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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뻔했던 이야기
작가 : 이림림
작품등록일 : 2021.9.6

득종, 건우, 장희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술을 한잔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그들은 술에 취해 그들이 나온 초등학교에 오랜만에 가보기로 한다. 초등학교는 오래전 기억보다 더 낡아 있었고 더욱 기괴한 모습이었다. 주변을 돌아보던 그들 중 건우는 학교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한 여자의 말에 이끌렸고 득종이와 장희가 막아섰지만 학교에 들어서고 만다. 그런데, 건우가 들어가자마자 복도를 비추던 그의 불빛이 사라지고 마는데..
뻔한 이야기들만 모아놓은..
- 아주 뻔한 이야기-

 
1. 초등학교
작성일 : 21-09-06 21:37     조회 : 481     추천 : 0     분량 : 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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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했던 이야기

 

 

 시골의 밤은 지독하게도 어두웠다. 우리는 보통 밤을 떠올릴 때, 네온싸인 불빛이나 간판 불빛, 옅은 가로등 불빛이라도 있는 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골의 밤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지독함 그 자체이다.

 달이라도 떠있는 밤에는 달빛이 푸르르게나마 비추지만, 달빛도 구름에 감싸진 그런 밤은 정말 지독하기 그지없는 어둠 그 자체였다.

 

 우리는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그 지독함 속에서 여름의 더운 열기를 느끼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야, 이 시간에 무슨 학교야..”

 

 언제나 그랬듯 득종이는 조금 신경질적인 어투로 이야기했다. 건우는 그런 득종이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재밌잖아. 그냥 앞까지만 가보자고.”

 

 핸드폰을 내려다보니 시간은 10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환한 핸드폰 불빛을 끄니 주변은 온통 어둠, 가까운 곳도 먼 곳도 어디도 단 한 줌의 빛도 없었다.

 

 “그냥 가서 술이나 더 먹자, 경비아저씨 있을 수도 있잖아.”

 “야, 폐교된 학교에 경비아저씨가 어디 있어. 아 진짜 한번 해보고 싶어서 그래. 딱 운동장만 한번 돌아보고 가자.”

 “어우 진짜 저 개진상.”

 “최장희 저 놈은 진짜 악취미야. 술 먹고 학교에 오는 놈이 어디 있어, 그것도 폐교된 학교 뭐가 좋다고.”

 

 득종이와 건우는 학교 정문으로 향하는 내 뒤통수에 갖갖은 욕을 해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당연한 것일까? 차단문은 열리지 않았다.

 

 “얼레? 안 열리네.”

 “안 열려? 야, 그럼 가자. 괜히 문제 일으키지 말고.”

 “그래~ 으스스하고 기분 이상해.”

 “남자 새끼들이 쫄기는, 너네 기억 안나? 학교 땡땡이 칠 때 문 잠겨 있으면 하던 거.”

 

 나는 너무나 익숙한 손놀림으로 커다란 차단문 옆, 상대적으로 작은 차단문 쪽으로 걸어갔다.

 

 우리학교는 꽤나 오래전에 지어진 학교로 대부분의 시설이 낡았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20년 전에도 굉장히 낡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이면 오죽하겠는가? 그때도 보수는커녕 학교 소사(학교 경비와 관리를 함께 해주시는 공무원)아저씨가 철사 몇 개로 고치거나 소위 야매로 고치는 게 전부였다.

 

 나는 작은 차단문 걸쇠 부분을 매만졌다.

 

 “여길 이렇게 하면,, 여기 있다.”

 

 -철컥-

 

 “뭐야, 열렸어?”

 

 난 뒤를 돌아보며 웃었고 차단문을 살짝 밀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익-

 

 쇠문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하지만 빠르게 열렸다. 득종이와 건우는 그 모습을 보며 동시에 침을 꿀떡 삼켰다.

 

 “자, 기대하시라, 야간의 폐교모험.”

 “후,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

 “아 맹꽁이처럼 서 있지 말고 들어와. 일단 한번 들어와. 운동장만 돌고 가보자니까?”

 

 난 얼어붙어 있는 건우와 득종이를 잡아끌어 차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우리의 자랑스러운 모교, 그러나 지금은 흉물스러운 폐교가 된 ‘근마 초등학교’가 드러났다.

 

 학교는 생각보다 더 오싹한 모습이었다. 멀리 어둠에 묻혀 있는 건물은 관리가 전혀 안 되어 나팔꽃인지 넝쿨나무인지 모르는 식물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기괴하게 자라있었고 운동장은 온통 잡초로 덮여 있었다. 잡초는 생기있는 모습이 아닌 검은 어둠에 잠식된, 이 세상에 있는 것이라고 느낄 수 없는 모습이었고, 멀리 아주 멀리 정글짐과 철봉, 놀 만한 기구들은 기괴하게 휘어있었다. 땅도 몇 곳 패여 있는 것을 보면 공사가 몇 번 진행되었던 것 같았다.

 

 “오우, 생각보다 더 오싹하다.”

 

 분위기에 잠식되어 침만 삼키고 있을 때 먼저 말을 꺼낸 건 득종이었다. 득종이는 핸드폰으로 손전등을 켜 앞으로 들었다. 그 옅은 빛에 그나마 주변은 밝아졌다.

 

 “하여튼 , 이건 다 니들 때문이야.”

 

 건우는 원망 섞인 말투로 우리를 노려봤다.

 

 “야, 나는 아니야.”

 “남득종, 네가 왜 아니야. 내가 학교 가보자고 했을 때 너가 그랬잖아. 어? 이거 완전 공포영화 시나리오라고. 뻔한 전개라고 했잖아. 그리고 너도 한번 가보면 재미있을 거 같다고 했잖아.”

 “재미있을 거 같다고 했지 가자고 한 건 너잖아.”

 

 득종이는 심드렁하게 말하곤 몇 발자국 앞으로 걸었다.

 

 “어휴, 말을 말자.”

 

 발 끝에 잡초 스치는 소리가 서늘했다.

 

 우리는 그렇게 투닥 거리곤 주변을 계속 살폈다. 그리고 우리의 걸음은 자연스럽게 운동장을 가로 질러 학교 건물로 향했다.

 

 학교 건물은 생각보다 낡아 있었다. 여기저기 금 간 곳도 보이고, 검은색 곰팡이 같은 것이 이상하리만큼 넓게 퍼져있었다. 건우는 핸드폰 불빛으로 건물 여기저기를 비추며 안쪽을 살피고 있었다.

 

 나는 요의를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우, 야, 오줌마렵다.”

 “어, 나도 나도. 야, 이건우. 너 오줌 싸러 안 갈래?”

 “난 됐어. 니들이나 갔다와.”

 “거기 뭐 재밌다고 보냐?”

 “니들 물건보다는 재밌거든?”

 “어우, 재수없어. 남득아, 가자.”

 

 우리는 심드렁한 건우를 뒤로하고 단상 옆 작은 공터로 가서 일을 보았다.

 

 “야, 근데 학교 옛날보다 진짜 무서워지지 않았냐?”

 “뭐 우리학교 옛날부터 괴담 많았잖냐. 시골이라서 그런지 무당 딸도 있었고, 귀신들린 애도 있었나? 그 걸신들려서 밤새 남의 무밭에서 무 뜯어먹다가 위 터져 죽은애 생각나?”

 “야이씨, 그 얘기를 왜해. 그 밭, 우리집 밭이잖아.”

 “아, 그랬나? 어쭈? 야 너 쫄았나보다? 오줌빨이 쭐었는데?”

 “니가 재수없는 소리해서 그래. 됐고, 빨리 마무리 하고 가자. 어우 술깬다야.”

 

 득종이는 서둘러 마무리를 하고 뒤를 돌아 건우에게 돌아갔고 나도 그 뒤를 따랐다. 건우는 멀리서 아직도 학교 건물에 불빛을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건우의 모습이 조금은 이상했다. 이리저리 건물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한곳을 비추며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가 조금씩 다가가자 건우의 말소리가 들렸다.

 

 “....셨어요? 어떻게 나오시려고요.. 아 그렇죠. 밤에는 문이 잠기죠.”

 

 우리는 건우의 모습을 살피며 천천히 걸었고 건우가 말하는 곳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바람결에 밖으로 빠져나온 새하얀 커튼 때문에 검은 그림자 조금 보일 뿐 사람의 형상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말소리 조차도.

 

 -까득-

 

 그때 돌인지 나뭇가지를 밟은 소리가 우리의 걸음에 부서져 흩어졌고 건우는 빠르게 우리는 돌아보았다. 건우의 눈빛이 조금은 피곤해 보인 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

 

 “야, 누구랑 그렇게 이야기를해.”

 “어? 아 여기 이층에 여자분이 계신데, 학교 문이 잠겨서 못나오고 계신대.”

 

 건우는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말을 했고 손가락으로 학교 건물 이층을 가리켰다.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2층으로 향했고 그 2층엔 문이 열려진 창문, 밖으로 커튼이 나풀대는 곳이 한 곳 있었다.

 

 그러나 그곳엔 아무도 있지 않았다. 건우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어? 분명히 있었는데?”

 

 라고 이야기 했지만, 분명히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썸뜩한 기분이 들었다.

 

 “야, 가자. 어우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헛게 보이나보다.”

 “그래, 그래. 이제 그만 가자. 우리 숙소도 잡아 놨잖아.”

 

 득종이와 나는 서둘러 갈 준비를 했다. 그러나 건우는 우리가 뒤로 걸어도 그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야, 그럼 그 여자분은 어떡해. 내가 문 열어주겠다고 했는대.”

 “아, 여자가 어디있다고 그래. 헛소리하지 말고 가자니까?”

 “안돼, 어떻게 혼자 두고가. 내가 분명히 얘기했다니까? 너네 오는 소리 듣고 놀라서 잠깐 숨은 걸 수도 있잖아. 경비아저씨 인줄 알고.”

 

 건우는 여름더위에 살짝 땀을 흘리며 조금은 언성을 높였다. 짜증이 섞인 그의 말투에 득종이와 나는 서로 시선을 나눴다. 이럴 친구가 아닌데, 이상했다.

 

 “너네가 조금만 올려주면 내가 올라갔다가 올 테니까 너넨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봐.”

 “뭐?”

 “너 미쳤어? 학교에 지금 이 시간에 왜 들어가.”

 “아, 잠깐만 들어갔다가 나올게. 우리 옛날에 담탱이 피해서 도망갔던 그 일층 개구멍 알지? 거기로 나오면 되니까 잠깐만 기다리고 있으면 돼. 다른거 안바라고 그냥 이층으로 올려주기만 할게. 10분이면 돼, 10분.”

 

 그의 억지스러운 말에 우리는 몇 번이나 그를 말렸지만 건우는 완고했다. 그 중간중간에도 2층 창문을 보았지만 흔들리는 커튼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오, 진짜. 왜 이렇게 억지를 부려!!”

 “아, 잠깐만 들어갔다가 온다고!!”

 

 득종이와 건우는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기 시작했고 나는 괜히 싸움으로 번질까 그 둘을 말렸다.

 

 “알았어, 하 . 오자고 한 내가 병신이지. 알았으니까 이건우, 올려줄테니까 잠깐 들어갔다가 나와. 알았지?”

 “야, 최장희. 들여 보내주게?”

 “아, 그러면 어떡하라고. 이새끼 고집부리면 한도 끝도 없는 거 알잖아. 알겠지, 이건우? 들어갔다가 바로 나오는 거다? 그리고 바로 그 여자인지 뭔지 없으면 너만이라도 나오는 거야, 알았어?”

 

 건우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득종이는 한숨을 쉬며 작은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일단 나는 건우를 올려주기 위해 건우와 같이 1층 창문을 올라탔다. 그리고 건우가 내 어깨를 밟고 올라설 수 있도록 허리를 굽히고 건우는 다리를 올려 내 어깨를 밟고 2층 난간을 잡도록 도왔다.

 

 “어우, 이새끼 살쪗네. 개무거워.. 야 잡았어?”

 “어, 어, 조금만, 조금만.”

 

 건우는 낑낑대는 소리 몇 번 내다가 이내 2층 난간을 잡았다. 그리고 그는 끙-하는 소리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야, 어디 안다쳤어?”

 

 득종이는 멀리서 우리 둘 모습을 보았고 나도 이내 1층 창문에서 내려와 올라간 건우를 보았다. 건우는 2층 창문으로 넘어가 몸을 털고 핸드폰을 꺼내 불빛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거기 있어? 여자분 거기 있냐고.”

 “음,, 없는 것 같은데? 그냥 의자랑 책상밖에 없어.”

 “하씨, 헛 것본 게 맞다니까? 야, 그냥 내려와.”

 “아니야, 좀 찾아보다가 내려갈게. 너넨 기다리고 있어.”

 “아오, 저 답돌이. 야! 내려오라고!”

 

 득종이와 내가 소리쳤지만 건우는 우리말을 듣지 않고 뒤를 돌아 교실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의 희미한 핸드폰 불빛이 교실안을 조심스레 비추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 좀 기다려보자. 뭐 별일이야 있겠어?”

 “아니, 안그러던 놈이 저러니까 더 이상하네.”

 

 우리는 고개를 저었고 그가 빨리 내려오길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건우의 핸드폰 불빛은 교실을 비추다가 조금씩 멀어졌다. 그리곤 교실을 벗어나 복도로 갔는지 오른쪽으로 계속 움직이기 시작했다. 꽤나 멀리 복도를 걷는 것 같아 우리는 걱정이 된 나머지 그 불빛을 따라 걸었다.

 

 불빛은 학교 건물 거의 왼쪽 끝에서 중간쯤을 지나 오른쪽을 넘어갈 때까지 계속 움직였다. 나에겐 그 움직이는 작은 시간이 엄청 길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그때 건우의 핸드폰 불빛이 오른쪽 끝지점에서 멈추었다.

 

 찾은건가?

 

 내심 기대감에 이제 건우가 내려오기만 하면 되겠구나 안심했다. 그런데 그 순간

 

 건우의 핸드폰 불빛이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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