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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완결)바탈스톤(부제: 영웅의 돌) 1
작가 : 박지숙
작품등록일 : 2023.1.27

창세기 같은 히어로 탄생기!!!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다 있슴다.
공포 빼고 모든 장르가 들어 있는 이야기.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웅장하고 긴 이야기.

모두가 히어로가 되는 이야기 이라니까용.

나랑 사과 정원으로 같이 가실 분~
이 이야기 읽어보라니까요.

너무 재밌어서 배꼽빠지기 없기당?
너무 감동받아서 울지 않기당?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기당?

참고로 이 이야기는 2018-2019년도에 쓴 웹툰 시나리오를 장장 2년에 걸쳐 옮겼습니다.
아직도 다 못 옮겼어요.
소설 못쓰는 망생이가 노력을 아주 많이 해서 웹소설로 올려봅니당

문의 ooa_han@icloud.com
uahanada@gmail.com

 
PROLOGUE_ 001_바탈스톤 고대사 담당 파눔의 이야기.
작성일 : 23-01-27 17:43     조회 : 542     추천 : 0     분량 : 9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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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0000여 년 전 코미족(웅족) 마을.

 

 강 가 옆 드넓은 초원에 여남은 개의 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여기서 움집이란 신석기 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 보편적인 주거 형태를 말한다.

 

 한 마디로 인디언 텐트처럼 벽 없이 고깔 형태로 나무 껍질이나 말린 풀로 지붕만 만든 것.

 그럼 이 주거 형태에서 사는 사람은 신석기 사람임이 분명하다는 뜻.

 

 맞다.

 이곳은 대략 BC 10000 년 곰을 신이라고 생각하는 코미족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다.

 

 어쨌든 모여 살게 되면 가장 힘 센 사람이 있는 법.

 그 사람이 여기 강가 옆 마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다스리는 족장이다.

 

 족장의 집은 힘이 세다는 걸 증명하듯 다른 움집보다 컸다.

 정말 한 눈에 찾기 쉬운 족장의 움집으로 들어가보자.

 

 하이고. 이런..

 

 집 안에는 움집 지붕을 들썩거릴 정도로 코고는 소리가 진동했다.

 그 소리는 이 코미족에서 가장 힘이 센 자 족장의 코고는 소리였다.

 

 위용과 근엄은 보이지 않았다.

 대낮에 코를 드르렁 거리며 낮잠이나 자는 리더를 현대인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이 시대에는 당연한 거였다.

 왜냐고? 대장이니까..

 

 아무튼 그 대장은 자신이 대장임을 증명하려는 듯 커다란 곰 머리 가죽을 머리에 쓰고 있었다.

 잘 때도 쓰고 있는 걸로 봐선 24시간 쓰고 있는 걸로 보였다.

 

 갑자기 난데없이 한 사내가 입구를 대충 가린 가죽 덮개를 걷어내고 들어왔다.

 대장이 있으면 그를 보좌하는 부하가 있는 법.

 바로 부족장이었다.

 

 그가 코를 골며 단잠을 자고 있는 족장에게 소리쳤다.

 

 “족장님! 족장님!”

 

 호들갑스러운 부족장의 소리가 자리에 누워 있던 족장을 일으켜 세웠다.

 족장은 아직도 수면 부족이라는 듯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그리고는 멀뚱히 부족장을 바라보다 짜증이 난다는 듯 소리쳤다.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그리고 내가 잘 때는 하늘이 두 쪽이 나고 땅이 갈라질 때만 깨우라고 그랬잖아!!”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족장의 역정에 부족장은 풀이 죽었다는 듯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아, 알죠. 그렇지만 밖에 한 번 나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 누가 찾아왔어요.”

 

 “뭐라고?”

 

 “누가 찾아왔다고요.”

 

 “누가? 손님이야?”

 

 “저도 몰라요.”

 

 뭐 이런 경우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찾아왔는데 감히 나를 깨웠다고?

 족장은 부족장에게 화가 났지만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입구로 가 발을 옆으로 걷고 얼굴만 빼곰히 내밀어 밖을 보았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마을 풍경이었다.

 

 족장이 마을을 둘러보며 스캔하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한 소년을 보았다.

 바로 무시하고 다시 부족장이 말한 사람을 찾았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자 족장이 부족장에게 다시 물었다.

 

 “나를 찾아온 사람이 어디 있는데? 대체..”

 

 부족장이 족장이 움집 밖으로 내민 얼굴 바로 옆으로 고개를 빼곰히 내밀었다.

 

 “저기. 저기 있잖아요.”

 

 부족장이 가리킨 사람은 족장이 무시하고 지나친 마을 입구에 서 있던 소년이었다.

 

 “저기 보세요. 저 소년이 족장님을 찾더라고요. 못 보셨나요? 이렇게 잘 보이는데? 혹시 눈이 먼 건 아니시죠?”

 

 부족장이 족장의 얼굴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진짜 눈이 먼 건 아닌지 확인하는 듯 보였다.

 

 “손 치워. 눈 안 멀었으니까. 아까 봤다고. 아닐 거라고 생각한 거지.”

 

 부족장이 손을 치우자 족장이 그 소년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음.. 10살 정도 됐을까?

 피부는 붉고 머리는 새카맸다.

 나이도 어린데 지팡이도 가지고 있었다.

 입고 있는 옷은 여기 부족과 다른 옷이었다.

 이족(異族)이었다.

 

 소년을 훑어보던 족장은 순간 부족장에게 화가 났다.

 

 “그런데 너 이 자식. 고작 저런 꼬맹이 때문에 내 단잠을 깨운 거냐?

 그리고 다른 부족이 나타나면 눈에 띄는 대로 죽이라고 했어. 안 했어. 이 멍청아!!”

 

 부족장이 가스레인지에 곰국을 올려놓고 외출한 아줌마처럼 화들짝 놀랐다.

 

 “아, 맞다. 까먹고 있었어요. 죄송해요.

 이족이 우리 부족으로 들어온 건 처음이라 제가 경황이 없었네요. 전례가 없어서..”

 

 꽝!

 부족장의 머리로 족장의 큰 주먹이 내리 꽂혔다.

 놀라지 마시라. 이 시대에는 밥 먹는 것처럼 일상이었으니까..

 

 “빨리 가서 안 죽여!”

 

 족장의 명령에 부족장은 눈물을 찔금 거리며 투덜댔다.

 

 “아우, 예. 알았어요. 지금 죽이면 되잖아요.”

 

 대족장의 움집을 나선 부족장은 족장의 주먹 세례의 원흉, 이족 소년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부족장의 분노가 더욱더 치밀었다.

 

 그의 손이 중세 기사의 동작같이 서부 황야의 총잡이처럼 허리춤으로 향했다.

 

 부족장의 허리춤에는 이 시대 이 지역 최고의 신무기,

 바로 뼈로 만든 몽둥이가 매달려있었다.

 

 그냥 몽둥이가 아니었다.

 커다란 동굴 곰의 대퇴부를 지탱하던 넓적다리 뼈로 만든 몽둥이였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오직 코미족 상층부만 가질 수 있는 아주 희소가치가 높은 무기였다.

 역시 과거에도 최고의 권력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법이었나 보다.

 

 아무튼 부족장은 그 몽둥이를 뽑아 들고 소년에게로 향하며 중얼거렸다.

 

 “단번에 때려 죽여야지. 한 번에 때려 죽여야지.”

 

 

 그가 소년을 때려 죽이러 가는 새 마을에 흩어져 있던 코미족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싸움 구경엔 사람들이 모여 드는 법인가 보다.

 

 부족장의 움직임에 입구에 있던 소년도 부족장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건 도발이다.

 가만히 서서 맞아 죽어야 될 소년이 감히 걸어오다니..

 

 나무 막대기 같은 지팡이를 든 쬐그만 소년이.. 세상에나..

 최고의 신무기 동굴곰의 넑적다리 뼈를 들고 있는 부족장을 도발한 것이다.

 

 그래서 부족장은 분노를 너머 격분했다.

 

 “이 피래미 같이 작은 새끼가아아아아!!!”

 

 부족장이 고함을 지르며 소년에게 달려갔다.

 순간 소년이 깜짝 놀란 듯 걸음을 멈추더니 소리쳤다.

 

 “모두 무릎을 꿇어라!”

 

 엥? 뭐라고?

 부족장의 달려가던 스텝이 꼬였다.

 

 그 바람에 멈추게 된 부족장은 무언가 잘못 들었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또다시 소리치는 피라미 같은 소년.

 

 “모두! 무릎을! 꿇으래도!”

 

 순간 코미족 마을에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족장님. 무릎을 꿇으래요.”

 

 “족장님. 미친놈인 가봐요.”

 

 “족장님. 그냥 가만히 계실 건가요?”

 

 “족장님. 기분 안 나빠요?”

 

 코미족 사람들이 족장에게 쏟아낸 말이었다.

 

 코미족 수장, 코미족 절대 권력, 코미족에서 물리적으로 제일 힘이 센 자였던 족장도 그의 손이 허리춤으로 향했다.

 

 그가 부족장보다 더 크고 긴 넓적다리 몽둥이를 뽑아 들고는 소년에게 소리쳤다.

 

 “뭐? 이런 미친놈이.. 감히 누굴 보고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거야?

 흐흐흐흐. 보아하니 오늘 우리 일족의 저녁거리가 되고 싶은 모양인데 뜻대로 해주마.”

 

 족장이 넓적다리 뼈 몽둥이를 높이 치켜들고 파눔에게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한 방에 때려 죽이겠다아아아아!”

 

 

 “모두 지금 당장! 무릎을 꿇으래도!”

 

 소년이 사자후 같은 목소리로 소리치자 땅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

 족장과 부족장 그리고 코미족 사람들이 모두 얼어 붙었다.

 

 “지진인가?”

 

 족장이 중얼거리곤 땅에 납작 엎드려 땅의 소리를 들으려는 듯 바닥에 귀를 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다시 일어선 족장은 마저 하려던 일을 한다는 듯 다시 소년에게로 향했다.

 

 소년이 그런 족장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아이고. 진짜.. 미치겠네.. 어쩔 수 없지.”

 

 소년이 순간 손에 힘을 주자 그의 손에 동그란 빛이 만들어졌다.

 

 빛이라고는 햇빛, 달빛, 모닥불 빛, 그리고 폭우가 쏟아질 때 만들어지는 번개가 내는 빛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코미족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그 바람에 족장은 다리가 꼬여 앞으로 고꾸라졌고 부족장은 들고 있던 넓적다리 몽둥이를 손에서 떨어뜨렸다.

 

 고꾸라져 있던 족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소년이 말했다.

 

 “그러니까 무릎을 꿇으라고 했잖아.”

 

 족장이 소년에게 소리쳤다.

 

 “그게 뭐냐? 그 요상한 건? 마귀야?”

 

 “아니, 새로운 사람이야. 이게 뭔지 보여줄까?”

 

 소년이 말을 하고 나자 그의 손에 만들어졌던 빛이 커졌다.

 

 빛이 커짐과 동시에 공중으로 소년의 몸이 떠오르자 족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비며 말했다.

 

 “헉. 저.. 저게 뭐야? 지금 새처럼 하늘을 나는 거야?”

 

 소년이 족장에게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하늘을 나는 거야. 새처럼..”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지?”

 

 소년은 족장의 물음에 답을 하지 않고 코미족 사람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소리를 쳤다.

 

 “나는 하늘에서 온 사람이다! 모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 나에게 예를 표하라!”

 

 천지가 진동했다.

 지진은 바로 소년이 일으킨 거였다.

 그걸 알아챈 코미족 사람들은 모두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가장 힘이 센 자 족장도 마찬가지였다.

 이걸 어떻게 이겨? 족장의 머릿속에 맴돈 생각이었다.

 

 그는 이 시대의 법.

 가장 힘이 센 자에게 무릎을 꿇고 엎드리는 법을 따르며 머리를 땅에 조아렸다.

 그러자 그를 따르던 코미족 무리들도 머리를 조아렸다.

 

 역시 시대를 관통하는 진리.

 가장 힘이 센 자 한 놈만 제압하면 끝난다는 걸 잘 안다는 듯 소년은 만족에 충만한 미소를 짓더니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그러고는 그대로 족장을 향해 직진하자 자신을 죽이러 오는 줄 알고 겁에 질린 족장이 소리쳤다.

 

 “아이고, 하늘님! 살려 주십시오. 제발 살려 주십시오.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족장을 필두로 모두가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소년이 족장의 머리맡에 다가와 섰다.

 

 “고개를 들고 대답하거라. 네 이름이 무엇이냐?”

 

 족장이 고개를 들어 소년을 바라보았다.

 붉은 얼굴에 박힌 서글한 눈이 예뻤다.

 하지만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다.

 

 그가 도저히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다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바.. 바룬. 바룬이라고 합니다.”

 

 “고개를 들래도.”

 

 코미족 족장 바룬이 고개를 들자 소년이 씩 웃으며 말했다.

 

 “안녕? 반가워. 내 이름은 파눔이라고 해. 그리고 나는 하늘에서 온 사람이야.”

 

 바룬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서 비, 눈, 우박, 번개 그리고 운석만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사람도 떨어졌다는 소리에 바룬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예. 그.. 그렇습니까? 파눔 님.”

 

 “그래.”

 

 “한데 어찌 이 누추한 곳으로 오.. 오신 겁니까?”

 

 “그건 내가 할 일이 있어서야.”

 

 “무.. 무슨 일로..”

 

 “바로 내일을 구하는 일.”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겁니까?”

 

 “아니. 내가 말한 건 아주 먼 내일이라는 뜻이야.”

 

 바룬은 세 살 배기 아기가 된 기분이었다.

 그는 하늘에서 온 사람의 말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파눔이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자신의 머리로 떨어질 것 같다고 예상한 바룬이 눈을 질끈 감았다.

 

 “바룬과 그 일족은 들으라. 나는 오늘부터 너희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려 한다.”

 

 파눔은 때리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

 예상 밖에 결과에 바룬이 두 손을 들고 파눔의 족장 거행식을 행하는 듯 흔들며 소리쳤다.

 

 “와 아아아아아아!”

 

 바룬을 시작으로 코미족 모두가 그를 따라 했다.

 

 그런데 갑자기 파눔이 오만 인상을 쓰며 지팡이를 아래로 휘둘렀다.

 깜짝 놀란 바룬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피했다.

 

 하지만 맞지 않았다.

 예상 밖의 결과에 그가 얼굴을 가린 손을 치우고 앞을 보자 지팡이가 땅에 꽂혀 있었다.

 

 당황한 표정으로 지팡이를 바라보는 바룬을 본 파눔이 웃었다.

 바룬은 순간 창피해 얼굴을 붉혔다.

 파눔 이전에 코미족 제일 힘이 센 자의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가장 센 힘이란 이렇게 무시무시한 거였다.

 

 “너희들을 무섭게 하려는 게 아니야. 새로 시작하려는 거지.”

 

 말을 마친 파눔은 다시 미간을 찌푸리며 땅에 꽂힌 지팡이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우지끈!

 

 소리와 함께 땅이 갈라지고 지축이 흔들렸다.

 

 말 그대로 인공지진에 코미족은 다시 겁에 질렸고 파눔은 그런 코미족을 아랑곳 하지 않고 한 손을 하늘을 향해 뻗어 올렸다.

 

 지직. 지직.

 

 하늘을 향해 뻗은 파눔의 손에서 번개가 일었다.

 그러자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이내 세상은 어두워졌고 그 어둠 속으로 빗방울이 몰아쳤다.

 

 파눔이 다시 하늘을 향해 뻗은 손에 힘을 주자 이번에 검은 먹구름 사이로 천둥이 치며 번개가 일었다.

 

 우지끈! 꽝!

 

 인류 최초의 전기를 일으키는 자인지도 모르는 파눔.

 

 그가 구름과 지표면 사이 전류 이동 현상인 번개를 붙잡은 듯 한 줄기의 번개가 파눔이 땅에 꽂은 나무 지팡이로 내리 꽂혔다.

 

 콰직!

 

 낙뢰 소리가 울러 펴지자 코미족 사람들이 모두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게 중에는 우는 사람까지도 있었다.

 

 “하아. 진짜. 겁먹지 말래도. 다치지 않아. 자연 현상이니까.”

 

 어떻게 코미족들이 겁을 먹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힘이라고는 근육에 나오는 근력과 그 근력을 사용해 넑적다리 뼈 몽둥이를 휘두르는 게 최고인 이들에게 통하지 않는 말이었다.

 

 하늘의 힘을 사용하는 파눔에게 당연히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신비한 힘을 지닌 이방인 파눔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짜증이 났지만 한 편으론 이해도 갔다.

 그도 처음엔 그런 힘을 무서워했으니까 말이다.

 

 “모두 고개를 들어. 나를 무서워해서 피하면 안돼.

 너희들은 나를 도와 먼 훗날 다가올 악을 물리칠 씨앗이 되어야 하니까 말이야.”

 

 살살 달래는 파눔의 말에 코미족 사람들이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어? 저게 뭐야?”

 

 “하늘이 맑게 개었어.”

 

 “무지개도 떴잖아.”

 

 모두들 겁에 질려 움츠려 있는 통에 날이 갠지도 몰랐던 코미족 사람들의 입에서 말이 쏟아졌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에 다시 뜬 해에게서 나온 싱그러운 햇살에 나무와 풀들이 노래를 하는 듯 바람에 살랑거렸다.

 

 “다치지 않는다고 했잖아.”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진짜 하늘님이네.”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어? 하늘에서 온 사람.”

 

 “하늘에서 온 사람이라는데 우리 같은 사람이라고? 신이 아니고?”

 

 “사람이 어떻게 저런 걸 할 수 있나? 신이니까 부리는 거겠지.”

 

 파눔이 신인지 사람인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코미족의 웅성거림 사이로 한 사람이 소리쳤다.

 

  “어어? 저기 저기 좀 봐!”

 

 코미족 모든 사람의 관심이 한 곳으로 향했다.

 

 바로 파눔의 나무 지팡이.

 

 믿을 수 없게도 죽어 있던 나무 지팡이에서 새싹이 돋고 있었다.

 모두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새싹은 이내 무럭무럭 자라 잎이 되었고 가느다란 나무는 점점 굵어져 한 아름으로도 감싸지 못할 정도로 커졌다.

 

 지팡이가 아름드리 나무로 변하는 타임랩스.

 

 그 광경에 코미족들은 모두 신비한 마법을 본 듯 얼이 빠져 있었다.

 그렇게 커진 나무는 결국 코미족 사람들에게 그늘까지 만들어줬다.

 

 바룬이 아이처럼 촐랑대며 파눔에게 다가왔다.

 

 “이게 혹시 요술입니까?”

 

 “그래. 요술일 수도 있지.”

 

 “파눔님은 귀신이거나 요물이십니까?”

 

 “아니. 난 사람이야. 아까도 말했잖아. 하늘에서 온 사람이라고.”

 

 “그런데 사람이 어찌 마법을 부릴 수 있습니까”

 

 “그야 하늘에서 왔으니까 그렇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도 이보다 어렵지 않을 만큼 바룬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그가 연신 고개를 갸웃대자 파눔이 말했다.

 

 “아직 너희들이 알기엔 어려운 개념이야. 그냥 그렇다고만 알고 있어.”

 

 파눔의 주입식 교육이었다.

 이해하지 못하면 그냥 머리에 욱여 넣어라.

 그래도 쓸모는 있으니까.

 

 역시 주입식 교육의 효과였는지 파눔이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한 바룬의 질문은 더 이상 없었다.

 

 “그.. 그렇습니까?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왜 여기에 오신 겁니까?”

 

 인간의 기본 속성 중 하나.

 호기심.

 

 역시 바룬도 인간이었다.

 그가 궁금한 듯 질문하자 파눔이 말했다.

 

 “그건 내가 아직 끝맺지 못한 일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거든.”

 

 “그게 무슨 일이시죠?”

 

 “세상을 구할 일곱 개의 별의 힘을 지닌 바탈을 위한 일.”

 

 “바.. 바탈이 무엇입니까?”

 

 “영웅.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이지. 내 힘을 그들에게 주려고 해.”

 

 역시 파눔의 입에서 스핑크스를 다시 소환하는 수수께끼 같은 말이 쏟아졌다.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하는 바룬에게 파눔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바룬아.”

 

 바룬이 쳐다보자 파눔이 말했다.

 

 “첫 번째 우리가 할 일은 이거란다.”

 

 파눔이 나무 기둥에 손을 뻗었다.

 

 손에서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빛들이 춤을 추며 그림을 그리듯 형태를 만들었다.

 바룬이 보고 말했다.

 

 “빛이 이상합니다. 무슨 그림 같기도 하고 점 같기도 한데요?”

 

 “이건 빛이 아니라 문자란다.”

 

 “문자요? 그게 무엇입니까?”

 

 “서로 말 대신 생각을 전하는 도구란다.”

 

 헉. 말도 안돼.

 말을 하지 않고 생각을 전한다니..

 뭐 바디 랭귀지도 있지만 그건 몸으로 하는 거고 도구로 생각을 전한다는 말에 바룬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정말 말을 하지 않고요?”

 

 “그래. 그래서 이걸 지켜줘야겠어. 너희들이 말이다.”

 

 파눔이 손 끝에 힘을 한 번 더 주자 빛 기호들이 나무 기둥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파눔의 손에 만들어진 빛은 사라졌다.

 

 바룬이 나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가 이 나무를 지키라는 말씀이시군요.”

 

 “어떻게 알았지? 그래 맞아. 이 나무를 지켜야 해. 이게 도장이거든.”

 

 “도.. 도장이요?”

 

 “응. 도장. 내 것이라는 걸 증명하는 거야.

 나중에 이 도장의 주인이 나타나면 그들에게 이 나무를 전해줘야 하는 거야.

 이 도장이 이 세상을 구하게 될 거니까.”

 

 “그거야 어렵지 않습니다만.. 나무가 불에 타거나 죽으면 어떡합니까?”

 

 “사라지지도 않고 불에 타지도 않아. 그건 걱정하지 말거라.”

 

 불에 타지 않거나 죽을 수 없는 나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바룬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계속 고개만 갸웃거렸다.

 

 

 “이 나무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파눔.”

 

 어느새 둘 옆에 와 있던 부족장이 말하자 파눔이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머리를 긁었다.

 

 “나도 몰라. 그날에 주웠던 것이거든..”

 

 파눔의 황당한 대답에 부족장이 멍한 눈으로 말을 잇지 못하자 족장이 말했다.

 

 “그럼 바탈 나무라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바탈에게 전해줘야 하는 나무라고 했으니까.”

 

 “그거 좋다. 어차피 바탈을 위한 나무이니까.”

 

 파눔의 칭찬에 바룬이 헤벌쭉 웃었다.

 

 “나와 함께 미래를 구하자. 바룬아. 대신 너희들은 내가 지켜줄 게.”

 

 파눔이 작은 손을 바룬에게 내밀자 그가 그의 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파눔. 어차피 무서워서 안 할 수도 없거든요. 안 한다고 하면 때리실 거잖아요.”

 

 “그건 너희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래. 내가 작다고.. 손을 잡으면 때리지 않아. 절대로..”

 

 “그게 그 소리잖아요.”

 

 “그.. 그런가?”

 

 파눔이 멋쩍은 듯 배시시 웃었다.

 그런 그가 내민 손을 바룬이 덥석 잡으며 말했다.

 

 “때리지 마세요. 손을 잡았으니까.”

 

 바룬의 말에 갑자기 파눔이 깔깔 웃기 시작했다.

 바룬과 부족장도 덩달아 웃었다.

 

 이로써 이방인 파눔의 등장 그리고 그에 따른 이방인 파눔과의 갈등이 모두 해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힘으로 제압한 거였지만..

 어쨌든 해결됐으니 엔딩이다.

 

 아니 이제 시작이다.

 

 파눔은 부푼 희망을 담고 그대로 북쪽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가로 눈물이 스몄다.

 그가 마음속으로 말했다.

 

 ‘고마워. 자붐비. 그리고 미안해. 안녕.’

 

 

 

 2019년 5월.

 광활한 우주.

 유성체 하나가 궤도를 이탈해 지구로 향하고 있었다.

 계산에 따르면 바로 한반도 근처로 추정되는 유성체.

 

 바다에 떨어질 수도 있고 산 속에 떨어질 수도 있는 운명을 가진.

 하지만 이 유성체는 그냥 유성체가 아니었다.

 

 바로 바탈을 깨우기 위해 지구로 떨어지는 약속된 유성체.

 그리고 파눔의 예언이 시작 될 바탈 스톤이 들어 있는 유성체였다.

 

 그 유성체가 지금 바탈들을 깨우기 위해 우주에서 지구로 향하고 있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이곳엔 처음으로 글을 올리네요.

 

 미흡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추신: 1막만 참고 봐 주세요. 포기하면 미래의 왕좌의 게임을 놓치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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