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하는 너에게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21.12.21

사랑하는 모두의, 이야기

 
기억의 시작
작성일 : 21-12-21 00:21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193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런 날이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과 넘치는 긴장감이 속을 울렁거리게 하는. 그래서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를… 다른 무언가에 관심이 돌려져야만 다시 현실로 소환되는, 그날의 아침이었다.

 

 “잔액이 부족합니다.”

 

 버스에 오르던 승객은 들려온 소리에 허둥지둥했다. 많지 않은 승객들이 소리가 나는 그곳을 바라보았고, 그 승객은 들고 있던 가방과 입고 있는 옷의 주머니로 분주하게 손을 움직였다. 그런 동작만 봐도 그에게 마땅한 해결책은 준비 되어 있지 않은 건 확실했고, 결국 민망해 하며 버스에서 내리는 장면이 이어질 거였다.

 

 “일반 두명으로 찍어주세요.”

 

 그 승객 뒤에 있던 어려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카드를 버스 카드 단말기에 가져다 댔다.

 

 잔액이 부족했던 남자는 엄청 고마워하면서 어쩔 줄 몰라했고, 그때서야 버스 안의 공기를 의식한 듯 어색하게 자리를 옮겼다. 버스 안 빈자리로 향하며, 뒤에 있던 남자에게 자신의 오늘 아침을 전하고 있었다. 야근을 하느라 늦잠을 잤고, 이 버스를 놓치면 회사에 지각인데, 지갑도 두고 왔다는 말을 하곤,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갚아야 되는지 물으며, 자신의 뻗친머리를 연신 수습하고 있었다.

 

 상대 남자는 자신도 예전에 도움을 받은 적 있기에, 다음에 혹시 이런 일이 있음 도움을 주는게 어떻겠냐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둘의 어색한 대화가 멈추고 버스 안은 기사님이 켜 놓은 라디오 소리만 들려왔다.

 

 버스 안 승객들은 설명할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며, 잘 마무리 된 드라마의 결말을 본 듯 다시 평온해졌다. 꼭 집어 뭐라할 수 없는.. 달라진 분위기였다.

 

 차창 밖 눈부신 햇살이 달리는 차들의 유리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었다. 아직은 분명 차가울 것 같은 바깥의 공기는 신기하게도 새로움에 대한 설렘을 다시 갖게 했다. 그렇게 3월은 시작되고 있었다.

 

 

 

 

 조금은 일찍 서두른 아침이었다. 여유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버스에 오를 때, 요금이 부족해 당황하던 앞의 사람 대신 요금을 내어줬다.

 

 지난 번 잔액이 부족해 당황했던 순간이 떠올랐고, 그때 앞자리에 앉아 계시던 분께서 웃으며 대신 내어주셨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었다. 그분이 그랬었다. 다음에 다른 사람을 도울 일이 있을 거라고.

 

 그 순간이 왔고, 망설이지 않고 그 순간을 갚았다. 뿌듯했다. 그래서 고맙다는 남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아무렇지 않게 전해진 약속은 아마 잘 이루어질 것 같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버스에서 내렸다. 무심히 걷다보니 앞에 걷던 사람이 계속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걸음을 늦췄다. 앞의 사람이 꽤 천천히 걸었기에 그냥 그렇게 함께 걸었다.

 

 그 걸음은 긴장한 것 같기도 했고, 설레어 하기도 한 것 같았고, 뭔지 모를 여유도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냥 그렇게 같이 걸었다.

 

 아침의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었다.

 

 앞에서 걷던 사람의 벨소리가 울렸고, 그 사람은 잠시 걸음을 멈추며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 대고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통화를 하는 것임에도 앞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 손짓과 어깨를 흔드는 큰 동작에 살짝 웃음이 났다. 다행히 뒤를 돌아볼 생각까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한참을 걷던 그 사람은 건물 입구 한쪽 구석으로 갔다. 괜히 오해하거나 방해 될까봐 몸을 살짝 건물에 더 붙여 입구로 갔던 거 같다.

 

 “엄마, 나 잘할 수 있겠죠?”

 

 “아.. 어쩌지.. 막 떨리는데..”

 

 말소리가 들렸다. 그냥 궁금했다. 그 말들이 자신의 지금 기분과도 비슷했기에 자신도 모르게 공감하고 있었다.

 

 건물 입구로 들어가지 않고 살짝 그쪽을 바라봤다. 앞에서 걸을 때 느껴졌던 그 여유는 오간 데 없었고, 머리카락도 당겼다가, 가방의 줄도 정신 없이 만졌다가,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응. 괜찮아요, 걱정마요. 나 잘할게. 홧팅.”

 

 “아빠도 걱정하지 말기. 아빠 딸 잘하고 갈게요.”

 

 예뻤다. 그 뒷모습이. 그 말들이 예뻤다.

 

 아무소리 들리지 않는 찰나의 고요한 바람이 지나가는 그 아침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6 This is our page. <2> 2022 / 12 / 21 218 0 9215   
45 This is our page. <1> 2022 / 12 / 21 201 0 6934   
44 My Everything (마지막 이야기) 2022 / 3 / 30 206 0 6417   
43 시작하는 연인 2022 / 3 / 28 214 0 6297   
42 다시, 사랑한다 말하다. 2022 / 3 / 25 215 0 4457   
41 눈물이 흘러.. 2022 / 3 / 23 219 0 4635   
40 소식 2022 / 3 / 21 221 0 4658   
39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대.. 2022 / 3 / 18 209 0 6213   
38 이별증후군 2022 / 3 / 16 226 0 4467   
37 운명 2022 / 3 / 14 220 0 6070   
36 어떤 이별 2022 / 3 / 11 217 0 4414   
35 진심 2022 / 3 / 9 224 0 5917   
34 사랑이라는 이유로 2022 / 3 / 7 231 0 5548   
33 너에게 2022 / 3 / 4 226 0 6698   
32 우리가 헤어진 이유 2022 / 3 / 2 243 0 4576   
31 어느 늦은 밤 2022 / 2 / 28 227 0 4996   
30 떠나가지 말아요. 2022 / 2 / 25 236 0 5206   
29 그럼에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준다면.. 2022 / 2 / 23 239 0 4810   
28 그늘에 들다. 2022 / 2 / 21 222 0 4546   
27 나의 죄를 사하여 주소서. 2022 / 2 / 18 236 0 5242   
26 착각은 결국 거짓이 되어 돌아왔다. 2022 / 2 / 16 239 0 4878   
25 그 여름의 그들 2022 / 2 / 14 225 0 5374   
24 시간 속의 기억 2022 / 2 / 11 224 0 4551   
23 이런 내 마음 아는지.. 2022 / 2 / 9 248 0 5593   
22 나만의 태양 2022 / 2 / 7 242 0 7800   
21 결코 변하지 않기를.. 2022 / 2 / 4 249 0 5379   
20 눈이 내리는 밤에 2022 / 1 / 31 254 0 6421   
19 좋은 날 2022 / 1 / 28 249 0 5338   
18 있는 그대로의 모습 2022 / 1 / 26 236 0 5396   
17 화양연화 2022 / 1 / 24 245 0 575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그러니까 우리는
장선
기억합니다.
장선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