 방출되는가 싶더니 이내 남자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한참동안 들어가던 기운이 전부 주입되고 나서, 남자는 일순간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봐, 잠… 크읍…크아악!"

 

 말을 하려다가 한쪽 무릎을 꿇더니 이내 괴성을 내지른다.

 

 "큭… 뭐야 이건. 이런 건 말 안 했잖아! 륜… 죽여 버리겠어! "

 

 이를 꽉 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괴로운 표정이지만 버티고서 일어난다.

 

 한 걸음 나아가지만 이내 쓰러진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서 비틀거리며 나아간다.

 

 한 걸음 한 걸음 륜을 향해 나아가더니 어느샌가 눈앞에까지 도착했다.

 

 마지막 한 발을 내디디며 주먹을 있는 힘껏 내지른다.

 

 하지만 몸이 한계까지 도달했는지 얼굴에 닿는 주먹은 힘이 없었고 남자는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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