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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지금, 여기, 우리!
작가 : 옥작가
작품등록일 : 2017.6.26

해랑도에서 만난 동원과 시인,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둘.
운명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또 만났네요? 여기서 뭐합니까?”
찰나였다. 뒤돌아선 시인이 발이 삐끗했고 뒤로 몸이 기울었다. 슬로우비디오처럼 동원의 눈이 커지고 시인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시인은 버둥버둥 거렸지만 이미 몸의 중심은 발끝이 아니라 바다 위로 옮겨가고 있었다. 시인은 이제 틀렸다고 생각하며 비명을 질렀다.
“우아아아아! 저 수영 못..”
풍덩!
동원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풍덩!

동원과 시인의 사랑 이야기
시인의 가족 이야기
그래서 결국 동원과 시인이 가족이 되는 이야기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제1화. 만남
작성일 : 17-06-26 17:52     조회 : 331     추천 : 0     분량 : 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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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잘한 결정이야.’

 

 멀어져 가는 항구를 바라보며 시인은 배 난간에 기대어 섰다.

 

 무겁게 끼어 있는 먹구름과 계속 불어오는 찬바람은 시인의 몸에 잔뜩 소름을 만들어냈다.

 

 양손으로 반대 쪽 팔을 쓰다듬으며 스스로를 위로하듯, 작은 한 숨에 올라오는 후회를 억지로 밀어 넣으며 시인은 계속 되뇌었다.

 

 문득 그가 생각이 날 것 같아 머리를 한 번 흔들어 생각을 떨치고 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1층에 잔뜩 차를 실은 것에 비해 2층 객실은 한산했다.

 

 방처럼 넓은 바닥에 몇몇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어르신들은 벌써 고구마를 까서 드시기 시작했고, 아이 손을 꼭 잡은 엄마는 연신 ‘조심해!’를 연발하며 아이가 가자는 대로 배를 돌아다녔다.

 

 모처럼의 여행에 흥이 나는 듯 어머니뻘 아주머니들이 형형색색의 아웃도어룩을 입고 큰 소리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술이 취한 듯 어떤 아저씨는 마치 자기 집 안방인양 객실 한 가운데 누워서 코를 골았다.

 

 뱃멀미가 심해서 배만 타면 얼른 잠을 청하곤 했었는데 정해진 좌석도 없이 넓은 객실 어디에도 발붙이기가 민망해 시인은 다시 바다를 바라보았다.

 

 저 멀리 항구가 작은 점만큼 작아졌을 때, 아무도 없이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자신이 느껴져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꼴이 말이 아니군.”

 

 어디선가 들려오는 말 한마디가 귀에 박혔다.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아 시인의 두 눈에 눈물이 한 가득 차올랐다.

 

 사람들 속에 혹시나 함께 지내게 될 학부모들이 있을까봐 하늘을 보는 척 고개를 들어 눈물이 바람에 마르기를 기다렸다.

 

  “남들 보는 앞에서 울면서 불쌍한 척 하면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시인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건 분명 자신에게 대놓고 하는 말이다.

 

 어떻게 이렇게 무례한 사람이 다 있지?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눈물은 쏙 들어갔고, 시인 특유의 민원 제기 능력이 비상벨을 울리며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소름이 사라지면서 움츠렸던 몸이 펴졌다.

 

 함부로 말하며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예의 없는 자를 찾아 한마디 해주고 말겠다는 투지가 불타올랐다.

 

 똑똑한 차도녀의 눈빛을 되찾은 시인은 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남자, 젊은 목소리, 가까이에 있는……,

 

  ‘저 사람이다!’

 

 카키색 두꺼운 패딩점퍼를 입고 모자까지 눌러써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주변에 있는 남자라고는 저 사람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키가 크고 체격도 좋은 것 같아 살짝 두려움에 겁이 났다.

 

 그냥 모른 척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며 돌아서려는데 들려오는 말에 시인은 다시 몸을 돌려 다짜고짜 말을 쏟아냈다.

 

  “늘 나대면서 막상 바른 말할 땐 겁을 내는군. 딱 그만큼이 너야. 부끄럽지 않아?”

 

  “저기요! 나한테 할 말 있어요? 있으면 얼굴 보고 당당하게 해 봐요.”

 

  “......?”

 

  “왜 갑자기 아무 말 못해요? 막상 얼굴 보고는 그런 말 못하겠죠? 뒤에서, 그것도 자기보다 약해보이는 여자한테! 그렇게 마음대로 말하는 거! 그거 진짜 부끄러운 거라고요!”

 

 동원은 뜬금없이 마주보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어찌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번 드라마는 대사가 너무 많아서 마지막까지 대사를 수정한다고 이렇게 쉬러 가는 배에서까지 전화로 일하고 있는데 이 여자는 갑자기 왜 자기한테 소리를 지르는 걸까?

 

 동원은 순간 멍해졌다가 표작가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작가님? 아까 그 대사 수정 건 보류할까요?”

 

  “어, 아니야. 내가 나중에 다시 걸게. 일단 내가 말한 그대로 수정하고 마무리 해.”

 

 천천히 손을 들어 모자 속에 손을 넣은 동원은 더할 나위 없이 느리게 이어폰을 빼서 시인에게 보여주었다.

 

 마치 범인이 경찰에게 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아주 천천히 손을 시인을 향해 내밀었다.

 

 동원의 손에 들려있는 이어폰을 본 시인은 동원이 통화중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황당한 표정을 짓고 이상한 여자를 보듯 한 걸음 물러 선 동원을 보자 시인은 너무 억울하고 서럽고 부끄러워서 그만 눈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하필 왜 그런 말을 해요? 나한테 하는 말 인줄 알았잖아요! 통화는 조용히! 그런 에티켓도 몰라요? 다른 사람에게 다 들리게 왜 크게 말해요? 엉엉엉!”

 

 동원은 시인이 울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앞 쪽 난간에 있던 어르신 둘이 이쪽을 쳐다보았다.

 

 사람들이 자신을 오해할까봐 억울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통화중인 것을 몰랐을 이 여자가 더 놀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글 쓰는 사람이라 주인공 대사를 읊고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커서 본의 아니게 오해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니예요. 제가 오늘 기분이 그래서 더 오해를 했네요. 미안해요. 그럼..”

 

 시인은 인사를 꾸벅하고 돌아섰다.

 

 일단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먹구름이 내려앉은 바다 한 가운데, 모두가 들어간 썰렁한 갑판 한 가운데서 도망칠 곳은 얼마 없었다.

 

 남자와 최대한 떨어진 난간으로 걸어가서 바다를 보고 눈물을 얼른 닦았다.

 

 솔직히 눈물이 터지긴 했지만 슬픈 기분은 별로 없었다.

 

 온갖 감정이 휩쓸고 지나갈 때 하필 그 말들이 시인을 자극했고 그 와중에 다른 사람의 통화를 오해한 자신, 그렇게 뒤죽박죽이 된 상황이 쪽팔렸을 뿐이다.

 

 바다를 보고 있지만 온갖 신경은 뒤통수에 있었다.

 

 그 남자가 제발 객실 안으로 들어가기를 계속 기도했다.

 

 슬쩍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휴.. 살았다. 진짜 못살아. 두 번 다시 안 만나겠지?”

 

 갑자기 몸에 힘이 빠져서 멍하게 바다를 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등 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저기, 추우실텐데 이거 하나 드십시오. 사과의 의미입니다.”

 

  ‘아, 진짜! 부끄러운데 모른 척 하지!’

 

  “앗! 고마워요. 잘 마실 게요. 모른 척 해 주시면 더 고맙겠어요. 제가 엄청 부끄러운 상태라서요. 호호호.”

 

 남자가 따뜻한 캔 커피를 건넸다.

 

 시인은 빨리 상황을 모면하고자 얼른 커피를 받아들었다.

 

 의미없는 웃음 속에 횡설수설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쏜살같이 객실 안으로 사라졌다.

 

 온갖 수다를 떨고 있는 아주머니들을 방패삼아 그 옆에 자리를 잡고 가방을 베고 누웠다.

 

 문 쪽으로 등을 돌리고 나니 이제 마음이 좀 놓였다.

 

 문득 주머니 속 캔커피가 무척 따뜻했다.

 

 동원은 도망가는 시인의 뒷모습을 눈으로 쫒았다.

 

 객실에서 한 숨 자려고 했는데 저 여자 때문에 갑판에 계속 나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웃음이 나왔다.

 

  “웃긴 여자군.”

 

 시인과 동원은 그날, 그렇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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