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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프롤로그
작성일 : 19-09-04 12:33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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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아이가 사라졌다.

 

  어느 순간 내 삶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와의 시간은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사라져 버렸다. 난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저 그 마음밖에는 들지 않았다. 난 그간 그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법한 일들이 있나 기억을 되짚어 갔다. 오래된 기억들은 차차 흐려져 갔고, 나는 아무리 애써도 흐려진 기억의 잔상을 맞출 수 없었다. 고로 그 아이가 내게서 상처를 받았다면 난 그 원인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를 아프게 해놓고 죄책감조차 느낄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왜 내게서 모습을 감췄을까... 난 이제 그 아이의 이렇다 할 흥미를 제공할 수 없게 된 걸까? 그것이라면 내게 만회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그 아이가 나의 텔레파시를 받는다면 제발 흥미가 없어 진거라면 내게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빌었다. 그럼에도 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난 결심이 섰다. 다른 그 어떤 이별보다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그에게서. 다른 누구도 아닌 그에게서 들어야겠다는 고집이 생겼다.

 

 미카엘 너도 알겠지만, 나 한 고집하는 사람이야. 넌 나를 잘못 봤어. 내가 너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 넌 너의 세상에 숨어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래. 내가 잘난 네 세상에 가서 너를 찾아주마. 그리고 내 면전에 대고 똑똑히 말하게 만들겠어. 네가 나를 버린 이유를.

 

  아직 물에 들어가긴 이른 3월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자켓을 벗으니 꽤 강하게 부는 바람이 몸을 감싸고 지나갔다. 내 옷차림이 가벼워질수록 바람의 세기가 점점 강해지는 것이 꼭 그가 말리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내 마음을 돌리긴 이미 늦은 뒤였다.

 

  거침없이 물에 들어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물속에 들어간다는 것은 내게 있어서 엄청난 공포감을 이겨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난 안전주의자니까. 그를 만나겠다는 일념하나가 나를 옭아맨 강한 공포감 중 하나를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이 꽤 흥미로웠다. 그러나 그 생각의 꼬리를 물면 난 물에 빠져 죽을 것이다. 집 아래의 댐이 꽤 작은 축에 속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안에 들어오니 내가 참 안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도 슬슬 떨어져 갔다. 물을 차내던 발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입 위로 수면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공포감이 오르내리는 아찔한 순간이다. 불굴의 의지로 물에 비춰진 나무 홀에 가까워 질 수 있었다. 내 욕심이었나. 가까워지던 홀은 반절을 넘게 헤엄쳐 온 거리보다 좁혀질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이제 체력이 떨어져 가기 시작했다. 홀에 들어가는 것이 실패할 것을 가정해 돌아갈 방법은 떠올리지 않았다. 신발과 자켓이 모두 반대편 육지에 있는데 말이다.

 

 좋아. 미카엘. 물에 들어가기 전 내 체력을 먼저 객관적으로 판단했어야 했다는 것에 동의한다. 아무래도 여기까지가 내 한계인가 보다. 평범한 인간 여자 아이의 한계지.

 

  인중에 아찔하게 닿던 수면이 이젠 코 위를 넘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 머리가 잠기는 것까지 넘보고 있을 테지. 그러라면 그래라. 사방 중에 내가 하늘로 솟을 수 있게 도와줄 무언가는 없다. 그저 경련이 오려는 내 팔, 다리를 묶어놓는 물밖에는 말이다. 점점 얼굴의 반을 가리는 수면에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내가 이렇게 익사하지만 널 원망하진 않아. 어리석었던 건 널 만나고 싶은 마음에 무모한 선택을 한 나니까. 당연히 너는 내 몸에 물이 닿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괜한 자책감은 흘러가게 두고, 반갑지 않은 내 소식에 너무 울지 않길 바랄게. 친구야.

 

  그리고 깜깜한 어둠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물속은 이상하게 내게 공포감과 안정감을 고루주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면서도, 무서운 곳에서 죽는 기분이랄까. 점점 가라앉는 내 몸에 어쩌면 내게는 숨을 아주 오래 참는 능력이 있어 이 물의 끝을 밟고 다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그 짧은 생각은 내 안에서 다 나간 산소로 죽음의 끝에 도달했다는 것이 머리로 인지하기 전, 본능적으로 살기 위한 내 몸부림으로 이어지면서 끝이 났다. 죽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이니라. 나 또한 그리 멋진 죽음은 아닌 것 같다. 숨통을 조여 오는 답답함은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어서 숨이 끊기길 간절히 기도하며 그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 마음과는 다르게 내 팔, 다리는 살기 위해 악착같이 허공을 저어댔다. 그리고 자살이나 다름없는 행위에도 들지 않던 후회가 찾아왔다.

 

  물에 빠지기 전 가족들 생각을 더 깊이 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내 생각이 짧았던 것이다. 그들을 괴롭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지금 순간에도 난 왜 네가 떠오르는 것일까. 가족들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내가 그를 보고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득 겁이 나기 시작했다. 정말 바보같이 모든 것이 환영에 불과했던 것일까. 나는... 나는 아주 많이 아픈 아이인 걸까. 다른 무엇보다도 지금 순간 무척이나 괴롭고, 아프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띄엄띄엄 물을 차내는 발의 노력에도 불과하고 내 머리 위로 물이 올라왔다. 적막한 물속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나를 죽이려 하는 그 공간이 너무나 뻔뻔했다. 산소가 떨어져 나가자 끝이 없는 어둠이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아무리 애써도 고개를 내밀 수 없는 수면 위가 애석하기만 했다. 이제 내 몸은 점차 가라앉기만 했다. 이렇게 내려가서 땅을 디디고 힘차게 올라올 수 있으면 좋으련만... 숨이 끊어지는 그 찰나의 순간에 그의 얼굴을 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날 덮쳐버린 두려움은 내 눈을 질끈 감게 만들었다. 그저 깜깜한 암흑에서 나의 마지막이 아름다웠으리라 상상이라도 하라 이건가...? 아니, 난 그저 무서운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앞으로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숨이 트인 것은 누군가 나를 잡아채는 것을 죽어가는 아득한 의식 속에 어렴풋이 느끼고 나서였다. 죽길 원하지 않았던 몸은 숨이 트이자 정신없이 맑은 산소를 욕심 많은 사람처럼 독차지하고 싶어 했다. 막혔던 귀에서 내 체온에 데워진 뜨뜻한 물이 흘러나오자 날 향한 사람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꽤 많은 인파였다.

 

 “인간이다.”

 “인간이야.”

 

  그곳엔 날 인간이라 부르는 낯선 이들밖에는 없었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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