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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정체불명연애
작가 : 옛날통닭
작품등록일 : 2019.9.23

수녀원에서 행복하게 지냈던 서우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쌍둥이 동생 때문에 복잡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언니 미안한데 나대신 내 행세좀 해줄래?" 외모는 똑같으나 성격은 180도 다른 쌍둥이 자매의 꼬이고 꼬이는 위장 연애담.

 
01. 새로운 대면의 연속
작성일 : 19-09-23 09:43     조회 : 240     추천 : 2     분량 : 2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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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우는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엘리베이터 문 앞에 있는 남자는 자신을 막고선 꿈쩍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시무시한 눈길로 서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 음… 안녕하세요? "

 

 

 예의 바른 서우는 일단 인사를 하려고 했으나 앞에 있는 남자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무시하고 아무것도 안 들렸다는 듯이 서우를 계속 바라보았다.

 

 

 " 저…. "

 

 

 말을 이어가려던 서우는 갑자기 쌍둥이 동생과 약속한 일들이 떠올랐다.

 

 

 " 아… 제가 지금 부분 기억상실증에 걸려서요.. 저랑 어떤 사이인지 제가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어요. 혹시 연락받으신 건 없으신가요??"

 

 

 서우는 최대한 예의를 갖춰 가며 말하려고 노력했으나 돌아오는 남자의 눈빛은 훨씬 거세질 뿐이었다. 서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었다.

 

 

 " 음.. 그럼 혹시 나중에 얘기할 마음이 드시면 이쪽으로 연락 주셔도 돼요. 제가 지금 어딜 급히 가야 되는 상황이라서요 "

 

 

 말과 함께 내민 연락처를 남자는 순순히 받아들었다. 그제서야 엘리베이터는 문이 닫혀 작동을 할 수 있었고 그동안 남자와 서우가 둘이 탄 엘리베이터는 침묵에 휩싸였다.

 

 

 딩동. 10층입니다. 서우는 안도의 미소를 띠며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 밖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앗?!?"

 

 

 그 남자는 어느새 서우의 팔목을 낚아채며 같이 내리고 있었다.

 

 

 " 저.. 왜 이러시는지 설명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

 

 

 서우는 이 남자를 쉽게 떼어내 버릴 수 없음을 직감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남자는 키가 큰 편이었다. 검은 정장 차림의 그는 그냥 일반 사원의 포스는 아니었다. 검은 정장이 하얀 피부와 큼직한 이목구비와 함께 더욱 대조가 되면서 그의 존재감을 한층 눈에 띄게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남자가 눈에 띄는 이유는 얼굴에 감도는 냉랭한 기운 때문이었다. 서우가 딱히 사람들을 쳐다보지 않음에도 그 남자의 존재를 눈치챌 수 있었던 건 지금 그 남자의 냉랭한 기운이 온전히 서우를 향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서우는 이런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본 전력이 있었다.

 

 

 " 너.. 혹시 이 서란 아냐? "

 

 

 남자는 초면부터 반말이었다. 하지만 서우는 개의치 않았다.

 

 

 " 네. 맞습니다. "

 

 

 그 말을 들은 남자는 더욱더 미심쩍은 듯이 서우를 쳐다봤다.

 

 

 "내가 기억 나나? "

 

 

 "…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지금 부분 기억상실증이라서요. 음.. 지금은 사실 좀 바쁜 일이 있어서 아까 번호로 연락 주시면 저희 직원이 연락드릴 거예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

 

 

 말을 마친 서우는 서둘러 자리를 떠나려 했다.

 

 

 " ... 잠깐 "

 

 

 "…... 네? "

 

 

 서우는 예의가 바른 편이었기에 도저히 이 대화를 무시하고 떠날 수가 없었다.

 

 

 " 아무리 그래도 남자친구를 잊어버리는 건 너무 심한 일 아냐? "

 

 

 "........... 네?"

 

 

 서우는 예상하지 못한 정보에 그 자리에서 멈춰버리고 말았다. 세상 살면서 당황한 일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이 말은 살면서 들은 가장 황당한 얘기 베스트에 들었다. 더욱이 서란이가 연락이 안 되고 있는 이 시점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될지 머릿속이 복잡해져만 갔다.

 

 

 

 ***** 한 달 전 *******

 

 

 " 그러니까 지금 어렸을 때 헤어진 제 동생분이 저를 찾아왔다는 말씀이죠?"

 

 

 서우는 놀라는 기색 없이 수녀원장님께 물었다. 원래 서우가 예의 바르고 표정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긴 했지만 너무나 담담한 모습에 원장수녀님은 엄청나게 놀란 자신의 모습이 더 민망해졌다.

 

 

 " 음.. 그렇다고 하더구나. 나도 자세한 얘기는 더 들어봐야 알겠지만...."

 

 

 "쾅"

 

 

 그때 서우의 눈에 나무 문을 부술 듯이 밀치며 들어오는 한 여자가 보였다.

 

 

 "언니!! 다른 말 다 필요 없고 나랑 얼굴 한번 보면 다 해결된다니까?!"

 

 

 서우는 수녀원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꿔버린 그 여자의 등장에 신기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 여자의 얼굴이 자신과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멍하니 한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반응 따윈 상관없다는 듯이 그 여자는 다가와서 자기소개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 언니 우리 26년 만이야!! 아니지.. 우리나라는 만 나이니까 25년 만인가? 아니다!! 생일이 안 지났으니까 24년 만인가 보다!! 꺅 그래도 너무 오래된 거 같지 않아? - 이하 생략 - "

 

 서우는 처음 와보는 곳이라고 추정되는 곳에서 기세 좋게 떠드는 여자의 입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의 말이 황당했음에도 제지할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정말 자신을 꼭 빼다 박은 것 같은 여자의 모습 때문이었다.

 

 

 서우가 이런 상황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부터 목에 걸려있는 펜던트에 들어있던 사진 덕분이었다. 그 사진은 남들이 보면 서우 자신 같아 보였지만 서우는 알 수 있었다. 그 사진은 자신이 아니라는 걸.

 

 

 하지만 그런 고민은 너무나 오래전 일이었고 자신은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잊혀버린 일이 되려는 찰나였다. 더구나 수녀로서의 정식 수련 기간이 시작되려는 순간에 이런 일이 터져버리다니 지금으로썬 반가움보다는 그저 난감함이 앞설 뿐이었다.

 

 

 " 그래서 우리가 어릴 때 아마도 같이 있었을 것 같지만 … 그런데 잠깐 지금 내 얘기 듣고 있는 거야?? "

 

 

 앞에서 한참을 떠들던 여자는 이제서야 서우의 존재가 생각난다는 듯이 서우의 눈앞에 손바닥을 들이밀어 휘휘 저었다. 서우는 그런 여자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무언가 그리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 듯하여 얼마간 바라보았으나 곧 정신을 차리고 말을 건넸다.

 

 

 " 음.. 반갑다고 해야 되나요? 일단은 당황함이 제일 크긴 하네요."

 

 

 앞에 있는 여자는 서우의 친절하면서도 솔직한 반응에 미소를 지었다.

 

 

 " 언니!! 나도 그럴 거라 생각했어. 일단 내 이름은 서란이야. 보시다시피 우리는 쌍둥이라 나이는 같고 어렸을 때 헤어졌대. 나도 기억나는 건 아니고 양부모님께 들었어. 그런데 일단 회포는 천천히 풀고 사실 가장 중요한 얘기가 있는데…. 나대신 내 행세 좀 해주면 안 될까??!?! "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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