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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오늘의 내 작품
작가 : 신통한노트
작품등록일 : 2022.8.17

오늘의 내 작품 선택

 
마우스를 클릭하면 새로운 동그라미가 나온다
작성일 : 22-08-17 01:35     조회 : 388     추천 : 0     분량 : 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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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우스를 클릭하면 새로운 동그라미가 나온다

 

 전창수 지음

 

 

 1.

 

 현정은 그 녀석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있는 어둠은 주변의 빛에 가려 너무 슬픈 현실이 현정의 앞에 가로 막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녀석은 저렇게 큰 무대에서 저렇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 현정을 씁쓸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녀석에게 환호했다. 그 녀석이 손을 들어 온몸으로 환호하는 몸짓을 하면서 노래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면 사람들의 들뜬 마음들이 여기저기서 움직거렸다.

 세상은 절대 공평하지 않다. 그 녀석이 내게 무슨 짓을 했는데, 저 녀석은 저렇게까지 큰 무대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나는 이렇게 형편없이 초라한 식당에서 겨우겨우 알바로 삶을 연명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현정에게 가득찼다. 간신히 휴가를 내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모아서 저 녀석의 꼴쌍이나 보자고 시큰둥해 있는 자신의 모습은 더없이 초라해 보였다.

 현정은 저 녀석을 저 무대에서 반드시 끌어내리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저 녀석이 내게 했던 짓을 모두 세상에 공개하고 저 녀석을 어둠 속으로 밀어넣으리라 다짐했다. 지금 이 순간, 현정은 그것을 결심했다. 현정은 열광하고 있는 무대를 향해 뛰어갔다.

 

 

 

 2.

 

 잠시 후, 현정이 무대 위에 서 있었다. 서 있는 현정에게 플래시가 터졌다. 터진 플래시 속에서 새들이 새어 나왔다. 새들은 현정이 서 있는 무대 위로 날아들더니, 현정의 어깨 위에 살며시 내려 앉았다. 현정은 그 새들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조금 전까지는 그 녀석의 무대였는데, 갑자기 현정의 무대가 되었다.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었나, 하는 현정의 생각은 “앵콜”이라는 관객의 환호 속에서 정신이 퍼뜩 들면서, 당황스런 침묵이 찾아왔다. 현정은 앞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서, 그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그 녀석은 현정을 보고 있었다. 저 녀석이 왜 저기에 있지? 하는 생각을 뒤로 하고, 음악소리가 울려퍼졌다. 현정은 갑자기 신나는 음악이 나오자, 율동을 하기 시작했다. 손을 앞뒤로 흔들고, 발을 양옆으로 내딛으면서 경쾌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저 멀리에서 그 녀석은 현정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 녀석은 환호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녀석이 무대를 향해 뛰어오는 것을 보았다. 현정이 정신없이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사이, 뛰어오던 그 녀석이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현정은 아찔했다. 음악소리의 클라이맥스가 다가오자, 사람들이 더욱 더 환호했고, 현정은 더욱 큰 몸놀림으로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정은 보았다. 바로 눈앞에서 그 녀석의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현정은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3.

 

 하늘에서 구름이 떠 다녔다. 현정은 지금 어딘가에서 그 녀석을 내려다보고 있다. 현정이 있는 곳은 지금 건물의 위다. 천정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현정은 지금 자신이 납치된 상황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의 위에 있는 창문과 건물의 앞에 있는 창문 너머로 구름은 흘러다녔다. 현정은 자신이 어딘가 매달려 있는데 어떻게 매달려 있게 된 것인가 궁금했다. 그 녀석은 지금 무대 위에서 열광적인 관중들에 둘러쌓여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있다.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있는 그 녀석에게 달려가 몇 대 쥐어패주고 싶었으나 천정에 묶여 있는 현정은 그럴 수가 없었다. 저 녀석을 어떻게 혼내주지 하는 생각에 현정은 그 녀석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현정은 주머니에 뭐가 있는지 뒤져보았다. 초록색볼펜이 하나 들어 있었다. 이런. 겨우 이걸로 뭐하지? 현정은 그 녀석을 망칠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달려 있는 줄은 좀처럼 현정을 놔주지 않았다. 현정은 초록색볼펜으로 줄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이놈의 줄을 끊어버리리라. 볼펜의 딸각소리와 함께 현정은 작업을 시작했다.

 

 4.

 

 민술은 현정을 바라보았다. 현정이 자신의 앞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민술은 자신의 처지가 어떤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현정에게 했던 짓은 용서받아 마땅한 짓은 아니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현정은 말했었다. 내게 이렇게까지 하고도 네가 잘 사는지 보자고. 민술은 억울했다. 같이 술 마시자고 했는데, 자신이 술을 못 마셔서 그냥 커피만 마시자고 한 것이 그렇게 잘못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에 너무도 억울했다. 그래서 현정에게 너무도 안 맞아서 헤어지자고 말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렇게 큰 일인가. 저렇게까지 내게 적대를 할 일인가. 나한테 차인 게 그렇게 억울했나. 민술은 현정이 날아오는 곳으로 자신의 요술봉이라 할 수 있는 초록색 볼펜을 날렸다. 현정이 사라졌다. 성공이다. 그런데, 초록색 볼펜이 왜 안 돌아오지? 민술은 이 상황이 난처했다. 초록색 볼펜이 돌아와야 되는데. 왜 안 돌아오지? 잠시 후, 민술은 현정이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았다. 관객이 열광했다. 민술은 현정에게도 분명히 뭔가 큰 요술봉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대론 안 되겠다. 민술은 현정에게로 내달렸다. 현정의 당황한 눈빛이 역력했다. 민술은 남은 성냥개비 한 개를 현정을 향해 날렸다. 현정이는 성냥개비 속으로 들어갔다.

 

 

 5.

 

 현정은 초록색 볼펜으로 계속 힘을 써 봤으나, 현정을 묶고 있는 줄은 조금도 갈라질 줄을 몰랐다. 그때, 현정은 머리가 근질근질한 것을 느꼈다. 현정이 머리를 만지자, 뭔가가 머리를 긁고 있었다. 이게 뭔지, 현장이 슬쩍슬쩍 머리를 만지는데, 뭔가가 현정을 톡톡 쳐댔다. 에잇, 넌 뭐냐, 이러는데, 현정의 눈앞으로 성냥개비 하나가 나타났다. 날아다니는 성냥 같았다. 현정은 성냥개비를 잡아 보려 애썼으나 성냥개비는 잘도 도망쳤다. 도망치는 성냥개비에게 현정은 들고 있던 초록색 볼펜을 날려보냈다. 순간적으로 앗, 내 초록색 볼펜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초록색 볼펜은 이미 현정의 손을 떠나 성냥개비를 향해 날아갔다. 현정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으나, 이미 떠난 초록색 볼펜을 어쩌지 못했다. 현정이 날아간 초록색 볼펜을 바라보았다. 날아간 초록색 볼펜이 성냥개비의 옆에 나란히 서서 허공에 떠 있었다. 현정은 그 녀석들은 대체 뭔지 궁금했다. 현정은 그 녀석들에게 말했다. 너네 뭐야! 이리 안 와! 그러자, 그 녀석들이 히죽거렸다. 아니, 이 녀석들이. 그러자, 그 녀석들이 또 다시 히죽거렸다. 이 못된 것들이! 현정이 그렇게 말하자, 그 녀석들이 현정의 눈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뭔가의 명령을 기다리는 듯, 가만히 현정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현정은 그 녀석에게 또 소리질렀다. 이거 풀러! 빨리! 그러자, 그 녀석들이 현정이 대장이라도 되는 듯이 현정을 묶은 줄을 풀려 하고 있었다. 현정이 뭔가에 소스라치게 놀라, 그 녀석들에게 다시 소리를 질렀다. 야, 잠깐! 나를 저 밑으로 데려다주고 풀러야지? 이대로 떨어져 죽으라고? 그러자, 성냥개비와 초록색볼펜은 어리둥절하다는 닷이 저 밑과 밧줄과 현정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 녀석들이 왜 이러지? 현정은 이 녀석들이 갑자기 자기 말을 듣는다는 걸 눈치챘다. 그래, 내 부하들이 되었단 말이지, 너희들이? 현정은 성냥개비와 초록색볼펜에게 말했다. 우선, 나를 저 밑에까지 내려놓아. 그러자, 그 녀석들이 현정을 묶고 있던 줄을 끌어당겨 밑으로 서서히 내려다 놓고 있었다. 관객들의 열광을 받느라 미처 현정을 신경 못 썼던 민술이 현정이 내려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민술의 인상이 몹시도 찡그려졌다.

 

 

 6.

 

 동희는 자신이 너무도 좋아하는 가수 이민술의 인상이 찡그려지는 것을 보자, 환상이 확 깨졌다. 너무도 잘 생기고 너무도 자상하고 너무도 좋아하는 가수가 인상을 찌푸리다니.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큰 무대에서 인상을 찌푸리는 저런 사람이라니. 동희는 그래서 이민술이 싫어졌다. 이민술이 좋아서 같이 이민술의 무대를 갔던 친구들도 이민술이 인상을 찌푸렸다면서 서로서로 저 사람, 위선자라면서 그만 가자는 말들이 나왔다. 한참 무대 위에 즐기고 있던 민술의 무대가 점점 초라해져 가고 있었다. 동희를 비롯해 거기 있던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찌푸렸던 민술이 인상이 울상이 되었다. 관객들이 하나도 없이 떠나자, 민술은 다시 현정을 볼 수 있었다. 묶여있던 현정이 이미 다 풀려 있었고, 거기 초록색 볼펜과 성냥개비가 둥둥 떠서 현정의 앞에서 현정을 보고 있었다. 민술은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는 몰랐으나, 민술의 마지막 무기인 갈색 형광펜을 날렸다. 현정이 날아오는 형광펜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현정은 날아오는 형광펜을 뭐라고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7

 

 민술은 현정이 중얼거리는 한마디를 들었다. 너도 내 거다! 그러나 그 말이 통할 리 없었다. 왜냐하면, 이 형광펜 볼펜은 민술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갈색 형광펜은 현정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자 저 멀리서 갑자기 동희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현정을 향해 소리쳤다. 네가 현정이냐? 네가 우리 오빠 인상 찡그리게 했지? 너 때문에 내가 속을 뻔 했잖아. 우리 오빠가 싫어하는 게 너지? 현정이 당황했다. 떠났던 관객들이 다시 민술의 무대를 보러 돌아오고 있었다. 관객들은 다시 이민술, 이민술을 외치며 환호하고 있었고 현정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현정은 초록색볼펜과 성냥개비를 향해 저 갈색형광펜을 잡아 오라 명령했지만, 초록색볼펜과 성냥개비는 이민술을 환호하는 관객들 사이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관객들이 성냥개비와 초록색 볼펜에 열광하면서 이민술을 계속 외쳐댔다. 그리고 이민술을 환호하는 관객들은 현정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현정을 죽일 듯한 기세였다. 현정에게 두려움이 다가왔다.

 

 

 8.

 

 성냥개비와 초록색 볼펜은 관객 사이에서 환호를 받고 있고, 갈색 형광펜이 동희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이민술은 관객들의 환호와 함께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다. 하늘에 구름은 양떼 모양을 하기도 하고 소몰이 모양을 하기도 하고 나귀 모양을 하기도 하면서 여기저기로 흐르고 있었다. 무언가에 정신 나간 듯 하늘을 바라보는 현정의 삶 너머로 그 녀석이 있었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관객들은 무엇일까.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 녀석은 무엇일까. 자신을 향해 다가왔던 초록색 볼펜과 성냥개비와 갈색 형광펜은 무엇일까. 현정은 본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사람들이 민술의 흥겨움에 빠져서 열광하는 것을. 민술은 한층 더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현정은 그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 바라보는 순간들에서도 하늘과 구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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