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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중세 바리기
작가 : 초코칩짱
작품등록일 : 2021.8.8

아수라 중세시대의 십 대 소녀의 자립 생활기

잘부탁드려요.

 
1회 중세 바라기
작성일 : 21-08-08 03:39     조회 : 531     추천 : 0     분량 : 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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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장

 

 

 

 수도의 외곽에 위치한 교회당, 종이 울리는 가운데, 한 소녀가 한 영주의 대 남작령 자유민으로 계약을 맺는다. 추위가 가시지 않은 계절 봄, 마차 행렬이 덜그럭거리며 멈췄다. 띄엄띄엄 썩어가는 나무 울타리를 넘어 행상인들이 줄지어 내려간다. ‘찰박’ 녹아내린 땅에 발을 딛는다. 터번과 주름진 블리오를 여미고 양손 가득 짐을 쥐고서 촌락으로 향한다. 휴한지를 지나, 언덕 아래로 내려가자 한 곳에 모인 거구지 사이로 하얀 연기가 피워 올랐다. 딱히 입구랄 것도 없이 보이는 마을, 새벽인지라 한산해 보였다. 외진 구석, 술 주정뱅이가 벽에 기대어 곤히자고 있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때였다. 골목 사이로 나오는 주민 두 명이 길 한복판에 망연히 서 있는 여인을 보게 된다. 어느 정도 다가가니 기척을 느꼈는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저기, 촌장님 댁이 어디인지 여쭈어봐도 되나요?”

 

 작고 통통해 보이는 사내가 응답했다.

 

 “저희가 거기까지 안내해 드릴게요”

 

 먼저 말을 걸어 준 사내가 보브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자신보다 키가 작지만 푸짐하게 살찐 그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처음 말 걸었을 때부터 점점 얼굴이 붉게 변하더니 키 큰 장신의 동행자와 티격태격하며 도착할 때까지 알 수 없는 장난을 처대었다. 키 큰 사내, 제르완을 따로 소개를 해 주었지만, 보브와 마찬가지로 벌게지더니 간단한 인사와 말이 없어졌다. 보브가 한 거주지의 앞을 보더니 열린 문짝에 텅 빈 의자를 보고 장원청에 다시 걸음마를 돌렸다. 영주의 성 내 근처까지 와서야, 촌장의 모습을 보았다. 쌓여 있는 볏짚 주변에서 속관(屬官)과 서류의 상의 내용을 논하고 있었다. 촌장이 여기로 눈길을 주더니 이리로 오라는 제스처를 보낸다. 촌장의 눈은 그녀를 향했다.

 

 “마침, 잘 데려왔다. 안 그래도 직접 찾아가려고 했는데 말이지.”

 

 걸쭉한 목소리의 장정이 서류의 내용을 읊자, 듣자 이번에 새로이 계약한 자유민에 관한 서약이었다. 교회당의 소개장과 그녀의 이름 트리아, 신분 자유민, 여러모로 잘 부탁한다는 좋게 적힌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제르완, 보브, 저쪽에 해 뜨는 방향 외곽에 허름한 집 있지? 거기까지 데려다줘, 아 참, 목수는 이따가 내가 보낼 테니 그렇게 알고”

 

 “예~ 알겠습니다”

 

 시원찮게 대답하는 제르완이 트리아를 이끌었다. 교회 농경지와 영주 농경지를 넘어 꽤 멀리까지 오자, 무성히 자란 잡초에 둘러싸인 집터가 보였다. 이끼와 낙엽이 덮인 돌담을 지난다. 열린 대문으로 날 벌레들이 드나들었다. 보브는 어느샌가 농기구를 가지려 갔으며, 제르완은 자기 집에서 머물라며 권하고 있었다.

 

 “트리아, 보브네 집은 쉰내가 나니까 당분간 우리 집에서 있는 게 어때?”

 

 제르완이 집안의 돌덩이를 밖같으로 내던진다.

 

 목소리에 간절함이 담겼다. 보브 보다는 한 수 위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트리아는 모닥불이라도 지펴야 할 참에 감사함을 느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농기구를 쓰면서 훨씬 수훨해졌다. 어느 정도 말끔해진 집 주변, 보브가 어수룩하게 며칠 간 자신에게 묵는 게 어떠하냐고 물어온다, 그에 제르완이 입꼬리를 세우며 반문했다.

 

 “아, 미안한데 이미 마련했어”

 

 공구를 들고 오기 전, 잘 말린 육포 몇 장을 주겠다며 회유했던 것이 기억났다. 맛난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그를 잘 회유한 것이었다.

 

 ‘당했다’

 

 말을 잇지 못하는 보브에게 몇 장 덤으로 올려주겠다고 한다. 목수가 때마침 도착하자, 더욱이 거들며 일을 진행했다. 저녁 노을이 질 때쯤, 언덕넘어 우거진 갈대밭을 지나, 요깃거리를 잔뜩 짊어진 촌장이 이리로 향하고 있었다. 미리 보고 있던 제르완이 마중 나와 거들어 준다. 밀 빵과 야채, 그리고 소금 주머니를 들고 있었다.

 

 “간단한 식사거리다. 트리아, 복구가 될 때까지 게린의 창고에서 지내면 된다”

 

 보브가 앞서 대답을 했다.

 

 “촌장님 이미 제르완네 집에서 묵기로 결정했다네요”

 

 “아, 그러하냐? 음침하게 대하지 말거라”

 

 “아저씨보단 제가 더 나을껄요”

 

 털털한 촌장이 목수를 데리고 가 버린다.

 

 “제르완 하룻밤 너네 집에서 자야겠다.”

 

 울적한 보브가 째려본다. 마음대로 하라는 제르완이 재수가 없어 보였다. 정원청 주변 이층 가옥으로 제분소를 운영하는 동시에 살림을 차렸다. 의외로 북적이는 거리에 홀로 장사를 하시던 주민이 보였다. 홀로 어머니를 모시며 장사를 도우며 살아가는 제르완이었다. 반갑게 맞이해주시며 좋은 한상차림까지 차려주셨다. 옆에서 과식하는 보브와는 별개로 양을 적게 먹는 트리아에게 다소 과분한 식사였다. 이른 밤, 무엇인가 주섬주섬 챙기는 제르완은 나갈 채비를 하였다. 이에 제르완은 싱긋 웃으며 말해 준다.

 

 “촌장님이 따로 자경단을 꾸려 만든 단체야. 그 인간 쌓아 놓은 것만해도 재벌 급일걸?”

 

 튜닉에 허리의 끈을 매고서 집을 나섰다. 이후 새벽마다 발걸음 소리에 이따끔 잠에 깨기도 하였다. 짙게 깔린 안개에 남색의 바탕, 늦푸른 아침의 표본이었다. 해가 뜨기도 전에 그들의 일행은 갈대밭 넘어, 반쯤 뭉게진 지붕을 곧이 세우고 있었다. 조금 더 늦게 도착한 목수가 마을의 소식을 전한다. 정각, 영주의 아들이 장원청 근처를 순회하니,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덧붙혀 말하는 잔소리를 심심찮게 흘려버렸다. 해가 중천 가까이에 떠있을 시기, 시장에 방문한다. 협소해 보이는 장터이지만, 꽤나 다양한 것을 판매하고 있었다. 보브가 제빵소를 잠깐 들리자고 한다.

 

 “살림살이로 빵 장사를 하거든 그곳에서 단맛 나는 것 좀 챙겨오자”

 

 한껏 부풀어 오른 말투에 보브가 자신의 가족사에 읆었다.

 

 “우리 아버지가 영주의 요리사이셔, 그리고 나는...,”

 

 “집안의 잉여지”

 

 단점을 짚어말하는 제르완에게 똑같다며 지적질을 했다.

 

 “그치만 너도 나와 똑같은 신세잖아”

 

 “그건 맞지”

 

 쿨하게 인정하는 제르완이었다. 아옹다옹하는 둘 사이에 낀 트리아가 어찌할 줄 몰라할 때였다. 넓게 트인 중앙에 한창 상주하고 있을 무렵, 좁은 골목에서 화려한 복장의 사내가 나왔다. 뒤에 물려 있는 그의 일곱 명의 수하까지 서로 부대끼며 튀어나온다. 반 원형의 짙 푸른 망토를 오른쪽 어깨에 두른 그는 꺼림칙하게 옷을 털어내며 주위를 둘러본다. 저편에서 두 명의 일행과 함께 야채를 고르는 한 여인을 주의 깊게 살펴봤다. 낡아 보이는 하늘색의 블리오에 터번을 쓰고, 반듯한 입술에 곱게 트인 콧대와 매끄러운 눈매를 가진 조각품에 가까운 얼굴이었다. 아담한 얼굴에 맞지 않게 송곳니까지 비추며 웃는 여인네가 맘에 들어갔다. 그의 옆 시중을 드는 장원 관리인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손으로 지목했다. 체면을 다시 차린 그가 다시 한번 훑어보고서 빠져나간다. 일부 귀족의 행태를 본 주민들은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에 지목한 사람을 살폈다. 오전, 트리아가 집에 도착하기 전, 촌장 데린은 목수를 불렀다. 다른 이의 가구를 손질하던 바쁜 시간대, 직접 찾아온 것은 의외였다. 흙내가 나는 길바닥에 곪은 개 한 마리가 들어누워서 쳐다본다.

 

 “베오닐, 오전 시간대 가던 집 있잖아, 거기에 머물게 된 그 애한테 시장에 가지 말라고 전해 줘, 게린의 아들, 그 방탕한 놈이 분명 나쁜 짓을 저지를 거라고”

 

 “네가 가서 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구지 무엇이기에?”

 

 “제르완 그 녀석이 나만 보면 투덜되잖아, 워낙 눈치가 보여서 말이지. 일단 가지만 못하게 확실히 말해 줘, 안되면 어쩔 수 없고”

 

 눈살을 찌푸리자, 떡진 머리를 긁으며, 마지못해 말을 한다

 

 “이번에 부족한 목재 관련해서 재고를 충당해서 지원해 줄게”

 

 그제야 표정이 펴진 그가 내심 고까워 보였다.

 

 서서히 날이 밝아온다. 갈대 밭 길에서 지루한 표정으로 거닐고 있었다. 얼마남지 않은 거리에 트리아가 보였다.

 

 ‘다시 보니, 그 막나니가 탐낼 만 하군’

 

 묵묵히 근처까지 도착하자, 트리아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간단한 인사치레를 남긴다. 일이 어느 정도 진행됨에 따라서 혼자서 떠들어본다.

 

 “큼, 오늘 영주의 아들놈을 조심해라. 워낙 못돼먹은 놈이니 각별히 주의...”

 

 이 뒤로 이어진 긴 데린의 부탁에는 의미가 없어 보였다. 트리아가 지붕 위에 있는 베오닐을 올려다 본다.

 

 “아저씨, 장터에 잠깐 다녀올께요”

 

 몰려가는 아이들에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 건 아닐까,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허리를 피고서 뒷모습을 바라본다. 해맑은 얼굴로 총총 걸어가는 트리아를 주시했다.

 

 ‘데린, 난 충분히 할 만큼 했어.’

 

 해가 지는 시각, 제분소에서 두 명의 속관이 도착한다. 장사 끝물에 접고 있던 제르완의 어머니, 룬이 손님을 맞이했다. 이보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천천히 상의할 것이 있다며 경계심을 갖추게 한다.

 

 “무슨 일로 여기까지 찾아오셧는지...,”

 

 “이곳에 ‘트리아’라는 아이가 신세를 지고 있다고 들어서 말입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삐걱거리는 의자에 앉은 손님은 구식을 제대로 갖춘 감독관의 복장이었다. 자기 아들 걱정에 노심초사하며 맞은편에 앉았다.

 

 “혹시, 트리아라는 아이가 문제가 있어서 찾아오셧나요?”

 

 “아, 그런 건 아니고요. 단지, 젊어보이는 하녀가 필요한 이유 뿐입니다.”

 

 목적을 밝히자 안도하는 룬, 때마침 제르완과 트리아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처음 보는 두 명의 손님에 당황을 하는 제르완에 이어서 트리아가 모습을 비춘다. 자리를 비켜 주는 룬에 속관이 잠시 뜸을 들인다. 긴장을 하는 트리아가 우물쭈물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 옆 제르완이 베오닐이 했던 잔소리를 상기시켰다.

 

 ‘게른 놈, 막나니 같은 자식을 키워서는 쯧.’

 

 여기저기 훑어보는 속관의 두 눈이 보였다. 주먹을 불끈 쥐며 눈알을 부라린다.

 

 ”다름이 아니라, 저택에 하녀가 부족해서 말이지, 소개서에 꽤 능률있다고 적혀 있더라?“

 

 ”죄송하지만 다른 사람을 알아봐주세요.“

 

 ”지금 딱히 벌이도 없는 마당에 하는 게 어때? 짭짤하게 준다고“

 

 이후로 말이 없는 트리아를 유심히 살펴보고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숨을 내쉬고 한마디 한다.

 

 ”나중에 도련님 모시고 왔을 때 후회하지 말고 삼일까지 기회를 주지“

 

 노려보는 제르완의 어깨를 부딪치고 나간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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