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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나의 작은 신을 위하여
작가 : Aksu
작품등록일 : 2019.11.5

거듭된 불행에 절망한 청년은 신을 원망하며 자신의 목숨을 내버리려 했다.

하지만 자신을 '신'이라 지칭하는 사내가 나타나 1440분, 신의 지혜를 쓸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해주고 절망으로부터 청년을 구원해준다.

5년 후, 스스로 신이라 소개한 사내로부터 구원 받은 청년은 한 중견기업의 CEO가 되었고, 자신을 구원해준 그 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어느 날, 5년 전 자신이 목격한 신의 권능을 사용하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구원하는 자와 구원 받은 자, 구원을 희망하는 자와 구원을 빼앗으려는 자.
이 수라장에서 현수는 다짐한다.

──'나의 작은 신을 위하여... 이 시간을 쓰겠다'고.

 
0화
작성일 : 19-11-05 01:39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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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한 남자가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밤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그저 앞만 바라보며… 아니, 그는 앞을 보고 질주하는 게 아니다. 그의 눈동자에는 오직 공허와 절망만이 가득 차 있을 뿐, 그의 눈에 비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때문에 그는 그 무엇도 눈에 담을 겨를이, 여유가, 희망이 없다─라는 게 아마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렇게 하염없이 달리던 남자는 갑자기 기찻길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는 불규칙한 숨을 고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젠장.”

 

  고작 한 마디 뿐 이였지만, 그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고인 눈물은 결국 그의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그는 곧 소리 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났는지 바지 주머니에서 십자가가 달린 목걸이를 하나 꺼내 든 뒤, 거칠게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는 마치 미친 사람이 화풀이 하듯 그 십자가를 응시하며 사납게 고함을 내지른다.

 

 “무슨 신은 얼어 죽을 놈의 신!! 진짜 신이 있다면 하나만 물어보자! 왜 난 이렇게 불행해야 하냐고! 대체 왜!!!! 흐윽….”

 

  그렇게 말하는 그의 감정은 복잡하다. 소중하다고 생각하던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배신당하고, 이제는 자기 자신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엄청난 빚에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

 

  ─────끝이다.

 

  그는 그 스스로에게 애통하게 마음속으로 선언한다. 이제 어디로 가든, 무엇을 하든 빠져 나갈 구멍은 없다. 만약 이 고통을, 이 악몽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은 오직 하나.

 

  ─────죽는 것뿐이다.

 

 “……이딴 세상 살아서 뭐하냐. 신은 나 까짓 거 하나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녀석 일 텐데. 그래~ 죽자, 죽어……. 이 지긋지긋한 생활은 이제 질렸어!”

 

  그는 미친 사람처럼 일그러진 표정 위에 옅은 조소를 그리며 나락으로 추락한 자기 자신을 있는 힘껏 매도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결심이 섰는지, 저 멀리서 다가오는 열차를 확인하고는 기찻길 위에 이제 곧 잘게 다져진 고깃덩이가 될 자신의 몸을 내던졌다.

 

 ──빠아아아아앙!

 

  기찻길에 사람이 있는 걸 발견했는지, 기차는 경적을 크게 울렸지만 그의 심장처럼 바삐 움직이는 엔진은 멈출 줄을 모르고 그를 향해 미친 듯이 질주해 오고 있다.

 

  올해로 22세가 된 그는 기찻길에 누운 채, 크게 한 번 자기 자신을 비웃듯이 억지로 나지막이 크게 웃으며 외친다.

 

 “꼴좋다! 씨발.”

 

  기차 앞에 달린 불빛이 그의 몸을 삼키기 시작하고, 이제 정말 끝이겠거니 라는 생각과 함께 그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감은 그의 눈동자에서는 굵은 눈물 한 방울이 땅을 향해 낙하한다.

 

 

 

 “──────────어?”

 

  순간, 생각지도 못한 적막에 사내는 감았던 눈을 떠 본다. 기차소리는커녕, 밤의 풀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이에 그는 가만히 고개를 돌려 보았다. 놀랍게도, 그는 기찻길 위에 누워 있는 게 아니었다. 정확하게는 현재 기찻길 선로의 바로 옆에 누워 있다. 아무래도 기차는 이미 지나간 것 같다.

 

  그는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결국 두려움에 못 이겨 목숨을 끊지 못했다는 생각이 스쳤다. 이에 죽을 용기조차 없는 자신을 원망하며, 이를 뿌득 갈았다.

 

  그 때,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맴돌 듯이 울려 퍼지며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던 적막을 깨트렸다.

 

 “거기 누워서 뭐해? 별 구경이라도 하게?”

 

  그는 여태껏 흘렸던 눈물을 옷소매로 훔쳐내어 시야를 정리하고는 그 목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한 사내. 이제 한여름에 들어섰는데도 불구하고 가을에나 입을 법한 갈색 코트를 입고 있는 이상한 사내였다.

 

  동그란 안경을 쓴 그 사내는 턱에 자라다만 짧은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싱긋, 그를 향해 건조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신경 끄시죠.”

 

  남자는 퉁명스럽게 그 갈색 코트를 입은 사내를 향해 툭 던지듯이 말을 건네고는 제자리에서 일어나 등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냈다. 하지만 그 동그란 안경을 쓴 사내는 갈 생각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싱긋 웃으며 그에게 묻는다.

 

 “왜 삶을 포기하려고 그래?”

 “남의 인생에 무슨 관심이 그렇게 많으세요. 상관하지 말고 가던 길 가세요.”

 “신이 너를 골려 먹는 것 같아서 삐지기라도 했나? 왜, 죽은 다음에 신한테 달려가서 따지기라도 하려고?”

 “신이란 건 없어요. 만약 정말 신이 있다고 하면 당장에라도 멱살 잡고 욕을 퍼붓고 싶은 걸요. 하! 정말 어떻게 이렇게나 불공평한 인생이 있나 싶을 정도라니까요. 정말 신이 있다면… 이게 뭐하는 짓인지 원.”

 “음~ 자네는 운이 좋은 걸? 내가 바로 신이야!”

 

 “…네?”

 

  사내의 입에서 팝콘 터져 나오듯 나온 말도 안 되는 발언에 남자는 잠시 할 말을 잃고 어정쩡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했다. 그리고는 장난치지 말라는 듯 코로 비웃으며, 응수한다.

 

 “하, 퍽이나 그러시겠어요.”

 “왜? 신은 진짜 있다니까? 그럼 질문을 바꿔보자. 왜 자네는 목숨을 포기하려 했던 걸까. 사랑했던 사람한테 배신당해서? 아니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절망감 때문에?”

 “지금 대체 무슨 말을…….”

 “자네도 참 딱하지. 당장 갈 곳도 없는데다가 지금 있는 건 어마어마한 빚 뿐. 빚쟁이들한테 까지도 쫓겨 다니는 신세지?”

 

  동그란 안경을 고쳐 쓰며 그가 싱긋 웃었다. 이에 남자의 표정이 확연히 굳어지며 뒤돌아섰던 몸을 다시 그가 있는 쪽으로 돌이켰다.

 

 “그걸 어떻게… 설마 빚쟁이?”

 “에헤이~ 아니라니까? 아까 말 했잖아~ 난, 신이라고.”

 “……백번 양보에서 당신이 신이라 칩시다. 그럼 전 왜 이렇게 불행해야 하는 거죠? 신이라면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을 거 아니에요?”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뿐 그 이상은 간섭하지 않아. 그도 그럴게 너무 간섭해 버리면 인과율이 어긋날 테니까.”

 “역시 이 세상은 불공평하네요. 이런 인생이면 이런 게 내 운명인가 보다~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니. 지옥과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요.”

 “…그래? 알겠어. 그럼 어차피 한 번 포기하려 했던 목숨, 내가 그 목숨을 거뒀으니 내 마음대로 해도 불만은 없겠지?”

 “네? 그게 무슨 말이죠?”

 “내가 널 구원해 주마, 넌 제법 멍청한 것 같으니까 지혜라는 이름의 은총을 내려주지, 대신 내가 너에게 주는 시간은 음… 그래! 1000분 줄게. 뭐, 이 은총의 시간을 아껴 쓸지 낭비할지는 네 선택이고, 시간이 끝나면 넌 죽는 거다. 불만 없지?”

 “아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차차 알게 될 거다. 대신 내가 왜 너를 구원해줬는지 앞으로 잘 생각해 봐. 그리고 운명에 따르도록 해. 알겠지?”

 

  안경 쓴 사내가 남자의 머리 위에 축복이라도 내리려는 듯 가만히 손을 올린 뒤, 다시 한 번 싱긋 웃었다. 그러자 남자의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더니, 잠시 후 정신을 차렸을 땐 자신을 신이라 지칭한 그 사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빠아앙─ 하고 기차에서 울리는 경적 소리만 그의 귀에서 맴돌았다.

 

 그리고는 아까 지나갔을 터인 기차가 순식간에 그의 뒤를 내달리며 거센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사정없이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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