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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와 그녀 사이의 거리
작가 : 와짜
작품등록일 : 2020.1.13

좀비로 가득히 변해버린 세상.
그녀를 찾기위해 그와 친구들이 여행을 떠난다.

 
프롤로그 +1화. 일상
작성일 : 20-01-13 18:50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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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프롤로그>

 

 그들, 아니 우리들은 나뭇잎과도 같았다.

 혹독한 바람이 휘몰아치자 속절없이 떨어지는 나뭇잎.

 

 우리는 그저 땅바닥을 뒹구는 것이 최악인 줄 알았다.

 겨울이 오는 것도 모른 채.

 

 비에 젖어 바닥에 납짝 엎드린 나뭇잎.

 타버릴지도 모르지만 햇빛에 몸을 녹인다.

 

 이제는 가벼운 몸짓으로 훨훨 날아갈 줄 알았건 만

 천천히, 아주 서서히 부서진다.

 세상이 조각난 것처럼.

 

 

 

  <1화>

 

  “자기야, 조심히 다녀와!”

  “나만 가서 미안해서 어떡해.”

  “에이, 또 그런다. 1주일 밖에 안 되고 장모님 모시고 가는 건데 뭘~”

  호가 웃으며 윤의 손을 어루만졌다.

  오랜 시간 떨어지는 것이 처음인지 호와 윤이 한참을 얘기하는 동안 인천공항 출국장으로 사람들이 밀려왔다.

 

  “어서 들어가 봐. 줄 길어지겠다. 면세점에서 쇼핑도 좀 해야지.”

  호가 섭섭해하는 윤에게 가방을 건네주었다.

  “알겠어. 그럼 이제 다음 주에 보겠네.”

  “그치, 벌써부터 보고 싶네...”

  호가 씁쓸하게 웃었다.

  “나두~”

  윤이 호를 꼭 껴안았다. 공항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풍경이었지만 몇몇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쳐다봤다.

 

  “그럼 어서 들어가 봐. 꼭 몸조심하고!! 장모님도 몸조심하시고 재밌게 놀다 오세요!”

  호가 윤의 등을 토닥이며 장모에게도 인사를 했다.

  “나 참, 누가 신혼 아니랄까 봐.”

  장모는 혀를 차며 먼저 발길을 옮겼지만 그녀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진짜 갈게!”

  “응. 그리고 내가 한 말 기억하지?”

  “그럼~”

  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윤이 호의 입술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 출국장으로 걸어갔다.

 

  호는 사람들에게 쌓여 벽 너머로 사라지는 윤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봤다. 마치 그녀의 모습을 눈동자에 각인시키듯.

  혼자 남은 호는 시끄러운 텅 빈 의자에 앉아 천장을 바라봤다. 공항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살짝 떨고 있는 그의 모습을 알아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오랜만에 다 같이 여기서 밥 먹네.”

  어두운 조명 아래 연기가 피어났다. 6개의 원형 테이블 중 2개밖에 차지 않았지만 떠드는 소리와 고기 냄새는 가게를 가득 메웠다. 중간중간 정적이 흐를 땐 티브이에서 나오는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마치 침묵은 괴롭다는 듯.

 

  “너만 오랜만이다. 우리는 가끔씩 모이는데 너는 바쁘다고 일 년 동안 얼굴도 안 비치고, 뭐냐?! 너만 신혼이냐?”

  지훈이 호에게 핀잔을 줬다.

  “그렇지~ 게다가 오늘은 유종이도 안 나왔다고. 저번에 왔으면 다 같이 보는 건데.”

  주행이 옆에서 거들었다.

 

  “유종이 하니까 또 그거 기억난다. 알지? 중학교 때 이놈이 유종이한테 깝치다 나무 막대기로 얻어터진 거. 검도 대회 입상 잔 줄도 모르고, 진짜 볼만했는데. 큭큭큭.”

  지용이 갑자기 어린 시절 추억을 들쳐 내자 호가 웃으며 입술에 침을 발랐다. 다 같이 모일 때마다 항상 나오는 얘기였지만 호는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아효... 20년도 훌쩍 넘긴 얘기는 왜 또 꺼내냐~ 술이나 마셔!”

  호가 술잔을 들자 친구들도 따라 들었다.

 

  “근데 신혼생활 어떠냐?”

  안주를 집어먹으며 주행이 물었다.

  “당연히 좋지~ 아, 어제 와이프가 장모님 모시고 스페인 포르투갈 패키지여행 갔어.”

  “오~ 좋겠다.”

  “참나, 지금 같이 고기 먹고 있으면 좋겠는데...”

  호가 고기를 한 점 들어 빤히 쳐다봤다.

 

  “미친놈. 10년 연애하고 결혼한 놈이 저런 소리를 하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아무리 연애하고 결혼생활이 달라도 그렇지. 5년 뒤에도 이런 소리 나오나 지켜본다.”

  지용이 호의 말에 진저리를 떨었다.

  “훗, 참나. 그나저나 소민이 잘 지내?”

  “아! 맞다, 소민이. 야, 걔가 너하고 니 와이프 결혼식장 이후로 한 번도 못 봤다고 투덜대더라. 얼굴 좀 비춰! 걔가 진짜 서운해해.”

  “알겠어. 나도 소민이 보고 싶네. 조만간 와이프 돌아오면 같이 소민이 한번 보자.”

  “오~ 소민이 정말 난리 나겠다. 아, 지금 니가 한 말 술 먹고 까먹지 마라! 죽는다~”

  지용이 흐뭇하게 웃었다.

  “야야, 아무튼 너 혼자니까 일주일 동안 밀린 술이나 먹자.”

  지훈은 뭐가 그렇게 바쁜지 혼자 계속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지랄! 이번에 워킹데드나 보려고. 엄청 많이 밀렸어.”

  “그거 재밌냐?”

  “이 자리 보다 더 재밌지~”

  “나~ 참~”

  호의 친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오랜만에 참석한 즐거운 자리에 호는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 앉아있는 의자가 유람선이라도 되는 듯 몸이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친구들과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에 뉴스 속보가 흘러나왔다.

  “야야야! 저기 봐봐 뉴스 속보 나온다.”

  “그거 속편인가?”

  “조용해봐 잘 안 들려.”

  모든 손님들이 한마음이라도 되었는지 가득 찬 고깃집엔 뉴스 소리만 울려 퍼졌다.

 

 

 

  3일 전 세계적으로 물고기 수 천만 마리가 집단 폐사한 뉴스를 전해드렸습니다. 하지만 세계 보건기구인 WHO에선 아직까지 그 이유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

  다음 뉴스입니다. 집단 폐사한 물고기들을 잡아 판매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이 같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당분간 식탁에 생선을 올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

 

 

 

  뉴스 속보가 끝나자 가게 안은 정적에 휩싸였다.

  “와...”

  “음...”

  “진짜로 세상이 말할 징조 아니냐?”

  지용의 말이 신호탄이라도 되었는지 모든 테이블에서 뉴스에 대한 얘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비틀비틀 밖으로 걸어갔다.

 

  “야, 어디 가?”

  호는 주행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쟤 어디 가는 줄 아냐?”

  지용이 말했다.

  “그나저나 저놈들 얼마나 벌었을까?”

  “이 상황에서 그게 궁금하냐?”

  “몇 억은 벌었을 것 같은데...”

  지훈은 입맛을 다시며 가볍게 술잔을 넘겼다.

  “에효..”

  지용은 그저 눈썹을 긁적이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왜 또 그러냐~ 그나저나 지금 고기 먹고 있으니 다행이네. 회나 생선구이라도 먹었어 봐... 건배나 하자.”

  주행이 술잔을 들었다.

  “그래~ 마시자 마셔.”

 

  주행, 지훈, 지용은 금방 뉴스 속보는 잊은 채 시시껄렁한 얘기로 돌아갔다. 10분이 지나도록 호가 돌아오지 않자 주행이 막 전화를 든 찰나 호가 들어왔다.

  “야, 어디 갔다 와?”

  지용이 물었다.

  “와이프한테 전화 좀 했지.”

  “왜?”

  “생선 먹지 말라고.”

  이미 술에 취해 벌게진 호의 표정은 휴지가 없는 화장실에서 나온 사람 같았다.

  “어휴, 와이프 없는 놈은 서러워서 살겠냐~”

  지훈이 핀잔을 주었다.

  “야, 걱정하지 마. 괜찮겠지.”

  주행이 호의 의자를 꺼내주었다.

  “맞아~ 그리고 놀러 간 사람한테 계속 전화해봤자 잔소리하는 것 밖에 더 되냐? 걱정 말고 술이나 더 먹자~”

  “그렇겠지?...”

  “그럼~”

 

  ***

 

  일요일 점심이 지났는데도 호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30분 전부터 전화벨이 울렸지만 그는 일어날 기미가 없었다.

  “야! 전화 좀 받아! 정호!!”

  호의 옆에서 자고 있던 주행이 베개로 호의 머리를 내리쳤다.

 

  “아, 씨발. 뭐야!”

  “전화 좀 받으라고!! 아까부터 울리는데 내 머리통도 겁나게 울린다.”

  “너 뭔데 여기서 자고 있냐?”

  “뭐? 술 먹고 시체 된 거 챙겨줬더니만 하는 소리하고는.”

  “뭐?”

  “아 빨리 전화 좀 받으라고! 이윤씬거 같은데.”

 

  호는 벌떡 일어나 휴대폰을 켰다. 부재중 전화 7통이 보였다.

  “뭔 일이지?”

  호는 중얼거리며 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벨 소리가 들리는 동안 마이크를 테스트하는 것처럼 호는 최대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자기야! 몇 신데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윤이 전화를 받자마자 살짝 언성을 높였다.

  “미안... 진짜 미안해.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지금까지 뻗어있었어.”

  “흠...”

  윤의 콧바람 소리가 호의 귀를 간지럼 폈다. 마치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듯.

 

  윤이 어색한 침묵을 깨고 말했다.

  “나 없으니깐 살판났어~”

  그녀의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워져있었다.

  “아~ 왜 그래, 다 알면서~~ 내가 여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호가 애교 부리는 꼴이 짜증 난 주행이 끼어들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제가 어제 이놈 토한 거 다 치웠습니다.”

  “뭐라는 거야 미친놈이!”

  호가 주행의 얼굴을 밀쳤다.

  “자기야! 이놈 주행인데 이상한 소리 하네. 하하하...”

  호가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를 옮겼다.

 

  “자기야, 뭐야~ 어제 얼마나 마신 건데?”

  “에이~ 얼마 안 마셨어. 그냥 간만에 마셔셔 좀 그런 거지...”

  “자기야...”

  윤이 뭔가를 말하려 하자 호가 말끝을 잘랐다.

 

  “근데 무슨 일 있어? 전화 많이 했던데.”

  “아!! 깜빡할 뻔했네. 내 컴퓨터에 들어가서 파일 좀 회사에 보내줘. 거기 보면 ‘일러스트 초기 도안’이라는 파일 있을 거야. 그거 보내면 돼.”

  “그놈의 회사는 휴가 중에 뭘 또 시키냐... 아무튼 알겠어. 근데 별일 없지?”

  “시차 때문에 약간 피곤한 거 말고는 없어~ 그리고 여보!”

  “응?”

  “술 마셔도 되는데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걱정되니까~”

  “미안, 미안. 이제 마실 일 없을 것 같아. 어제는 중학교 애들하고 오랜만에 만나서 그렇지. 알잖아~~”

  “응, 알겠어~ 그럼 또 전화할게. 주행씨한테 안부 전해주고! 푹 쉬어~”

  “응~ 장모님 모시고 구경 잘하고, 사랑해~~ 아, 생선 절대 먹지 말고!”

  “풉, 알겠어~ 나도 사랑해~~”

 

 

 

  윤과 통화를 마친 호가 방으로 들어와 주행에게 베개를 집어던졌다.

  “이 미친놈이!”

  “내가 여뽀를 올마나 쪼아하는데~~~”

  주행이 베개를 가볍게 피하며 호를 흉내 냈다.

  “하... 븅신새끼. 머리 아파 죽겠네. 근데 너 언제 가냐?”

  호가 머리를 주물렀다.

 

  “해장하고 가야지. 나가자~”

  “미친, 한숨 더 잘 거니까 갈 거면 가고 기다릴 거면 기다리고.”

  호는 자신과 윤이 인쇄된 베개를 안고 침대에 누웠다.

  “배고픈데...”

  주행의 넋두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호는 빠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작가의 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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