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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널사랑하는것
작가 : 상혁이
작품등록일 : 2020.5.20

야! 강진우 빨랑 나와라!!"

선영은 진우네 대문 앞에서 큰 소리로 소릴 질렀다. 그와 동시에 짙은 갈색으로 칠된 철대문이 열리며 160cm정도 되는 남자애가 오른쪽 어깨에 쌕을 질머지며 모습을 나타냈다.

"넌 아침부터 힘이 남아도냐? 무슨 목소리가 그렇게 크냐?"

진우는 짜증난다는 듯 자신보다 10cm는 더 큰 선영을 노려보았다.

 
<프롤로그>
작성일 : 20-05-20 12:27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2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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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강진우 빨랑 나와라!!"

 

 선영은 진우네 대문 앞에서 큰 소리로 소릴 질렀다. 그와 동시에 짙은 갈색으로 칠된 철대문이 열리며 160cm정도 되는 남자애가 오른쪽 어깨에 쌕을 질머지며 모습을 나타냈다.

 

  "넌 아침부터 힘이 남아도냐? 무슨 목소리가 그렇게 크냐?"

 

 진우는 짜증난다는 듯 자신보다 10cm는 더 큰 선영을 노려보았다.

 

  "여기서 부를려면 그 정도론 불러야 들리쥐~~ 밥은 먹었냐?"

 

 선영은 진우의 어깨에 자연스레 팔을 돌리며 싱긋 웃었다. 선영이 어깨동무를 하면 딱 편한 신장을 가진 진우에게 선영은 언제나 싫다는 진우의 의사를 무시하고 팔을 둘러 어깨동무를 했다.

 역시나 진우는 선영의 팔을 툭 쳐내곤 한 발짝 물러났다.

 

  "너 내 어깨에 팔 걸치지 마랬지! 니가 그렇게 눌러대니 내가 클 키도 못 크고 있잖아!"

 

  "어쭈~~ 그게 내 탓이냐? 그리고 말야! 이 연약한 여자친구가 좀 기댄다기로소니 클 키가 안 자라겠냐? 니가 키 작은 게 나때문이라니!"

 

 선영이 팔짱을 끼며 다리를 까닥거리자 진우는 콧방귀를 끼곤 앞 서 걸으며 중얼거렸다.

 

  "연약한 거 좋아하네."

 

  "야! 같이 가!"

 

 선영이 달라붙자 진우는 다시 거리를 벌렸다.

 

  "너 저만큼 떨어져서 가. 기분나쁘니까!"

 

 진우는 팔을 뻗으며 선영을 밀어냈다.

 

  "그나저나 너 나랑 결혼 할려면 20cm는 더 커야 될텐데 언제 크냐~?"

 

 진우에게 밀쳐진 선영이 입을 삐죽대더니 진우의 윗머리를 손으로 헝클면서 진우를 놀렸다.

 

  "내가 미쳤냐? 누가 너같은 꺽다리랑 결혼한대?"

 

 진우가 돌아보며 빽하니 소릴 질렀다.

 

  "너 초등학교 다닐 때 나랑 결혼한다고 했잖아~ 근데 말야. 나도 싫다. 난 적어도 나보단 15cm는 큰 남자에게 폭 안기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나랑 결혼하고 싶은면 얼른 얼른 커라. 뭐 난 꼭 결혼하고 싶은 맘은 없지만 네가 조건만 맞춘다면 너하고는 생각해 볼게~!"

 

 선영은 살살 진우를 긁어대며 살짝 눈웃음을 지어 진우에게 애교있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도 내 품에 폭 안긴는 여자가 좋지. 너 같은 등치는 나 역시 사절이야!"

 

 선영의 미소짓는 얼굴에 진우의 얼굴이 약간 달아오른 가 싶더니 휙 고개를 돌리곤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진우의 투덜거리는 말에 선영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으나 서둘러 몸을 돌린 진우는 보지 못했다. 선영은 진우의 등을 찡그린 얼굴로 쳐다보다가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야, 야! 너 그렇게 걸어봤자 그 다리로 얼마나 간다고 그래?"

 

 선영은 여전히 진우를 놀려대며 늘씬한 긴다리로 진우를 뒤따랐다.

 

  "너! 앞으로 오빠라 불러! 9개월이나 늦게 태어난 주제에 꼬박꼬박 반말이야!"

 

 진우는 울그락불그락 하는 얼굴을 돌리며 선영에게 소리쳤다.

 

  "아유~ 그러셔요? 누가 널 보고 나보다 9개월 빠르다고 보겠냐? 학년 같으면 친구지."

 

 선영은 혀를 낼름 내보이곤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걸었다.

 진우는 자신을 지나쳐 가벼운 발걸음으로 앞서가는 선영을 뒷모습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여섯 살이 되던 해 이 동네로 이사온 후 선영과는 첨엔 오빠, 동생이었다. 그러다 이월이 생일인 선영이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진우와는 같은 학년 친구가 되었고 다른 친구들에게 얼레리 꼴레리 놀림을 받으면서도 둘은 꼭 붙어서 같이 다녔다.

 그러다 중학교에 들어가며 선영의 키가 갑자기 쑥쑥 크기 시작하더니 중 3인 지금은 무려 170cm나 되었다. 그에 반면 진우는 아직도 160cm밖에 되지 않았고 변성기도 완전히 지나지 않아서 선영과 함께 다니면 사람들은 진우를 동생으로 생각했다.

 

 아직 키는 작고 목소리도 어린애와 같았지만 진우 역시 같은 또래의 남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늘씬한 몸매에 제법 가슴모양도 갖춰진 선영을 볼 때면 진우 역시 슬그머니 솟아오르는 아직은 실하지 못한 자신의 물건에 당황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날마다 꿈 속에선 선영과 자신이 알몸으로 뒤 섞인 채로 있었고 처음 몽정이란 걸 하게 만든 상대도 선영이었다. 그런데 저 박선영이란 둔한 기집애는 시도때도 없이 달라붙어 어깨동무를 하며 자신의 어깨에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막 피어오르기 시작한 가슴을 전혀 의식하지도 않은 채 척 붙이는 게 아닌가!

 그럴 때마다 진우는 흠칫 놀라며 선영을 저만큼 떼어놓기 바빴다.

 진우는 낮게 한 숨을 내쉬곤 터덜터덜 선영의 뒤를 따라 학교로 향했다.

 

 

 

 

 아직 선영이나 다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지금 부모님은 미국으로 이민을 생각하고 계셨다. Y대 의대교수로 재직중인 아버지께서 이번에 교환교수식으로 미국 하버드로 나가게 되시면서 완전히 미국에서 자릴 잡을 맘을 가지고 계셨다. 진우의 외가쪽 친척들은 거의 모두가 뉴욕에 살고 계셨고 진우의 어머니도 은근히 친정가족들이 있는 뉴욕으로 이민을 갔으면 하고 바라셨다.

 아마...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되기 전에 진우는 미국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고 그의 짐작대로 진우는 8월 초, 뜨거운 서울의 여름을 떠나 뉴욕으로 가버렸다.

 

 

 

 

 

 이민 가기 전 까지 진우는 선영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선영은 진우를 어린 친구처럼 편하게만 대했고 자기 때문에 진우가 밤마다 잠 못 이루며 괴로워하는 열여섯 된 사춘기 소년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는 듯 했다.

 이민가기 하루 전날에야 부모님께 소식을 들었는지 선영이 진우네 집으로 달려왔다.

 

  "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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