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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진 기억 속의 그대
작가 : 춘시기
작품등록일 : 2022.2.1

르미에르 클라크.
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다 준 전쟁영웅.
그런 르미에르에게 내려진 주군의 특명.
“클라크경. 적국 레어티스의 사라진 황제를 찾아와.”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지 않나?"
"바빠 죽겠는데 어디서 뻔한 작업멘트야?"
조금씩 되살아나는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적국의 황제.
그리고 르미를 휘감는 신경쓰이는 남자들

 
Prologue
작성일 : 22-02-01 01:48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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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칠흑처럼 어두운, 그러나 아주 작은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달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머리칼.

 

 그 사이로 보이는 금빛의 두 눈동자가 정처 없이 일렁였다.

 

 흰 피부를 타고 쉴 새 없이 흐르는 물방울은 달의 한 조각 같이 반짝였다.

 

 “지금 이 순간 그대의 목을 가르기 위해 나, 르미에르 클라크. 주군의 명을 받고 이 자리에 섰다.”

 

 아름다운 목소리는 일렁이는 눈동자와는 다르게 어둡게 침잠하여 감정이 사라진 듯했다.

 

 그녀는 천천히 팔을 들었고,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서슬 퍼런 칼날이 번뜩이며 남자의 목에 닿았다.

 

 마치 석상인 듯 전혀 미동도 없는 남자의 목으로.

 

 “그래, 결국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 언젠가 그대의 손에 내 모든 것이 주어지는 날이.”

 

 마찬가지로 미동 없이 낮게 깔린 목소리였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뜨거움으로 가득 차 넘쳐흘러 칼날만큼이나 시린 공기를 뜨겁게 달구는 듯했다.

 

 그의 말에 일렁이던 눈동자는 순간 얼어붙은 듯했으나 거기까지였다.

 

 왼쪽 팔을 들어 힘줄이 돋아난 핏기 없는 오른손 위에 포갠 후 번뜩이는 칼을 높이 치켜드는 모습까지도 춤을 추는 것처럼 눈이 부셨다.

 

 마지막으로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검은 두 눈동자와 마주했다.

 

 너무나 차가워 뜨겁다고 느껴질 듯한 번뜩임을 똑바로 마주한 채 있는 힘껏 칼을 내리쳤다.

 

 “끝이다!”

 

 

 

 <1>

 

 하얗게 점멸된 세상.

 

 부드럽고 차가운 무언가 가 얼굴에 닿기 시작했다.

 

 그 자극은 마침내 굳게 감겨 있던 두 눈을 조금씩 움직이게 하는데 성공했다.

 

 길고 검은 속눈썹 사이로 그보다 더 어두운 두 눈동자가 드디어 세상을 향해 모습을 들어냈다.

 

 눈을 한 번 깜박일 때마다 하얗던 세상은 조금씩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그의 모든 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차가움, 간혹 들리는 숲의 기척들.

 

 그가 기억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마치 방금 들은 듯 생생히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뿐.

 

 ‘다니, 정신 차려!

 

 지팡이 손에서 놓으면 안 돼!

 

 기억해, 내가 널 찾을 거야.

 

 반드시.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 기억해.

 

 다니!!’

 

 어느새 시야는 완전히 돌아왔다.

 

 다니의 눈앞에는 소복이 눈이 쌓인 침엽수와 흐릿하게 빛나는 하늘뿐이었다.

 

 주변은 눈이 쌓이는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했지만 귓가에는 그 목소리가 시끄럽게 메아리쳤다.

 

 어느새 그 목소리도 서서히 수그러들었고, 다니는 왼쪽 팔을 들어 올려 손이 쥐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어찌나 세게 쥐고 있었는지 뻣뻣해진 손에는 붉은 보석이 박혀 있는 갈색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지팡이의 몸체는 섬세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원래 있던 자리에 팔을 내려놓은 다니는 눈을 감고 무언가를 떠올려 보려 했다.

 

 하지만 아까 그 목소리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붉은 입술은 작은 입김을 뱉었다.

 

 어째서인지 차가움만 느껴질 뿐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기에 다니는 그대로 계속 누워 있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저 마음 깊은 곳 아득한 곳에 무언가 요동쳤지만, 끄집어 내기에는 너무 깊이 있었기에 지금의 잔잔함을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잔잔함도 오래가지 못했다.

 

 생명의 냄새를 맡은 숲의 늑대들이 하나 둘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붉은 입술은 다시 한번 작은 입김을 뱉어냈고, 그제야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다행히 눈밭에 누워있던 시간이 길지 않았는지, 얇은 옷 위에 쌓인 눈은 그리 많지 않았다.

 

 건장한 사내라 할지라도 늑대를 보면 본능적으로 몸이 움츠러들 법도 하지만 다니의 본능은 늑대 무리를 보았음에도 별 반응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큰 감응을 느끼지 못한 듯한 검은 눈동자가 늑대들을 향하자 오히려 늑대들이 주춤했으나, 추운 겨울 숲에서 이만큼의 사냥감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늑대들은 더욱 이를 들어내며 으르렁거렸다.

 

 늑대들의 번뜩이는 이빨 사이로 뜨거운 숨이 급박하게 들락거렸다.

 

 어느새 열댓 마리의 늑대들은 다니의 주위를 에워쌌다.

 

 가장 앞에 있던 녀석이 순식간에 다니의 목을 향해 달려들었다.

 

 곧이어 다른 녀석들도 하나 둘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달려들기 시작했다.

 

 “깨갱!”

 

 다니는 서있는 그 자세 그대로 왼손에 들려 있던 지팡이를 휘둘러 가장 먼저 뛰어오른 늑대를 눈 깜짝할 사이에 내던지고는 다른 늑대들도 손쉽게 쳐냈다.

 

 순식간에 다섯 마리가 당하자 나머지 늑대들은 꼬리를 말고 도망쳤고, 다시 다니 혼자 남았다.

 

 축 늘어져 있는 다섯 마리 늑대와 함께.

 

 

 * * *

 

 

 르미에르 클라크.

 

 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다준 전쟁영웅.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에서 끊임없이 칭송되고 있었다.

 

 마침 겨울이 끝나는 시기이기에 온 나라는 잔뜩 들떠서 밤새도록 축제를 벌였다.

 

 하지만 정작 르미에르는 전쟁 기간의 기억이 날아가 버려서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하….”

 축제를 즐기기는커녕 침대에 대자로 누워서 게으름 피우는 것도 이제는 질렸다.

 

 똑 똑

 

 “들어와.”

 

 노크의 소리만 듣고도 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텐과는 처음 황궁에서 기사 훈련을 받을 때부터 지겹게 붙어 다녔다.

 

 부드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텐은 평소처럼 생글거리는 미소를 짓지 않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몸을 반쯤 일으키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르미, 폐하께서 부르셔.”

 

 

 드디어!

 

 즉위한 시점부터 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황제는 전쟁 영웅이 마지막 전투 때의 사고로 기억까지 잃자 이 기회에 쉬고 싶은 만큼 쉬라며 무기한 휴가를 주었다

 

 “그렇게 심각한 표정 지을 일이 아니잖아.

 

 얼른 가자!”

 

 르미는 스프링처럼 침대에서 튀어나와 순식간에 텐 앞으로 다가서며 재촉했다.

 

 옆으로 비켜선 텐 옆으로 르미는 성큼 앞장서서 걸어갔고 그 뒤를 텐이 따랐다.

 

 황제의 집무실 앞에서 잠깐 멈춰 섰을 뿐 빠른 발걸음으로 황제 시크넬 앞에 섰다.

 

 시크넬의 금발이 오후 햇살을 받아 주홍빛으로 반짝거렸다.

 

 르미는 그 모습이 퍽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르미에르 클리크, 위대한 테니아 제국의 태양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르미, 일주일 동안 안 봤다고 그렇게 깎듯하게 예의를 차릴 사람이 아니잖아.”

 

 시크넬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놨다.

 

 “그래, 휴가는 충분히 즐기고 있어?”

 

 “그럴 리가요. 벌써 몸이 근질근질한걸요?”

 

 르미는 따뜻한 녹색 눈동자를 마주 보며 씩 웃으며 대답했다.

 

 시크넬은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더 쉴 생각은 없는 거지, 르미?”

 

 “네. 얼른 폐하의 명령을 수행하고 싶습니다.”

 

 르미는 짐짓 진지한 척 자세를 바로잡았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쉰 시크넬은 르미를 향해 몸을 살짝 기울였다.

 

 “클라크 경의 뜻이 그렇다면, 아주 중요한 임무를 주지.

 

 적국 레어티스의 사라진 황제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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