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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무영 이계를 훔치다
작가 : 눈매
작품등록일 : 2016.7.11
무영 이계를 훔치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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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도둑질밖에 없다.
타고난 재주라고는 도박밖에 없다. 그
렇다면, 그 도벽으로 세상을 훔치리라!
유쾌한 도신의 이계 절도 성공기가 펼쳐진다.

 
제 1 화
작성일 : 16-07-11 10:41     조회 : 681     추천 : 0     분량 : 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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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도둑질밖에 없다.

 타고난 재주라고는 도박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도벽으로 세상을 훔치는데 도박을 걸겠다.

 

 - 무너진 벽에 새겨진 낙서

 

 

 

 chap. 1 도둑질과 도박의 신

 

 

 

 “하아윽! 아아악!”

 한 여인의 심음성과 비명성이 방안에 가득 차올랐다.

 땀에 절어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새하얀 이로 꽉 깨문 분홍빛 입술. 여인은 평생 처음으로 해산의 고통을 겪는 중이었다.

 그녀의 희고 가녀린 손가락에 휘어 감긴 광목천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팽팽하게 잡아당겨졌다.

 “하으윽!”

 “마님, 조금만 힘을 더 내세요.”

 늙수레한 산파는 두 눈에 잔뜩 힘을 주고 말했다. 아기의 머리가 보이고 있었다.

 청해의 성도 서녕, 곽진영의 저택.

 어둠이 깊은 시각이었지만 곽진영의 집은 대낮처럼 환하게 등불을 밝히고 있었다.

 너른 마당에서 한 자리에 가만히 서 있질 못하고 안절부절 걸음을 옮기던 곽진영은 방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린 순간,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홱 돌렸다.

 “방금 들었느냐?”

 그의 질문에 가까이 있던 시종이 고개를 조아렸다.

 “무엇을 말씀이신지요?”

 “울음소리 말이다. 울음소리를 들었느냐고 물었다.”

 “송구합니다만, 아직 아무런 소리도…….”

 시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껏 예민해져 있는 가주에게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호되게 꾸지람을 들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곽진영은 오히려 입가에 여린 미소까지 걸치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다. 분명히 나는 들었다. 내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쉿-! 지금도 들리지 않느냐?”

 너무 긴장하고 기다리던 나머지 정신이 어떻게 된 것일까?

 시종은 감히 자신의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하고, 걱정스러운 눈길로 가주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아기의 울음소리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시종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자신의 주인이자, 이 저택의 가주가 누구인가?

 바로 서녕의 곽가가 아닌가.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도둑의 가문. 세간에서 결코 자랑할 만한 직업(?)은 아니지만, 세간의 누구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하는, 바로 서녕의 곽가가 아니냔 말이다.

 심지어 무림에서조차도 은근히 의식하는 대상이 될 정도로 서녕 곽가의 능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오죽하면 하오문 조차 인정했다는 말이 떠돌까.

 이 세상 어느 곳에 있는 것이든, 어떤 물건이든, 서녕 곽가의 표적이 된다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마저 떠돌 정도다.

 그럼에도 관청에서 그들을 구속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심증과 소문은 무성하나, 어떠한 물증도 없다는 것. 그야말로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며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는 대도둑의 가문. 그 가문의 현 가주가 바로 곽진영이다.

 오랜 세월 도둑질로 단련된 그의 예민한 신경은 놀랄 정도로 정확했다. 밖에 시립해 있던 하인들 중 누구도 듣지 못한 울음소리를 곽진영은 정확히 들었던 것이다.

 잠시 후, 방문이 열리며 머리가 희끗한 산파가 걸어 나왔다.

 “축하드립니다, 가주님. 잘생긴 대장부이십니다.”

 “오오! 산파, 참으로 수고하셨소!”

 곽진영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달려갔다.

 아들이다! 아들. 곽가를 이어갈 나의 아들!

 시종과 하인들은 반가움과 놀라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산파와 가주를 번갈아보았다.

 하지만 그들 중 아무도, 어째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그토록 작았는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충분히 마당까지 울음소리가 뛰쳐나왔어야 하는데 말이다.

 “아이는 어디 있소?”

 “후후, 아무리 경황이 없으시지만 눈앞에 두고도 못 찾으시다니요.”

 산파가 팔에 가득 안긴 담요를 들어 올리며 눈 꼬리를 휘자, 곽진영은 얼굴을 붉혔다.

 그제야 담요에 폭 싸인 자신의 아들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아직 머리에 엉겨 붙은 피가 채 마르지도 않은 신생아였다.

 ‘이 아이가 이제 우리 가문을 이을 것이다. 너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 소가주로서 가문의 비기를 모두 전수받을 것이다. 그리고 장성하면 도둑이되 의로운 도둑으로 가문의 권위를 지켜나가야 한다. 너의 이름은 무영(無影)이니라.’

 곽진영은 마냥 뿌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부자(父子)의 유대감과 끈끈한 정을 오랫동안 만끽할 수는 없었다.

 “가주님, 곤륜에서 진서님이 오셨습니다.”

 하녀 한 명이 총총걸음으로 다가와 공손히 아뢰었다.

 “오오, 형님이 오셨단 말이냐? 어서 뫼시지 않고 뭐하느냐.”

 곽진영은 담요를 안아든 채로 걸음을 뗐다. 하지만 곧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오며 그의 걸음도 이내 멈추었다.

 “어딜 그리 급히 가려는 게냐, 허허.”

 “형님!”

 곽진영은 모퉁이를 돌아 걸어오는 곽진서를 보고 반색하며 소리쳤다.

 수십 년 전, 경공 이외의 무공에는 도무지 재능이 없는 동생을 대신해 곤륜의 정식 제자로 들어갔던 곽진서였다.

 당시 진영과 진서의 아버지이자 가주였던 곽서림은 무림에서 조금씩 자신의 가문을 의식하기 시작하자, 자식 중 한 명을 무림에 보내어 연(緣)을 만들어 놓고자 했다.

 하지만 막내인 진영이 도무지 재능이 없자, 결국 장남이었던 진서가 스스로 무림인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청이라는 도호를 사용하는 어엿한 곤륜인이었다.

 어쨌든 진서는 진영에게 있어서 한 분밖에 없는 형님이자, 든든한 후원자였다.

 “조카는 어디 있느냐?”

 대뜸 들려온 소리에 곽진영은 이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허허허, 형님도 저처럼 너무 들뜨신 것 아닙니까? 지금 제가 안고 있는 이 녀석이 바로 곽가를 이을 녀석입니다. 이름은 무영입니다.”

 “음?”

 그제야 진영의 품에 안긴 아기를 확인한 곽진서는 잠깐 얼굴을 굳혔다. 묘한 낌새를 놓칠 진영이 아니었기에, 그는 형님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신지요?”

 “조카를 잠시 봐도 되겠나?”

 “물론이지요.”

 진영은 조심스럽게 담요에 싸인 아기를 건넸다. 아기를 받아든 진서는 뚫어질 듯이 조카를 바라보았다.

 있는 듯 없는 듯 얌전하게 잠을 자고 있는 아기.

 “설마…….”

 진서는 두터운 손을 들어 올려 아기의 맥을 짚었다. 아주 잠깐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진영은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형님이 저런 진지한 표정을 지을 때는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입을 꾹 다물고 기다렸다.

 이윽고 곽진서는 고개를 들어 진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잠시 나 좀 보자꾸나.”

 

 진영이 잠시 부인을 만나고 손님을 접대하는 청해각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진서가 차를 한 잔 비운 후였다.

 “좀 늦었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니다. 당연한 순서이니 신경 쓰지 말거라.”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영은 자리에 앉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리고는 진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이렇게 은밀히 부르신 건지요?”

 “허허, 은밀할 것은 없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겠지.”

 “하면…….”

 진영의 말끝에 진서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했다.

 “진영아.”

 “예, 형님.”

 “무림에서 우리 가문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은 너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이지요. 그렇기에 형님이 지금 곤륜에 계시지 않습니까?”

 진영은 부드러운 미소로 답했다. 무공에 재능이 없는 자신을 대신해 가주의 자리를 마다하고 무림인의 길을 택한 형님이시다.

 다행히 진서는 진영과 달리 무공에 어느 정도 재능이 있는 편이었다. 물론, 도둑의 가문에서 나고 자란 만큼 가장 뛰어난 무예는 경공술이었다.

 때문에 지금 그는 곤륜의 전령단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하늘을 거닐고 다닐 정도로 경공이 뛰어나다 하여 천보협(天步俠)이라는 별호까지 지니고 있었다.

 “하면 어째서 무림에서 우리 가문을 특별히 견제하지 않는지는 알고 있느냐?”

 뜬금없는 질문에 진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마땅한 대답을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왜 이런 시점에 그런 질문이 나오는 것인지 생각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는 곧 깊은 생각을 거두고 미소로 답했다.

 “그야 형님께서 곤륜에 계시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형님께서 무림과 우리 가문을 잘 조율하신 덕분이겠지요.”

 “물론 그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것 말고 다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느냐?”

 “글쎄요. 굳이 말하자면, 무림에 별다른 피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요?”

 진영의 말에 진서는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다. 강호에서 우리 가문을 특별히 견제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능력이 눈에 띄게 뛰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과연 그렇게도 볼 수 있군요.”

 진영은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도둑 가문인 서녕 곽가의 절도 능력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이 아닌 강호에서까지 그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그저 각 문파에 은신과 잠입에 능한 정예 살수단 정도의 실력이라고 보면 딱 좋을 것이다. 물론 살인을 하지는 않지만.

 생각에 잠긴 진영의 귀에 진서의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하지만 만약 우리 가문에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도신이 태어난다면 어떻겠느냐?”

 순간 진영은 생각을 멈추고 입을 딱 벌렸다.

 “도신이라니요? 지금 도신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다. 도둑질과 도박의 신, 도신 말이다.”

 진영의 전신에서 한차례 전율이 일어났다.

 형님이 실없이 농을 하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의 전신에서 전율이 일어나고 있었다.

 가문 내에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도둑질과 도박의 신. 무엇이든 훔쳐낼 수 있고, 어떤 확률이든 뚫어낸다는 그 도신이 태어난다면 분명 강호에는 난리가 날 것이다.

 옛날 가문의 선조 중 한 분이 도신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을 때, 서녕 곽가에는 한 차례 혈겁이 일었고 멸족의 위기에까지 몰렸었다.

 헌데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지금 하시는 걸까?

 순간 진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진서를 바라보았다.

 “설마!”

 진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네 아이는 도신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진영은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제야 아이가 태어날 때 심상치 않았던 상황이 떠올랐다. 보통의 신생아보다 훨씬 작은 울음소리. 눈앞에 두고도 찾을 정도로 희미했던 존재감. 형님조차도 아기를 앞에 두고 찾지 못했다.

 때론 자신을 위한 비범한 능력도 자신을 해할 위험한 요소가 되는 법.

 곽진서는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찌하겠느냐? 이처럼 강호가 혼란할 때, 조카가 가문의 비기를 전수받고 도신으로 장성하려면 분명 그만한 위험이 따를 것이다.”

 진영은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자식의 뛰어난 능력 때문에 오히려 가문의 비기를 전수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슴 아팠다.

 그는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다섯 살이 되면 형님을 따라 곤륜으로 보내겠습니다.”

 진서는 동생의 두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대꾸했다.

 “잘 생각했다. 무공을 배운다면 보통의 무림인들처럼 성장하겠지만, 가문의 비기를 전수받는 순간 그 아이는 지나치게 뛰어난 도둑이 될 테지. 그렇게 되면 강호에서 그 아이를 가만히 놔두지는 않을 게야. 곤륜이라면 절도기술과 큰 상관이 없으니 안심해도 될 것이다.”

 진영은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이날 두 사람의 결정으로 인해 정확히 5년 후, 무영은 큰아버지 곽진서를 따라 곤륜의 속가제자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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