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세자마마의 은밀한 기녀생활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잘생긴 왕자?
아니, 이젠 예쁜 세자마마의 시대!

자신의 예악스승을 뵈러 기방을 방문한 세자 이안에게
어느 날,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겨버렸다?

3개월 남짓 펼쳐지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세자마마의
기이하고도 은밀한 기녀(妓女)생활!!

PS)
복장도착증(x)
성정체성혼란(x)
그냥변태(x)
아닙니다.

 
1. 한밤의 외출
작성일 : 19-09-03 00:43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431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임금이 승지에게 전교하기를,

  “원자(元子)가 참으로 근심이다.”

  승지가 말하기를,

  “어찌 그렇습니까?”

  다시 전교하기를,

  “미색 고운 제 어미를 닮아 계집아이와 다를 바 없이 생긴데다, 목소리나 근골조차 그와 크게 다를 바 없으니 장차 근엄함을 보이기에 무리가 있을 듯싶다.”

  하니 승지가 말하기를,

  “대신 사리가 분별하고 재간하며 총명하기 그지없사옵니다.”

  임금이 승지를 보지 않은 채 전교하기를,

  “그렇다하더라도 꼭 계집아이와 같은 꼴이라니.”

  곧이어 사관을 힐끗 보며 다시 전교하기를,

  “방금 것은 받아 적지 말라.”

  하였다.

 

 

  -17xx년 무오(戊午) 병인(丙寅)

 

 

 

  ***

 

 

 

  달빛이 괴괴히 내려앉은 야심한 시각, 궁중(宮中) 어느 깊숙한 곳.

 

  두 개의 꾀꼬리 같은 음성이 한데 뒤섞인 채, 어둑한 밤의 틈사이로 나지막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오늘은 절대로 안 됩니다.”

 

  “흠……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어느 것부터 들으시겠습니까?”

 

  “물론, 제가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일 만큼 이치에 합당한 것이지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꾀꼬리 중 보다 낮고 원숙한 목소리의 주인이 고운 음색에 맞지 않게 걸걸대며 웃었다.

 

  “끄덕이다 못해 졸음이 와 꾸벅꾸벅 하실 때까지 들려드릴 수 있지요.”

 

  “허면…… 세 가지만 청해 봐도 될까요?”

 

  놀랍도록 아름다운 목소리의 앳된 꾀꼬리가 교태로이 웃으며 묻자, 찰나의 당혹감을 숨기지 못한 늙은 꾀꼬리가 두어 차례 헛기침을 반복했다.

 

  “흠흠, 먼저…… 이토록 야심한 시각, 존귀하신 분의 방종을 차마 두고 볼 수 없는 것이 신하된 도리라, 이것이 바로 그 첫째 이유이옵니다.”

 

  이 말을 들은 앳된 꾀꼬리가 어찌된 까닭인지 기분 좋은 미소를 내비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방종…… 좋네요. 다음은?”

 

  “마마께오서 제게 요구하실 조건. 다름 아닌 비밀 엄수 아니겠사옵니까? 제대로 된 호위조차 두지 못하게 하실 터이니 결코 감수할 수 없는 위험이라, 이것이 둘째 이유이옵니다.”

 

  “위험하다…… 일리 있군요. 이토록 야심한 밤은 어느 누구에게나 ‘여러모로’ 위험할 수밖에 없을 테니…… 후훗, 그럼 마지막은?”

 

  앳된 꾀꼬리의 의미심장한 대답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으나, 늙은 꾀꼬리는 못들은 척 마지막 이유를 꼽았다.

 

  “셋째, 당장 새벽부터 있을 조참(朝參:백관이 참여하는 조회)을 준비하셔야 하지 않으시옵니까? 밤늦은 외출은 어불성설이지요.”

 

  말을 끝낸 늙은 꾀꼬리의 입이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기세로 승자의 미소를 띠우려 할 참이었다.

 

  “첫째, 방종이라 함은…… 제 행선지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제가 그곳에 가는 목적은 뭇 어른들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 문란하고…… 망측한.”

 

  앳된 꾀꼬리가 자신의 길게 내려뜨린 머리를 배배꼬며 은근한 음성으로 속삭이자, 늙은 꾀꼬리의 입이 다시금 황급히 헛기침을 토해냈다.

 

  “흠흠, 그런 식으로 말하지는…….”

 

  “저는 단지 제 또 다른 예악(禮樂:예의와 음악)스승을 뵈러 가는 것뿐입니다. 아직 다 전수받지 못한 곡조가 있어서요. 그리고…… 다른 이도 아닌, 직접 길을 터주신 분께서 갑작스레 방종이라 트집을 잡으시다니…….”

 

  분명 다리를 놔준 건 자신이 맞다. 이렇듯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 줄 몰랐을 뿐이지. 늙은 꾀꼬리는 참회의 한숨을 내뱉었다.

 

  “휴, 환경이 환경이다 보니…… 거듭 조심하여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러거나 말거나, 앳된 꾀꼬리는 웃음을 잔뜩 머금은 채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둘째, 위험. 대체 지난 1년 반 동안은 괜찮았다가 굳이 오늘밤, 특별히 더 위험할 것이라 판단하신 연유가 무엇인지요?”

 

  자못 궁금하다는 듯 묻고 있었으나 두 눈가에 떠오른 건 분명한 장난기였다.

 

  늙은 꾀꼬리는 눈앞의 가녀린 소년(이라고는 하나, 소녀라 칭해도 그리 어색할 것 없는)이 불과 열세 살이란 어린 나이에 홀로 밤 외출을 시작했던, 질리도록 겁 없는 아이라는 사실을 금방 상기시킬 수 있었다.

 

  “어제 큰일이 나지 않았다 해서 오늘 역시 그러리란 법은 없습니다. 또한 요즈음 좌상의 무리들이 그러한…… ‘장소’에 자주 드나든다는 첩보가 있사옵니다. 혹여나 그들 눈에 띄기라도 하는 날엔…….”

 

  “눈에 띄면? 왜,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요?”

 

  진득한 미소를 머금은 앳된 꾀꼬리의 되물음에, 늙은 꾀꼬리가 나지막이 헛바람을 삼켰다.

 

  ‘담대한 지고…….’

 

  몰라서 물은 게 아니다. 저와 같은 대답은 특유의 대호(大虎)같은 기질의 증거. 생긴 건 꽃과 같으나 놀랍도록 대담한, 그야말로 제왕의 핏줄.

 

  허나,

 

  “물론…… 이를 전해 들으신 주상의 불같은 호통이 떨어지시겠지요. 자식 놈이 밤중에 궁을 벗어나 이곳저곳을 쏘다닌다고, 겁도 없이.”

 

  “……아하! 그건 좀…… 곤란하긴 한데.”

 

  아비의 꾸지람을 두려워하며 눈을 굴리는 건 여느 소년과 마찬가지. 늙은 꾀꼬리는 피식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

 

  “여하튼 그게 전부라면 이번에도 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엔 실패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좌상의 무리들이 가는 곳이야 명월(明月)이나 서화(瑞花)와 같은 최상급의 주가(酒家)가 아닌가요? 저완 마주칠 리가 없지요. 그리고 혹, 마주치게 된다하더라도…… 쉽게 걸리진 않을 테니까.”

 

 

  찡긋.

 

 

  소년의 눈웃음에 심장이 다소 뻐근해진 건 단순히 저 앳된 꾀꼬리의 개구쟁이 같은 유년을 오래도록 지켜봐왔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마치 호수를 머금은 양 깊고 짙은 새까만 두 눈동자.

  섬세히 수놓아진 비단과 같이 유려한 코,

  홍과(紅果)의 정기를 모조리 탐닉한 듯 새빨간 입술.

  가히,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 칭해지는 조선제일의 미모.

 

 

  그것을 쏙 빼닮은 소년의 범상치 않은 외모는 불혹(不惑:유혹되지 않음)의 명(命)을 이고 있는 늙은 내시의 심장마저도 두방망이질 치게 만들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조참을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 그러니까…… 그러고 싸돌아다닐 시간이 없다…… 라고 제게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정확합니다.”

 

  “시간이 없다는 말에는 저 역시 전적으로 동의해요. 아시다시피, 3개월 뒤 저는…… 어디든 제 맘대로 나다닐 수 없는 사람이 되니까요. 아무쪼록 남은 기간 동안 이것저것 해야 하는 처지인 걸요…….”

 

  그러고 처연한 기색을 뚝뚝 흘리며 고개를 내려뜨린 앳된 꾀꼬리의 모습에 늙은 내시는 조용히 한숨을 삼켰다.

 

  ‘가엾은…….’

 

  물론, 저 속이 훤히 내비치는 능글맞은 연기에 감화된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스스로가 이미 오래전부터 저 아름다운 소년의 처지를 동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국의 존귀한 핏줄이나 그 역시 아직은 어린 티가 가시지 않은 소년. 하고 싶은 것도, 동경하는 것도 많을 꿈꾸기 좋은 나이가 아니던가. 어미 품을 벗어나기도 전에 세자에 책봉되어 온갖 교육과 감시로 점철된 삶을 산지도 어언 8년 째. 더군다나 3개월 뒤엔 차일피일 미뤄왔던 혼례식과 더불어 본격적인 정무(政務:정치상의 사무)활동에 입문해야 한다.

 

  ‘그나마 마음이라도 편할 수 있는 시기가 이제 고작 3개월 남짓이라…….’

 

  늙은 내시는 마음 깊은 곳에서 한 줄기 연민이 차오름을 느꼈다. 마치 오래 전, 궁에만 갇혀 지내던 어린 아이에게 ‘특별한 밤’을 선물해주었던 그때처럼.

 

  “정말 나가실 겁니까?”

 

  늙은 내시의 물음에 그토록 처연했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앳된 꾀꼬리의 입가가 순식간에 햇솜 같은 미소로 물들었다.

 

  “내가 이래서 상악(:내시의 직급, 종3품)을 미워할 수 없다니까!”

 

  “다만!”

 

  환한 미소가 그보다 더 환한 얼굴을 미처 다 채우기 전, 늙은 내시의 단호한 음성이 허공을 갈랐다.

 

  “영(影)은 함께 데리고 가셔야 합니다.”

 

  그러자 그의 말을 짐작이라도 했다는 듯 앳된 꾀꼬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원래부터 그가 나와 한 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렇지, 영?”

 

 

  …….

 

 

  대답은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았으나 이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 문을 열어둘 테니 아무리 늦어도 묘시(卯時:5~7시)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들어오셔야 합니다.”

 

  이에 앳된 꾀꼬리가 쾌활히 대답했다.

 

  “인시(寅時:3~5시)안에 올게요!”

 

 

  잠시 뒤, 총총 걸음으로 멀어져가는 소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늙은 내시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부디 별 일 없으셔야 할 텐데…….”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0 40. 무얼 숨기겠습니까, 청화홍월이라 하옵니… 2019 / 11 / 10 234 0 3131   
39 39. 저것이 왕의 핏줄이라는 걸까? 2019 / 11 / 10 229 0 4092   
38 38. 너희들 설마 우릴 구경왔던 거야? 2019 / 11 / 10 223 0 3164   
37 37. 적당히 할 걸 그랬나? 2019 / 11 / 9 223 0 3905   
36 36. 한 잔 따라주시지요 2019 / 11 / 9 218 0 3306   
35 35. 이번엔 확실히 지켜드릴게요! 2019 / 11 / 8 237 0 2802   
34 34. ……옆으로 오라고? 2019 / 11 / 8 219 0 3400   
33 33. 홍월 등장! 2019 / 11 / 7 229 0 3083   
32 32. 어찌하여 기생이 되었느냐 2019 / 11 / 7 226 0 2815   
31 31. 어서 서두르지 않고! 2019 / 11 / 6 236 0 2946   
30 30. 혹, 사내를 즐겁게 하는 법을 알고 있느냐? 2019 / 11 / 6 236 0 3413   
29 29. 한 잔 따라보겠느냐? 2019 / 11 / 5 222 0 3429   
28 28. 이 아이 하나면 충분하지 싶은데 2019 / 11 / 4 207 0 2923   
27 27. 벌써부터 재미없는데 큰일 났네? 2019 / 10 / 31 234 0 3185   
26 26. 저 앞까지만 구경가볼래? 2019 / 10 / 25 219 0 2429   
25 25. 기나긴 밤의 시작 2019 / 10 / 22 229 0 4123   
24 24. 까짓 3개월쯤…… 해보죠 뭐 2019 / 10 / 18 223 0 3386   
23 23. 혹, 다시 한 번 기녀가 되어보겠느냐? 2019 / 10 / 16 228 0 3311   
22 22. 청화(靑花), 청화라 하옵니다 2019 / 10 / 14 213 0 2612   
21 21. 작은 스승님 거기 계신가요? 2019 / 10 / 10 234 0 2246   
20 20. 에? 안 마신다구요? 2019 / 10 / 7 234 0 3722   
19 19. 아니, 방주님이 하신다고요!? 2019 / 10 / 4 237 0 4040   
18 18. 우리가 손님하고 마마께서 기생 하시는 걸… 2019 / 10 / 3 218 0 2613   
17 17. 혹, 당장 두 번째 수업이 급하신 것 아니겠… 2019 / 10 / 1 245 0 3262   
16 16. 기생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2019 / 9 / 26 234 0 3227   
15 15. 저도 질문 하나 해도 되나요? 2019 / 9 / 25 239 0 2918   
14 14. 첫 만남 2019 / 9 / 24 233 0 4439   
13 13. 달리 뭘 하겠느냐, 기녀수업이다 2019 / 9 / 20 213 0 4337   
12 12. 홍월, 홍월이라 하옵니다 2019 / 9 / 19 222 0 3166   
11 11. 떠오르는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2019 / 9 / 18 230 0 3126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겨우살이왕
지놓
더럽(The Love)
지놓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